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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머리에
귀여운 여인 사랑이란 입맞춤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약제사 부인 어느 관리의 죽음 카멜레온 불행 작품 해설 안톤 체호프 연보 |
Anton Pavlovich Chekhov,Антон Павлович Чехо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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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여인」
귀여운 여인 올렌카는 자신의 영혼과 진실한 마음을 누구한테든 바쳐야 하는 인물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아껴주고 그와 동일한 감정을 느끼지 않고는 한시도 살아가지 못한다. 극장주 쿠킨, 목재상 푸스토발로프, 수의사 스미르닌, 스미르닌의 아들 사샤까지 올렌카가 만난 남자들은 그녀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이유는 없다. 그냥 그녀의 본성이 누군가를 진실로 사랑하고 아껴줘야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동정심에서 그다음에는 에로스적 사랑의 감정으로 그리고 나중에는 모성애로 그들을 감싼다. 「사랑이란」 알료힌은 대학 졸업 후 시골에서 농장을 경영하고 있다. 지식인 출신이라는 이유로 마을 재판소의 명예 치안판사가 된다. 재판소 차장 루가노비치의 집에 갔다가 알료힌은 루가노비치의 아내인 알렉세예브나의 매력에 빠져 첫눈에 사랑하게 된다. 그녀의 강렬한 아름다움, 사랑스러운 눈동자를 잊지 못한다. 루가노비치 부부는 정성껏 알료힌을 대접한다. 그럴수록 알료힌은 괴로워한다. 그녀를 무척이나 사랑하지만 사람들의 이목과 루가노비치의 가정을 위해 사랑의 감정을 마음속 깊이 숨긴다. 그녀도 알료힌의 사랑을 눈치채지만 조심스럽게 모른 체한다. 시간이 흘러 알렉세예브나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매사에 불만투성이에 침울한 성격이 된다. 루가노비치가 지방 장관으로 발령받아 떠나고 그녀는 의사의 권유로 요양을 떠나게 된다. 알료힌은 기차에서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키스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알료힌은 과거의 소심했던 자신을 한탄한다. 「입맞춤」 포병 장교 랴보비치는 수줍음이 꽤 많다. 천성이 그렇다. 부대 이동 중 어느 마을의 퇴역 장군이 장교들을 초대한다. 파티에서 랴보비치는 저택에서 길을 잃고 잘못 들어간 어느 방에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어느 여인의 키스를 받는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은 랴보비치를 자신의 연인으로 착각했던 것이다. 방이 어두웠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랴보비치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저택을 떠나 부대에 와서도 내내 그 생각뿐이었다. 동료들의 놀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랴보비치는 그 키스에 대한 기억에서, 상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마침내 그 입맞춤은 운명의 장난이었으며, 파티와 키스, 정체 모를 여인에 비하면 자신의 생활이 너무나 초라하고 형편없다고 느낀다. 우연한 키스 이후 상념에 젖은 랴보비치의 심리가 마을과 자연 묘사를 통해 애잔하고 서정적으로 전달되어 독자들의 마음은 애수에 빠진다.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중년의 은행원 구로프는 얄타 해변에서 만난 여인 안나와 하룻밤 사랑을 나누고 헤어진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짧은 만남을 못 잊고 서로를 그리워한다. 별 의미 없는 가벼운 연애가, 각자 가정으로 돌아간 뒤 그리움과 진정한 사랑으로 변한 것이다. 남의 눈을 피해 서로 만남을 지속하면서 구로프와 안나는 비로소 사랑을 깨닫지만 서로 가정이 있기에 괴로워한다. 두 사람 앞에 기다리는 것은 갈등과 고난뿐이다. 가정을 버릴 수도 없고 사랑을 놓치기도 싫다. 둘은 내밀한 만남을 지속하면서 사랑의 행복과 미래에 대한 고민 속에서 끊임없이 갈등한다. 「약제사 부인」 늦은 밤 젊고 아리따운 약사 부인이 잠을 못 이룬다. 약사인 남편은 코를 골며 잠들어 있다. 약사 부인은 잠도 오지 않고 뭔가 불만에 쌓여 창가를 내다보며 연방 한숨만 내쉰다. 이때 술에 취한 장교 두 명이 떠들어대며 약국 문을 두드린다. 약사 부인은 뛰어나가 문을 열어주고 소다와 박하를 판다. 이 과정에서 술 취한 두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젊은 약사 부인은 결국 포도주를 나눠 마시며 삶의 따분함과 불만을 호소한다. 하지만 그뿐이다. 두 남자는 미녀를 앞에 두고 그저 필요 없는 약만 팔아주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약사 부인은 포도주를 마시고 잠시나마 외로움을 달랬지만 뭔가 아쉬움을 떨치지 못한다. 장교들이 우당탕 돌아가고 약사 부인은 계속 한숨을 내쉬며 알 수 없는 외로움과 지루함, 괴로운 감정에 빠진다. 그러다 장교 한 사람이 은밀한 뭔가를 기대하며 다시 돌아와 약국 문을 두드리지만 이번에는 잠이 깬 부스스한 얼굴의 남편 약사가 나타난다. 장교와 약사 부인의 알 수 없는 욕망과 기대는 산이 부서진다. 「어느 관리의 죽음」 하급 관리 체르뱌코프는 극장에서 오페라를 감상하다가 재채기를 한다. 앞줄에 앉은 대머리 신사한테 침이 튀었다. 신사는 관청 상관이었는데 괜찮다고 했다. 그래서 그냥 넘어가나 했다. 그런데 체르뱌코프 같은 소심한, 심신이 극도로 나약한 사람에게 이 일은 엄청난 충격이고 부담이 된다. 불안은 점점 커지고 공황과 공포로 이어진다. 「카멜레온」 인간의 권력 의존성과 기회주의를 날카롭게 풍자한 세계 문학의 걸작이다. 시장 한복판에서 개에게 물린 사건이 벌어지자, 경찰관 오추멜로프는 진실을 밝히기보다 그 개의 주인이 누구인지에 따라 자신의 태도를 끊임없이 바꾼다. 장군의 개라는 말이 나오면 권위 앞에 한없이 굽실거리고, 아니라는 말이 들리면 곧바로 엄격한 법 집행을 외친다. 마치 주변 환경에 따라 몸의 색을 바꾸는 카멜레온처럼 그의 모습은 우스꽝스럽지만, 동시에 권력 앞에서 원칙을 잃는 인간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체호프는 날카로운 유머와 절제된 문체로 당시 러시아 사회의 관료주의와 권력 숭배를 비판하면서도, 시대를 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인간 심리를 보편적으로 그려 낸다. 이 작품은 웃음을 자아내는 풍자 소설인 동시에, 원칙보다 힘을 따르는 사회가 얼마나 쉽게 정의를 흔들 수 있는지를 묵직하게 일깨운다. 「불행」 미모의 20대 여성인 소피야는 이미 결혼한 몸이지만 오래전에 알았던 일리인으로부터 끊임없이 구애를 받는다. 일리인은 이웃집에 사는 변호사인데 소피야를 매우 사랑한 나머지 이사를 다섯 번이나 갔다가 결국 다시 돌아오곤 했다. 소피야는 일리인과 집 근처를 산책하며 이제 자신을 포기하라고 호소한다. 진심 반, 거짓 반인 감정이다. 소피야 자신도 일리인을 사랑하지만 가정과 남편 안드레이를 생각해서 일리인과 친구로 남고자 한다. 일리인은 소피야를 존중하고 싶지만 그의 마음에는 그녀가 가득 차 있다. 매우 사랑하는 여인, 아름답고 소중한 여인, 더구나 남의 여자가 됐음에도 더욱더 이끌리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이 여자를 일리인은 절대 포기할 수가 없다. 그들은 숲 속에서 격정적 포옹과 키스를 하고 밀애를 즐긴다. 집에 돌아온 소피야는 가정에, 남편에 충실하고자 마음먹는다. 그녀는 일리인과의 만남을 자책하며 괴로워한다. 이것이 소피야의 ‘불행’인 것이다. 소피야는 일리인에 대한 감정을 접고 이제 딸과 남편에게 충실하리라 다짐한다. 그리고 이곳을 떠나든지 여행을 가자고 남편에게 제안한다. 남편 안드레이는 공증 사무실의 일과 여행 경비를 걱정하며 시큰둥해한다. 남편은 소피야에게 혼자라도 여행을 가라고 한다. 소피야의 마음은 더욱 복잡해진다. 결국 집안 파티 후 술에 취한 소피야는 자신에게 무관심한 남편을 떠나 일리인과 함께 야밤에 집을 떠나 버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