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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행
양장
다산초당 2005.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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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끝없는 한의 노래
2. 대나무를 키우며
3. 비파의 노래
4. 진중음 10수
5. 신악부
6. 공감을 애도하다

저자 소개

저자 : 백거이(白居易, 772~846)
중국 중당기(中唐期)의 시인으로 자는 낙천樂天이고 호는 취음선생醉吟先生·향산거사香山居士이다. 같은 시대의 이백, 두보, 한유와 더불어 이두한백李杜韓白으로 병칭된다. 낙양洛陽에서 태어나 32세에 황제의 친시親試에 합격하였으며, <장한가長恨歌>로 명성을 떨쳤다. 그후 구강九江의 사마司馬로 좌천되어 명시 <비파행琵琶行>을 지었다.
생존 시에 이미 그의 시는 민중 속에 파고들어 소치는 아이나 말몰이꾼들의 입에까지 오르내렸고, 배나 절의 기둥이나 벽에 써 붙여지기도 하였으며 멀리 외국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의 시는 한국에도 일찍부터 전해져 널리 애송되었다. 현재 《백씨장경집》 75권 가운데 71권과 《백향산시집》 40권이 전한다. 현존하는 작품 수는 3,800여 수이고, 그중에서 <비파행>, <장한가>는 불후의 걸작으로 꼽힌다.
번역 : 오세주
한문학 전공했고 서울 정의여고에서 한문 선생님으로 재직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한시감상실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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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7월 25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38쪽 | 374g | 143*211*20mm
ISBN13
9788991147317

출판사 리뷰

몰라서 못하나 실천이 중요하지

백거이가 지방관으로 부임할 때의 일이다.
마침 그곳에는 도림선사라는 고승이 머물고 있었다. 불법에도 조예가 깊었던 그는 즉시 선사를 찾아,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도대체 불법의 요체(要諦)는 무엇이오?” 선사는 머뭇거리지 않고 “나쁜 짓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받들어 행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깊은 뜻이 담긴 선문답을 기대했던 백거이는 무척 실망해서 대꾸했다. “그거야 삼척동자라도 다 아는 사실이 아니오.” 가만히 듣고 있던 선사는 침착한 어조로 백거이의 입을 봉해 버렸다.
“그러나 팔십 노인도 다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산속에 숨어 사는 선비丘中有一士
산 속에 사는 선비가 있어
도를 지키기에 오랜 세월 흘렀네.
걸을 때는 새끼로 맨 옷을 입고
앉아서는 줄 없는 거문고를 타네.
흐린 샘의 물은 마시지 않고
굽은 나무 그늘에는 쉬지를 않네.
티끌만큼이라도 의에 맞지 않으면
천 냥의 황금도 흙같이 여기네.
마을 사람들 그의 품행 따르니
난초 숲에 있는 듯 향기가 났네.
지혜롭든 어리석든 강하든 약하든
서로 속이고 괴롭히는 일 없네.
그 선비 만나보고 싶은 마음에
만나러 가려하다 다시 생각하네.
그 선비 반드시 만나봐야만 하랴
배울 것은 다만 마음속에 있는 것을.


달팽이 뿔 위에서의 싸움

술잔을 앞에 놓고對酒 其一
달팽이 뿔 위에서 무슨 일을 다투는가.
부싯돌 속 불빛처럼 빠른 세월에 맡긴 몸.
부귀는 부귀대로 빈천은 빈천대로 즐기리.
입을 열고 웃지 못하면 그가 곧 바보라네.

백거이의 시에 등장하는 당나라의 실상과 오늘날 한국의 현주소는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ㆍ사회적 갈등은 부질없는 것이니 이를 달관과 해탈로 극복하라는 백거이의 가르침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부질없는 사안에 함몰돼 승자의 길을 버리고 공동패자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듯한 우리의 모습을 보면 안타까움이 앞선다.
정치권은 달팽이 뿔 위보다 좁은 현안을 놓고 끊임없는 싸움을 계속해 국민들을 피곤에 찌들게 하고 있다. 그 누구 하나 먼저 `허허'하고 웃으며 문제 해결에 나설 줄을 모른다. 누구를 위해 싸우는지조차 모르면서 서로를 헐뜯고 있다. 1년 후쯤이면 당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기억하지 못한 채 다른 일로 대립각을 세울 정치적 현실에서 오늘 하루의 작은 일 하나에 모두 목숨을 걸 듯 달려든다.


끊이지 않는 지극한 사랑의 노래여! 끝없는 그리움의 노래여!

백거이의 대표작인 <장한가>는 이른바 ‘낙양의 지가(地價)’를 올렸다는 전설의 베스트셀러이다. 당나라는 문화전반에서, 특히 시문에 있어서 전무후무한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그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백거이의 <장한가>였다. 오죽하면 <장한가>를 옮겨 적을 종이가 동나서 종이 값이 폭등했을까. 게다가 술집에서는 <장한가>를 부를 줄 아는 기녀의 몸값은 다른 기녀의 5배 이상이었다고 한다.
통제가 심했던 당시에 감히 황제와 애첩의 사랑 이야기를 쓴 <장한가>. 말 그대로 제국을 뒤흔든 양귀비와 현종의 ‘세기의 스캔들’은 양귀비가 살아 있을 때부터 훌륭한 시의 소재가 되었는데, 그 백미중의 백미가 바로 <장한가>이다.
<장한가>의 특이한 점은 백거이라는 민중시인이 비판보다는 철저히 두 개인의 애절한 순애보에 맞추어 시를 썼다는 점이다. 백거이는 이 지극한 사랑의 노래를 통해 몰락하는 당나라의 만가를 부른 것은 아닐까!
어쨌든 장한가는 ‘천장지구’할 것 같던 당나라가 몰락하고도 천년 이상 이어져 내려오면서 끊임없는 사랑을 받게 된다.


버림받은 자의 아픔을 담은 처절한 비파소리

815년 5월 당나라 수도인 장안(長安)에서 재상 무원형(武元衡)이 오원제등 반도들이 보낸 자객에 의해 암살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정치적인 음모와 관련된 사건이라 모두 감히 입을 열지 못하고 있었으나, 의분을 못 이긴 백거이는 관리들을 대신해 범인체포를 상소하였다.
그러나 간관(諫官)이 아닌 자가 상소를 올렸다는 이유로 백은 44세 때인 서기 815년에 강주사마(江州司馬)로 좌천되어 4년 간 강주와 여산에 머물렀다.
좌천되고 그 이듬해인 서기 816년 어느 가을밤 백거이가 심양강둑에서 친구를 전송하는데, 처량한 비파소리가 들려왔다. 심금을 울리는 비파소리에 크게 감명을 받은 백거이는 비파 타는 여자를 불러 그녀의 기구한 사연을 듣게 되었다. 나이 들어서 버림받은 여인에게 동병상련을 느낀 작가는 자신의 불행한 처지를 그녀의 처지에 빗대어 노래했고 이것이 바로 비파행(琵琶行)이다.


거대한 시의 산맥, 백거이

앞서 몇 편의 시를 통해 살펴보았듯이 백거이의 시에는 동서양을 초월한, 그리고 시대를 뛰어넘은 정서적 보편성이 담겨 있을 뿐 아니라 상처 받은 영혼을 회복시켜주는 평안함, 위로, 사랑, 상쾌함, 정열, 진실, 반성이 담겨 있어 천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무딘 현대인의 가슴을 적신다.
중국이 낳은 세계적인 시인 백거이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 번 오르고 싶은 거대한 시의 산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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