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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에서 _ 헤르만 헤세
1부 혼자가 되는 연습 교토에 도착한 저녁 _ 나쓰메 소세키 (에세이) 손님 _ 알베르 카뮈 (소설) 감히 측량할 수 없는 고독 _ 에밀리 디킨슨 (시) 산책 _ 기 드 모파상 (소설) 깨끗하고 불빛 환한 곳 _ 어니스트 헤밍웨이 (소설) 너도 그런 적이 있는가 _ 헤르만 헤세 (시) 혼자 _ 세라 티즈데일 2부 어둠 속의 목소리들 신호수 _ 찰스 디킨스 (소설) 우수 _ 안톤 체호프 (소설) 「블룸펠트, 중년의 독신남」 중에서 _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인간의 대지』 중에서 _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에세이) 밤에 _ 프란츠 카프카 3부 고독 이후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_ 헤르만 헤세 (에세이) 『어느 여행자의 편지』 중에서 _ 조르주 상드 (편지) 거리의 유령 : 런던 모험기 _ 버지니아 울프 (에세이) 기다리다 _ 다자이 오사무 (소설) 사방이 어둠 속으로 잠겨드는 밤 _ 에밀리 브론테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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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자리는 몹시 고마웠지만 위에 덮은 두 장도 아래에 깐 두 장도 그냥 요에 불과해서 어깨 언저리까지 다다스노모리의 바람이 으슬으슬 스며들었다. 인력거도 춥고 목욕탕도 춥고 마침내 이불 속까지 추운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 교토에서는 솜을 넣은 소매 달린 자리옷을 만들지 않는다는 말을 주인에게 듣고서 교토란 참으로 사람을 춥게 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나쓰메 소세키, 교토에서 도착한 저녁」중에서 이런 비극과 마주한 채 다뤼는 외딴 학교에서 가진 것 없는 투박한 삶에 만족하며 거의 수도사같이 지내고 있었다. 석회를 바른 벽과 좁은 침상, 하얀 목재 선반들, 우물, 매주 보급되는 물과 식량 덕분에 영주가 된 듯한 기분마저 느낄 때도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이렇게 눈이 내린 것이다. 아무런 경고 없이, 비라는 전조도 없이. 원래 그런 고장이었다. 사람 아닌 것들도 살아가기 혹독한 곳. 물론 사람이라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다뤼의 고향이었다. 그는 다른 곳에서는 언제나 추방당한 기분이 들곤 했다. ---「알베르 카뮈, 손님」중에서 완전히 혼자. 그는 내일도 혼자일 것이고 언제나 혼자일 것이며 그 누구도 그래 본 적 없을 만큼 혼자일 것이다. ---「기 드 모파상, 손님」중에서 “저 영감님 지난주에 자살하려고 했어.” 한 웨이터가 말했다. “왜요?” “절망적이었나 봐.” “무슨 일로요?” “아무것도 아닌 일로.” “아무것도 아닌 일인지 어떻게 알아요?” “돈이 많거든.” ---「헤밍웨이, 깨끗하고 불빛 환한 곳」중에서 근무하기 외로운 역이라고 나는 말을 건넸는데, 저 위에서 내려다볼 때 내 관심을 사로잡은 것도 바로 그 점이었다. 방문객이 드물 것 같아서, 내가 달갑지 않은 방문객은 아니기를 바랐다. ---「찰스 디킨스, 신호수」중에서 결국 블룸펠트는 혼자 남을 것이다. 자기에게 종속된 어떤 생명체를 곁에 두며, 보호하고, 애정을 베풀고, 끊임없이 보살펴주고 싶은, 그런 나이든 여자들의 욕망 같은 게 그에게는 없다. 그런 목적이라면 고양이나 카나리아, 심지어 금붕어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그것조차 여의치 않다면, 창가에 놓아둔 꽃으로도 만족할 것이다. 이에 반해 블룸펠트는 동반자를 원한다. 크게 돌봐줄 필요가 없고, 가끔 발길질을 해도 상처받지 않고, 급하면 길거리에서도 잘 수 있고, 그런데도 그가 원할 때면 짖고 뛰고 손을 핥아줄 수 있는 그런 존재. ---「프란츠 카프카, 블룸펠트, 중년의 독신남」중에서 완전한 밤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 진짜 삶은 찾아오지 않았다. 하늘엔 여전히 초승달이 떠 있다. 프레보가 비행기 뒤편으로 갔다가 샌드위치를 가지고 돌아온다. 나는 포도송이를 조금 떼어 먹는다. 배가 고프지 않다. 배도 고프지 않고 목이 마르지도 않다. 전혀 피곤하지도 않다. 이렇게 10년 동안 비행기를 몰 수 있을 것 같다. 달이 죽었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인간의 대지」중에서 고독의 밑바닥까지 들여다봤던 자, 누구인가? 체념의 땅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 자, 누구인가? 심연 너머로 몸을 숙이자, 시야가 캄캄해지면서 나는 끝도 없이 밑으로 떨어졌다. 피로에 무릎이 무너져 내릴 때까지 체념의 땅을 배회했지만, 길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을 영원처럼 여전히 계속해서 내 발 앞에 펼쳐졌다. ---「헤르만 헤세,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중에서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그들과 함께 가지 않은 것이 후회되더군. 하지만 갔더라면 그 또한 벌써 후회하고 있었을 거라는 생각으로 나 자신을 위로했지. 나와 닮은 사람들과 살아가기가 불가능한, 그런 날들이 있지. 모든 것이 우울로, 자살로 이어지니까 말이야. 세상에서 그보다 슬픈 일은 없어. 그보다 우스운 것도 없지. ---「조르주 상드, 어느 여행자의 편지」중에서 도대체 나는 매일 여기 앉아서 누구를 기다리는 걸까요. 어떤 사람을? 아니요, 내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인간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나는 인간을 싫어합니다. 아니, 무서워해요. 사람과 얼굴을 마주 보고 ‘별일 없으시죠.’, ‘날이 추워졌네요.’ 같은 마음에도 없는 인사를 주워섬기고 있자면 어째선지 나 같은 거짓말쟁이는 세상에 없을 것 같다는 괴로운 마음에 죽고 싶어집니다. ---「다자이 오사무, 기다리다」중에서 머리 위로는 구름 너머 구름이고, 아래로는 황야 너머 황야다 ; 그러나 황량함은 끝내 나를 꺾지 못하리; 나는 가지 않겠다, 갈 수 없다. ---「에밀리 브론테, 사방이 어둠 속으로 잠겨드는 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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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은 정말 외로움뿐일까”_『고독 이야기』
두 번째 책 『고독 이야기』는 사람들이 가장 익숙하게 사용하지만 동시에 가장 오해하는 감정 중 하나인 ‘고독’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종종 고독을 외로움과 같은 의미로 말한다.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반드시 결핍을 뜻하지는 않는다. 때로 고독은 세상의 소음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이며, 감정과 사유가 가장 깊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고독 이야기』는 바로 그런 고독의 여러 얼굴을 문학 안에서 찾아가는 책이다. 찰스 디킨스는 공포와 불안을 통해 고독을 이야기하고,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늦은 밤 어느 바의 적막을 보여준다. 프란츠 카프카는 기묘한 이야기로 고립을 그려내며, 알베르 카뮈와 생텍쥐페리는 인간과 세계 사이의 거리를 바라본다. 안톤 체호프와 다자이 오사무는 조용한 슬픔을 이야기하고, 헤르만 헤세와 버지니아 울프는 혼자 있는 시간을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비춘다. 에밀리 브론테, 로버트 프로스트, 세라 티즈데일, 에밀리 디킨슨의 시에서는 더욱 섬세한 형태의 고독을 만날 수 있다. 짧은 문장 안에서 고독은 때로 위안이 되고, 때로 존재를 묻는 질문이 된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보다, 오히려 혼자일 때 더 깊이 읽히는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이 책은, 밤이 깊어질수록, 마음이 조용해질수록, 책 속의 문장들은 독자에게 더욱 선명하게 다가갈 것이다. * 왜 지금, 다시 고전인가 - 작품이 아니라 감정과 풍경을 주인공으로 우리는 이전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소비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짧은 영상과 빠른 정보, 끊임없이 갱신되는 콘텐츠 사이에서 독서는 점점 더 속도를 요구받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역설적으로, 천천히 읽고 머무를 수 있는 이야기들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정원을 가꾸고, 식물을 들이고, 혼자 여행을 떠나고, 일부러 조용한 시간을 만들며 자신만의 리듬을 회복하려는 움직임들.『정원 이야기』와 『고독 이야기』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되었다. 이 책들은 단순히 고전문학을 다시 소개하려는 시도가 아니다. 오히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안에서 다시 필요해진 감정들, 다시 돌아보고 싶은 풍경들을 문학 안에서 찾아보려는 작업에 가깝다. 왜 사람들은 정원에 끌리는가. 왜 혼자 있는 시간을 지키려 하는가. 왜 우리는 여전히 밤이 되면 조금 더 솔직해지는가. 헤세와 카뮈, 버지니아 울프와 카프카, 모파상과 상드가 남긴 문장들은 오래전 쓰였지만, 오늘의 독자에게도 여전히 현재형으로 남아 있다. 「이야기의 낮과 밤」은 그 오래된 문장들을 다시 꺼내 와, 지금 우리의 삶 가까이에 놓아두고자 한다. 고전을 ‘읽어야 하는 책’으로 남기는 대신, 지금의 감정으로 ‘다시 만나는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서다. 독자는 더 이상 ‘누구의 작품인가’만을 따라가지 않는다. 대신 ‘나는 지금 어떤 시간을 지나고 있는가’, ‘내가 읽고 싶은 감정은 무엇인가’를 따라 책을 펼치게 된다. 이는 빠르게 소비되는 콘텐츠 시대 속에서 천천히 읽는 경험, 그리고 문장을 통해 자신만의 속도를 회복하는 독서 방식에 대한 제안이기도 하다. * 혼자 있는 시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문학 시리즈 「이야기의 낮과 밤」, 낮에는 세계를 읽고, 밤에는 자신을 읽는 이야기. 『정원 이야기』 와 『고독 이야기』는 이 시리즈의 시작이다. 앞으로도 정원과 고독을 넘어 또 다른 삶의 풍경들로 이어질 예정이다. 해외문학과 한국문학을 오가며, 하나의 감정과 하나의 풍경을 중심으로 새로운 앤솔러지를 만들어간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 속에서, 이 책들은 조금 천천히 머무르는 시간을 이야기한다. 끝없이 밀려드는 이야기들 사이에서, 독자 각자의 삶 안에 작은 정원 하나와 조용한 밤 하나를 남기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