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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 - 인간 의지의 세레나데: 희망을 부르는 고독한 인간 승리
출항 전 바다로 청새치와의 만남 회상 청새치의 최후 상어떼와의 조우 귀항 Epilog - 어두운 밤이 지나면 언제나 밝은 태양이 떠오른다 헤밍웨이 연보 |
Ernest Heming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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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은 낡고 늙어 보였지만, 그의 두 눈만은 바다와 같은 빛이었고, 명랑한 듯 했으며, 패배를 거부하는 눈빛이었다.
“산티아고 할아버지” 조각배를 끌어 올려놓고 둑으로 올라가면서 소년은 노인에게 말했다. “저는 다시 할아버지와 함께 배를 탔으면 해요. 우린 돈을 조금 모았거든요.” 노인은 소년에게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그래서 소년은 노인을 좋아했다. “안 돼.” 노인은 계속 말을 이었다. “너는 운이 좋은 배를 타고 있으니까 그냥 그 배를 계속 타거라.” “하지만 할아버지, 우리가 87일 동안 고기 한 마리도 잡지 못하다가 그 후 내리 3주 동안 매일 큰 놈을 잡은 걸 기억하시죠?” “그럼, 기억하고 있지.” 노인은 조용히 말을 했다. “네가 다른 배를 타는 것은 내 실력을 의심해서 내 곁을 떠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단다.” “할아버지 곁을 떠나게 한 건 아빠 때문이에요. 저는 나이가 어려서 아빠 말씀에 따라야 하거든요.” “알고 있단다.” 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 pp.22-23 「출항 전」 중에서 노인의 꿈에는 이제 더 이상 폭풍우, 여자, 큰 사건, 큰 고기, 싸움, 힘겨루기와 아내의 모습도 나타나지 않았다. 여기저기 여러 고장과 해변의 사자 꿈을 꿀뿐이었다. 사자들은 황혼이 찾아든 해안에서 마치 새끼 고양이처럼 뛰어 놀았고, 노인은 소년을 사랑하는 만큼 사자들을 사랑했다. 그러나 노인은 소년의 꿈을 꾼 적은 없었다. 노인은 곧 잠에서 깨어 열린 창으로 내다보고는 베개로 삼았던 주름진 바지를 펴서 입었다. 노인은 오두막집 밖으로 나가 소변을 보고, 소년을 깨우러 길을 따라 올라갔다. 새벽의 싸늘한 공기에 몸이 떨려 왔다. 노인은 이처럼 몸을 떨다가 몸이 따뜻해져서 또 힘차게 노를 젓게 되리라고 생각했다. --- p.43 「출항 전」 중에서 노인은 어둠 속에서도 아침이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노인은 노를 저으면서 날치가 물 밖으로 뛰어 오를 때 생기는 물의 진동을 느낄 수 있었고, 그들이 어둠 속에서 공중을 날아가면서 빳빳하게 세운 날개의 마찰음을 들을 수 있었다. 바다에서는 노인의 제일 친한 친구라 여겨서, 노인은 날치를 대단히 좋아했다. 특히 조그맣고 가냘픈 까만 제비갈매기는 언제나 물 위를 날며 먹이를 찾지만 거의 구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불쌍하게 여겼다. 도둑새들과 크고 힘센 새들 외에 이런 새들은 우리 인간보다 더 살기가 어렵다고 노인은 생각했다. 이 잔혹한 바다에 어찌 바다제비 같이 약하고 예쁜 새를 만들어 놓았을까? 바다는 대부분 다정하고 대단히 아름답다. 그러나 바다는 갑자기 잔인하게 변할 수 있는 것이다. 가냘프고 구슬픈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먹이를 찾아 떠도는 새들은 바다에서 살기에는 너무도 연약한 존재였다. --- pp.50-51 「바다로」 중에서 노인은 낚싯줄을 살며시 잡고 왼손으로 낚싯대에서 줄을 풀었다. 고기가 아무런 눈치도 채지 못하도록 손가락 사이로 슬슬 줄을 풀어 줄 수 있었다. 이처럼 멀리 나왔으니 또 9월이니까 아마 틀림없이 큰 놈일 것이다. 고기야, 먹어라, 먹어. 얼마나 싱싱한 정어리냐. 600피트 아래의 어둡고 차가운 물 속에서 한바퀴 더 돌고 와서 미끼를 덥석 물어다오. 노인은 고기가 미끼를 가볍고 조심스럽게 잡아당기는 것을 느꼈고, 낚시에 끼워 놓은 정어리 머리를 낚시에서 떼기가 힘든 듯 더욱 힘차게 잡아당기는 힘을 느꼈다. 그러다가 곧 잠잠해졌다. “계속해!” 노인은 크게 소리내어 말했다. “한 바퀴 더 돌고 와서, 어서 냄새를 좀더 맡아라. 구수하잖아? 자, 미끼를 덥석 물어라. 다랑어도 있단 말이야, 단단하고 차가워 구수하단다. 고기야, 망설이지 말고 어서 먹어라.” 노인은 엄지와 검지 손가락 사이에 낚싯줄을 잡은 채 기다렸다. 고기가 아래위로 헤엄칠 수도 있으므로 다른 줄을 동시에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자 고기가 조금 전처럼 살며시 미끼를 건드려 보는 것이었다. --- pp.68-69 「청새치와의 만남」 중에서 인간은 훌륭한 새나 동물에 비하면 약하기 짝이 없다. 차라리 저 시커먼 바다 속에 있는 고기가 되고 싶다. “상어만 나타나지 않는다면.” 노인은 큰소리로 외쳤다. “상어가 나타난다면 너나 나나 볼장 다 본 거야.” 훌륭한 디마지오가 만약 지금의 내 처지에 처했다면, 이 고기와 오랫동안 버틸 수 있을까?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 디마지오는 젊고 힘이 있으니까 더 잘 버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도 어부였으니까. 그런데 발뒤꿈치뼈를 다친 것이 그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는 걸까? “내가 어떻게 알 수 있나.” 노인은 소리내어 말했다. “나는 아직까지 발뒤꿈치뼈가 아파 본 적이 없어.” 해가 지자 노인은 자신에게 좀더 자신을 갖기 위해서, 시엔푸에고스에서 온 항구 제일의 흑인장사와 카사블랑카의 술집에서 팔씨름하던 생각을 했다. --- p.102 「회상」 중에서 그러나 고기는 계속해서 천천히 돌았다. 노인은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고, 두어 시간이 지나자 몹시 지쳐버렸다. 회전거리는 전보다 훨씬 줄어들었고, 낚싯줄이 기울어져 있는 모양으로 보아 고기가 헤엄치면서 점점 수면 가까이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 시간 전부터 노인은 눈앞이 어른거렸고, 땀으로 눈과 이마, 특히 눈 위의 상처가 따가웠다. 눈앞에서 어른거리는 검은 반점 따위는 두렵지 않았다. 그런 현상은 줄을 팽팽히 당길 때면 나타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벌써 두 번이나 현기증을 느꼈다는 사실은 상당히 염려스러웠다. “내가 이렇게 큰 물고기를 못 잡고 죽을 수는 없어.” 노인은 다짐하듯 말했다. “이젠 이 고기가 멋지게 올라오고 있다. 하느님, 제발 저에게 지탱할 힘을 주옵소서. 다시 한번 주기도문과 성모경을 백 번 외우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못 외우겠습니다.” 지금은 외운 것으로 해 두자고 노인은 생각했다. --- p.125 「청새치의 최후」 중에서 노인은 몽둥이를 휘둘러서 놈의 머리를 치자 상어는 노인을 노려보듯이 쳐다보더니 다시 고깃점을 물어뜯었다. 상어가 물어뜯은 그 살점을 삼키려고 물러섰을 때 다시 한번 몽둥이로 내리쳤다. 그러나 단단하면서도 고무 같은 부분을 때렸을 뿐이었다. “덤벼라, 이놈 갈라노야.” 노인은 몽둥이를 들고 소리쳤다. “어서 덤벼라.” 상어가 쏜살같이 덤벼들었고, 다시 고기를 물고 주둥이를 다물었을 때 또다시 몽둥이를 높이 올렸다가 세차게 내리쳤다. 이번에는 뒤통수 뼈에 몽둥이가 닿는 것이 느껴졌다. 그놈이 살점을 뜯어먹고 천천히 떨어져 나갈 때 또 한번 같은 곳을 후려쳤다. 노인은 상어가 또다시 덤벼드나 지켜보았으나 둘 다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한 마리가 빙빙 돌면서 물 위를 헤엄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다른 한 마리의 지느러미는 아직 보이지 않았다. --- p.159 「상어떼와의 조우」 중에서 마침내 한 놈이 고기의 머리통을 향해서 덤벼들었다. 이제 노인은 모든 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놈은 뜯기지 않는 고기 머리까지 물고 늘어졌다. 노인은 상어의 머리를 향해 필사적으로 내리쳤다. 한 번, 두 번, 계속 휘둘렀다. 키 손잡이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노인은 부러진 키 손잡이로 상어를 찔렀다. 그러자 부러진 끝이 예리하게 파고드는 것을 느꼈다. 노인은 끝이 뾰족하다는 사실을 알고서 다시 한번 찔렀다. 상어는 물었던 것을 놓고 맥없이 떨어져 나갔다. 그것이 몰려든 상어떼 중에서 마지막 놈이었다. 고기는 더 이상 뜯어먹을 것이 없었던 것이다. 노인은 이제 거의 숨을 쉴 수가 없었고 입 속에서 이상한 맛을 느꼈다. 그것은 구리 같은 맛과 달짝지근한 느낌이 입안을 감돌았다. 노인은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양이 많지는 않았다. 노인은 그것을 바다에다 뱉고 나서 말했다. “갈라노야, 처먹어라. 그리고 사람 죽인 꿈이나 꾸어라.” 노인은 이제 지칠 대로 지쳐 녹초가 되어 버렸다. 배의 고물로 돌아가 키 손잡이의 부러진 끝을 방향키의 구멍에 꽂아 넣어 방향을 바로 잡으려 했다. 노인은 어깨에다 부대를 두르고 배의 방향을 바로잡았다. 이제는 배가 아주 가볍게 달렸다. --- pp.164-165 「상어떼와의 조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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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국 현대문학을 개척한 작가 헤밍웨이
사랑과 희망을 부르는 고독한 인간의 세레나데 《노인과 바다》는 한 인간이 처한 역경을 인내로 극복해 낸다는 이야기를 통해서 엮어 나가고 있다. 산티아고 노인이 홀로 바다에서 다른 어부들에게는 없는 신념과 용기를 가지고 강인한 인내력으로 영웅적인 투쟁을 하는 것이다. 헤밍웨이 자신이 일생을 통하여 얻은 인생관 및 세계관의 집약적 표현인 극기주의가 산티아고를 통하여 소설적인 기교를 거쳐 표현되었다고 볼 수 있다. 헤밍웨이는 산티아고를 통하여 믿음과 용기와 단순하면서도 치밀한 헤밍웨이 자신의 행동규범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순탄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 나가는데 있어서 용기는 꼭 필요한 것이며, 이 작품 속에는 특히 고통을 참고 견디는 극기가 잘 나타나 있다. 밤이 지나고 나면 태양은 언제나 아름답게 떠오른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노인과 바다만 나온다. 간혹 그를 따르는 소년이 나오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건은 늙은 어부와 바다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노인이 먼 바다 한 가운데서 커다란 바다고기 마알린과 펼치는 거대한 싸움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사실 노인은 무려 84일간이나 바다에 나가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해 재수가 없는 사람으로 낙인이 찍힌 신세였다. 그래서 노인에게 낚시를 배운 소년도 부모의 반대로 다른 배를 옮겨 탈 수밖에 없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노인은 한때 챔피언이라 불릴 정도로 힘이 장사였고 고기도 잘 잡았지만 세월의 무게를 이길 수는 없었다. 깡마른 몸에 골이 패인 쭈글쭈글한 주름에 누런 반점이 그의 나이를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노인의 신체 중에서 눈은 여전히 노쇠하지 않고 불타고 있었다. 평생을 바다 위에서 살아온 그의 눈은 어느덧 바다를 닮고 있었다. 인생은 절망의 연속이지만, 또한 언제나 희망적이다 늙은 어부는 세월의 무게로 희망이 끊어질 대로 끊어진 상태였지만 그래도 희망을 담아 노를 저었다. 아무도 없는 바다 위에 배 한 척 그리고 고독한 노인과 쉽게 잡히지 않는 고기는 자신과의 싸움이었고 고독과의 싸움이었다. 그러나 노인은 절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스스로를 다독이며 바다를 향해 외쳤다. 행운의 날이 바로 오늘이고, 매일 매일이 새로운 날의 시작이고, 행운은 그냥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닌 언제 찾아올지 모를 행운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인생은 절망의 연속이다. 태어나자마자 죽음으로 가는 여행이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인생은 아름답다. 왜냐하면 절망 속에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늙은 어부는 84일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시간동안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한 경험이 있지만 절대 희망만은 버리지 않았다. 노인은 고기를 낚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고독 속에 기쁨을 찾아 항해하는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85일 만에 만난 커다란 바다고기 마알린과의 싸움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마침내 마알린과의 기나긴 싸움에서 승리했을 때 노인은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가슴이 벅차올랐다. 마알린의 크기는 무려 배 길이보다 2피트는 길어 잡은 후에도 배 위에 올릴 수 없었다. 그래서 배의 한 쪽 끝에 묶어놓고 노인은 육지를 향해 노를 저어 갔다. 우리의 인생은 먹이사슬과 같다. 노인은 사투 끝에 마알린과의 싸움에서 승리했지만 집에 돌아가기도 전에 상어에게 지고 말았다. 결국 집에 돌아왔을 때 손에 남는 것은 상처의 아픔과 고통뿐이었지만 여전히 내일의 희망이 남아 있음을 소년과의 대화를 통해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상처가 치유되면 또 다시 소년과 멋진 항해를 하기로 약속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신념과 함께 젊어지고, 절망과 함께 늙어간다 인생은 고독하다. 헤밍웨이는 인생의 고독함을 표현하기 위해 노인을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 책은 바다위의 쓸쓸한 항해와 기나긴 물고기와의 싸움을 통해서 우리의 인생을 시사하고 있다. 행운의 여신이 쳐다보지도 않는 늙은 어부지만 산티아고는 절대 포기할 줄 모르는 강인함을 지닌 인물이다. 사람은 신념과 함께 젊어지고 절망과 함께 늙어간다. 또한 사람은 확신과 더불어 젊어지고 공포와 함께 늙어간다. 그리고 희망과 함께 젊어지고 실망과 함께 늙어간다. 사람은 20대가 됐던, 60대가 됐던 사람의 가슴속에는 경이함에 이끌리는 마음이 있다. 또한 어린이와 같은 미지의 탐구심이 있고 인생에 대한 흥미와 환희가 있다.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는 수신기가 마음속에 있다. 자연이나 사람으로부터 그리고 신으로부터 아름다움과, 희망과, 기쁨과, 용기 그리고 힘의 영감을 받아들이는 한 그대는 청춘이다. 영감이 끊어지고 정신과 육신이 비탈의 얼음덩이로 늘려져 있다면 비록 그대가 이십 세라 할지라도 늙은 것이다. 머리를 높이 들고 희망의 파도 위에 올라 있는 한 팔십 세라 할지라도 그대는 청춘으로 끝날 수 있다. 그렇다. 노인의 몸은 세월의 무게를 감당치 못해 늙어버렸지만 눈빛만은 푸른 바다를 닮은 젊은이였다. 사람은 누구나 포기했을 때, 절망했을 때야말로 비로소 힘없는 노인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싸우겠다는 산티아고의 강한 의지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삶의 희망과 꿈을 본다. 청년들이여, 사자의 심장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