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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1 삶 속으로 2 청춘의 초상 3 시대의 말 4 읽고 쓰는 일 5 나의 아내여, 나의 가족이여 |
Aleksandr Sergeevich Pushkin,Александр Сергеевич Пушки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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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픔의 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오리라 믿으라.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모든 것이 순간이고 모든 것이 지나가니 지나간 일은 다 소중해지리라. --- p.25 비난과 욕설은 설득력이 없으며 사랑이 없는 곳에는 진리도 없다. --- p.52 만사에는 순서가 있으니 경박한 노인도 우습지만 점잖은 청년도 우습다 --- p.69 최근 들어 검열은 ‘성자’ 크라솝스키와 비류코프 시절과 마찬가지로 자기 멋대로이고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욕먹을 만한 글을 허가하고 나서는 겁에 질려 그 뒤로는 어떤 글도 허가하지 않는 것이지요. --- p.89 우리 나라의 문학비평은 보잘것없다. 왜? 비평은 오직 상식만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학문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 p.117 해부가 살인이 아니듯, 인간의 약점과 방황과 열정을 묘사하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 아니다. --- p.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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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파란곡절 속에서도 놓지 않은 쓰기에 대한 열정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는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푸시킨의 대표적인 시구절이다. “슬픔의 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오리라 믿으라”로 이어지는 이 시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었던 이유는 푸시킨 스스로 뼈저린 고난과 역경 속에 살아갔기 때문이다. 청년기 푸시킨은 차르의 심기를 건드리는 선동 시를 썼다는 이유로 유배를 갔다. 하나 이 고립된 시기를 보내며 집필에 열중했고 여러 작품을 통해 대중적 인기와 평단의 인정을 두루 받게 된다. 그렇게 전업 작가로 순탄한 여정을 이어가는 듯했으나 불안정한 사회 정세의 영향으로 러시아 왕실의 대중 선전에 이용되며 과도한 검열과 감시로 고통받는데, 이러한 과정은 책의 3부 ‘시대의 말’에 잘 드러나 있다. “정부와 제 관계는 봄 날씨 같습니다. 비가 오는가 싶더니 햇빛이 나지요. 지금은 먹구름이 꼈습니다.”(100쪽) 그러나 남다른 열정과 재능을 지녔던 푸시킨은 시대의 억압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쓰기를 이어갔다. 파란곡절 속에서도 시인이 굴하지 않았던 이유는 문학과 책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 2부 ‘읽고 쓰는 일’은 ‘푸시킨의 작법서’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창작에 대한 조언이 가득하다. 또한 이웃 나라들의 문학과 러시아문학을 날카롭게 비교 ? 분석하며 쓴소리를 마다 않거나 동료에게 조언을 건네기도 하는데, “운율을 짜맞춘다고 해서 다 시인은 아닐세”(144쪽)라는 촌철살인의 말이나, “작가가 있어야 할 진짜 자리는 그의 집필실”(163쪽)이라는 직언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며 “그의 인생은 무척이나 즐거울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시를 쓰고 출판하는 불행을 가졌다”(128쪽)라는 풍자적인 구절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작가 안의 민족성은 오직 같은 민족만이 온전하게 평가할 수 있는 자질이다. 그것은 다른 민족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며 심지어 결점으로 보이기도 한다. ― 「문학에서의 민족성에 관하여」 중에서 러시아인이 진정으로 사랑한 작가 알려지지 않은 푸시킨의 내밀한 초상 러시아 사람들이 푸시킨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문인들이 남긴 말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니콜라이 고골은 푸시킨의 글에 대해 “단어 하나하나가 심연과도 같다”라고 평했고, 막심 고리키는 “러시아문학에서 푸시킨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같은 크기”라고 칭송했으며, 시인이자 문학비평가였던 아폴론 그레고리예프는 “푸시킨은 우리의 모든 것”이라며 푸시킨의 위상을 압축해 표현했다. 푸시킨을 ‘태양’이라고 부르는 것이 도가 지나친 일이 아닐 정도로 러시아에서 푸시킨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푸시킨은 표트르대제와 스탈린을 제치고 ‘러시아인이 뽑은 위대한 인물’ 1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톨스토이를 제치고 ‘가장 자주 재독하는 작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에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아포리즘의 주인공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지만 『푸시킨의 문장들』을 통해 그의 세계가 그보다 더 넓고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푸시킨의 전 작품을 바탕으로 밀도와 에너지가 응축된 문장들을 선별해 소개하는 이 책은 러시아 현대문학의 시초이자 현재형인 푸시킨에 대한 흥미로운 입문서가 되어줄 것이다. 비난과 욕설은 설득력이 없으며 사랑이 없는 곳에는 진리도 없다. ― 「알렉산드르 라디셰프에 관하여」 중에서 우리가 살아 있기만 하다면 언젠간 좋은 일도 있을 걸세. ― 「플레트뇨프에게 쓴 편지(1831. 7. 22.)」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