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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골목
낯선 여인의 편지 불타는 비밀 역자 해설 5. 슈테판 츠바이크 연보 |
Stefan Zwe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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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느낀 것은 오직 이런 감정뿐이었다. 아무것도 나를 위해 일어나고 있지 않았지만, 그 모든 것이 이상하리만치 내 것이기도 하다는 느낌.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이 바라볼 때 비로소 삶을 가장 깊고 가장 진실하게 체험하게 되는, 더없이 충만한 그 감각이었다. 그것은 내 내면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생명의 샘과도 같은 것이어서, 나는 낯선 세상에 발을 들일 때마다 언제나 쾌락처럼 그 감정에 사로잡히곤 했다.
--- p.11 그러나 모퉁이에 이르러, 몸을 돌리기 전에 나는 다시 한번 뒤를 돌아보았다. 내 시선이 그에게 닿자, 그는 흠칫 몸을 추스르더니, 결심한 듯 벌떡 몸을 일으켜 문 쪽으로 달려갔다. 그가 서둘러 문을 열어젖히는 순간, 그의 손에서 금속이 번쩍 빛났다. --- p.35 이 모든 사소하고 우스꽝스러운 일들을, 저는 사랑하는 당신께 소상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는 당신이 저처럼 수줍고 겁 많은 계집애에게 처음부터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미쳤는지 이해시켜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당신이 제 삶의 한가운데로 들어오시기 전부터 당신의 주변에는 어떤 빛의 무리가, 이를테면 풍요로움과 독특함, 비밀스러움 따위가 감도는 것 같았습니다. --- p.42 저는 긴장과 감동을 번갈아 맛보며 언제나 당신을 찾아 헤맸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당신 주머니 속에 들어 있는 시계가 초조하게 어둠 속에 웅크리고 앉아 시간을 세고 또 재고 있는데도, 그 시곗바늘의 떨림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또한, 당신이 가는 길에서 언제나 작은 가슴을 두 방망이질 하고, 몇백만 번의 초침을 똑딱거려도, 단 한 번의 가벼운 눈길도 받지 못하는 시곗바늘의 긴장처럼 말입니다. --- p.50 밖에는 어둠이 압박하듯 내려앉고 있었다. 커다란 비구름이 잿빛 손을 그들에게 뻗쳐, 점점 더 어두운 그림자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사람들은 침묵으로 인하여 더욱더 압박감을 받는 것 같았다. 어머니와 아이의 대화는 거의 위협적일 정도로 조용한 분위기가 되는 가운데 점점 더 강제적이고 가식적으로 보였지만, 그는 그러한 상황이 거의 끝나 가고 있음을 느꼈다. 그는 실험을 하나 해 보기로 했다. --- p.106 이제 초조한 사냥꾼이 사냥감에 다가갈 시간이 된 것 같았다. 이번 경우에 마치 가족처럼 세 명이 함께한다는 것이 남작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 셋이 수다를 떠는 것이 불만스럽지는 않았지만, 그것이 그의 본래 의도는 아니었다. 욕정을 가리는 가면을 쓰고 이렇게 어울리는 것이, 남자와 여자 사이에 일어날 에로틱한 상황을 지연시키며, 대화에서 열정을, 즉 공격에서 불을 없앤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 p.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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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골목』
인간의 선의와 폭력, 화해와 파멸이 마지막 순간까지 공존하는 것을 상징하면서, 동시에 인간이 타인의 운명 앞에서 개입할 것인가 방관할 것인가를 끝까지 묻는 개인의 비극으로 읽히는 작품이다. 『낯선 여인의 편지』 사랑의 헌신뿐 아니라 타인을 진정으로 바라보고 기억하는 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작품으로, 기억과 망각, 사랑과 고독을 섬세한 심리 묘사를 통해 어느 한 사람에게는 삶의 전부였던 사랑이 다른 사람에게는 기억조차 남지 않는 아이러니를 그리고 있다. 『불타는 비밀』 사춘기 소년의 고독한 성장을 그린 단편이지만, 제일 차 세계 대전 이전, 청소년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던 당시 교육과 성장기 청소년의 위기에 관한 어른들의 무관심을 표현하면서 당대 윤리의식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