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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머리에
제1부 제2부 작품 해설 알베르 카뮈 연보 |
Albert Ca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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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온몸이 팽팽하게 긴장되었다. 손으로 권총을 힘 있게 잡았다. 방아쇠는 당겨졌고, 매끈한 권총 자루의 배가 만져졌다. 바로 그 순간 짤막하면서도 귀를 찢는 듯한 소리와 함께 모든 게 시작되었다. 나는 땀과 태양을 떨쳐 버렸다. 그리고 한낮의 균형, 행복을 느끼던 바닷가의 침묵도 깨뜨려 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순간 나는 움직이지 않는 아랍인의 몸에 다시 네 발을 쏘았다. 총알은 보이지도 않게 깊숙이 박혔다. 마치 불행의 문을 두드리는 네 번의 짧은 노크 소리 같았다.
--- 「1부」 중에서 나와 세계가 무척 닮아 마치 형제 같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 모든 것이 완성되려면 내게 남은 소원은 오직 하나, 내가 덜 외로워하도록 내가 사형 집행을 받는 그날 많은 구경꾼들이 몰려 와 증오에 가득 찬 함성으로 나를 맞아주었으면 하는 것뿐이었다. --- 「2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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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를 묻는 가장 낯선 인간, 뫼르소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였는지도 모른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이 충격적인 문장으로 시작한다.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도 슬픔을 드러내지 않는 남자, 사랑을 묻는 연인에게도 무심하게 대답하는 남자, 세상이 요구하는 감정과 규범에 좀처럼 자신을 맞추지 않는 남자. 그의 이름은 뫼르소다.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다음 날, 뫼르소는 바닷가에서 마리와 만나 수영을 하고 영화를 본다. 그의 무심한 태도는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휘말린 갈등 끝에 알제리의 뜨거운 해변에서 한 남자를 총으로 쏘아 죽인다. 하지만 『이방인』의 진짜 이야기는 살인 이후에 시작된다. 법정에 선 뫼르소에게 사람들은 살인 자체만큼이나 그의 인간적인 태도를 문제 삼는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았다는 것, 다음 날 여자와 바다에 갔다는 것, 장례가 끝난 직후 영화를 보았다는 것. 재판은 어느새 한 사람의 죄를 판단하는 자리가 아니라 사회가 원하는 방식으로 슬퍼하고 사랑하고 살아가지 않은 한 인간을 심판하는 자리가 되어 버린다. 뫼르소는 끝까지 자신을 꾸미지 않는다. 후회하는 척하지도, 슬픈 척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사형을 앞둔 순간, 마침내 자신과 세계를 둘러싼 모든 환상을 벗어던진다. 세계는 인간에게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는다. 삶은 반드시 의미를 주지도 않으며,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카뮈는 이 질문에 쉬운 답을 내놓지 않는다. 대신 뫼르소라는 낯선 인간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어 온 삶의 기준을 뒤흔든다. 『이방인』은 살인과 재판을 다룬 소설이 아니다. 한 인간이 세상의 거짓말을 거부하고, 마침내 삶의 진실과 마주하는 이야기다. 1942년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독자에게 읽혀 온 이 작품은 짧고 건조한 문장 속에 인간의 고독과 자유, 부조리와 죽음이라는 거대한 질문을 담아냈다. 읽고 나면 뫼르소가 낯선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세상 속에서 이방인이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