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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세계 11카인 42도둑 73베아트리제 103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몸부림친다 135 야곱의 싸움 161 에바 부인 194 종말의 시작 232 작품해설 245 헤세의 생애와 문학 247 헤르만 헤세연보 269 |
Hermann He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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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적인 것과 악마적인 것이 혼재된 세계 속에서 자신만의 험난한 내면의 길을 탐구하다.’
10대 시절은 마치 안전하고 따뜻한 집을 벗어나 낯선 정글로 걸어 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은 바로 이렇게 한 인간이 인간성의 이념에 따라 성숙할 때까지 영혼이 발전해 나가는 과정을 묘사한 자전적 교양 소설입니다. 주인공 싱클레어는 부모님의 따스한 애정으로 보호받는 ‘밝은 세계’에 살고 있었지만, 어느 날 프란츠 크로머라는 조악한 녀석에게 도둑질과 거짓말을 강요받으며 공포에 가득 찬 이중생활로 끌려가게 됩니다. 부모님께 말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 싱클레어의 모습은, 어른들의 튼튼한 보호막에 금이 가고 처음으로 세상의 어두운 면과 마주하며 방황하는 우리 청소년들의 모습과 아주 닮아 있습니다. 절망에 빠진 싱클레어 앞에 나타난 구원자가 바로 전학생 막스 데미안입니다. 침착하고 단일적인 세계의 사자인 데미안의 인도로 싱클레어는 크로머의 괴롭힘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싱클레어는 남들이 정해준 정답이나 규칙을 무조건 따르는 대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자 자기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는 험난한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사춘기를 겪으며 싱클레어는 숱한 방황과 심적 갈등을 겪습니다. 그때 데미안이 보낸 한 장의 쪽지는 이 소설의 가장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몸부림친다. 그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여야 한다.” 여기서 알은 부모님의 품, 익숙한 학교의 규칙, 어릴 적의 안전한 세계를 뜻합니다. 진정한 어른, 즉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서는 나를 감싸고 있던 익숙하고 안전한 껍질을 스스로 깨부수는 아픔과 혼란을 기꺼이 겪어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알을 깬 새가 날아가는 곳은 신적인 것과 악마적인 것을 동시에 내포한 상징적인 신 ‘아브락사스’입니다. 환희와 공포, 성스러운 것과 추악한 것, 깊은 범죄와 순진한 무죄 등 세상의 모든 모순적이고 대립적인 양극성을 한 몸에 지닌 아브락사스를 통해, 싱클레어는 세상이 단순히 선과 악으로만 나뉘지 않으며 내 안의 밝고 어두운 모든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함을 깨닫습니다. 긴 방황 끝에 싱클레어는 데미안의 어머니인 에바 부인에게서 꿈속 사랑의 상을 발견하고 그녀를 향한 무한한 사랑 속에서 영혼의 안식을 얻습니다. 이후 전쟁터에 끌려가 부상을 당한 싱클레어는, 곁에 누운 데미안이 전해주는 에바 부인의 키스 속에서 마침내 영원하고 대립적·단일적인 신과 하나가 되는 합일을 이룹니다. 결국 싱클레어를 이끌어준 데미안은 외부의 특별한 친구가 아니라, 껍질을 깨는 치열한 고통 끝에 싱클레어 스스로가 도달해 낸 완성된 내면의 자아 그 자체였던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