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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7
바냐 삼촌 119 세 자매 223 벚나무 동산 365 체호프가 쓴 편지들 477 작품 해설 529 작가 연보 552 |
Anton Pavlovich Chekhov,Антон Павлович Чехов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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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형식이 있어야 돼요. 새로운 형식이 필요하다고요. 그게 아니라면 차라리 아무것도 없는 게 나아요.
---「갈매기」, p.18 난 원칙이 있어요. 미래를 흘깃거리지 말 것. 난 절대 노년이나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아요. 어차피 벌어질 일, 피하지 못할 테니까. ---「갈매기」, p.43 선생님, 종이 위에서 철학자가 되는 건 쉽지만 현실에선 정말 어렵답니다! ---「갈매기」, p.98~99 나는 이제 알아요, 코스탸,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든 글을 쓰든, 우리 일에서 중요한 건 명성이나 화려함이 아니라, 내가 꿈꾸던 그런 것들이 아니라, 견딜 줄 아는 능력이에요. 자신의 십자가를 짊어질 줄 알아야 돼요, 믿어야 돼요. 난 믿어요, 난 이제 그렇게 아프지도 않고, 내 사명을 생각하면 삶도 두렵지 않아요. ---「갈매기」, p.114 그 정절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짜니까. 말은 번지르르한데, 논리가 없어. 참고 봐주기 힘든 늙은 남편을 배신하는 건 부도덕한 일이고, 불쌍한 젊음과 살아 있는 감정을 짓누르는 건 부도덕한 일이 아니란 말인가. ---「바냐 삼촌」, p.131 운명은 끊임없이 나를 몰아세우고, 때로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운데, 나에겐 멀리 보이는 불빛이 없습니다. 나는 더 이상 스스로에게 기대하는 것도 없고, 누군가를 사랑하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아무도 사랑하지 않은 지도 벌써 한참 됐지요. ---「바냐 삼촌」, p.162~163 만약에 남은 인생을 어떻게든 새롭게 살 수 있다면. 어느 맑고 고요한 아침에 일어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과거는 모두 지워지고 연기처럼 흩어져 버렸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 (운다.)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면……. ---「바냐 삼촌」, p.206 바냐 삼촌, 우리 살아요. 길고 긴 날들을, 길고 긴 저녁들을 살아 봐요. 운명이 우리에게 내린 시련을 참고 견디는 거예요. 우리,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일하기로 해요, 지금도, 나이가 들어서도, 쉬지 말고. 그리고 우리의 시간이 찾아오면 순순히 그 죽음을 따르는 거예요. ---「바냐 삼촌」, p.219 만약 인생을 처음부터 다시, 그것도 의식적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어떨까? 만약 이미 살아온 인생 하나는, 말하자면 초고 같은 것이었고, 다른 인생은 아직 백지로 남아 있다면! 그렇게 된다면 우린 모두, 무엇보다도 자기가 살았던 삶을 그대로 반복하려고 하진 않을 겁니다. ---「세 자매」, p.252 소설을 읽다 보면, 그 속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다 진부하고 뻔해 보이지. 하지만 자신이 사랑에 빠지게 되면, 그땐 알게 돼, 다른 사람은 아무도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자신의 일은 모두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는 걸……. ---「세 자매」, p.325 한 번도 사랑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아, 내가 얼마나 사랑을 꿈꿨는데, 얼마나 오랫동안 밤낮으로 꿈꾸었는데, 내 마음은 잠가 놓고 열쇠를 잃어버린 값비싼 피아노처럼 되어 버렸어요. ---「세 자매」, p.325 정말 말도 안 되는, 어리석고 시시한 일들이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삶에서 의미를 갖게 될 때가 있어요. 여전히 그것들을 비웃고, 말도 안 되는 짓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것들을 따라가고 멈출 힘이 없다는 걸 느끼는 거예요. ---「세 자매」, p.349 어떤 병에 처방이 너무 많으면, 그 병은 불치라는 뜻이지. ---「벚나무 동산」, p.396 당신은 연극을 볼 게 아니라, 당신 자신을 더 자주 봐야 돼요. 당신이 얼마나 따분하게 살고, 얼마나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는지를 말이에요. ---「벚나무 동산」, p.414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해요, 이건 분명한 사실이에요. 사랑해요, 사랑하고 있어요……. 이건 내 목에 걸린 돌덩이예요. 이 돌덩이 때문에 바닥으로 가라앉고 있는데, 나는 이 돌덩이를 사랑하고, 이 돌덩이 없인 살 수가 없어요. ---「벚나무 동산」, p.440 오, 나의 사랑, 다정하고 아름다운 나의 동산……! 나의 삶, 나의 젊음, 나의 행복이여 안녕……! 영원히 안녕……! ---「벚나무 동산」, p.475 내 충고라면, 희곡을 쓸 땐 독창적이고, 가능한 한 생각을 많이 해 봐야 해. 그렇다고 멍청해 보이는 걸 두려워하진 말고. 사고가 자유로워야 하는데, 멍청한 걸 쓰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만이 자유로운 사고를 가질 수 있어. 너무 다듬어서 매끈하게 만들지 말고, 투박하고 거칠어도 괜찮아. 간결함은 재능의 누이야. ---「체호프가 쓴 편지들」, p.480 다들 자기네들이 희곡을 쓰면 아주 쉬울 것처럼 말을 하지요. 훌륭한 희곡을 쓰기가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형편없는 희곡을 쓰는 건 두 배로 더 어렵고 끔찍한 일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모릅니다. ---「체호프가 쓴 편지들」, p.484 커피를 내왔는데, 거기에서 맥주를 찾으려고 하지 마세요. 제가 교수의 사고를 그렸다면, 저를 믿으시고 거기에서 괜히 체호프의 사고를 찾지 마세요. ---「체호프가 쓴 편지들」, p.490 희곡이 다 무너지고 박살 나 버렸어. 극장 안은 황당함과 언짢은 기색으로 무겁게 가라앉았고. 배우들 연기가 정말 형편없었어. 이번 일의 교훈: 희곡은 쓰면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살아 있고, 건강하게 신의 품에 안겨 있지. ---「체호프가 쓴 편지들」, p.5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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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비극을 농담으로 승화시킨 작가 안톤 체호프의 생애
체호프의 삶은 그 자체로 인내와 헌신의 기록이었다. 1860년 러시아 남부 타간로크에서 농노의 손자로 태어난 그는 파산한 아버지를 대신해 스무 살 무렵부터 온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 되었다. 의대에 진학한 후에도 그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수많은 잡문을 써야 했으며 스스로를 작가이기 이전에 의사라고 불렀다. 의학적 관찰력은 그가 인간의 고통을 냉철하면서도 따뜻하게 응시하는 바탕이 되었다. 그는 결핵이라는 고질병과 싸우면서도 사할린섬을 횡단하여 유배지 실태를 조사하고 멜리호보 영지에서 환자들을 돌보며 마을 학교를 세우는 등 실천적인 삶을 살았다. 초기에는 생계를 위해 쓴 단편 소설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러시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푸시킨 상을 받는 등 작가로서 성공적인 경력을 쌓아 갔다. 188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극작에 몰두하며 연극 무대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했다. “무대의 관습을 거스르며 썼다.”고 스스로 말할 만큼, 당시 러시아 무대의 레퍼토리를 차지하고 있는 연극들과는 다른, 새로운 시대를 열 독창적인 작품을 집필했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유머를 잃지 않았던 체호프는 자신의 작품이 사후 칠 년 정도만 읽힐 것이라고 농담했지만, 그의 작품은 오늘날 현대 연극의 시조로 평가받으며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저는 의사로서는 돈을 별로 안 좋아하고, 작가로서는 열정이, 그러니까 재능이 부족합니다. - 체호프가 쓴 편지들 중에서 ■ 무대의 관습을 허물고 인생의 진실을 세운 체호프의 4대 명작 체호프는 당시 유행하던 자극적인 사건 중심의 연극 구조를 거부하고 일상의 미세한 결을 무대 위로 끌어올렸다. 「갈매기」는 새로운 예술을 꿈꾸는 청년 작가와 기성세대 간의 갈등을 통해 사랑과 야망의 허망함을 다루며 현대극의 서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학적 야심과 엇갈린 사랑을 통해 근대적 자아의 충돌을 그리며 무대 뒤로 사라진 총성이라는 파격적인 형식을 선보였다. 「바냐 삼촌」은 평생을 바친 이상이 허구임을 깨닫고 마주한 지독한 절망을 인내와 노동의 가치로 승화시키며 삶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다. 「세 자매」는 잡초처럼 우거진 현실에 밀려 끝내 꿈꾸던 모스크바로 떠나지 못하는 인물들을 통해 인간의 고결함과 무력함을 동시에 형상화한다. 「벚나무 동산」은 과거의 영광에 매몰된 이들의 몰락을 둔탁한 도끼 소리에 실어 보내며 시대의 변화 앞에 선 인간의 작별 인사를 서글프게 그려 낸다. 체호프는 오랫동안 극작의 첫 번째 원칙으로 여겨진 전형적인 플롯을 부정하고,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상투적 결말 대신 복잡하고 까다로운 삶의 이면을 무대 위에 펼쳐 보였다. 등장인물들은 멜로디를 따라가듯 각자의 고독과 아픔을 노래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말을 건네듯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거대한 인생 교향곡을 완성한다. ■ 인생의 이유를 찾는 이들에게 건네는 위대한 진실 체호프의 인물들은 정직하고 고결한 삶을 갈망하지만 현실의 무게 앞에 끊임없이 흔들린다. “그걸 알 수 있다면, 알 수만 있다면.”이라는 그들의 탄식은 정답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고백과 맞닿아 있다. 작가는 인물들을 심판하거나 가르치려 하지 않고 그저 그들의 비루하고도 반짝이는 일상을 보여줌으로써 보편적인 공감을 끌어낸다. 현실이 잡초처럼 주인공들을 에워싸고 덮치는 순간에도 그들은 여전히 지금 여기와는 다른 삶을 꿈꾸며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해 분투한다. 삶의 모든 것이 관계를 맺고 있다는 체호프 통찰은 고립된 개인들이 고독에서 벗어나 보편적인 경험으로 하나가 되게 하는 강력한 공명을 발휘한다. 이번 선집은 러시아 나우카 출판사의 체호프 전집을 저본으로 삼아 작가 특유의 간결하고 절제된 문체를 충실히 살려 냈다. 특히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체호프의 극작 철학과 삶에 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는 편지 스물 두 편을 함께 수록하여 대문호의 사고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