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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거리
낙서, 음화, 그리고 비총 꽃필 때까지 회색 동화 연세고시원 전말기 광화문 그 사내 동일유치원 자모회장님 귀하 르호봇의 뱀 바다 입구 비디오 감상 해설 : 중심 없는 시대의 이야기꾼 / 최혜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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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줄거리
해거리: 슬하에 아들 여섯, 딸 셋을 둔 할머니는 병문안을 온 손자에게 모진 시집살이를 견뎌 온 자기 삶을 털어놓는다. 치매 증상이 있는 할머니는 보통 사람들처럼 계획된 말, 자기에게 유리한 말만 의도적으로 조리 있게 하지 않는다. 손자는 할머니가 쏟아 내는 말들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꿰어 맞추면서 할머니의 진실에 도달하게 된다. 낙서, 음화, 그리고 비총: 신문사 기자인 ‘나’와 후배 동료 김 기자는 축농증으로 인한 냄새 상실증 환자다. ‘나’는 결혼 후 얻은 축능증으로 인하여 일과 결혼 생활을 제대로 유지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지고 우연히 화장실에 그려진 낙서에 위안과 감동을 받아 화장실의 낙서와 음화를 사진기로 촬영하는 작업에 열중한다. 후배 동료 김 기자는 수습기자 환영회에서 운동권 노래를 부르며 호기 있게 설치다가 김 부장에게 코를 물어뜯긴다. 자존심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김 기자는 이후 코에 관한 역사적 기록이나 일화에 병적으로 집착하고 술자리에서 김 부장의 코를 물어뜯어 복수함으로써 지방 주재 기자로 좌천된다. 김 기자의 제안으로 ‘나’는 정유재란 때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의 기를 꺾기 위해 의병과 양민들의 시신에서 코를 베게 한 데서 유래한 비총(코 무덤)을 구경하러 간다. 코의 수난 현장을 확인한다는 비장한 각오로 비총에 도착한 이 둘은 막상 초라하기 그지없는 돌상자와 맞닥뜨리고 이에 상심한 김 기자는 급기야 비총의 바닥을 파헤친다. 결국 조그만 항아리를 발견하는데 그 속에는 거친 흙이 담겨 있을 뿐이다. 비총에 코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나’는 코에 관한 기록과 일화는 결국 역사적 해프닝이고 편견의 결과라는 데 생각이 이른다. 꽃필 때까지: 재희는 이라크로 출장을 갔던 연인 광수를 마중하기 위해 공항으로 향한다. 어린 시절 창경원에서 엄마를 잃어버린 그녀는 3개월간의 광수의 부재가 어린 시절의 기억과 맞먹는다고 생각한다. 광수의 아버지는 첫딸을 낳은 지 5년 만에 딸을 잃고 두 해 뒤에 광수를 얻었다. 자식을 잃은 아픈 상처를 갖고 있는 아버지는 의료 사고를 당해 자식을 낳지 못하는 재희와의 결혼을 반대한다.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광수 가족의 냉담한 태도에 또 한 번 상처를 입은 재희는 공항에서 광수 아버지와 마주치나 함께 광수를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 자리를 피한다. 공항을 빠져 나와 집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재희는 광수가 탄 비행기가 폭발했다는 뉴스를 듣는다. 회색 동화: 성호는 쓰레기 매축장에 사는 아이다. 키우던 개 백구가 도망가는 바람에 짜증이 나 있는데 쓰레기 매축장 사람들이 하는 이제 곧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결 기분이 좋아진다. 성호가 ‘불알’을 잡히는 쪼까네는 성호에게 젖무덤을 만질 수 있도록 가슴을 열어 주는 옆집에 사는 키 작은 아줌마다. 쪼까네의 남편은 송씨로 그는 밤마다 쪼까네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가하는 술주정뱅이다. 그런 송씨에게 성호는 욕을 배웠고 어렵고 곤란한 순간을 욕을 내지름으로써 모면하는 나름의 방법을 터득했다. 성호는 백구를 찾아 더럽고 먼지 나는 매축장을 돌아다니다가 순미라는 여자아이의 꾐에 이끌려 폐차된 버스 안에 들어가 순미의 성기를 본다. 순미의 성기가 자신의 것과 다름에 깜짝 놀란 성호는 그 길로 뛰쳐나와 정신없이 달리다가 송씨와 매축장 사람들이 백구를 잡아먹은 현장을 목격한다. 백구의 죽음 때문에 악몽을 꾸고 난 성호는 이웃집 쪼까네가 송씨에게 얻어맞아 피투성이가 된 상태를 본다. 송씨 아저씨는 마을 사람들에게 몰매를 맞고 주택촌 밖으로 내쫓긴다. 연세고시원 전말기: 전문대 문창과를 나와 편집 대행 회사의 팀장으로 근무하던 ‘나’는 학력이 낮다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해온 사장과 월급 문제로 갈등을 일으키다가 결국 문단계를 뒤집어 놓을 장편 소설을 쓰겠다는 핑계를 만들어 회사를 그만둔다. 집필을 위해 고시원을 물색하던 중 실내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다는 이유로 유흥가 한복판에 위치한 연세고시원에 들어간다. ‘시마론’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방에서 지내면서 ‘나’는 소음과 추위에 불만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고시원의 특이한 구조가 보장하는 익명성에 흡족해한다. 회사를 그만둔 것을 합리화하며 장편 소설 집필에 열중하던 중 시장기를 달래려고 휴게실에 들어갔다가 단 한 번 본 적이 있는 ‘털보’라는 인물의 칼에 찔려 죽어 간다. 광화문 그 사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나는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광화문으로 향한다. 출판사 편집부장이었던 ‘나’는 책 출간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의 책임을 뒤집어쓰고 사표를 제출하여 실업자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부끄럽고 먹고살기 바빠서 광화문에 가지 못했다고 고백한 나는 그간에 진 마음의 빚을 갚는 심정으로 광화문에 도착하지만 얼마 못 있어 후배 작가 김의 연락을 받고 술집으로 향한다. 후배 작가 김과 술을 먹다가 자연스럽게 옆 좌석에 앉은 젊은 커플과 동석한다. 젊은 청년의 안타까운 과거 사연을 들어주며 훈훈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젊은 여자의 손가락에 낀 금반지가 없어지고 청년은 나와 후배에게 혐의를 뒤집어씌운다. 경찰서에서 사라진 금반지 때문에 실랑이를 벌이던 나는 젊은 청년과 화장실에 함께 가게 되는데 거울을 통해 청년이 화장실 변기에 반지를 버리는 것을 목격한다. 동일유치원 자모회장님 귀하: 우람이 엄마는 동일유치원의 자모회장으로 선출된다. 여동생 현우 엄마는 전화를 걸어와 언니의 ‘감투’를 축하하며 교육비에 대한 걱정을 늘어놓는다. 우람이는 엄마가 반장 엄마보다 높다는 사실에 신이 났다. 우람이 할머니는 일단 기뻐하지만 돈이 많이 든다는 사실에 걱정한다. 중학교 교사인 작은엄마도 자신의 학교 경험을 통해 회장직을 반대한다. 특히 남편은 아내가 치맛바람을 일으키고 다닐까 봐 완강히 반대한다. 자모회장 문제로 우람이 엄마는 학부형 모임에서 한 엄마와 다투기까지 한다. 그러나 전 자모회장과의 전화 대화에서 동일유치원의 청렴함을 전해 들으면서 자모회장에 대한 걱정과 부담이 해소된다. 르호봇의 뱀: 그랄 마을에 사는 야곱의 아버지 이삭은 르호봇에서 투명 뱀을 잡는다. 뱀탕 집을 운영하는 야곱의 삼촌 라반은 뱀 값을 흥정하려 하지만 야곱의 아버지 이삭은 응대하지 않는다. 소문을 듣고 뱀을 사려는 군수 일행과 교수가 찾아와 투명 뱀은 구렁이의 근친 교배에 의해 태어난 변종이라는 판정을 내린다. 투명 뱀으로 인해 야곱네 집은 북새통을 이루고 뱀 값은 소문에 따라 요동친다. 라반은 갖은 계책을 써보아도 이삭이 뱀을 내놓을 기색이 없자 투명 뱀과 간질을 앓고 있던 야곱의 형 에서를 ‘병신’이라고 싸잡아 욕하고 이에 격분한 에서가 라반을 폭행해 뱀을 둘러싼 실랑이는 엉뚱한 곳으로 튄다. 이삭은 라반에게 뱀을 주어 사건을 매듭지으려 했으나 에서가 야곱을 성폭행하는 현장이 발각되어 에서는 경찰서로 연행된다. 연행되는 과정에서 르호봇에 목을 매고 죽은 야곱의 고모가 에서의 엄마라는 소문과, 야곱의 엄마가 죽은 고모라는 소문이 나돈다. 바다 입구(入口): 주간지 편집부 차장인 그는 문득 오스카 와일드와 바다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 무단 가출과 무단 결근을 감행하고 여수행 기차를 탄다. 그는 순천에 들러 하룻밤을 묵고 조계산을 오르는데 등산을 하면서 오른손의 일부 마디가 잘려 나가고 한쪽 귀가 없는 한 노인과 동행한다. 이루지 못한 첫사랑과의 추억과 자기 나이를 6년간 두 살이나 어리게 속이며 살아온 아내를 떠올리며 산을 오르다가 장대비를 만나 그만 미끄러져 의식을 잃는다. 노인은 온데간데없다. 전날 묵은 민박집에 다시 누워 있는 자신을 발견한 그는 민박집을 떠나려는 순간 민박집 딸로부터 광주에서 만나자는 쪽지를 건네받는다. 바다를 보려는 욕망과 민박집 딸을 은밀히 만나고픈 충동 사이에서 갈등하던 순간 그는 집으로 전화를 거는데 아내로부터 아이가 다쳤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는 다급해져 서울로 가기 위해 여수행 버스에 오르고 옆자리에서 전날 만난 노인을 다시 만나는데 그의 손과 귀가 멀쩡하게 붙어 있음을 보고 잡아 보고 싶은 충동에 빠진다. 비디오 감상: 다큐멘터리 감독인 화자는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의 도당굿을 촬영하여 후배 작가에게 내레이션 원고를 써달라고 부탁하면서 일일이 촬영 장면을 설명한다. 화자는 ‘김씨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이란 제목으로 85세 무속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굿의 의미를 오늘을 사는 현대인에게 들려주자는 의도를 갖고 다큐멘터리를 촬영했으며 편집된 비디오에는 나타나지 않은 장면의 속사정을 시시콜콜하게 이야기하며 도당굿의 시작과 끝을 기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