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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사랑이 시작될 때
아직 세상을 믿고, 사랑과 삶의 가능성을 바라보는 순간들 1 학생 2 약혼녀 3 행복 2부. 사랑이라는 환상 사람들이 사랑이라고 믿지만 그 안에는 허영과 집착이 섞여 있는 이야기 4 귀여운 여인 5 메뚜기 6 그와 그녀 3부. 사랑과 인간의 욕망 사랑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욕망과 삶의 아이러니 7 복권 8 구즈베리 9 아뉴타 4부. 사랑 이후에 남는 것 시간이 지나서야 드러나는 사랑의 진실과 인간의 고독 10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11 사랑에 대하여 12 슬픔 작품 해설 옮긴이의 말 |
Anton Pavlovich Chekhov,Антон Павлович Чехов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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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현재와 이어져 있고, 그 사이에는 사건들이 끊임없이 사슬처럼 맞물려 있다. 방금 그는 그 사슬의 양 끝을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쪽 끝을 건드리자 다른 쪽 끝이 떨리는 것만 같았다.
--- p.15 행복은 있지. 하지만 그게 땅속에 묻혀 있다면 무슨 소용이겠나? 재물이 왕겨나 거름처럼 헛되이 썩고 있단 말이야! 젊은이, 세상에는 행복이 넘칠 만큼 많지만 아무도 그걸 알아보지 못해! --- p.69 팔꿈치는 가까워도 깨물 수는 없지……. 행복은 있지만 그걸 찾을 지혜가 없단 말이야. --- p.72 만족하며 행복하게 사는 모든 사람의 문 뒤에는 반드시 망치를 든 누군가가 서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망치로 두드리며 세상에는 불행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상기시켜 주어야 합니다. --- p.199 두 사람은 조금만 더 지나면 해결책을 찾게 되고 그때는 새롭고 더 나은 삶이 시작될 것이라 서로를 위로했다. 그러나 그 끝이 아직도 멀고 멀었으며,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이제야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두 사람은 잘 알고 있었다. --- p.246 사랑하는 사람들이여, 흔히 말하는 행복과 불행, 선과 악의 잣대로 당신들의 사랑을 재단하지 말라.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훨씬 더 고귀한 기준으로 사랑의 깊이를 가늠하라.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판단하려 들지 말라. --- p.2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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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언제나 지나간 뒤에야 이해된다
우리는 사랑을 하면서도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가까이 있을 때는 보이지 않던 감정이,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또렷해지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은 늘 현재가 아니라, 뒤늦은 이해의 형태로 우리에게 남는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했다고 말하지만, 정작 그 순간에는 그 감정을 충분히 알아보지 못한다. 안톤 체호프는 바로 그 어긋난 시간 속의 감정을 이야기로 남긴다. 그의 인물들은 사랑을 하면서도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게 되었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점에 와 있다. 체호프는 그 과정을 설명하거나 판단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이미 지나온 순간들을 조용히 다시 마주하게 만든다. 사랑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뒤늦게 드러나는 것이다 이 책 『사랑에 대하여』는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을 비롯한 대표 단편 12편을 통해, 우리가 쉽게 지나쳐 온 관계의 균열과 감정의 흐름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특별한 사건 없이도 삶의 본질에 닿는 이야기들, 결론을 내리지 않음으로써 더 오래 남는 서사. 체호프의 단편은 짧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의 인물들은 늘 선택의 순간에 서 있지만, 그 선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나중에야 알게 된다. 그래서 이 이야기들은 ‘사랑의 순간’이 아니라, ‘사랑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을 향해 나아간다. 우리는 그 과정을 따라가며, 이미 지나온 자신의 시간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지금의 감정을, 나중이 아닌 지금 바라보는 일 『사랑에 대하여』는 독자에게 사랑을 정의하거나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왜 사랑을 하고도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지, 그리고 왜 같은 감정을 반복하게 되는지를 조용히 보여준다. 이 책은 어떤 변화를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이 무엇인지 한 번쯤 멈추어 생각해 보게 만든다. 원문의 의미와 결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문장을 현대적으로 다듬어, 고전이 지닌 거리감을 줄이고 이야기의 흐름을 더욱 또렷하게 전달했다. 그래서 이 책은 고전이면서도, 오늘의 독자에게는 자신의 이야기처럼 읽힌다. 그래서 우리는 묻게 된다. 그때의 나는, 정말 사랑을 알고 있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