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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1. 브라만의 아들 2. 사마나들 곁에서 3. 고타마 4. 깨어남 제2부 1. 카말라 2. 어린애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3. 윤회 4. 강가에서 5. 뱃사공 6. 아들 7. 옴 8. 고빈다 용어 해설 헤르만 헤세 연보 헤르만 세세와 『싯다르타』 해설 |
Hermann He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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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는 생각에 잠겨 걸음을 더욱 늦추며 자신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너는 그동안 배웠던 가르침에서, 또 스승들에게서 무엇을 배우고 싶었던가? 많은 것을 가르쳐 준 그들조차 끝내 너에게 가르쳐 줄 수 없었던 것은 무엇인가?’ 그러자 그는 다음과 같은 답을 찾았다.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은 바로 나 자신, 즉 ‘자아’의 의미와 본질이었다. 내가 벗어나고 싶었던 것도, 극복하고 싶었던 것도 바로 이 나 자신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이겨 낼 수 없었다. 그저 자아를 속일 수 있었을 뿐이고, 그것에게서 달아나거나 그 앞에 숨을 수 있었을 뿐이다. 참으로 이 세상에 내 생각을 이토록 오래 붙들 어 둔 것은 없었다. 내가 살아 있다는 이 수수께끼, 내가 하나의 존재로서 다른 모든 존재와 떨어져 있고, 구별되어 있다는 이 수수께끼, 내가 싯다르타라고 하는 이 수수께끼 말이다! 그런데도 이 세상에서 내가 나 자신, 싯다르타에 관해 가장 조금 알고 있다!’ --- p.55 싯다르타는 미소를 띤 얼굴로 멀어져 가는 고빈다를 바라보았다. 그는 여전히 그를 사랑했다. 충실하지만 두려움이 많은 그 친구를. 그런데 이 순간, 그 놀라운 잠에서 깨어난 뒤의 이 아름다운 시간에, ‘옴’으로 충만해진 그에게 사랑스럽지 않은 사람이나 사물이 어찌 있을 수 있었겠는가? 잠 속에서, 또 ‘옴’을 통해 그에게 일어난 마법은 바로 이것이었다. 그는 모든 것을 사랑했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향한 기쁜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는 알 것 같았다. 이전에 자신이 그토록 병들어 있었던 까닭은, 아무것도, 아무도 사랑할 수 없었다는 데에 있었다. --- p.123 이른 아침, 아직 해가 모습을 드러내기도 전에 바수데바가 외양간에서 나와 친구 곁으로 다가왔다. “잠을 못 잤군요.” 그가 말했다. “아니오, 바수데바. 나는 여기 앉아 강의 소리를 들었소. 강은 내게 많은 것을 말해 주었소. 그리고 나를 치유해 주는 생각, 곧 하나임의 생각으로 내 마음을 깊이 채워 주었소.” “당신은 고통을 겪었소, 싯다르타. 하지만 내가 보기에, 당신의 마음에는 슬픔이 들어오지 않았군요.” “그렇소, 사랑하는 친구여. 내가 어찌 슬퍼할 수 있겠소? 한때 부유하고 행복했던 나는 이제 그보다 더 부유하고 더 행복해졌소. 내게 아들이 주어졌으니까요.” --- p.1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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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삶과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가 순례 끝에 완성한 영원한 고전 『싯다르타』는 인도의 구도가 고타마 붓다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가상의 인물 싯다르타의 일생을 통해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영적 성장의 정점을 그려낸 소설이다. 엄격한 경건주의 집안에서 태어나 목사의 길을 강요받고 극심한 청년기 붕괴와 자살 시도를 겪는 등 평생토록 '자기 자신으로 이르는 길'을 찾아 헤매던 방황하던 헤세 자신의 삶이 그대로 투영된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다. 헤세는 이 소설을 통해 지식은 남에게 배울 수 있으나 지혜는 스스로 부딪히고 깨져야만 얻을 수 있다는 진리를 전하며, 독자들이 맹목적인 복종에서 벗어나 각자의 내면을 향해 눈을 돌리도록 이끌고 있다. 소설 속에서 위대한 스승 고타마의 가르침을 벗어나 홀로 일어선 싯다르타의 모습은 스승의 권유나 종교적 굴레를 거부하고 자신만의 사유와 예술의 길을 개척해야만 했던 헤세의 치열한 예술적 독립 선언과도 깊이 닮았다. 삶의 모든 순간은 헛되지 않다 이 책이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삶이란 도달해야 할 완성형의 정답이 아니라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과 같다는 점이다. 싯다르타가 스승을 떠나 고행하고, 또 거부했다가 갑자기 세속적인 부와 쾌락에 빠지고, 나중에는 강가에서 뱃사공이 되는 등 삶의 굴곡이 크지만, 헤세는 사건 자체보다 '그때 그의 마음이 어떻게 흔들리고 깨달았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싯다르타가 도박과 방탕에 빠져 세속적인 삶을 살았을 때조차 헤세는 그것을 단순한 타락으로 그리지 않았다. 그 경험을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온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소중한 양분으로 삼았듯이 삶의 모든 순간은 버릴 것이 없으며 그 자체로 온전한 진리라는 깨달음을 선사한다. 오늘날 우리는 타인의 성공과 기준 속에서 살아가며 역설적으로 깊은 공허함을 느끼곤 한다. 헤세는 싯다르타의 여정을 통해 방황과 실패가 헛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내 삶의 모든 경험을 자양분으로 삼아 타인의 기대를 내려놓고, 오직 나 자신으로 바로 서는 단단한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음을 강조한다. 『싯다르타』는 철학적이고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어서 쉽게 읽히지만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소설이 우리에게 깊은 위로가 되는 이유는, 싯다르타가 겪는 그 모든 방황과 모순이 결국 완벽한 성자가 되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진짜 나’를 찾아가는 지극히 인간적인 여정이기 때문이다. 화려한 성공이나 대단한 깨달음보다,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온몸으로 겪어낸 끝에 평범한 강가에서 비로소 마음의 안정을 찾는 그의 모습은 치열하게 흔들리며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과 정확히 포개어지며 묵직한 공감을 자아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