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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울수록 보이는 것들
고통 속에 온전해지는 우리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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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여는 글: 빛 의심하기
1장 분노에 솔직해지기
2장 고통스럽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3장 끝까지 애도하기
4장 우울 다시 채색하기
5장 불안의 방법 배우기
맺는 글: 밤에 보는 법 연습하기
감사의 말
주석

저자 소개 2

마리아나 알레산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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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ana Alessandri

미국 최초 이중 언어 대학인 텍사스 리오그란데밸리대학교에서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텍사스 남부 공립학교들의 이중 언어 교육을 장려하는 비영리단체 RGV PUEDE(RGV Parents United for Excellent Dual Education)를 배우자와 함께 설립했다. 국경지대에 살며 슬하에 두 보물을 두었다.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바른번역 소속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멈추고 정리』, 『걱정하지 않는 엄마』, 『리버스』, 『우리는 왜 이별했을까?』 등이 있으며, 철학 계간지 『뉴필로소퍼』를 공역했다. 일상의 작은 행복에 크게 기뻐하며 주변 환경과 지구 환경을 소중히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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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7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148*210*30mm
ISBN13
9791171011681

책 속으로

이 책은 어둠의 감정을 옹호하는 여섯 명의 철학자가 발의한 사회 비판이라고 할 수 있다. 밝은 데서는 어두운 기분이 우리를 망가진 듯 보이게 한다. 그러나 어두운 곳에서 우리는 온전한 인간을 본다. 각각의 기분은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는, 또는 보지 못할 세상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새로운 눈이다. 이 책에서 각각의 철학자는 인간의 어두운 기분에 관한 새로운 용어를 제공한다. 그중 어느 것도 우울을 초능력이라고 부르지 않겠지만 ‘우울의 질병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사랑받을 만해요.’ 같은 말보다는 낫다. 우리에게는 저마다 독특한 빛과 어둠의 비율이 있으며, 각각의 조합은 존중할 만하고 품위 있으며 완전히 인간적이라는 사실을 이 철학자들은 인정한다. 이들은 우리에게 어둠 속에서 어떻게 볼 수 있는지를 알려 준다.
--- p.27

나는 신체적, 정신적 괴로움이 모여드는 지점이 어디인지, 걱정과 슬픔, 고통이 융합되는 곳이 어디인지를 보기 위해 시야를 넓혀 보려고 했다. 2개 국어를 사용하는 철학자로서 나는 이 복잡한 회색 지대를 표시하기 위해 지나치게 단순한 영어 번역어에 저항하여 스페인어 단어를 골랐다. 스페인어의 ‘돌로르(dolor)’라는 단어는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감정적 사촌인 애도, 슬픔, 괴로움, 비애, 곤경, 우울을 의미한다. 감정과 신체, 또는 정신과 심리 사이의 선은 절대로 우리가 원하는 만큼 분명할 수 없지만 돌로르라는 단어는 그 경계를 쉽게 넘나든다.
--- p.77

병원 엘리베이터에서 나는 수술복을 입은 남자에게 커다란 아픔의 한복판 속에서 어떻게 일할 수 있냐고 물었다. 복도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다정하게 울고 있는 남녀를 보았던 참이었다. 그는 반대 측면을 본다고 말했다. 가장 극심한 아픔 속에서도 기쁨과 희망을. 이 사람의 경험이 돌로르와 연민, 관계에 관한 우나무노의 이론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하지만 이내 아픔을 받아들이는 것이 ‘절망을 끌어안는’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로 향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기쁨과 희망은 꼭 밝은 면일 필요가 없다. 아마도 수술복 차림의 남자가 가끔 목격하는 것은 고통과 죽음의 부정이 아니라, 새로워지고 강해진 관계에 관한 기쁨과 희망일 것이다. 물리적, 정신적 아픔이 우리를 문질러서 벗겨 내고 벌겋게 만들지라도 피부가 한 번 벗겨지면 다른 사람의 고통에도 민감해진다. 슬픔은 행복의 반대말이 아니다.
--- p.106

미국의 정신의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Elisabeth Kubler-Ross)는 최근 사별한 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젊은 여성이 부모와 통화하면서 울기 시작했을 때 엄마는 전화를 끊으려 했다. 아마 딸이 혼자 울도록 하려고 했을 것이다. 퀴블러로스는 이렇게 말한다. “다행히도, 아버지가 개입해서 말했다. ‘아니야. 나는 딸이 울더라도 계속 통화할 거야.’” 아버지는 애도하는 딸과 함께 어둠 속에 기꺼이 앉아 있었다. 혼자라고 느낄 때 전화를 끊지 않을 만큼 우리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모두에게 있으면 좋겠다.
--- p.148

우리에겐 나쁜 날들도 있다. 기분 나쁘거나, 애도하거나, 슬퍼하거나, 불안해하거나, 분노하거나, 우울해할 이유가 넘친다. 한편 기쁨은 찾기 힘들지만, 아마도 더 열심히 노력하라고 말하는 동기부여 포스터보다는 있는 그대로 우리의 모습이 받아들여진다는 느낌에서 기쁨은 올 것이다. 빛 은유는 우리더러 더 높이 날라고, 더 밝게 살라고 끊임없이 말하지만, 그리스 신화의 이카로스처럼 우리에겐 그저 밀랍으로 만든 날개가 있을 뿐이다. 그 날개는 태양에 너무 가까이 가면 녹아내려서 우리는 그늘을 제공해 줄 나무들이 있는 시원한 지구로 물러난다. 이카로스의 날개가 그의 모습에서 흠이 아니었듯이, 어두운 기분도 우리에게 흠이 아니다. 이 책에서 탐구한 불안과 우울, 다른 어두운 기분들은 우리를 약하게 만들거나 고장 나게 하지 않는다. 너무 과도한 햇볕은 인간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계속 알려 주며 과다 노출에 취약하게 만든다. 우리에게는 그 아래서 쉴 수 있는 그늘진 나무와 매일 밤의 숙면이 필요하다.

--- p.248~249

출판사 리뷰

★실존주의 철학자 6인이 말하는, 어둠을 끌어안는 법

이 책에서는 여섯 명의 실존주의 철학자와 함께 분노, 고통, 슬픔, 우울, 불안을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해 조언한다. 어둠 속에 온전해지는 스스로를 대면했던,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는 여섯 철학자는 다음과 같다.

분노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한다고 주장한 미국의 인권 운동가이자 철학자, 오드리 로드.
분노를 구별하고 분노에 이름을 붙인 아르헨티나 여성주의 철학자, 마리아 루고네스.
고통 속의 연민과 관계의 확장을 이야기한 스페인 철학자, 미겔 데 우나무노.
아내를 떠나보내고 끝까지 애도하기를 선택한 영국의 영문학자이자 작가, C. S. 루이스.
우울과 절망에 등 돌리지 않고 치열하게 머무른 미국의 문화학자, 글로리아 안살두아.
불안을 존엄하게 대하고 불안을 향해 나아갔던 덴마크 철학자, 쇠렌 키르케고르.

★누명을 벗고 존엄을 입은 어두운 감정

사람이 사는 내내 항상 좋은 날만 이어질 수는 없다. 슬프고, 고통스럽고, 불안하고, 화나고, 우울할 이유는 넘쳐난다. 그때 우리는 마음을 숨기거나 밝아져야 한다는 강요에 압박받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 어두운 자신의 모습을 외면하지 않고 정직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내면의 분노, 고통, 슬픔, 우울, 불안에 귀 기울이고, 구별하고, 연구하고, 이름을 붙이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고장 난 것이 아니며, 우리의 고통은 악한 것이 아니다. 우리 자신뿐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 세계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그러하다. 그러니 나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어두운 누군가에게 함부로 빛을 비추지 말자. 오히려 어두운 세계 속에 사랑으로 함께 머물러 보자. 그리고 어둠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밤의 시야’를 개발하고 연습하기를 선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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