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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위하여 - 시
민주화는 옛사랑의 그림자일까: 김광규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위하여: 아담 자가예프스키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 4월 혁명의 날에 읽는 김수영의 시: 김수영 -「푸른 하늘을」 갑을관계를 생각한다: 정약용 -「적성촌에서」 느린 여행을 찾아서: 신경림 -「장자를 빌려 : 원통에서」 장년세대의 쓸쓸한 풍경: 황지우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 반인간적 학벌사회를 넘어서: 이성복 -「모래내·1978년」 라틴아메리카의 발견: 파블로 네루다 -「시」 제2부 다원주의적 상상력을 위하여 - 소설·희곡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어떻게 볼 것인가: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우리에게 미국이란 어떤 나라인가: 최인훈 -『화두』 G2 시대의 개막: 존 르 카레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다원주의적 상상력을 위하여: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정전 60년을 생각한다: 윤흥길 -「장마」 가족의 의미: 유진 오닐 -『밤으로의 긴 여로』 역사에 대한 예의: 황순원 -「기러기」 캘리포니아에서 생각하는 ‘1대 99’ 사회: 존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 이산가족 상봉과 고향의 의미: 루쉰 -「고향」 공론장, 인권, 민주주의: 하인리히 뵐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인류의 미래: 코맥 매카시 -『로드』 시대정신을 묻는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제3부 신자유주의의 극복을 위하여 - 음악 DMZ 기행과 한반도 평화: 김민기 -〈철망 앞에서〉 신자유주의의 극복을 위하여: U2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연보라 코스모스를 안고 가는 어머니: 장세정 -〈울어라 은방울〉 다른 생각과 문화가 교차하는 국경: 루시드 폴 -〈국경의 밤〉 대중음악에 담긴 사회적 메시지: 밥 딜런 -〈My Back Pages〉 유목사회의 도래: 프란츠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한국적 개인주의의 등장: 서태지와 아이들 -〈난 알아요〉 이중적 분단갈등을 넘어서: 장일남 -〈비목〉 힙합과 서사의 시대: 에미넴 -〈Lose Yourself〉 음악의 의미: 루드비히 판 베토벤 -〈운명 교향곡〉 제4부 공감의 시대를 위하여 - 회화·사진·조각·건축 자아정체성의 발견: 빈센트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 위기의 지구, 환경의 미래: 프랭크 헐리 - 남극 사진들 노동절에 생각하는 전태일: 임옥상미술연구소 - 전태일 반신상 고야에게로 가는 길: 프란시스코 고야 -〈1808년 5월 3일〉 마포의 추억: 김기찬 -『골목안 풍경 전집』 우리 시대 지식인의 초상: 정도전 - 경복궁 근정전 ‘보편적 한국’이라는 꿈: 이쾌대 -〈푸른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 시민사회의 역동성: 하르먼손 판 레인 렘브란트 -〈야간 순찰〉 개방성과 다양성 위협하는 극단사회: 라파엘로 산치오 -〈아테네 학당〉 공감의 시대를 위하여: 에드워드 호퍼 -〈코드 곶의 저녁〉 제5부 꿈을 상실한 세대를 위하여 - 영화·만화 꿈을 상실한 세대를 위하여: 주호민 -『무한동력』 새로운 시험대에 선 가족관계: 기타노 다케시 -《기쿠지로의 여름》 경제민주화를 위하여: 잭 클레이턴 -《위대한 개츠비》 품위 있는 죽음: 미카엘 하네케 -《아무르》 포위된 젊음: 이사야마 하지메 -『진격의 거인』 자본주의 문명의 미래: 봉준호 -《설국열차》 태양계 너머로의 꿈: 스티븐 스필버그 -《E.T.》 삶의 의미를 묻는다: 잉마르 베리만 -《산딸기》 양성평등 사회를 향하여: 리들리 스콧 -《델마와 루이스》 다른 세계를 상상할 권리: 앤드류 애덤슨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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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로 소통하는 존재인 인간이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고 노래하는 가장 오래된 예술양식이 다름 아닌 시다. 불현듯 우리 삶을 방문한 시, 새로운 하늘과 밤을 펼쳐 보이는 시, 새로운 별과 우주를 꿈꾸게 하는 시. 우리나라와 대척점에 놓인 먼 대륙 라틴아메리카의 네루다가 이렇게 노래한 시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는 느낌과 생각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같은 인간으로서의 연대감을 공유하게 한다.
--- p.61 지난 20세기 우리나라의 소설가 중 최인훈이 최고의 작가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유는 두 가지다. 남북 분단을 다룬 최인훈의 『광장』이 해방 이후 가장 문제적인 소설이라는 게 첫 번째 이유다. ‘광장 없는 밀실’(남한)과 ‘밀실 없는 광장’(북한)이라는 그의 통찰은 해방 이후 새롭게 형성되기 시작한 한국 모더니티의 특징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다. 두 번째 이유는 현실을 보는 예술가의 태도 때문이다. 지식인으로서의 예술가의 미덕은 이중적이다. 개별에 대해 예리하게 관찰하기도 하고 전체에 대해 포괄적으로 통찰하기도 하는 이가 예술가다. 최인훈은 예리함과 포괄성을 동시에 겸비한 드문 작가다. 『화두』는 이러한 그의 역량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 p.71 내가 주목하려는 것은 2014년 현재 우리 사회에 부여된 이중적 과제다. 그 하나가 일국적 차원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모더니티의 ‘완성’ 과제라면, 다른 하나는 지구적 차원에서 모더니티의 그늘을 넘어서는, 지속 가능하고 실현 가능한 인간적 사회를 열어야 하는 모더니티의 ‘극복’ 과제다. 문학평론가 백낙청이 일찍이 말한 ‘모더니티의 이중 과제’에 대한 탐구는 여전히 유효한 인문·사회과학과 예술의 사명이다. --- p.128~129 한곳에 머물렀던 정주민의 삶에서 유목민의 세계로 이동하는 것은 세계화와 정보사회의 진전을 고려할 때 이제는 지구적 수준과 일국적 수준에서 모두 거부하기 어려운 흐름이다. 이를 부정하기 어렵다면, 유목민의 정체성을 능동적으로 구성하는 것이야말로 현재 우리 인류에게 부여된 매우 중대한 자아의 기획이지 않을까? 오랫동안 정주문화를 유지해온 우리 사회에서 유목사회의 도래는 낯선 풍경이다. 분명한 것은 21세기 유목사회에 어울리는 인간 유형이 자기 이익만을 생각하는 피란민적 유목민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변화하는 세계에 따른 삶의 이동성을 승인하되 피란민적 의식과는 과감히 결별하는, 창조성과 연대성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유목민적 의식을 일궈가야 할 과제 앞에 우리 사회는 서 있는 셈이다. --- p.171 고급과 저급, 대중음악과 클래식 음악의 이분법은 많은 경우 그릇된 것이며, 개인들이 선택하는 음악적 취향은 존중받아야 한다. 한 걸음 물러서서 볼 때 그것이 트로트면 어떻고 민중가요면 어떻고 또 클래식이면 어떤가? 듣는 이에게 공감과 위로와 평화를 안겨준다면 그것으로 이미 음악은 자신의 의미를 성취한 것 아닌가? 젊은 시절 베토벤은 “나의 예술은 가난한 사람들의 행복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처럼 음악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의미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행복을 안겨주는 것이 아닐까? --- p.191~192 많은 사람이 현대사회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는데도 정신적으로는 더 빈곤해졌다고 말한다. 현대사회의 물질적 성장이 물론 평등한 분배를 가져온 것은 아니지만, 과거보다 사회적·경제적 생활수준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동시에 쓸쓸함, 외로움, 혼란스러움과 더불어 한곳에 머무를 수 없는 느낌이 커졌음 또한 부정하기 어렵다. 사회학에서는 이에 대해 많은 토론이 이뤄져왔다. 카를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낳은 ‘소외’를, 막스 베버는 합리화가 가져온 ‘쇠 우리’iron cage를, 위르겐 하버마스는 체계의 과도한 발전에 따른 ‘생활세계의 식민화’를 이야기했다. 자신이 더 이상 자기 삶의 주인이 아님을 문득 깨달았을 때 우리 인간은 정체성의 위기를 겪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자기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려는 시도를 모색하게 한다. 고흐의 작품이 사회학적으로 의미를 갖는 지점은 바로 여기다. 풍경화든 인물화든 그가 화폭에 담고자 한 것은 자기의 느낌과 생각, 바로 자신의 삶이었다. 대상의 완벽한 재현보다는 그 대상에 대한 화가의 내면 풍경을 자기 방식으로 표현함으로써 그는 인상주의를 넘어서고 현대회화의 길을 개척했다. 고흐의 작품이 갖는 지속적인 울림은, 끝없는 고투苦鬪 속에 그려낸 풍경과 인물이 그가 견뎌낸 고독의 삶을 떠올리게 하고, 그 삶이 다시 감상자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공감에 있다. --- p.196~198 중도적 관점에서 일방적으로, 그리고 기계적으로 사회적 타협을 강조하려는 게 아니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현재 지불하는 대립과 갈등의 사회적 비용이 결코 적지 않다는 데 있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 세력이 다른 세력을 압도하는 게 가능하지도 않고 규범적으로 타당하지도 않은 현실을 고려할 때, 새로운 사회적 타협을 모색하는 것이 지속 가능하고 실현 가능한 사회 발전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 p.244~245 《설국열차》가 특히 반가웠던 것은 봉준호의 영화에서 관찰할 수 있는 어떤 변화다. 《살인의 추억》과 《괴물》이 한국적 현실에 주목한 것이라면, 《마더》와《설국열차》에서 그는 인간의 보편적 특성과 세계사회에 대한 전체적 전망으로 이동한다. 이탈리아를 생각하면 페데리코 펠리니가, 스웨덴을 생각하면 잉마르 베리만이 먼저 떠오르듯이, 한국 하면 봉준호가 먼저 떠오르는 그런 영화감독으로 더욱 성장하길 바란다. --- p.2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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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 김호기가 말하는 예술과 사회
사회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런 예술적 탐구와 유희는 개인적인 것인 동시에 사회적인 것이다. ‘개인적’이라 함이 어떤 형태의 예술이든 개인의 상상 및 경험에 기반을 두고 창조된 것임을 뜻한다면, ‘사회적’이라 함은 그 상상 및 경험이 허공 속에 존재하는 게 아니라 사회라는 구체적인 공간 속에서 탄생하고 성장하며 또 소멸하는 것임을 함축한다. 내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어떤 예술양식이든 그것이 갖는 사회적 의미다. 문학이든, 음악이든, 미술이든, 아니면 영화든 우리가 예술을 감상하는 것은 그것을 통해 공감과 위안을 얻는 데 일차적인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이 위안과 공감을 통해 타자들과 명시적·묵시적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데 예술의 사회학적 의미가 놓여 있다. - 본문 중에서 ▶ 문학에서 영화까지 다양한 장르를 통해 살펴본 예술의 사회적 의미 연세대학교 사회학과의 김호기 교수가 『시대정신과 지식인』 출간 이후 2년 만에 사회학의 눈으로 본 예술 에세이를 펴냈다. 대학에서 예술사회학을 강의하기도 하는 그는 시·소설·희곡 등 문학에서부터 회화·조각·사진·만화 같은 시각예술과 음악, 건축, 영화에 이르기까지 50편의 에세이를 통해 예술의 사회적 의미를 논한다. 멀게는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가깝게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까지를 다룬 이 책에서 김호기 교수는 예술의 일차적 의미로 공감과 위안을 꼽는다. 같은 인간으로서 공감하고 연대감을 공유하는 것, 바로 그것이 예술의 의미이자 사회적 역할이라고 말한다. 사회학자 김호기의 친절한 안내를 따라 50편의 다양한 예술과 어우러진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예술이 결코 우리 삶과 멀리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저자가 엄선한 각 장르의 대표작들은 주관적 판단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일반 대중의 시각에서 멀리 벗어나 있지는 않다. 그만큼 대중적으로 친숙한 작품들을 다루었으며, 1970년대 말에 대학에 들어간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들 속에는 당대의 시대상은 물론 오늘날의 사회적 상황에 이르기까지 공감대를 느낄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 많다. 예술을 어떻게 볼 것인가, 예술과 사회의 바람직한 관계는 어떤 것인가, 오늘날 예술의 의미는 무엇인가 등 함께 고민해볼 만한 주제들 또한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사회와 완전히 괴리된 예술이란 존재할 수 없으며, 예술은 일정하게 사회상을 반영하게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사회학이라는 창을 통해 바라본 예술론이라 할 수 있다. 김호기 교수는 국가와 시민사회, 세계화 등을 주로 공부해온 자신이 예술에 관한 에세이를 쓴 이유를 인간에 대한 탐구와 사회에 대한 탐구라고 밝힌다. 예술은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를 이해하는 데 더없이 훌륭한 통로이며, 예술을 감상한다는 것은 소통에 참여하는 것이고 소통에 참여한다는 것은 사회를 그만큼 더 넓고 깊게 이해하는 일이라고 피력한다. 인간과 사회의 다양성에 대한 예술의 질문과 응답을 살펴봄으로써 결과적으로 인간은 어떤 존재이고 사회는 어떠해야 하는지의 보편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이 책의 목적이 있다. ▶ 우리 사회와 시대를 반영한 살아 있는 풍경 속에서 새로운 시대정신을 발견하다 김광규 시인의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라는 시로 말문을 연 저자는 사회학자답게 먼저 우리 민주주의의 현주소에 주목하고자 한다. 현재의 민주화 시대는 국민 다수의 사회적·경제적 삶의 위기라는 낯선 결과에 대면해 있으며,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냐’는 일각의 주장에 맞서 ‘밥 먹여주는 민주주의’, ‘이중의 불안을 덜어주는 민주주의’야말로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시대정신이라고 말한다. 폴란드의 대표 시인 아담 자가예프스키의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을 통해서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복원을 위하여 신자유주의가 강제하는 경쟁원리의 폐해인 ‘이기적 시민사회’를 극복해야 하며, 개인의 자율성과 공동체의 연대가 공존하고 결합하는 ‘연대적 개인주의’를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삼아야 함을 강조한다. 그 밖에도 4·19 혁명의 현재적 의미, 운동정치와 제도정치의 생산적 결합 과제, 여전한 갑을관계 문제, 고령화에 따른 노후문제, 반인간적 학벌사회 문제, 청년실업 문제,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구축 과제 등 한국 민주주의 앞에 놓인 많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수와 진보의 이념을 넘어선 우리 사회의 새로운 가치를 정립하는 게 시급함을 역설한다. 나아가 박근혜 정부에 부여된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분열된 공동체의 복원에 있음을 피력하고, 다원주의를 인정하지 않는 경직된 이념논쟁에 대해서도 깊이 우려한다. 인간성을 위협하고 상실케 하는 여러 제도에 대한 적극적 개혁 못지않게 일상의 소중함, 작은 실천의 중요성, 이념·도그마·허위의식에 의해 휘둘리는 게 아니라 자신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삶을 조직하는, 그리하여 훼손된 정체성을 온전한 정체성으로 재구성하려는 내면적 변화 또한 진지하게 모색해야 할 시점에 우리 사회가 도달해 있다는 저자의 진단은 경청할 만하다. 또한 환경적 위기를 맞은 지구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나 새로운 시험대 위에 올라선 가족 변동 문제, 존엄사 문제, 진정한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양성평등 문제, 다른 세계를 상상할 권리 등 세계시민으로서의 건강한 문제의식이 곳곳에 배어 있는 이 책은 우리 사회와 시대를 반영한 살아 있는 풍경화와도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