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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사람들
1막 2막 3막 4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지은이 연보 옮긴이에 대해 |
Anton Pavlovich Chekhov,Антон Павлович Чехо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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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냐 : 우리는 쉬게 될 거야! 천사들의 소리를 들을 거야. 온 하늘이 다이아몬드로 가득 찬 걸 보게 될 거야, 온 세상을 채울 자비 속으로 이 세상의 모든 악과 우리의 모든 고통이 가라앉는 걸 보게 될 거야. 그러면 우리 삶은 고요하고, 다정하고, 어루만지는 손길처럼 달콤해질 거야. 나는 믿어, 믿고 있어…. (손수건으로 보이니츠키의 눈물을 닦아 준다.) 불쌍한 삼촌, 불쌍한 바냐 삼촌, 왜 울어…. (눈물을 머금고) 삼촌은 살면서 기쁨을 모르고 살았지만, 기다려, 바냐 삼촌, 기다려…. 우리는 쉴 거야…. (보이니츠키를 껴안는다.) 우리는 쉬게 될 거야!
--- p.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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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삶은 비극이라기엔 초라하고, 희극이라기엔 쓰라리다”
체호프가 〈바냐 삼촌〉에 붙인 수수한 부제 “시골 생활의 장면들”이 암시하듯, 이 작품에는 격렬한 사건이나 영웅적 행위가 없다. 대신 오늘을 버텨 내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잔잔하게 흐른다. 하지만 그 잔잔한 수면 아래에는 삶의 피로와 상처, 상실감이 묵직하게 소용돌이치고 있다. 은퇴한 교수의 영지를 25년간 일구며 자신의 삶을 통째로 저당 잡혔음을 깨달은 바냐의 절규, 짝사랑의 아픔 속에서도 묵묵히 영지의 실무를 도맡는 단단한 소냐, 이상과 현실의 깊은 골짜기에서 지쳐 버린 의사 아스트로프, 삶의 방향을 잃고 무력감에 침묵하는 옐레나, 그리고 나이 듦과 소외의 공포에 떠는 세레브랴코프 교수까지, 〈바냐 삼촌〉에는 선인도 악인도 없다. 다만 저마다의 모양으로 상처받은 이들이 있을 뿐이다. 체호프는 그 누구도 손가락질하거나 악역으로 단정 짓지 않는다. 무대 위 고통은 장엄한 형태를 취하지 않으며, 오늘과 판박이인 내일을 마주해야 하는 고단함으로 다가온다. 4막의 고요 속에서 주판알을 튕기며 “우리는 쉴 수 있을 거예요”라고 되풀이하는 소냐의 주문 같은 대사는 관객과 독자의 마음에 열린 위안과 깊은 여운을 남긴다. 책을 덮는 순간 독자는 불현듯 자기 안에서 바냐의 후회와 소냐의 인내, 아스트로프의 피로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19세기 러시아 시골 영지를 배경으로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을 살아 내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