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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고양이 〈나〉의 좌충우돌 인간 세상 관람기 나쓰메 소세키 연보 |
Natsume Soseki,なつめ そうせき,夏目 漱石,나츠메 긴노스케 夏目 金之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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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작가들이 가장 사랑한 고양이 문학의 시발점
★ 인간을 가장 유쾌하고도 다정하게 바라보는 소설 ★ 초여름의 조용한 창가에서, 고양이의 눈으로 다시 인간을 바라보다. 일본 문학은 왜 고양이를 사랑하게 되었을까 일본 문학에서 고양이는 단순한 동물이 아니다. 인간 곁에 가장 가까이 머물면서도 끝내 인간이 되지 않는 존재, 즉 사회 안에 있으면서도 한 발 떨어져 인간을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관찰자다. 그리고 그 시작점에는 바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있다. 1905년, 소세키는 이름 없는 고양이의 입을 빌려 일본 사회를 풍자하는 단편을 발표했다. 지나치게 점잖고 귀족적인 말투를 사용하는 이 고양이는 지식인들의 허영과 위선, 우스꽝스러운 자의식을 유쾌하게 드러냈고, 독자들은 그 낯설고 재치 있는 시선에 열광했다. 작품은 곧 장편으로 이어졌고, 이 소설로 인해 일본 문학에서 ‘고양이의 시선’이 하나의 전통으로 자리 잡는 출발점이 되었다. 소세키 이후 이어지는 고양이의 시선 이후 많은 일본 작가들은 고양이를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니라 인간을 비추는 거울처럼 사용하기 시작했다. 소세키의 제자이자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동료인 우치다 햣켄은 사라진 고양이를 찾아 헤매는 경험을 글로 남겼고,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고양이를 사이에 둔 인간관계의 집착과 욕망을 그려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속에서도 고양이는 반복해서 등장한다. 『태엽 감는 새 연대기』에서는 사라진 고양이를 찾는 일이 이야기의 시작이 되고, 『해변의 카프카』 속 고양이들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가와무라 겐키, 나쓰카와 소스케 같은 작가들이 고양이를 통해 인간의 외로움과 관계, 상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일본 문학 속 고양이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에 머물지 않고 인간 사회를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보면서도 인간의 욕망과 규칙으로부터는 미묘하게 비켜나 있는 존재로 묘사된다. 그래서 일본 작가들은 고양이의 눈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 왔다. 그리고 그 모든 시작에는 인간보다 더 인간을 정확하게 바라보았던 소세키의 고양이가 있었다. 지금 우리에게 다시 필요한 이름, 나쓰메 소세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바로 오늘의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100여 년 전 쓰인 소설이지만, 작품 속 인간들은 놀라울 만큼 지금의 우리와 닮았다. 아는 척하지만 외롭고, 체면을 지키려 애쓰지만 쉽게 흔들리며, 누구보다 이성적이라고 믿으면서도 사소한 감정에 휘둘린다. 소세키는 이름 없는 한 마리 고양이의 시선을 통해 인간 사회의 허영과 모순을 유쾌하게 비춘다. 그리고 독자들은 웃음을 터뜨리다가도 어느 순간 자신 역시 그 풍경 속 일부였음을 깨닫게 된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지금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는 누구보다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지만, 동시에 가장 빠르게 서로를 스쳐 지나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타인을 이해하기보다 판단하는 일이 익숙해진 지금, 소세키는 오래된 고양이의 눈을 통해 인간을 조금 더 천천히 바라보라고 이야기한다. 누군가를 함부로 단정하기 전에, 인간이라는 존재의 우스움과 외로움, 그리고 서툶을 먼저 이해해 보라고 말이다. 삶의 불안 속에서 문학을 길어 올리다 그의 문학 세계는 어쩌면 그의 삶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나쓰메 소세키는 1867년 태어나 1916년, 마흔아홉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신경쇠약과 위궤양으로 인한 내출혈은 평생 그를 괴롭혔던 불안과 고독을 짐작하게 한다. 그는 나쓰메 가문의 막내로 태어났지만 집안 사정으로 어린 시절 양가에 보내졌고, 평생 친부모와 양부모 사이에서 깊은 정신적 혼란과 외로움을 안고 살아야 했다. 이후 영국 유학 시절에는 극심한 고립감과 부적응 속에서 신경쇠약에 시달리기도 했다. 문학은 그런 그에게 단순한 창작 활동이 아니라 삶을 견디기 위한 방식이었다. 인간 내면의 불안과 외로움, 사회 속에서 느끼는 부조리와 고독을 누구보다 섬세하게 이해했던 그는, 짧은 작품 활동 기간에도 불구하고 일본 근대문학의 흐름을 바꾸는 작품들을 남겼다. 이후 수많은 작가가 그의 영향을 받았으며, 오늘날까지도 소세키는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남아 있다. 옮긴이의 한마디 셋째로 들 수 있는 특징은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이라 할 수 있는, 넘치도록 풍성한 풍자와 해학이다. 고양이의 좌충우돌 인간 세상 관람기가 그야말로 폭소를 자아낸다. 한 예로 고양이 〈나〉의 주 관찰 대상인 영어 선생의 이름을 보자. 선생의 이름은 진노 구샤미이다. 진은 일본의 재래종 애완견이다(귀염성 있고 또랑또랑하게 생긴 시추를 상상하면 좋을 듯하다). 구샤미는 〈재채기〉란 뜻이다. 영어 선생의 이름인즉, 재채기하느라 찌그러진 진처럼 못생긴 얼굴이다. 절로 웃음이 나온다. 물론 이런 풍자와 해학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동서양을 넘나드는 박학함으로 무장한 소세키의 언어 감각이다. (중략) 넷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풍자와 해학 뒤에 숨어 있는 인간사의 비애와 시대와 사회를 향한 싸늘한 비평 의식이다. 평소 우리네도 지나치게 웃다 보면 눈물이 찔끔 나오곤 하는데, 이는 도를 넘는 재미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웃음이 지나간 후의 허망함 때문일 수도 있고, 별것 아닌 것 가지고 왜 그리 웃었나 싶은 의구심 때문일 수도 있고, 또는 그 의구심 뒤에 숨어 있는 남모르는 탄식과 절망 때문일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