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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잉크
여성이라는 괴물, 어머니라는 유령, 글쓰기의 혼종성에 관하여 사철제본
녹스 202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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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에세이 66위 여성 에세이 top2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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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연구 계획 11
초록 27
방법론 29
사사 49
서론 65
문헌 검토 71
결과 및 논의 83
결론 95
부록 107

저자 소개 2

캐럴라인 해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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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oline Hagood

시인, 문학연구자, 크레이티브 논픽션 작가. 여성의 삶을 이루는 낯설고 변형적인 순간을 탐구하며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글쓰기를 통해 여성성과 모성, 혼종성을 탐구해왔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뉴욕 세인트 프랜시스 칼리지에서 문학·글쓰기·출판을 가르치는 조교수이며, 행잉 루즈 프레스의 편집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시집 『광인의 말』(Lunatic Speaks), 『맥신의 아이를 만들다』(Making Maxine’s Baby), 논픽션 『괴상한 소녀들: 예술 괴물을 쓰다』(Weird Girls: Writing the Art Monster), 소설 『미국의 유령
시인, 문학연구자, 크레이티브 논픽션 작가. 여성의 삶을 이루는 낯설고 변형적인 순간을 탐구하며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글쓰기를 통해 여성성과 모성, 혼종성을 탐구해왔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뉴욕 세인트 프랜시스 칼리지에서 문학·글쓰기·출판을 가르치는 조교수이며, 행잉 루즈 프레스의 편집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시집 『광인의 말』(Lunatic Speaks), 『맥신의 아이를 만들다』(Making Maxine’s Baby), 논픽션 『괴상한 소녀들: 예술 괴물을 쓰다』(Weird Girls: Writing the Art Monster), 소설 『미국의 유령들』(Ghosts of America)과 『더러운 창조』(Filthy Creation), 그리고 소설과 논픽션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에세이 『고블린 모드: 상상적 회고록』 (Goblin Mode: A Speculative Memoir) 등이 있다.
번역가, 에세이스트. 《밤이 아닌데도 밤이 되는》을 썼다. 《아무도 우리를 구해주지 않는다》, 《Y/N》, 《팔레스타인 시선집》(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기고 강혜빈 시인의 《콜드 리딩》을 영어로 옮겼다. 문학과 관계하는 행위로서 낭독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낭독 퍼포먼스에 참여하며, 20세기 영국 여성 작가들의 소설에 재현된 소리의 효과에 관한 박사 학위논문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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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4월 10일
판형
사철제본 ?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202g | 125*210*10mm
ISBN13
9791199405882

책 속으로

모성에 관한 시적인 에세이를 탐구하면 할수록, 형식이 내용과 기이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초현실적이고도 소름까지 돋는 감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놓인 이론적 상황이 몹시 흥미로웠다. 장르가 혼합된 예술에 심취해 있었는데, 이제는 내가 그 예술이 되어버렸다. 몸속에 작은 여자를 품은 여자보다 더 혼종적인 장르랄 게 있을까? 과연 엄마-작가는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사례가 될 수 있을까? 공존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여러 공간들을 하나의 실재하는 공간에 병존시킬 수 있는 존재가?
--- p.20

고대 그리스인은 종잡을 수 없는 자궁이 히스테리의 원인이라고 했다. 이 장기는 여자 같다. 너무도 많은 걸 해낼 수 있는데도 터무니없는 혐의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내야 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런데 이제는 자궁의 산만한 속성을 말 그대로 이해하게 되었다. 출산 후 내 자궁은 본래 크기로 수축해야 했다. 눈부신 승리 이후의 퇴각이랄지. 물론 생명을 만드는 건 자궁에게 최고의 승리다. 내 몸은 아코디언이다. 나는 몸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이와 함께 커졌다가 다시 쪼그라들도록 해.” 몸은 명령에 따르려 애쓰지만 대개는 식욕이 이긴다. 이것이 바로 내 자궁이 부리는 마법이며, 나는 질겁한다.
--- p.23

끝내 이뤄내는 작가와 그러지 못한 작가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는 극도의 어리석음이라는 탁월함뿐이다. 가족 친지 모두가 안쓰러워하며 제발 그만두라고 애원한 지 오래인데도 계속해서 잠긴 문에다 대고 자신을 내던지는 것. 하지만 뒤지게 아프다. 게다가 내가 부딪혔던 그 문은 대체 뭐였을까? 나는 만물의 살덩어리 같은 본질에 대한 계시를 봐야 했다. 이렇게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계시에 좆되거나 계시를 좆창 내고 싶었다고.
--- p.45

남성들이 쓴 시에 등장하는 여성에 관해 읽을 때 여성들이 결코 보지 못하는 것을 두고 시인 에이드리언 리치는 이렇게 썼다. “그녀가 발견하지 못하는 것은 책상 앞에 앉아 단어를 조합해내려 애쓰는, 쓰기에 푹 빠진 채 버벅거리기도, 어리둥절해하기도, 이따금 영감을 받기도 하는 존재, 그녀 자신이다.” 이 어리둥절하는 존재, 여성 자신을 보여주고 싶다. 사타구니에 감각이 없어질 때까지, 떨어져 나갈 것처럼 바늘로 찌르는 통증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앉아서 글을 쓴 모든 여자들에게. 당신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어쩌면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지도 몰라요. 우리가 만나게 된다면 당신도 나를 좋아할지도 모르죠.
--- p.52

그런데 요즘 내 안을 뚫고 나오는 분노는 혁명과는 거리가 멀다. 내가 느끼던 가장 무질서하고 규칙을 파괴하며 불법적이고 거의 반역적이기까지 한 감각은, 예술 괴물이 되고 싶다면 모조리 몰아내야 한다고 배웠던 감정과 동시에 치미는, 그만큼이나 강력한 갈망이었다. 바로 나의 모성과 재생산 능력, 그러니까 아이들을 키우는 능력을 전적으로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것.
--- p.68

이제는 내 안에 생생히 살아 숨 쉬는 강력한 존재, 나의 맹렬한 엄마가 떠오른다. 엄마의 몸은 내 최초의 집이자, 최초의 유령의 집이다. 엄마가 나를 껴안던 순간의 감각을 생각한다. 깡마른 체구인데도 엄청난 힘이 깃든 포옹. 조그맣고 완강한 새 한 마리가 나를 붙잡은 것처럼. 그 새는 나를 사랑하지만, 조금 아프다. 어쩌다 이 새는 이렇게까지 강인해진 걸까, 나를 놓아주기는 할까, 내가 그걸 원하기는 할까, 궁금해지던 순간.
--- p.73

매일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보는 내 안에는 엄마가 늘 있다. 우리가 만나서 시간을 보낼 때면 어른으로서의 모든 노하우를 동원해 엄마 안으로 다시 기어들어 가지 않도록 기를 써야 한다. 그런데 나는 무엇을 찾아 헤매는 걸까? 시간과 공간을 거슬러 돌아가고 싶어 하는 대상은 정확히 뭐란 말인가?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는데도 종종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는 뭘까? 내 안에 아무도-당연히 내 아이들은 빼고-기어들어 올 수 없다는 사실이 은근히 슬픈 걸까? 그런데 놀랍게도, 내가 인생에서 외로움을 느끼지 않았던 유일한 시간은 임신 중일 때였다. 말 그대로 내 안에 누군가 들어 있었으니까. 나를 괴롭히면서.
--- p.75

그렇게 우리 여성 작가들은 기술과 예술의 하이브리드로 눈을 돌린다. 우리는 텍스트와 이미지에 스스로를 내어준다. 어쩌면 우리가 다른 인간을 몸 안에 품고 다녔거나, 아니면 적어도 그랬던 여성을 알고 있기에 더 열린 자세인지도 모른다. 미디어 과잉 시대에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진부하다는 건 알지만, 가상 세계, 딱히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툰드라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데 익숙한 작가에게도 그게 그렇게까지 슬픈 일일까. 애초부터 온전히 실재한다고 할 수 없는, 현실의 손으로 만질 수도 없는, 그러니까 섹스해서 임신하는 식으로는 접촉할 수 없는 존재들에게 줄기차게 러브레터를 써온 작가에게도 말이다.

--- p.99

출판사 리뷰

어떤 순간에 존재하면서 동시에 순간을 쓰는 것은 가능할까? 『하얀 잉크』는 여성성과 모성, 창작의 관계를 탐구하는 한편 예술 형식으로서의 에세이의 가능성을 끝까지 밀어붙인다. 해굿은 공존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시공간의 경험을 하나의 글에 병존하는 혼종적인 글쓰기를 통해 단선적인 남성 언어의 바깥에 여성의 자리를 만들어낸다. 『하얀 잉크』를 쓰던 시기에 함께 집필한 논문 「바라보는 여성」을 차용하여 ‘연구 계획’, ‘방법론’, ‘문헌 검토’ 등의 제목 아래 에세이를 배치한 것은 일종의 형식 비틀기로, 논문의 외형을 취하지만 대부분 개인적 서사가 중심인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해굿이 ‘시적인 에세이’(lyric essay)의 한 부류라고 말한 이 형식은 전통적인 장르 구분을 해체하고 여성의 경험을 보다 유연한 방식으로 서술하기 위한 실험이자, 에세이라는 예술에서 자기만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실천이다.

부정당한 모성, 혼돈의 여성성, 글쓰기의 혼종성에 관하여

해굿은 출산과 양육의 경험이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작가로서의 자신에게 가져온 변화를 쓴다. 임신을 거부했던 시기를 지나 이제 모성과 재생산 능력을 온전히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기겠다고 말하지만, 어쩐지 이 기쁨은 숨겨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대 역행’이라는 딱지가 붙을까 봐 다른 이들 앞에서 자기 삶의 엄연한 일부를 무시해버리는 것, 존재하기 위해 종종 자신을 망가뜨려야 하는 것은 여성성과 모성의 지극히 슬픈 지점이다. 해굿은 임신 중 겪은 온갖 격동과 울렁거림, 광기 어린 열정과 허기를 시적 에세이라는 형식 속에 밀도 있게 써 내려가며 단일한 틀에 갇혀 있던 모성을 복합적이고 모순적인 경험의 영역으로 옮긴다. 이러한 글쓰기를 통해 정체성을 발견하고 창조하지만, 정체성의 본질이 그러하듯 파악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미끄러져 나가 전혀 다른 무언가로 변모할 뿐이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매혹 중 하나로, 에세이, 시, 철학, 영화 이론이 뒤섞인 『하얀 잉크』는 응시와 소비, 모성과 양육, 창조와 파괴, 고백과 은폐 등의 주제를 아찔하고 감각적인 일화들을 통해 드러낸다. 에세이스트이자 이 책의 역자 최리외가 말하듯 해굿은 “아이를 임신한 ‘프레고 작가’로서 […] 정밀한 탐정처럼, 후드 티를 입고 소파에 벌렁 드러누워 남편을 유혹하는 여자처럼, 겹겹의 의상을 하나도 벗지 않으려다가 결국 자신을 훤히 다 드러내고 마는 이국적인 댄서처럼 다채로이 얼굴을 바꾸며 여자됨을, 엄마 되기를, 여성적 시선을 탐구한다”.

진지하지만 심각하지 않은,
일상과 이론, 장르와 장르를 넘나드는 서술

모성과 여성성이라는 논쟁적이고 일견 진지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하얀 잉크』는 심각하지만은 않다. 에이드리언 리치, 매기 넬슨부터 미셸 푸코와 자크 데리다, 영화 감독 세라 폴리와 장 콕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술가와 이론가 들을 곳곳에 언급하지만, 그들의 이론적 권위를 내세우기보다는 일상의 경험에 맞물려 녹아내 고급 이론과 개인적 서사를 조화시킨다. 위계질서를 뒤섞고 나아가 완전히 무화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 중 하나이기에, 하나의 장르나 분류처럼 우리를 규정하고 가두는 질서의 틀을 깨부수는 순간, 우리는 우리 자신을 가장 진실하게 표현할 새로운 형식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추천평

이 책은 시일까? 회고록일까? 예술과 모성, 사랑에 관한 책일까? 그렇다, 모두다. 나는 이 책을 매기 넬슨 옆,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는 표시가 붙은 책장에 꽂아둘 것이다. - 엠마 스트라우브 (소설가)
회고와 영화 및 문학의 역사를 교차시키며 전개되는 장편 에세이 『하얀 잉크』에서, 해굿은 탐정의 역할을 맡아 여성, 어머니, 작가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지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고, 또 한편으로는 애틋한 이 책은 한 권의 책과 한 인간을 이루는 수많은 신비로운 층위를 깊이 있게 사유하는 작품이다. 해굿은 아무것도 숨기지 않는 진솔함으로 당신 마음을 무너뜨릴 것이다. 페이지마다 빛을 비추는, 독보적이고 탁월한 책. - 메리-루이즈 파커 (배우,작가)
캐럴라인 해굿의 비평적 시선은 차분하면서도 열정적이다. 고급문화와 대중문화, 가족, 대학 강의계획서,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몸을 참조하며, 해굿은 완전히 새롭고 오롯이 자기만의 것을 만들어냈다. - 엘리사 앨버트 (소설가)
개인적인 것을 시적이면서도 정치적인 것으로 밀어붙이는 태도는 베티 프리단의 대표작 『여성성의 신화』를 떠올리게 한다. 다만 그것이 인스타그램 세대를 위한 형식으로 새롭게 쓰였다는 점이 특별하다.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여성들이 일상의 삶 속에서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을 다시 묻는 이 책은 이른바 ‘여성의 일’이라는 개념 자체를 무화시킨다. 또한 그것이 서정성과 키치한 암시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어떤 주장을 설득력 있게 펼치고 작은 혁명을 촉발하기에 이보다 더 효과적인 방식은 없을 것이다. - 브루클린 레일
이 책은 조각나고 재구성된 존재로서의 예술가를 그린 영리하고 솔직하며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서정적 초상이다. 이 책은 단순한 논문이나 작품집이 아니다. 말 그대로 몸, 한 여자의 몸이다. - 팬크 매거진
모성과 예술, 그리고 그 둘이 자주 만나는 지점에 대한 사려 깊고 문학적인 성찰. - 커커스 리뷰
『하얀 잉크』는 놀라울 정도로 솔직해서 위로가 되는 동시에 수천 가지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바로 그게 핵심이다. 여성, 작가, 어머니가 그러하듯이. 단 하나의 독특한 시선으로 경험을 포착하는 완벽한 방법이 있다면, 이 책이 그 답이다. - JMWW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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