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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해라, 캐스팅은 열 시에서 두 시 방향 사이에서 네 박자의 리듬으로 하는 예술이다.”
아버지는 우주의 이치와 관계하는 특정한 것들은 이미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고 확신했다. 그에게는 모든 선한 것은-인간의 구원뿐 아니라 송어 같은 미물까지도-신의 은총에서 나오고, 신의 은총은 예술을 통해 얻어지되 예술은 쉽게 이루어지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나와 내 동생은 메트로놈에 맞춰 장로교 방식의 캐스팅을 배웠다. 아버지가 읍내에서 피아노 위에 있는 걸 발견하고 어머니에게 선물한, 어머니의 물건이었다. 우리가 낚시를 할 때면 어머니는 초조한 얼굴로 오두막 현관에 서서 둑 쪽을 내다보곤 했다. 만약의 경우 메트로놈이 물에 빠지면 물 위로 떠오를지 아닐지 불안했던 것이다. 도저히 불안을 견딜 수 없다 싶으면 쿵쿵 둑으로 달려와 자신의 물건을 회수해갔다. 그러면 아버지는 대신 주먹으로 네 박자 리듬을 치곤 했다. --- p.27 나는 열다섯 살 때 미 삼림청 일을 하기 시작한 이후 여러 해 여름을 숲에서 삼림청이나 벌목 캠프의 노동자들과 일했다. 숲을 좋아하고 하는 일도 마음에 들었지만 여름 낚시를 못하는 게 내내 섭섭할 따름이었다. 폴은 하루 종일 도끼를 휘두르거나 톱질을 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다. 하지만 이때 그는 이미 자기 인생의 두 가지 중요한 방향을 결정했다. 즉 낚시를 하고 일을 하지 않겠다, 적어도 일 때문에 낚시를 방해받지는 않겠다는 것이었다. 십대에 그가 선택한 일은 여름철 시립 수영장의 인명구조원이었다. 초저녁에는 낚시를 가고 낮 시간에는 수영복 차림의 소녀들을 관찰했으며, 늦은 밤에는 그들과 데이트를 할 수 있었다. 직업을 선택해야 할 때가 되자 폴은 기자가 되었다. 몬태나 신문사의 기자였다. 이 무렵 그는 인생의 목적들을 실현하는 데 한층 더 가까이 가 있었다. 물론 「웨스트민스터 약식 교리문답서」의 첫 번째 질문에 마음의 갈등 없이 대답할 수 있는 일들이었다. --- p.30~31 강 한가운데 있는 모래톱에서 햇빛에 탄 두 개의 엉덩이를 보기 전에는 엉덩이를 진짜로 본 게 아니다. 신체의 나머지 부분은 모두 곧 증발될 것처럼 보인다. 몸은 물집이 막 터지려 하는 커다란 엉덩이고, 엉덩이 한쪽 끝에 털이 달린 것은 머리, 또 다른 끝에 발이 달려 있는 것은 다리였다. 오늘 밤, 저 엉덩이는 불이 난 것처럼 뜨거울 것이다. 그때는 이렇게 보였다. 하지만 이제 감상에 젖은 추억의 눈으로 당시를 회상하면, 옷을 벗어던지고 강물 한가운데서 여자와 성교를 한 뒤, 배를 깔고 엎드려 한두 시간쯤 잠에 빠져든 목가적인 세계의 한 장면으로 보이는 것이다. 만약 요즘 블랙풋 강에서 그와 비슷한 일을 시도한다면? 그레이트폴스의 시민 절반이 옷을 훔치기 위해 당신이 잠들 때만을 기다릴 것이다. --- p.140 동생이 죽은 후 아버지는 다시는 잘 걷지 못했다. 일어서는 것도 힘들어했으며, 일어났을 때조차 무릎을 제대로 펴지 못하고 약간 구부려야 했다. 가끔 폴의 오른팔에 대해서 재확인해야 할 때도 있었다. 그러면 아버지는 다리를 질질 끌며 자리를 뜨곤 했다. 다리를 끌지 않으려 애썼으나 똑바로 서기도 힘들었다. 수많은 스코틀랜드 선배 목사들처럼, 아버지는 아들이 싸우다가 죽었다는 믿음에서부터 얻을 수 있는 위안을 추론해야만 했다. 하지만 때로는 그 이상의 것을 알아내려 애썼다. 아버지는 물었다. “폴의 죽음에 대해서 정말 아는 대로 다 말한 게냐?” “모든 걸 말씀드렸습니다.” “전부는 아니지?” “아닙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해도 완전하게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 p.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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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몬태나 주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피어난 노먼 매클린 가족의 따스한 휴머니즘!
영화 마니아라면 로버트 레드포드가 감독을 맡고 크레이그 세퍼,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을 기억할 것이다. 울창한 나무들이 우거진 몬태나 주의 숲과 블랙풋 강을 배경으로 플라이 낚시를 즐기는 노먼 매클린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뭉클한 감동을 전한 수작이었다. 몇몇 장면들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할 만큼 영상미가 돋보인 영화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원작소설이 미국에서 작품성을 널리 인정받고 있는 문학 작품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이 소설은 시카고 대학교에서 영문학 교수로 재직한 노먼 매클린이 쓴 자전적 소설이며, 영화에서는 크레이그 세퍼가 그의 배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 소설이 시카고대학 출판부에서 처음 출간되었을 때 많은 비평가들은 헨리 D. 소로우의 『월든』에 견줄 수 있는 매우 뛰어난 작품이라 극찬했다. 당시 노먼 매클린의 나이는 이미 칠십 줄에 들어서 있었고, 이 작품은 놀랍게도 그의 처녀작이었다. 사람들은 노먼 매클린이 칠십이 넘은 나이에 이토록 젊고 힘 있는 감성을 넘치도록 표현한 것에 대해 놀라움을 표했다. 몬태나 주 미줄라에서 장로교 목사로 지내는 아버지로부터 엄격한 신앙생활과 함께 플라이 낚시를 배운 두 형제 노먼과 폴의 이야기가 이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노먼의 아버지 존 노먼 매클린은 플라이 낚시를 통해 두 형제에게 인생의 아름다움과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 고지식한 형 노먼과 자유분방한 동생 폴, 천성적으로 다른 기질을 가진 두 형제는 플라이 낚시를 할 때만큼은 똑같이 대자연의 일부가 되어 교감을 나눈다. 더욱이 폴은 최고의 낚시꾼답게 블랙풋 강에 서식하는 송어에 관해서라면 해박하다고 할 만큼 많은 지식을 갖추고 있다. 노먼과 폴이 플라이 낚시를 하는 장면은 이 소설의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해 자세히 묘사된다. 전혀 문외한일지라도 플라이 낚시를 아주 잘 이해하게 될 만큼 노먼 매클린의 묘사는 대단히 흥미진진하다. 낚시가 아니라 차라리 예술이라 할 만큼 찬탄할 만한 장면들을 통해 독자들은 마치 몬태나 주의 블랙풋 강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나무와 숲, 강이 어우러지는 몬태나 주의 대자연과 그 속에서 펄떡이는 송어를 낚아올리며 자연의 일부처럼 살아가던 폴이 총격을 받아 사망하고, 아버지와 노먼은 깊은 상실감에 빠진다. 노먼은 플라이 낚시를 통해 슬픔을 어루만지며 가족간의 믿음과 사랑을 지켜나간다. 폴을 잃은 상실감과 회한, 플라이 낚시에 대한 생생한 지식과 경험, 낚시에 대한 그칠 줄 모르는 열정을 통해 노먼은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이끌어낸다. 2. 인생의 아름다움과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한 젊은 날의 플라이 낚시! 1978년 시카고 대학과 몬태나 주립대학에서 열린 ‘가르치기와 스토리 텔링’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노먼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 만약 내가 이야기꾼이라면, 그 훈련은 젊은 시절 벌목장의 오두막에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그곳의 다양한 화법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내 이야기들이 그 소박한 곳에 기원을 두고 있음을 쉽게 이해할 것입니다… 또한 이야기 속에 많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친구들이 귀 기울이지 않으리라는 것도 배웠습니다… 서부 이야기의 또 다른 특징은 실제로 언제나 진실을 전하는 뭔가가 있다는 것인데, 내가 그 복잡한 관계들을 깨달은 것은 세월이 한참 흐른 뒤였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은 제법 긴 이야기지만, 매클린 자신은 문학 형태로서의 소설을 쓴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의 작가적 목소리에는 일종의 확실성이 있다. 이 원고는 처음 미국 동부에 있는 몇몇 출판사의 편집자들에게 출판을 거절당하고, 그 중 한 사람에게선 이야기에 나무가 너무 많이 나온다는 불평까지 들었다. 결국 원고를 출판한 곳은 시카고 대학 출판부인데, 이로써 이 대학은 단순히 사랑받는 베스트셀러뿐 아니라 진지한 미국 문학을 출판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 책에 나오는 단편소설 「벌목꾼 짐」은 30여 페이지에 불과한 상대적으로 짧은 분량이지만 진짜 벌목꾼 숙소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 생생하고 긴장감 있게 펼친다. 인간의 행동에 대한 다각도의 관찰과 성격 판단의 어려움, 오지에 사는 허풍꾼들에 대한 기억할 만한 연구 그리고 동력톱이 등장하기 이전 서부의 벌목 캠프에 대한 날카로운 관찰이 촘촘히 들어차 있다. 매클린은 사람과 사건들을 저 깊은 나무속까지 깎아 새기는 장인의 기교를 발휘한다. 이 책에 실린 두 편의 소설에서는 진실과 품격을 갖춘 자연인과 경멸할 만한 속물들과의 강한 대비도 보여준다. 노먼 매클린은 “…내 동생과 나는 바깥 세계는 못된 인간들이 차고 넘치며, 그 숫자는 몬태나 주 미줄라에서 멀어질수록 많아진다는 것을 곧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속물은 테니스 선수 닐과 매춘부 올드 로하이드고, 「벌목꾼 짐」에서는 노먼의 파트너 짐이다. 매클린의 기술이 너무도 능란해서 독자들은 이 인물들이 이야기에 맛과 유머를 부여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다. 문장마다 숨어 있는 통렬한 위트는 인물의 성격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인생이라는 숲 속으로 난 오솔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자신의 길을 결정한 젊음의 시기를 고스란히 담은 노먼 매클린의 두 작품은 우리들에게 숲의 향기처럼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