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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이 책에 인용된 저작물과 편지 및 일기 Ⅰ 삶이라는 미지의 정원 Ⅱ 우아한 냉소 Ⅲ 몸과 감각의 지도 Ⅳ 읽는 인간의 기쁨 Ⅴ 글로 붙드는 세계 Ⅵ 여성의 방을 위하여 Ⅶ 다른 존재들 사이에서 버지니아 울프 연보 |
Adeline Virginia Wo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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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쓰는 책의 소재, 문장의 실체는 현실에서 포착한 그대로가 아니라 비물질적인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문장 자체와 에피소드들은 우리 삶의 가장 멋진 순간들을 다룬 투명한 실체여야 하고, 우리는 현실과 현재 시간에서 벗어나 있어야 한다.
---p.74 작품을 읽을 때 독자들은 각자 스스로의 독자이다. 작가의 작품은 독자에게 제공되는 하나의 도구로, 그 책이 아니면 독자 스스로 보지 못했을 수도 있는 것을 발견하도록 돕는다. ---p.77 우리의 모든 능력과 비판 기능이 팽창한 상태는 일종의 은총 상태이다. 이 자발적인 예속이 바로 자유의 시작이다.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위대한 작가가 느낀 것을 재창조해보려는 노력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그런 심오한 노력을 하면서 대가의 사상과 함께 자신의 생각이 탄생한다. ---p.107 항상 당신의 삶 위에 하늘 한 조각을 간직하세요. ---p.119 우리는 도달할 수 없는 것만을 좋아하며 추구하고, 우리가 소유하지 않은 것만을 사랑한다. ---p.124 우리는 위인이 출생하거나 사망한 장소를 방문한다. 그러나 위인이 무엇보다도 좋아하며 방문했던 장소, 그가 감탄하던 장소의 아름다움보다 우리가 아끼는 위인의 책에 스며든 장소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영국 사상가 러스킨의 것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무덤은 허상일 뿐인데 왜 맹목적으로 숭배하는가. ---pp.144-145 시대의 흐름에 혼란을 느낀 젊은이들의 반란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문학, 시,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런 움직임이 존재한다. 이와 같은 반항은 숨 쉬는 공기, 우리가 받는 교육 속에 잠재한다. 그런데 시대의 흐름에 맞서기 위해서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p.1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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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미지의 정원을 거닐며
일상의 작은 기적들을 기록하다 울프에게 삶은 끝내 완전히 설명할 수 없는 미답의 영토였다. 그는 거대한 사건이나 역사적 순간보다 일상 속에서 문득 모습을 드러내는 감정과 기억, 감각의 파편들에 주목했다. 무심코 지나치는 풍경과 생각의 흐름 속에야말로 삶의 본질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순간들을 붙잡고자 울프는 의식과 감각이 움직이는 방식을 문장으로 옮겼고, 그 시도는 소설이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어놓았다. 『댈러웨이 부인』에서는 하루 동안 현재와 기억이 교차하는 순간들을 포착하고, 『등대로』에서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는 삶과 관계를 응시하며, 『파도』에서는 여섯 인물의 목소리로 존재의 리듬을 탐색한다. 이처럼 울프는 소설을 통해 삶에 대한 결론을 서두르기보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감각과 정서를 문장 속에 되살려낸다. 그의 작품을 읽는 것은 평범한 하루와 사소한 풍경 속에서도 삶의 깊이를 발견하는 일이며, ‘위대한 계시’ 대신 ‘일상의 작은 기적들’에 시선을 기울이는 일이기도 하다. 찰나의 감정과 기억 속에서 삶의 진실을 발견하고자 했던 울프의 문장들은 세계를 바라보는 감각을 새롭게 일깨운다.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이 전부였다, 단순한 물음 하나. 수년이 흐르며 점점 더 옥죄어오는 물음. 위대한 계시는 끝내 오지 않았다. 위대한 계시란 어쩌면 결코 오지 않는 것인지도 몰랐다. 대신 일상의 작은 기적들, 반짝임들, 어둠 속에서 예상치 못하게 그어진 성냥불 같은 순간들이 있었다. 바로 지금 이순간이 그러했다. _「Ⅰ삶이라는 미지의 정원(『등대로』)」에서 여성의 방을 넘어 자기만의 언어로 세계를 다시 쓰다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집요하게 질문한 작가였다. 『자기만의 방』과 『3기니』에서 그는 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재능만이 아니라 돈과 공간, 교육과 자유라고 말하며, 남성의 경험과 가치가 보편으로 간주되던 시대의 불평등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나아가 사회가 요구하는 성 역할과 관습을 의심하며 여성성과 남성성이라는 이름표 너머의 존재를 그려보았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올랜도』에서 가장 자유롭고 대담하게 펼쳐진다. 울프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뀌는 주인공 올랜도를 통해 성별이 결코 단일하고 고정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시대와 성별, 사회적 위치를 가로지르는 올랜도의 여정은 인간을 하나의 범주 안에 가두려는 시선에 대한 유쾌하면서도 급진적인 도전이다. 남성은 세상이 자신의 쓰임을 위해 만들어지고 자신의 취향에 맞게 빚어진 양, 세상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여성은 치밀함을 가득 담아, 심지어는 의심 가득한 곁눈질로 세상을 바라본다. 만약 둘 다 같은 옷을 입었다면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역시 같아졌을지도 모른다. _「Ⅵ 여성의 방을 위하여(『올랜도』)」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들』은 이처럼 울프가 평생 붙들었던 질문들을 한데 모았다. 여성의 삶에서 출발한 그의 사유는 성별과 역할, 자유와 억압을 둘러싼 익숙한 경계들을 흔들며 더 넓은 인간 이해로 나아간다. 그 문장들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끝없이 새로워지는 버지니아 울프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