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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색 시각의 너희들은
제 14회 야마다 후타로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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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1부


-제1장 2010년 10월 바닷가 마을
#1_10월의 편지
-제2장 2010년 11월 파도칠 때의 블루
#2_1월의 편지
-제3장 2011년 2월 별의 감촉
#3_2월의 편지
-제4장 2011년 3월 14시 46분

제2부


-제1장 2022년 7월 강가의 거리
-제2장 2022년 8월 생소한 법률
-제3장 2022년 9월 미완성의 탑
-제4장 2022년 10월 남색 시각의 너희들은
#4_너의 날개를 생각한다

에필로그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참고 문헌

저자 소개 2

마에카와 호마레

관심작가 알림신청
 
1986년에 미야기현에서 태어났다. 간호사로 일하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2017년에 『흔적을 지워드립니다-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으로 제7회 포플러사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감춰진 아픔-야간 의료 형무소·남쪽 병실』로 제22회 오야부 하루히코상 후보에 올랐다. 2023년 『남색 시각의 너희들은』으로 제14회 야마다 후타로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날씨 삼한사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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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 일본어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좋은 책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바르게 번역하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 『인간 실격』, 『굿바이 마이 러브』, 『언젠가 함께 파리에 가자』, 『아카시아』, 『물방울』, 『샤라쿠 살인사건』, 『소세키 선생의 사건 일지』, 『조금 특이한 아이, 있습니다』, 『사랑한다는 것』, 『검은 고양이 카페 : 손님은 고양이입니다』, 『오늘은 고양이처럼 살아봅시다』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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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504쪽 | 128*188*35mm
ISBN13
9791191134742

책 속으로

아미이소 항구 끝에 다다르자 바다를 향해 방파제가 나 있었다. 오른쪽에는 조선소 크레인이 뻗어 있고 앞쪽에는 이시노마키 공업항의 네온사인이 화려한 불빛을 뽐낸다. 엄마가 좋아하는 장소에서 우리 둘 다 발길을 멈췄다.
"저기 들어가 본 적 있어?"
바다 쪽에 켜진 불빛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짧은 침묵이 흐르고 옆에서 콧물을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없어."
"언젠가 가볼까?"
"여기서 보는 걸로 충분해."
엄마가 불빛에 눈을 가늘게 뜨고 있는 사이, 힐끗 땅바닥 쪽을 확인했다. 이제 제자리걸음은 멈추었다. 그리고 함께 바다를 바라보았다. 해가 뉘엿뉘엿 다 넘어가고 남색과 오렌지색이 뒤섞였던 하늘은 어느새 까맣게 물들어 간다. 별은 하나도 보이지 않지만 우주가 투명하게 비치는 것 같은 신비스러운 밤하늘이었다.
"밝고 소란스러워. 자그마한 도쿄 같아."
바닷바람에 휩쓸린 듯한 목소리를 듣고 옆으로 얼굴을 돌렸다. 엄마의 각질이 일어난 입술이 달싹거린다.
"도쿄는 말이지. 하늘보다 땅 위에 별이 있으니까. 거기 살았을 때 아빠가 종종 말했어."
엄마가 아빠라고 부르는 사람은 이 세상에 한 명밖에 없다. 꼬박꼬박 내 생일날에만 연락하는 사람. 아버지가 뇌리에 스치고, 자연스럽게 화제를 바꿨다.
--- 「1부 제1장 2010년 10월 바닷가 마을에서」 중에서

"고헤이, 밥은 먹었니?"
"아직…… 돌아와서 잠들었거든."
"여전히 식탐이 없구나."
아빠는 술에 취해서인지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말을 붙여왔다. 나는 울적함을 감추는 것이 귀찮아서 도망치듯 소파에서 일어났다.
"지금이라도 먹을게. 부엌에 야키소바랑 교자 있으니까."
"맛있겠다. 축제에서 사왔니?"
"야키소바만. 교자는 '오하마 반점' 누나한테 받았어."
때마침 교복 안에서 꼬르륵 소리가 울렸다. 부엌으로 향하려는 순간 등 뒤로 날카로운 목소리가 꽂힌다.
"교자는 절대로 먹지 마."
뒤를 돌아보니 아빠의 표정이 싹 달라져 있었다. 눈살을 잔뜩 찌푸리고, 호탕한 기색은 온데간데없다. 붉게 물들었던 뺨도 한순간에 핏기가 사라져서 창백하다.
"왜?"
"됐어. 배가 고프면 내가 뭐든 만들어줄 테니까. 분명 봉지 라멘이 있지 않았나?"
술주정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말투가 진지했다. 이해할 수 없어서 이번에는 내가 눈썹을 찡그렸다.
"버리는 건 아까운데."
"그렇지만 먹지 마."
"그러니까 왜?"
아빠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 번들거리는 얼굴을 두 손으로 거칠게 비볐다.
"교자에 독을 넣었을지도 모른다고."
"독? 아빠, 너무 취한 거 같은데."
"이미 술은 깼다. 이건 진지한 이야기란다."
들어본 적 없는 냉정한 목소리였다. 아빠는 부엌을 힐끗 보고 무거운 입을 열었다.
"술자리에서 들었어. 그 여자는 살인자라고."
전혀 예상치 못한 내용에 옴짝달싹도 하지 못했다. 자고 일어나서 머리 회전이 느려졌다고 해도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뭐가 들어 있는지 모르니까 교자는 버려. 그리고 이제 '오하마 반점'에서 배달시키지 마."
"그게…… 진심이야?"
"그래. 진심이야 진심. 죽고 싶지 않다면 절대로 먹으면 안 돼."
아빠는 토해내듯 말을 쏟아내고 잰걸음으로 거실에서 나갔다. 조금 시간을 두고 뒤를 쫓아갔다. 넓은 등이 부엌으로 사라지고 곧이어 쓰레기통 뚜껑을 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빠는 '뇌물'과 함께 야키소바까지 버리고 묵묵히 봉지 라멘을 끓이기 시작했다. 냄비 물이 끓는 모습을 응시하는 눈빛은 거실에 있을 때보다 험악하고 기분이 나빠 보였다. 나는 아오바 씨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꾹 삼키고 수증기에 흐려진 옆얼굴을 바라보았다.
"라멘이 다 끓을 때까지 빨래를 걷을 거야. 쌓여 있는 우편물도 꺼내 올게."
"그래. 부탁해."
"달걀이랑 소시지도 넣어줘. 대파는 필요 없어."
"채소도 잘 먹어야 해. 대파 말고도 표고버섯이랑 숙주나물도 넣을 거다."
"표고버섯은 진짜 필요 없다니까."
어린아이처럼 칭얼거리고 부엌을 나섰다. 아빠가 한 이야기는 정말일까. 미인에 대한 음침한 질투라고 생각했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라는 속담도 떠오른다. 명확한 대답을 얻지 못한 채 더러워진 스니커즈를 신었다. 이 이야기는 고하네한테는 하지 않는 게 좋을 듯하다. 진위를 가리지 못한 상태에서는 차분한 미인인 고하네는 틀림없이 불쾌해할 것이다. 린코도 소문을 퍼뜨릴 수 있기 때문에 비밀이다.
--- 「1부 제2장 2010년 11월 파도칠 때의 블루」 중에서

"아오바 씨, 안녕하세요?"
뒤돌아보는 아름다운 얼굴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내가 손을 흔들자 금세 놀란 표정은 사라졌다.
"미안. 지금은 잠깐 쉬는 시간이야."
"괜찮아요. 밥 먹으러 온 거 아니에요."
드디어 아오바 씨 곁에 와서 브레이크를 잡았다. 재빨리 바구니 달린 자전거에서 내려서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고하네한테 생일 선물 전해 받았어요. 정말 기뻤어요."
고개를 들면서 귀걸이가 잘 보이도록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 길쭉한 눈매가, 몇 번인가 눈을 깜박거렸다.
"굉장히 잘 어울린다. 사기 전에 조금 수수한가 걱정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네."
"정말이에요?"
"정말. 이 귀걸이 사길 잘했다."
말투는 신났지만 보이는 웃음은 평소보다 긴장한 듯 느껴졌다. 억지로 신경을 써주는 것 같다는 불안감에 머뭇거리며 덧니가 엿보이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문득 아오바 씨가 등지고 선 가게 외벽이 눈에 들어왔다. 함석으로 된 벽에는 갈겨 쓴 문장 두 줄이 늘어서 있었다.
"신경 쓰지 마. 그저 낙서일 뿐이니까."
함석 벽에서 눈을 떼고 바라본 아오바 씨의 웃는 얼굴은 다시 딱딱하게 굳어졌다. 신경 쓰여서 또 벽에 갈겨 쓴 글자를 뚫어져라 보았다. 낙서 내용을 알게 된 순간 심장이 세차게 요동쳤다.
"너무해……."
"아침에는 없었는데 아까 그런 거 같아."
"경찰에는 신고했어요?"
"안 했어."
"꼭 신고하는 편이 좋겠어요. 또 낙서할지도 모르잖아요."
"그러네."
다른 사람 일처럼 대답했다. 나는 다시 한번 낙서 내용을 살펴보았다.
'마귀 같은 년, 죽어서 사죄해라'
'너를 회로 떠줄까'
입에 담지도 못할 과격한 문장이었다. 도대체 누구를 향한 메시지인지도 모르겠다. '오하마 반점'은 평범한 시골 중화요리점이다. 낙서 장소를 착각했을까. 아니면 어디라도 좋았던 걸까. 어쨌든 비뚤어진 감정이 그 글자에서 묻어났다.
"유성 매직 같은데 문질러도 안 지워져."
아오바 씨는 코끝을 긁적이더니 밝은 말투로 화제를 바꿨다.
"오늘, 외식해?"
"아니요……. 그런 예정은 없어요."
"그럼 모처럼 왔으니까 뭐 좀 갖고 가."
"괜찮아요. 인사드리러 왔을 뿐이라서요."
"사양하지 말고. 이런 낙서가 있어서 손님도 안 들어올 텐데."
내 대답은 기다리지 않고 아오바 씨는 포렴이 쳐진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아오바 씨가 손짓으로 불러서 나는 망설이며 항공 점퍼 MA-1의 뒤를 따라갔다. 손님이 없는 가게는 쥐 죽은 듯 고요했다. 기울어져 들어오는 해 질 녘의 오렌지색과 향기로운 잔향이 차디찬 공기와 뒤섞여 있었다.
--- 「1부 제3장 2011년 2월 별의 감촉」 중에서

뒤쫓아 온 아오바 씨도 주위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같았다. 이따금 사이렌 소리가 울렸지만 아까까지의 날카로움은 사라지고 느릿느릿 귀에 닿았다. 지진이 가라앉은 지금은 공포보다도 집 안 정리를 걱정할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저, 항구를 보고 올게요. 아마도 늘 가는 장소에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은 위험하다니까."
"하지만…… 엄마를 혼자 내버려둘 수는 없어요."
서서히 그 격렬한 흔들림에서 살아남았다는 해방감이 온몸을 감쌌다. 집 안은 비참한 상태지만 그 정도로 흔들렸는데 무너지지는 않았다. 지금은 어쨌든 엄마를 찾아내고 나서, 쓰러진 책장과 깨진 파편을 정리해야 한다. 아오바 씨는 잠시 묵묵히 있다가 항구 쪽을 바라보았다.
"내가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고하네는 바로 도망쳐. 그건 약속해."
"알겠어요……."
그리고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달음박질쳤다. 항구에 배가 정박되어 있고 어부 몇 사람이 보였다. 크고 거무스름한 손이 배를 녹슨 안벽 계류 기둥에 밧줄로 휘감고 있었다. 대강 둘러보았을 때 뒤집어진 어선은 없는 것 같았다.
"고하네, 저기!"
숨을 헐떡거리며 아오바 씨가 방파제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진눈깨비로 뿌옇게 된 저편으로 은빛이 반짝거렸다. 엄마는 방파제 끄트머리에서 바다를 향해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그걸 보고 눈에 젖은 머리카락이 단숨에 말라버릴 것같이 화가 났다.
"지진이 났는데 뭐 하는 거야……."
여기서는 엄마에게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방파제로 달려가려고 하는데 오른쪽 손목을 세게 붙잡혔다.
"지금 당장 바다에서 떨어져야 해."
목소리의 냉정함보다 손목의 아픔이 더 크게 느껴진다. 아오바 씨는 피가 안 통할 만큼 강하게 내 손목을 붙잡고 있다.
"왜요? 엄마가 저기 있는데요."
"방파제를 잘 봐봐!"
단호한 말투에 압도당해서 다시 엄마가 있는 쪽을 응시했다. 엉겁결에 숨을 삼켰다. 방파제 콘크리트는 진눈깨비로 축축해졌는데도 수위가 내려간 흔적이 옆면에 또렷했다.
"……바닷물이 쭉 빠지고 있어."
어느새 손목의 아픔은 사라졌다. 그 대신 뜨거운 손바닥이 두 어깨에 닿았다.
"한시라도 빨리 여기에서 벗어나야 해."
"벗어나다니요……."
"내륙 쪽에 초등학교가 있잖아. 거기서 만나자."
아미이소 지역은 논밭이 펼쳐졌기 때문에 평지가 쭉 이어져 있다. 피난할 높은 건물은 초등학교 정도밖에 없다.
"저만 가라고요? 싫어요……."
"부탁이야. 내 말 들어."
아오바 씨가 눈앞에 서 있는 탓에 엄마가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고하네, 도망친다고 약속했잖아."
아오바 씨가 콧물을 훌쩍거리며 갑자기 나를 끌어안았다. 손목을 붙잡혔을 때처럼 강한 힘인데 전혀 아프거나 괴롭지 않았다. 진눈깨비가 내리는 기세는 더해졌지만 몸은 따뜻했다.
"너희들 거기서 뭐하는 거냐! 빨리 도망쳐! 쓰나미가 몰려온다!"
어부 한 사람이 우리에게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 호통을 신호로 아오바 씨의 몸이 멀어졌다.
"뛰어!"
하얀 손이 내 손목을 세차게 뿌리쳤다. 나는 그 기세로 힘껏 뛰기 시작했다. 그래도 엄마와 아오바 씨가 걱정되어 뒤를 돌아보았다. 아오바 씨가 뭔가 말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멈춰 섰다.
"빨리 가!"
아오바 씨는 무서운 얼굴로 소리 지르고 등을 돌렸다. 곧장 카키색 블루종이 방파제 쪽으로 달려갔다.
--- 「1부 제4장 2011년 3월 14시 46분」 중에서

페이지를 넘기다가 어떤 부분에서 손이 멈추었다. 그곳에는 의료관찰법으로 정해진 중대한 가해행위 여섯 가지가 표기되어 있었다.
살인
방화
강도
강제 성관계 등
강제 추행
상해
무시무시한 단어가 나열된 가운데 특히 살인이라는 글자가 눈길을 잡아끈다. 갑자기 히라노 주임이 알려준 내용이 생각났다.
『대부분 18개월 이내 퇴원을 목표로 합니다.』
아오바 씨와 관련된 소문을 생각하니까 심장이 세차게 고동쳤다. 느닷없이 떠오른 만약이라는 상상에 눈을 깜박이는 것도 멈추었다.
만약에 아오바 씨가 이 제도의 대상자였다면.
생뚱맞은 가설에 점점 살이 붙는다. 살인을 저질러서 유죄가 되었다면 10년 이상의 징역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제도의 대상자라면 그보다 단기간에 사회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을지 모른다.
그 소문을 듣고 마음에 걸렸던 위화감이 갑자기 걷힌다. 저녁 대신 민트 껌을 입에 넣고 깊이 숨을 내쉬었다. 다음 페이지를 넘기는 손끝에 열이 난다. 체온이 오르는 걸 느끼면서 '이 법률에 따른 의료 필요성'이라는 항목을 읽어본다. 아까 가설이 현실적이지 않은 것을 바로 깨달았다. 손끝의 열이 단숨에 식어간다.
"역시 아닌가……."
코에서 빠져나가는 민트 향기와 함께 서서히 떨림이 잦아들었다. 휴게실 천장을 쳐다보면서 심호흡을 되풀이한다. 내가 아는 아오바 씨는 아마도 이 제도와 아무런 관계가 없을 것이다. 다시 한번 그 이유가 기재된 페이지를 읽어본다.
심판에서 의료관찰법 처우 대상인지 판정하는 건 세 가지 요건이 열쇠인 것 같다.
첫 번째는 질병성.
두 번째는 치료 반응성.
세 번째는 사회 복귀 요인.
이 중에 한 가지라도 부족하면 이 제도에 따른 의료를 받을 필요가 없는 듯하다.
세 가지 요건 중에서도 특히 치료 반응성을 설명하는 문장을 다시 읽어본다.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의료에 따라 적극적인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느냐 없느냐다. 이 요건에 따라 결국 대상자의 질환은 치우쳐 있다. 약제 등 치료 반응을 기대할 수 있는 조현병의 비율이 상당히 많고 반대로 지적장애나 발달장애, 인격장애, 치매 비율은 적은 것 같다. 같은 페이지에는 후생노동성이 조사한 '의료관찰법의 입원 대상자 현황'이라는 데이터도 있었다. 역시 대상자의 80퍼센트는 '조현병, 조현병형 장애 및 망상성 장애'이다.
자료를 덮고 소파에 등을 맡겼다. 단물이 빠진 껌을 씹으면서 눈가를 가볍게 비볐다. 지금도 아오바 씨의 정확한 얼굴 생김새는 떠오르지 않지만 한 가지만큼은 확신할 수 있다.
아오바 씨는 조현병이 아니다. 17년 동안 엄마와 지내왔던 나날이 그렇게 알려주었다.

--- 「2부 제2장 2022년 8월 생소한 법률」 중에서

출판사 리뷰

“미처 마침표를 찍지 못한 청춘의 바다를 되새긴다.”

이 작품은 ‘가족 돌봄 청소년’으로 지내며 평범한 학생으로서의 생활은 물론 미래조차도 가족에 얽매여 포기한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수상한 소문이 도는, 도쿄에서 온 미인 아오바 씨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아이들의 짐을 나눠지려고 한다.

아오바 씨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언젠가는 손을 놓아야 해.”
“가족은 진정한 의미로 지원자가 될 수 없으니까. 언젠가 누군가에게 맡겨야 해.”

아이들은 갑자기 찾아온 재앙에 의해 이 말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어른이 되었지만, 그 후 자신들이 어른이 되어 만난 인연들이 연결되어 이 말의 의미를 깨닫고, 아오바 씨의 진실을 알게 되며, 트라우마가 가득한 청춘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된다.

현업 간호사인 작가는 일을 하며 느낀 환자들과 환자들을 돌보는 가족, 특히 어린 가족들의 고충에 대한 생각들을 이 작품에 풀어놓고 있다. 그리고 동일본대지진 당시 큰 피해를 입은 미야기현 출신으로서 재앙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사망한 사람들을 추모하는 마음이 절절히 전해진다. 그런 고심 끝에 쓴 작품인 만큼 섬세한 심리묘사와 언뜻 보기엔 차가운 작품 분위기와 문체 속에서 스며 나오는 따뜻한 감정이 특징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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