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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싱크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4
1. 두 세계 7 2. 카인 37 3. 예수 옆에 매달린 강도 69 4. 베아트리체100 5.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몸부림친다134 6. 야곱의 싸움161 7. 에바 부인197 8. 종말의 시작235 역자 해설252 헤르만 헤세 연보264 또 하나의 해설274 |
Hermann He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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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기억해보면, 데미안은 두려움이 없는 자들과 비겁한 자들에 관해 얼마나 특이하게 말했던가! 카인의 이마에 찍힌 표지에 관해 얼마나 기이한 해석을 내렸던가! 그럴 때면 어른 같은 그의 야릇한 눈은 얼마나 기묘하게 빛을 발했던가! 그러자 내 머릿속에 모호지만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 p.46 나는 베아트리체와 단 한마디도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녀는 당시의 내게 깊은 영향을 끼쳤다. 그녀는 내 앞에 자신의 영상을 세워 둠으로써 내게 어떤 신성한 곳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 주었고, 나를 신전에서 기도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 p.117 나는 주저 없이 그에게 대답했다. “제가 혼자 지내며 쩔쩔매던 시절이 있었죠. 그때 문득 옛날에 알던 한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그는 정말 아는 게 많은 친구였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지구의 표면에서 뛰쳐나오려는 새를 그렸습니다. 그걸 친구에게 보냈습니다. 얼마 뒤 내가 더이상 기대도 안 하고 있는데, 쪽지 하나가 수중에 들어왔습니다. 거기에는 다음처럼 적혀 있었습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알을 깨고 나오려고 몸부림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삭스이다.’ --- p.1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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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으로부터 솟아 나오려는 것을
살아 보려 한 것밖에 없는데, 그것이 왜 그리 어려웠을까?”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여는 이 문장은, 어쩌면 시대와 세대를 막론하고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인간의 고백일 것이다. 1919년, 헤세는 이 소설을 자신의 본명이 아닌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발표했다. 마치 소설 속 주인공이 자신의 진짜 이름을 찾아가듯, 작가 역시 자신을 감춘 채 세상에 이 이야기를 내놓은 것이다. 「데미안」은 단순한 성장소설이 아니다. 한 인간이 부모와 사회가 정해준 '밝은 세계'의 안온함을 떠나, 스스로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두운 세계'와 대면하며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고통스러운 이야기다. 어린 싱클레어는 불량소년 크로머에게 협박당하며 처음으로 선악의 경계가 무너지는 경험을 한다. 그리고 그 위기의 순간, 신비로운 소년 데미안이 나타난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전혀 다른 방식의 사고를 제시한다.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뒤집어 해석하고, 선과 악이 하나로 통합된 신 '아프락사스'를 이야기하며, 세상이 정해놓은 이분법적 도덕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 소설이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이유는, 헤세가 던지는 질문이 조금도 낡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전히 타인이 정해놓은 기준,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진짜 자신의 목소리를 잃어버리곤 한다. 싱클레어가 그러했듯, 우리 역시 "알을 깨고 나오는" 고통 없이는 진정한 자기 자신에 도달할 수 없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 소설에 담긴 시대적 맥락이다. 「데미안」은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문명의 파국을 배경으로 쓰였다. 소설의 마지막, 싱클레어가 전장으로 향하는 장면은 개인의 성장과 시대의 붕괴가 맞물리는 지점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데미안」은 편하게 읽히는 소설이 아니다. 그러나 바로 그 불편함, 스스로에게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들 역시 이 책이 백 년 넘게 사랑받아온 이유다. 자기 자신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독자라면, 이 얇은 책 한 권이 던지는 무게를 결코 가볍게 넘기지 못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