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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세계 여성 시인선 100 초판 한정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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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엔헤두안나/사포/술피키아/알칸사/오노노 코마치/무라사키 시키부/크리스틴 드 피장/미흐리 하툰/황진이/마들렌 드 로베핀/베로니카 프랑코/이사벨라 휘트니/허난설헌/에밀리아 라니어/앤 브래드스트리트/후아나 이네스 데 라 크루스/나조 토키/앤 킬리그루/메리 콜리어/안나 레티시아 바볼드/필리스 위틀리/안나 마리아 렝그렌/헬렌 마리아 윌리엄스/호춘향/앤 테일러/메리 하우잇/캐롤라인 클라이브/레티샤 엘리자베스 랜던/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루이즈 빅토린 아케르만/샬럿 브론테/프랜시스 브라운/에밀리 브론테/아멜리아 B. 웰비/조지 엘리엇/앤 브론테/제인 와일드/엘리자베스 드루 스토다드/피비 케리/에밀리 디킨슨/크리스티나 로제티/루이자 메이 올컷/로살리아 데 카스트로/사라 윌리엄스/이나 쿨브리스/엘런 멜리센트 콥든/에마 라저러스/엘라 윌러 윌콕스/토루 더트/마거릿 덜랜드/샬럿 퍼킨스 길먼/해리엇 먼로/에밀리 폴린 존슨/리카르다 후흐/메리 길모어/에스나 카베리/샬럿 뮤/엘제 라스커 쉴러/지나이다 기피우스/히구치 이치요/롤라 리지/에이미 로웰/루시 모드 몽고메리/거트루드 스타인/치우찐/앨리스 던바 넬슨/안나 드 노아이유/르네 비비앙/요사노 아키코/사로지니 나이두/마르기트 커프커/래드클리프 홀/실비아 팽크허스트/애나 위컴/사라 티스데일/다무라 도시코/엘리너 와일리/소피아 파르노크/델미라 아구스티니/힐다 둘리틀/안나 마골린/캐서린 맨스필드/가브리엘라 미스트랄/마리아 파블리코프스카 야스노제프스카/에디트 쇠데르그란/알폰시나 스토르니/마리나 츠베타예바/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비타 색빌 웨스트/플로르벨라 에스판카/게르트루트 콜마르/나혜석/김명순/카린 보예/강경애/파르빈 에테사미/엘레나 쉬르만/사이마 하르마야/백국희/조이 데이비드먼

저자 소개 5

등저김명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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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시인, 언론인, 영화배우, 연극배우. 1896년 평안남도 평양군 융덕면에서 태어났다. 1913년 진명여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시부야 국정여학교에 편입하였으나 중퇴했다. 1917년 잡지 [청춘]의 현상소설 모집에 단편소설 「의심의 소녀」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했다. 1919년에는 일본 유학길에 올랐으며 도쿄에 체류 중인 소설가 전영택의 소개로 당시 일본에 유학 중인 문학가들이 창간한 종합문예 동인지 [창조]의 동인으로도 참여했다. 1925년에는 한국 여성 시인 최초로 시집 『생명의 과실果實』을 간행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평론가, 극작가, 기자, 배우로 활동을 하며 5개 국
소설가, 시인, 언론인, 영화배우, 연극배우. 1896년 평안남도 평양군 융덕면에서 태어났다. 1913년 진명여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시부야 국정여학교에 편입하였으나 중퇴했다. 1917년 잡지 [청춘]의 현상소설 모집에 단편소설 「의심의 소녀」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했다. 1919년에는 일본 유학길에 올랐으며 도쿄에 체류 중인 소설가 전영택의 소개로 당시 일본에 유학 중인 문학가들이 창간한 종합문예 동인지 [창조]의 동인으로도 참여했다. 1925년에는 한국 여성 시인 최초로 시집 『생명의 과실果實』을 간행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평론가, 극작가, 기자, 배우로 활동을 하며 5개 국어를 능통한 번역가였다. 영국 작가 애드거 앨런 포의 『상봉』,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과 게르하르트 하웁트만의 『외로운 사람들』을 최초로 번역했다.

그 외에도 단편소설 「처녀의 가는 길」(1920), 「칠면조七面鳥」(1921), 「외로운 사람들」(1924), 「탄실이와 주영이」(1924), 「돌아다볼 때」(1924), 「꿈 묻는 날 밤」(1925), 「손님」(1926), 「나는 사랑한다」(1926), 「모르는 사람같이」(1929) 등과 시 「동경」(1922), 「옛날의 노래여」(1922), 「거룩한 노래」 「시로 쓴 반생기」(1938), 시집 『애인의 선물』(1928) 등의 작품을 남겼다. 2000년까지 밝혀진 김명순의 작품은 시 86편(번역시 포함), 소설 22편(번역소설 포함), 수필·평론 20편, 희곡 3편 등이다.

그의 소설 작품은 인물에 대한 지적인 분석과 심리 묘사에 치중하고 있으며, 시 작품은 연정戀情, 자연의 아름다움, 추억 등을 노래한 것이 주류를 이룬다.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한 탄실은 그의 필명이자 아명이기도 하다. 일본 유학 중 당한 성폭력 사건 이후 각종 스캔들에 휘말리다 끝내 가난과 정신병을 이기지 못한 채 1951~1953년 무렵 일본 도쿄 아오야마 뇌병원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암울했던 식민시기와 더불어 기생의 딸이라는 낙인, 성폭력, 문단의 공격 등 여성에 대한 억압이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활동했다. 한국 최초의 여성 소설가로서 5개 국어를 구사하며 서양 문학을 조국에 선보인 번역가이기도 하다. '자유연애'를 역설하며 여성해방을 꿈꾼 신여성이자 선각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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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저에밀리 브론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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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ly Bronte,Emily Jane Bronte, 필명 : 엘리스 벨(Ellis Bell)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1818년 영국 요크셔주 손턴에서 목사인 패트릭 브론테와 마리아 브랜웰 사이에서 여섯 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그중 셋째 딸이 『제인 에어』로 영국 문학사에 길이 남은 작품을 쓴 샬럿 브론테다. 아버지는 목사였지만 문학에 조예가 깊었고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남매들은 10대 초반부터 산문과 시로 습작을 한다. 목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하워스 교구에서 자라났는데, 세 살 때 어머니가 사망하고 청소년기에 세 명의 언니들도 병사했다. 월터 스콧, 바이런, 셸리 등의 작품을 좋아했고, 이야기를 짓고 일기 쓰기를 즐겼다. 에밀리는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1818년 영국 요크셔주 손턴에서 목사인 패트릭 브론테와 마리아 브랜웰 사이에서 여섯 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그중 셋째 딸이 『제인 에어』로 영국 문학사에 길이 남은 작품을 쓴 샬럿 브론테다. 아버지는 목사였지만 문학에 조예가 깊었고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남매들은 10대 초반부터 산문과 시로 습작을 한다.

목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하워스 교구에서 자라났는데, 세 살 때 어머니가 사망하고 청소년기에 세 명의 언니들도 병사했다. 월터 스콧, 바이런, 셸리 등의 작품을 좋아했고, 이야기를 짓고 일기 쓰기를 즐겼다. 에밀리는 1847년 엘리스 벨이라는 남성의 가명으로 『폭풍의 언덕』을 출간한다. 목사의 딸로서 교사 생활을 잠깐 한 것이 전부인 평범해 보이는 그녀가 모든 사람에게 강렬한 충격을 주는 작품을 내놓은 것이다.

1846년 샬럿이 에밀리의 시를 발견하고는 출판사에 시집 출판을 문의하여 세 자매의 가명을 제목으로 한 공동 시집 『커러, 엘리스, 액튼 벨의 시 작품들』을 냈다. 1847년 에밀리의 『폭풍의 언덕』과 앤의 『아그네스 그레이』가, 그리고 샬럿의 『제인 에어』가 출간되었다. 언니 샬럿이 쓴 『제인 에어』가 출간 즉시 큰 인기를 얻으며 성공을 거둔 것과 달리 『폭풍의 언덕』은 출간 당시 작품 내용이 지나치게 야만적이고 잔인하며 비윤리적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에밀리는 마치 자신이 직접 그 폭풍을 맞은 듯, 작품을 출간한 이듬해인 1848년, 폐결핵에 걸려 30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다.

에밀리는 『폭풍의 언덕』이라는 한 권의 대작으로 국내 소설가로만 알려져 있으나, 영미권 대학의 영문학과에서는 중요한 시인으로서 인정받고 있다. 에밀리는 어릴 때부터 가족의 잇따른 죽음을 경험해야 했지만 상상력을 통해 “죽음에서 아름다운 생명을 불렀”으며, 피아노와 외국어를 독학하면서 좁은 집에 머물렀지만 “성스러운 목소리로, 현실의 세상에 대해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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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저샬롯 브론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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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otte Bronte

영국의 여류 소설가. 1816년 영국 요크셔주 손턴에서 성공회 목사인 패트릭 브론테와 마리아 브랜웰 사이에서 여섯 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5세에 어머니를 여의고 여덟살 때 네 자매가 함께 카우언브리지 기숙학교에 입학했으나, 극도의 열악한 환경으로 이듬해에 두 언니마저 폐결핵에 걸려 사망한다. 어린 샬럿에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남긴 이 경험은 훗날『제인 에어』(1847)의 로우드 기숙학교로 재현된다. 1825년부터 동생 에밀리 브론테와 5년간 집에서 독학으로 공부를 했으며, 샬럿은 시를 쓰기 시작한다. 여동생 에밀리는 『폭풍의 언덕』을, 앤은 『에그니스 그레이』
영국의 여류 소설가. 1816년 영국 요크셔주 손턴에서 성공회 목사인 패트릭 브론테와 마리아 브랜웰 사이에서 여섯 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5세에 어머니를 여의고 여덟살 때 네 자매가 함께 카우언브리지 기숙학교에 입학했으나, 극도의 열악한 환경으로 이듬해에 두 언니마저 폐결핵에 걸려 사망한다. 어린 샬럿에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남긴 이 경험은 훗날『제인 에어』(1847)의 로우드 기숙학교로 재현된다.

1825년부터 동생 에밀리 브론테와 5년간 집에서 독학으로 공부를 했으며, 샬럿은 시를 쓰기 시작한다. 여동생 에밀리는 『폭풍의 언덕』을, 앤은 『에그니스 그레이』를 쓴 작가들로서, 샬럿과 함께 이 세 자매를 문학사에는 [브론테의 자매들]이라고 부르고 있다.

1831년 로헤드 학교에 입학해 학업을 이어간 샬럿은 1835년부터 1838년까지 그곳에서 교사로 일한다. 1842년 자신의 학교를 설립하겠다는 꿈을 품고 벨기에 브뤼셀로 유학을 떠나, 에제 부인의 기숙학교에서 학생 겸 영어 교사로 2년간 지낸다. 이때의 경험이 『빌레뜨』(1853)의 바탕이 되었다.

1844년 영국으로 돌아온 후 1846년 에밀리, 앤과 함께 시집 『커러, 엘리스, 액턴 벨의 시』를 펴내고, 샬럿은 1846년부터 『제인 에어』를 쓰기 시작해, 1847년 커러 벨이라는 남성 가명으로 스미스사에서 책을 낸다. 『제인 에어』는 출간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샬럿은 작가로서 성공하게 된다. 여성의 희생과 순종을 강요하는 사회에 굴하지 않고 부당한 대우에 저항한 여성의 이야기는 당시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같은 해에 에밀리의 『폭풍의 언덕』, 앤의 『아그네스 그레이』도 출판되어 1847년은 브론테 가족에게는 물론 문학사에서 기념비적인 해로 기록됐다.

『제인 에어』에서 마지막 소설인 『빌레뜨』까지 여성의 경제적, 정치적, 정신적 독립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었던 그의 작품들은 당대에 ‘불온한 책’으로 취급되며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으나, 오늘날엔 선구적인 페미니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밖에 장편소설 『셜리』(1849), 처음으로 집필한 장편이지만 사후에야 출간된 『교수』(1857) 등을 남겼다

다음 해 동생 브랜웰과 에밀리가 폐병으로 죽고 막냇동생 앤까지 죽자 정신적인 충격으로 잠시 집필 활동을 중단한다. 그러나 곧 안정을 되찾고 집필 활동만이 자신을 어둠 속에서 꺼내줄 거라고 말하며 집필을 재개한다. 그사이 세 명의 남성들이 청혼했지만 모두 거절했다. 독신을 고집했던 샬럿은 1854년 아버지의 부목사인 아서 벨 니콜스에게 네 번째로 청혼을 받고 결혼한다. 샬럿은 늦은 나이에 결혼하여 39세에 임신하지만 동시에 여러 병이 겹쳐 결혼 9개월 만인 1855년에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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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저앤 브론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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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 Bronte

1820년 1월 17일, 영국 북부 요크셔주의 손턴에서 성공회 신부 패트릭 브론테와 마리아 브론테의 딸로 출생했다. 위로 네 언니 마리아, 엘리자베스, 샬럿, 에밀리와 오빠 브랜웰이 있었다. 한 살 때 어머니를 여의었으며, 집안일을 돌봐주러 왔던 손위 이모 아래서 보살핌과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어린 시절부터 남매들과 함께 놀이처럼 글을 쓰던 앤은 1831년, 샬럿이 로헤드 학교로 떠나고 나자 에밀리와 함께 가상 세계 ‘곤달’을 창조하여 이에 대한 산문과 시를 집필한다. 1835년, 로헤드 학교의 교사가 된 샬럿을 따라 학생으로 갔던 에밀리가 향수병으로 인해 집으로 돌아오고 앤
1820년 1월 17일, 영국 북부 요크셔주의 손턴에서 성공회 신부 패트릭 브론테와 마리아 브론테의 딸로 출생했다. 위로 네 언니 마리아, 엘리자베스, 샬럿, 에밀리와 오빠 브랜웰이 있었다. 한 살 때 어머니를 여의었으며, 집안일을 돌봐주러 왔던 손위 이모 아래서 보살핌과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어린 시절부터 남매들과 함께 놀이처럼 글을 쓰던 앤은 1831년, 샬럿이 로헤드 학교로 떠나고 나자 에밀리와 함께 가상 세계 ‘곤달’을 창조하여 이에 대한 산문과 시를 집필한다. 1835년, 로헤드 학교의 교사가 된 샬럿을 따라 학생으로 갔던 에밀리가 향수병으로 인해 집으로 돌아오고 앤이 그 자리를 대신하지만, 2년 후 심각한 병으로 앤 또한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1839년 가정교사 일을 시작했으며, 이때의 경험을 《아그네스 그레이》에 녹여낸다. 두 언니 샬럿, 에밀리와 함께 1846년, 커러, 엘리스, 액턴 벨이라는 필명으로 시집을 발표한다. 그리고 바로 이듬해인 1847년에 첫 소설 《아그네스 그레이》를, 그다음 해 6월에 두 번째 소설 《와일드펠 저택의 여인》을 출간한다. 《와일드펠 저택의 여인》의 성공 이후 앤은 더 좋은 작품을 쓰겠다고 다짐하지만, 1849년, 29세의 젊은 나이에 폐결핵으로 사망한다.
앤 브론테는 샬럿과 에밀리 브론테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져 있으나, 오늘날에 와서는 브론테 자매 중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급진적인 글을 썼다는 재평가가 이루어졌다. 특히 《와일드펠 저택의 여인》은 최초의 진정한 페미니스트 소설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BBC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소설’에 오르며 현대 사회에도 유효한 담론을 제시한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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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역이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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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나 브루클린과 마드리드에서 성장했다. 비교문학을 공부했으며, 여성과 소수자 문학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번역서로 버지니아 울프의 『누가 제인 오스틴을 두려워하랴』,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의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엘라 윌러 윌콕스의 『고독의 리듬』,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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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140*210*18mm
ISBN13
9791186643259

책 속으로

슬픔은 탐식가. 그 탐식을 내버려두라-
진정한 슬픔은 혀가 없는 법.
말문이 열리기 전에 광장에서 태워버려라-
그의 재마저도
아마 입을 열기를 거부할 테니.
---「슬픔은 생쥐」중에서

부서진 가슴을 안고 살 권리,
눈물을 감출 권리,
기나긴 세월을 버티며
영혼조차 따로 떨어져 있을 권리.
이것이 여성의 운명이며,
이것이 여성의 권리다.
세상에서 잊히는 것,
그리고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
---「여성의 권리」중에서

꾹 입술을 깨물고
내 안의 불가항력을 기다린다.
낳는다는 것은, 지금 이 순간,
내 안에서 폭발하듯 터져 나오는
단 하나의 진실한 창조.
이제 옳고 그름을 따질 틈도 없다.
지금, 첫 번째 진통이……
---「첫 번째 진통」중에서

노래는 세상의 아름다움에 바치는 우리의 응창. 우리는 억누를 수 없는 전율로 그 응창을 바친다. 천박한 사내들은 벌거벗은 여인의 젖가슴에 몸을 떨지. 우리는 아름다움의 애무에 피로 보답하기 위해, 아름다움의 무한한 부름에 응답한다. 그리고 두려움 속에서도 채찍질을 견디며 인생길을 걷는다. 우리, 순결한 우리는.
---「아름다움」중에서

내가 즐기는 날은 아무 일도 없는 날,
수첩 어디에도 약속이 적혀 있지 않은 날,
아무도 내 마음속 평화를 깨러 오지 않고,
아무도 나를 내 안에서 끄집어내어
한때 온전하던 나를 산산이 깨뜨리지 않는 날.
그들이 떠나고 다시 나 자신으로 돌아오기까지
나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람이라서

---「내가 즐기는 날들」중에서

출판사 리뷰

동서고금 역사에서 여성이 압도적인 역량을 발휘해 온 단 하나의 예술 분야를 꼽는다면, 그것은 단연 시(詩)다. 태고 때부터 중국, 일본, 인도, 중동, 유럽 등 고도화된 문명에서는 언제나 걸출한 여성 시인들이 존재했다. 그렇다고 여성이 시인으로서 인정받는 길이 평탄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타 예술 분야의 문호가 여성에게 사실상 거의 닫혀 있던 시대에도 시는 종이와 필기구, 그리고 후대에 자신의 작품이 필사될 수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만 있으면 충분했다.

‘세계 여성 시인선 100’이라는 부제가 붙은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는 기원전 2300년경 인류 역사상 이름이 기록된 최초의 작가인 엔헤두안나에서 한국 최초의 근대 여성 작가 김명순에 이르기까지, 지난 4천 년간 시(詩)라는 가장 내밀한 무기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 온 여성 100인의 슬픔과 열정과 고독의 연대기다. 이들에게 시는 단지 아름다운 언어가 아니라, 억압과 상실과 분노를 다른 방법으로는 분출할 수 없을 때 선택한 유일한 형식이었다. 서로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시인들은 시대도, 언어도, 고통의 이름도 달랐지만 이 책에서 이상하리만치 메아리가 겹친다.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여성 시인들의 시만을 그러모았기 때문이 아니다. 각 시 옆에 배치된 짧지만 날카로운 해설은 시인의 삶과 시대를 정면으로 직시하도록 설계되었다. 펜과 종이만으로 사랑의 열망을, 사별의 정적을, 혁명의 분노를, 분만대 위의 절대적 고독을 다스리고 자기 구원에 도달했던 시인들의 목소리는 에칭 스타일로 정교하게 복원한 초상과 맞물려 독자에게 텍스트 그 이상의 직관적인 전율을 선사한다. 또한 낡고 예스러운 어미를 과감히 걷어낸 현대적인 번역과 원문의 호흡을 살린 시행 구성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어로 시인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되살린다.

세계 문학사가 중심부에 놓지 않았던 여성 시인들의 목소리가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한 권에 처음으로 나란히 담겨 독자를 맞이한다. 슬픔에게 언어를 준다는 것은 형태 없는 고통이 비로소 ‘글’로 존재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며, 슬픔에 지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책에 담긴 시 100편이 그 증거다. 덧붙여 엔헤두안나, 술피키아, 알칸사, 미흐리 하툰, 이사벨라 휘트니, 나조 토키, 필리스 휘틀리, 파르빈 에테사미, 사이마 하르마야, 조이 데이비드먼 등 국내 처음 소개되는 시인의 작품들은 다양한 언어와 시대에 걸쳐 존재하는 여성시의 문학적 지평을 접하는 데 손색이 없을 것이다. 인류 최초의 작가는 여성이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리뷰/한줄평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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