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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나를 부르는 환희, 자연
자연의 언어 12 자연과 제도 20 자연은 어디에서나 아름답다 24 아름답고 우울한 구름 29 하늘에 떠가는 지상의 존재 34 즐거운 정원 42 숲으로 이어진 길 53 고독하고 의연한 나무들 55 농가 60 봄의 발걸음 64 나비 68 여름 24 오래된 나무에 대한 탄식 82 대립 91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길목 99 지나간 여름날의 빛 108 가을의 숲 112 2부 유년 시절의 기억, 향수 유년 시절의 마법사 120 고향의 다리 162 소박한 욕구 167 또 다른 환상 171 고향의 낯선 풍경 172 마울브론 수도원 회랑에 서 있던 분수 174 자신 속에 간직하는 고향 182 3부 나를 움직이는 힘, 인간 안과에서 188 인간의 위대함 192 낙원의 발견 194 외면 세계의 내면 세계 197 우주의 리듬 200 풀 베는 사람의 죽음 201 진정으로 아름다웠던 풍경의 잔재 앞에서 210 꿈 216 수채화 222 최초의 발견 232 글쓰기와 필체 234 고요히 꽃에 몰두하듯이 248 내면의 문 249 선한 마음 251 평준화에 대한 저항 253 4부 존재의 의미, 예술 어린 예술가 256 자연을 바라보는 예술 257 음악 260 언어 274 언어 취미와 언어 감각 286 조그마한 차이 291 언어 안에서 살기 293 책들의 세계 296 진실하게 말하는 능력 300 돈키호테와 풍차 302 예술의 기능 307 예술의 비밀 309 5부 일상의 기적, 여행 어린 소년이었을 때 312 뗏목 여행 314 여행의 즐거움 324 미학적인 충동 327 독일의 얼굴 위에 핀 주근깨 332 베른의 고지대 알프스 산중의 오두막 앞에서 336 옮긴이의 말 344 작품 출처 347 |
Hermann He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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杜幸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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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들은 영원히 방랑하는 것들, 모든 이상과 갈망, 향수의 영원한 상징이다. 또한 그것들은, 땅과 하늘 사이에서 수줍으면서도 꿈꾸듯, 그리고 저항하듯 매달려 있다. 그처럼 인간들의 영혼도 시간과 영원 사이에서 수줍어하고 꿈꾸면서, 그리고 저항하면서 매달려 있다.
오오, 구름이여, 아름다우면서도 쉴 새 없이 떠다니는 존재여!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그것을 사랑했지만 구름을 바라보면서 나 역시 구름이 되어 삶 속을 떠다니게 되리라는 것은 알지 못했었다. 여기저기 낯선 곳을 방랑하면서, 시간과 영원 사이에서 떠다니면서 살아가게 되리라는 것을. --- 「아름답고 우울한 구름」 중에서 늦여름의 태양이 작열할 때면, 단단해진 잎사귀들 속에서 포도알은 푸른색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밤이 되면 내 서재에 켜 둔 등불 주위로 수천 마리의 작은 나비들이 보석처럼 반짝이며 날갯짓을 하고 흰무늬가 섞인 노랑나방들과 풍뎅이들은 윙윙 소리를 낸다. 아침이 되면 정원에는 흐릿하게 반짝이는 커다란 거미줄 사이에 맺힌 이슬방울들이 벌써 가을의 빛깔을 띠고 있다. 한 시간쯤 지나서야 땅과 식물의 세계는 침묵 속에서 밤새 빨아들인 열기를 수증기로 내뿜는다. 여름과 가을 사이에 맛볼 수 있는 이런 날들을 나는 어린 시절부터 무척이나 사랑했다. ---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길목」 중에서 고향이라는 말을 우리는 여러 가지로 이해할 수 있다. 고향은 하나의 풍경일 수도 있고, 하나의 정원 혹은 하나의 공장일 수도 있다. 어떤 때는 종소리가, 어떤 때는 냄새가 고향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골짜기에 흐르는 강물 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혹은 교회당 안에서 들리는 오르간 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그 속에서 고향이 지닌 모든 마법의 힘에 감싸일 수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자기 어머니가 구웠던 것과 같은 감자 냄새를 맡았을 때, 혹은 양파 냄새가 약간 곁들여진 익숙한 음식 냄새를 맡았을 때, 마음속 깊이 고향 냄새를 느끼면서 진정으로 살아 있는 감동을 맛보는 것이다. --- 「소박한 욕구」 중에서 시간은 흘러간다. 그러나 지혜는 그 자리에 머물면서 형식과 의식을 바꾼다. 그러면서도 늘 같은 사실에 근거한다. 인간이 자연의 섭리 안에 있다는 것, 우주의 리듬 속에 배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만약에 불안한 시대가 인간을 다시 그 질서로부터 벗어나게 하려고 애쓴다면, 겉으로는 만족스러워 보일지라도 우리는 항상 노예 상태로 살게 될 것이다. 마치 오늘날 아주 해방되어 보이는 것 같은 인간이 사실은 돈과 기계에 얽매인 의지 없는 노예이듯이. --- 「우주의 리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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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과 고향에 대한 추억, 여행과 방랑에 대한 동경
1877년, 독일 소도시에서 개신교 목사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나 1962년 스위스의 몬타뇰라에서 사망하기까지 헤르만 헤세는 삶의 여러 굴곡을 겪은 작가였다. 정원이 있는 작고 아담한 고향집을 그리워하면서도 늘 배낭을 메고 낯선 곳을 찾아 떠나는 방랑자의 삶을 동경하던 작가는 여러 산문과 시를 통해 유년의 기억을 들춰 보며 부모와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그의 감수성의 발자취를 따라나선다. 형식적이며 위선적이기까지 하던 어른들의 세계와, 어른이 되었지만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어른들의 세계를 바라보던 작가의 시선이 어우러지면서 우리 모두 마음속에 똑같은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자연과 예술에 대한 사색, 떠남과 머묾에 대한 갈망 작가 헤세는 다양한 분야에서 그의 예술성을 드러냈다. 시와 소설은 물론이며, 음악에도 조예가 깊었고, 그림 솜씨 뛰어나 화가로서의 삶을 살기도 했다. 이 책에 실린 그림은 전부 헤세가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솔직한 시선으로 화폭에 옮긴 것들이다. 나비, 구름, 가을 숲과 겨울 산 등 유독 자연에 대한 묘사가 많은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자연이야말로 헤세가 느낀 모든 경이로움의 원천이며 그가 행복과 지혜를 느끼던 통로이자 유일한 친구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처럼 그의 삶 모든 것이 그의 작품 안에 녹아 있다. 늘 한곳에 정착하기 원했으면서도 낯설고 신비로운 세계를 더 깊이 알기 원했던 그의 예술가적 기질이 그의 글과 그림 곳곳에 남아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깊은 감동을 준다. 정신과 향수에 대한 고뇌, 삶과 사람에 대한 애정 반전주의자로서 조국이 벌인 전쟁을 비판했던 그는 전쟁에 대한 그 어떤 입장도 표명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그로 인해 많은 비판을 듣기도 했다. 그런 어려움으로 인해 마음의 병을 얻기도 했으나 그는 삶과 사람에 대한 애정으로 그 어려움을 이겨냈다. 정치적 이해타산과 인간 대 인간의 폭력, 이익과 대립을 이유로 분열되어 그어진 여러 경계선, 인간이 가진 원초적인 기능마저 말살하려는 전쟁 앞에서 작가로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삶의 경이로움을 느끼는 일이었다. 현실을 떠나 낯선 세계를 갈망하는 그의 모습은 도피자의 행위로 이해될 수도 있었지만 그 이면에 담긴 그의 진심을 통해 그가 얼마나 조국을 사랑하고 인간의 인간다움을 꿈꾸었는지를, 그리하여 자연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의 삶을 위로하고자 하는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에 실린 57편의 작품은 헤세의 유년과 고향에 대한 추억, 여행과 방랑에 대한 동경, 자연과 예술에 대한 사색, 떠남과 머묾에 대한 갈망, 정신과 향수에 대한 고뇌, 삶과 사랑에 대한 애정까지 작가로서, 화가로서 그의 다양한 생각의 틈을 엿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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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해진 일정과 연일 쏟아지는 업무 속에서 책을 통해 꿈과 삶과 길을 돌아볼 여유도, 배짱도 없어진지 오래다. 그러나 메마른 감상으로 일상의 기적을 갈망하는 내게 변함없는 위로와 따스한 쉼을 주는 책은 헤르만 헤세의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가 아닐까 싶다. 일생 동안 인간의 본성에 대해 고뇌했던 헤세에게 그리움의 필연적 대상은 고향과 자연과 예술이었다. 헤세는 자신이 사랑한 모든 의미의 집약인 고향에 영원한 향수를 느꼈고, 자연의 경이로움 속에서 시인들과 현자들의 형제가 되었으며, 운명의 고통스러운 상처를 사랑의 손길로 보듬는 예술을 사랑했다.
헤세는 이 책을 통해, 한 평 남짓의 공간과 한 세기도 못 되는 시간을 영위하는 우리를 무한과 영원의 세계로 인도한다. - 홍정욱 ((전)헤럴드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