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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체이 시절(1813∼1817)
차르스코예 셀로의 회상(음울한 밤의 장막이) 나타샤에게 친구들에게 남기는 나의 유언 회상(푸신에게) 아나크레온의 무덤 비가(두려움 없이 담대하게) 가인 염원 벗들에게(금빛 찬란한 낮과 밤을) 비가(사랑은 영원히 꺼졌다고) 불신 페테르부르크 시절(1817∼1820) ×××에게(묻지 말라, 왜 즐거움 중에 자주 내가) 자유 크립초프에게 몽상가에게 차다예프에게(사랑과 희망과 고요한 명예의 기만을) 도리다 시골 도모보이에게 루살카 부활 남방 유배 시절(1820∼1824) 한낮의 천체가 지고 아아, 왜 그녀는 덧없는 헛된 사랑의 염원 속에서 흘러간 층층이 나는 구름이 옅어지고 뮤즈 나 살다 보니 희망을 잃었네 전쟁 단검 나의 잉크병에게 차다예프에게(내가 지난날의 불안을 잊은 땅에서) 자연이 참나무 숲과 초원을 나는 곧 침묵하리라 그러나 만약 슬픔의 날에 나의 벗이여, 지난 시절의 흔적과 오비디우스에게 바실리 라옙스키에게 수인 파도여, 누가 너희를 멈추게 했나? 언젠가 영혼이 부패를 면하고 영원한 생각을 악마 나는 황량한 자유의 씨를 뿌리는 자 질투에 찬 나의 망상을, 내 사랑의 골리치나 공작 부인에게 인생의 수레 두려운 시간이 오리라… 그대의 천상의 눈이 모든 것이 끝났다 우리 사이에 인연은 없다 그대는 왜 보내졌고 누가 그대를 보냈는가? 미하일롭스코예 연금 및 성숙기(1824∼1830) 바다에게 간교 바흐치사라이 궁전의 분수에게 차다예프에게(차가운 의혹이 무슨 소용인가?) 불타 버린 편지 명예욕 나를 지켜 다오, 나의 부적이여 앙드레 셰니에 ×××에게(나는 경이로운 순간을 기억하오) 삶이 너를 속이거든 10월 19일 그대를 향한 기억에 모든 것을 제물로 바치노라 겨울밤 조국의 푸른 하늘 아래서 고백 예언자 스탄스 겨울 길 유모에게 시베리아의 광산 깊은 곳에서 아리온 천사 시인 금빛 찬란한 베네치아가 군림하는 곳 근처에서 부적 벗들에게(아니, 차르에게 자유로운 찬가를) 회상 너와 당신 부질없는 선물, 우연한 선물 아름다운 여인이여, 내 앞에서 예감 안차르 꽃 시인과 군중 예나 지금이나, 나는 변함이 없네 그루지야의 언덕에 밤안개가 내리고 길 위의 한탄 겨울 아침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사랑은, 아마, 아직 소란한 거리를 거닐 때나 캅카스 차르스코예 셀로의 회상(회상으로 혼란해진 나는) 나의 이름이 너에게 무슨 소용인가? 유희나 한가한 권태의 시각에 시인에게 마돈나 ‘볼디노의 가을’과 만년(1830∼1837) 악령 비가(무분별한 시절의 불 꺼진 즐거움이) 리프마 노동 작별 주문 잠 못 이루는 밤에 쓴 시 영웅 인생의 처음 학교를 나는 기억하네 먼 조국의 해안을 향해 나의 계보 집시 러시아를 비방하는 자들에게 그녀가 나의 품 안에서 뱀처럼 몸을 비틀며 가을(단편) 신이시여, 나를 미치게 하지 마소서 때가 되었네, 나의 벗이여, 때가 되었어! 가슴이 평안을 구하네 순례자 … 내가 추방된 몸으로 속세의 권력 핀데몬테의 시에서 은수자들과 정결한 수녀들은 내가 생각에 잠겨 교외를 거닐다가 나는 손으로 만들지 않은 나의 기념비를 세웠노라 그런 시절이 있었지. 우리의 젊은 축일이 해설 지은이 연보 옮긴이에 대해 |
Aleksandr Sergeevich Pushkin,Александр Сергеевич Пушки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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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질없는 선물, 우연한 선물,
삶이여, 너는 왜 나에게 주어졌는가? 알 길 없는 운명은 왜 너에게 처형을 선고했는가? 누가 적대적인 권능으로 나를 무에서 불러내서, 내 영혼을 격정으로 채우고 내 이성을 의혹으로 뒤흔들었는가…? ---「부질없는 선물, 우연한 선물」중에서 하지만, 오, 벗들이여, 나는 죽고 싶지 않아. 사색하고 고통받기 위해 나는 살고 싶다. 슬픔과 근심과 동요 가운데 향락이 내게 있을 것임을 나는 아네. 때로는 다시 조화에 흠뻑 취하리라. 창조물 위에 눈물을 쏟으리라. 그리고 아마 내 슬픈 석양에 사랑이 작별의 미소로 빛나리라. ---「비가(무분별한 시절의 불 꺼진 즐거움이)」중에서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사랑은, 아마, 아직 내 영혼 속에서 완전히 꺼지진 않았나 보오. 그러나 사랑이 당신을 더 이상 괴롭히지 않게 하소서. 나는 그 무엇으로도 당신을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아요. 때론 수줍음에, 때론 질투에 괴로워하며, 나는 말없이, 희망 없이,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내가 그토록 진실되게, 그토록 부드럽게, 당신을 사랑한 그만큼, 당신이 다른 이에게 사랑받게 하소서.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사랑은, 아마, 아직」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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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시의 태양, 푸시킨
“우리 시의 태양이 졌다!” 1837년 1월 29일, 알렉산드르 푸시킨이 서른여덟의 나이에 결투 끝에 사망한 직후, 당대의 러시아 비평가이자 작가인 블라디미르 오도옙스키는 이토록 비통한 말로 그의 부고를 알렸다. 태양이 지면 만물이 어둠에 잠기듯, 푸시킨의 부재가 러시아 문화의 암흑기를 가져올 것이라는 공포에 가까운 절망이 이 말에는 담겨 있다. 이후 오도옙스키가 말한 “우리 시의 태양”이라는 은유는 단순한 수사를 넘어, 러시아 문학에서 푸시킨이 지닌 절대적 권위를 상징하는 ‘공식적인 관용구’로 자리 잡았다. 푸시킨은 단순히 ‘뛰어난 시인’으로만 정의될 수 없다. 그는 러시아 문학에 빛과 질서를 부여한 ‘근원적 존재’다. 러시아 문학이 서구 문학의 영향 아래 자기 목소리를 찾기 위해 분투하던 시기, 푸시킨의 등장은 문학사적 ‘빅뱅’과도 같은 사건이었다. 그는 고대 교회 슬라브어와 귀족의 세련된 언어, 그리고 민중의 생생한 구어를 하나로 융해하여 ‘현대 러시아 표준어’를 확립했다. 그가 ‘태양’으로 불리는 이유는 그가 창조한 언어의 빛 아래에서 비로소 러시아적인 삶과 풍경, 그리고 러시아인의 내면이 선명한 형체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밝은 슬픔’을 선택한 시인의 삶 푸시킨은 황립 엘리트 교육기관 ‘차르스코예 셀로 리체이’를 졸업한 후 외무성 관리로 임명되어 페테르부르크로 이주했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이미 미래가 결정되어 있었다. 그는 자신이 시인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선택한 시인의 삶은 오랜 유배 생활로 가까운 벗들에게조차 이해받지 못하는 외로움 속에서 죽음을 맞는, 비극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시인은 마치 조각가가 거친 돌을 깎아 조각상을 완성하듯, 자신을 둘러싼 적대적인 환경에 아랑곳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전기를 능동적으로 빚어 나갔다. 푸시킨은 지독한 절망에 처했을 때조차 삶을 긍정한 시인이다. 그는 비극적 허무주의가 아니라 ‘밝은 슬픔’으로 삶을 바라본다. 그의 시는 행복이나 고통의 어느 일면에 천착하는 대신 삶 전체를 수용하고 삶을 낙관하는 파토스가 넘쳐난다. 푸시킨은 현실에 굴복하거나 이상주의에 빠지는 양극단을 피하고 현실주의자로서 있는 그대로의 삶을 보여 주며 담대히 인문주의의 이상을 견지했다. 그의 시는 인간다움의 기초로서 자유의 소중함에 대한 생각과 자유인의 삶의 이상을 우리에게 일깨운다. 불의의 세상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 판단과 행동의 자유와 윤리적 책임을 견지하며 환경에 종속되지 않는 능력이 푸시킨 작품 세계의 핵심이다. 삶이 너를 속이거든 푸시킨의 시를 읽는 것은 ‘삶이 나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성내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삶이 나를 속일 수밖에 없는 우발적인 것임을 긍정하고, 그 속임수조차도 삶의 생동하는 유희로 받아들이는 용기를 얻는 일이다. 푸시킨에게 삶이란 복잡하고 모순적인 것이었다. 삶은 때로는 칠흑같이 암울하지만 어둠과 빛, 어느 한 면에 고착되지 않는 것, 실로 그 점에 삶의 매력, 아름다움이 있다. 푸시킨의 삶에 대한 믿음, 삶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적 지각의 기원에는 인간 존재의 ‘우연성’, 그 ‘우발성’ 자체를 긍정하는 그의 ‘삶의 철학’이 놓여 있다. 삶은 흐른다. 어둠과 빛, 공허와 충만의 순간들이 번갈아 삶의 페이지를 채운다. 그렇게 낙관도 염세도 아닌, 단선적인 시각에 갇혀 고여 있지 않은 흐르는 물과 같은 태도로 삶을 대한다. 삶은 새로운 생성의 전망 아래 열려 있다. 그리하여 푸시킨의 시를 읽는 것은, 우리 삶에 도사린 무의미와 허무를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일이며, 그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갑자기 찾아올 ‘우연한 빛’을 기다리는 근본적인 낙관주의를 배우는 일이다. 푸시킨의 시는 ‘경이로운 우발적 순간’을 품고 있는 ‘삶의 찬가’로 우리 곁에 영원히 살아 숨 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