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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 서문 _9

1권 되살아나다

1장 시대 _13
2장 우편마차 _18
3장 밤의 그림자 _28
4장 준비 _136
5장 포도주 주점 _156
6장 구두장이 _174

2권 황금빛 실

1장 오 년 후 _195
2장 구경거리 _106
3장 실망 _118
4장 축하 _140
5장 자칼 _151
6장 수백 명의 사람 _162
7장 도시의 귀족 나리 _183
8장 시골의 귀족 나리 _198
9장 고르곤의 머리 _207
10장 두 가지 약속 _226
11장 대조적인 장면 _240
12장 섬세한 친구 _247
13장 섬세하지 못한 친구 _259
14장 정직한 장사꾼 _268
15장 뜨개질 _286
16장 계속되는 뜨개질 _305
17장 어느 밤 _324
18장 아흐레 _333
19장 의견 _344
20장 간청 _357
21장 메아리치는 발소리들 _364
22장 바다는 여전히 끓어오르고 _383
23장 불길이 치솟다 _392
24장 자석 바위에 이끌려 _404

3권 폭풍의 진로

1장 독방에 갇히다 _427
2장 회전 숫돌 _447
3장 그림자 _458
4장 폭풍 속의 고요 _467
5장 톱장이 _476
6장 승리 _487
7장 문 두드리는 소리 _498
8장 카드의 패 _507
9장 게임판이 벌어지다 _529
10장 그림자의 실체 _551
11장 해질 무렵 _575
12장 어둠 _583
13장 쉰두 명 _598
14장 뜨개질이 끝나다 _618
15장 발소리가 영원히 사라지다 _639

해설 | 프랑스혁명과 디킨스의 역사적 상상력 _651
찰스 디킨스 연보 _673

저자 소개 2

찰스 디킨스

관심작가 알림신청
 

Charles John Huffam Dickens

1812년 2월 7일 영국 포츠머스에서 존 디킨스와 엘리자베스 디킨스의 여덟 자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호인이었으나 다소 경제관념이 부족한 아버지 때문에 가족은 이사를 반복해야 했고, 결국 1824년 빚 때문에 채무자 감옥에 수감되기에 이른다. 열두 살의 디킨스는 홀로 하숙을 하며 구두약 공장에서 병에 라벨 붙이는 작업을 했는데, 매일 10시간씩 일하며 주당 6실링을 받았던 이때의 혹독한 경험은 후일 여러 작품의 토대가 되었다. 집안 형편으로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속기술을 배워 의회 기자로 일했으나 문학에 대한 꿈을 접지 않았고, 1833년 『먼슬리 매거진』에 첫 단편 「
1812년 2월 7일 영국 포츠머스에서 존 디킨스와 엘리자베스 디킨스의 여덟 자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호인이었으나 다소 경제관념이 부족한 아버지 때문에 가족은 이사를 반복해야 했고, 결국 1824년 빚 때문에 채무자 감옥에 수감되기에 이른다. 열두 살의 디킨스는 홀로 하숙을 하며 구두약 공장에서 병에 라벨 붙이는 작업을 했는데, 매일 10시간씩 일하며 주당 6실링을 받았던 이때의 혹독한 경험은 후일 여러 작품의 토대가 되었다.

집안 형편으로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속기술을 배워 의회 기자로 일했으나 문학에 대한 꿈을 접지 않았고, 1833년 『먼슬리 매거진』에 첫 단편 「포플러 거리의 만찬」을 발표하면서 작가로서 첫 걸음을 내디뎠다. 이후 어렸을 때 불리던 애칭 ‘보즈’를 필명으로 사용하여 런던의 일상을 그린 단편들을 연재, 1836년 『보즈의 스케치』라는 제목으로 묶어 출간했다. 이듬해 디킨스의 첫 장편소설 『픽윅 클럽 여행기』가 크게 주목받았고, 연이어 『올리버 트위스트』(1838)가 대중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면서 당대 인기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니컬러스 니클비』(1839), 『오래된 골동품 상점』(1841), 『바너비 러지』(1841) 등 초기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사회의 모순과 서민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들을 계속 발표했고, 1843년 12월에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출간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크리스마스 캐럴』(1843)은 인색한 실업가 스쿠루지의 개심을 묘사하여 작자의 그리스도교적 사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후 『종소리』(1844), 『화롯가의 귀뚜라미』(1845), 『생의 전투』(1846), 『유령의 선물』(1848)까지 네 권의 크리스마스 서적을 더 출간했다. 1850년 발표한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비롯한 『블릭 하우스』(1853), 『어려운 시절』(1854) 등의 후기작에서는 사회의 여러 계층을 폭넓게 다룬 이른바 파노라마적인 사회소설로 접근했다.

잡지사 경영, 자선사업, 공개 낭독회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을 계속하는 사이에도 『두 도시 이야기』(1859), 『위대한 유산』(1861) 등 선이 굵은 작품들을 계속 발표했으며,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도 잊지 않았다. 1870년 열두 권으로 기획된 대작 『에드윈 드루드의 미스터리』 집필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 문인 최고의 영예인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시인 묘역에 안장되었다.

주요 작품으로 『올리버 트위스트』, 『돔비와 아들』, 『데이비드 코퍼필드』, 『두 도시 이야기』, 『황폐한 집』, 『위대한 유산』, 『우리 모두의 친구』, 『로스트 : 에드윈 드루드의 미스터리』, 『홀리데이 로맨스』 등 많은 소설과 『이탈리아, 물에 비친 그림자의 기억』 등의 에세이가 있다.

찰스 디킨스의 다른 상품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인디애나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버지니아대학교에서 방문 교수로 연구활동을 했다. 현재 국민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지은 책으로 『찰스 디킨즈 소설 강의』 『찰스 디킨즈의 「위대한 유산」 꼼꼼히 읽기』 『어딘 듯 한편에』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노인과 바다』 『위대한 유산』 『올리버 트위스트』 『채털리 부인의 연인』 『라셀라스』 등이 있다.

이인규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684쪽 | 140*210*35mm
ISBN13
9791141603410

책 속으로

최고의 시절이었고 최악의 시절이었다. 지혜의 시기였고 어리석음의 시기였다. 믿음의 시대였고 불신의 시대였다. 빛의 계절이었고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고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는 모든 것이 있었고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 모두가 천국으로 직행하고 있었고 또 그 반대편으로 직행하고 있었다. 요컨대 그 시대는 지금의 시대와 너무도 비슷했으며, 그 결과 그 시대의 가장 목소리 큰 권위자들 가운데 일부는 그 시대가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최상급의 묘사로만 이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p.13

곰곰 생각해볼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모든 인간이 서로에게 심오한 비밀이자 수수께끼인 존재라는 사실이다. 밤에 대도시에 들어설 때면 엄숙하게 드는 생각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저 어둠 속에 무리 지어 서 있는 집들 하나하나가 모두 제 나름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 그 모든 집의 방 하나하나가 각기 제 나름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으며 거기 사는 수십만 명의 가슴속에서 뛰는 심장도 하나같이 각자 품고 있는 생각의 어떤 부분에서는 가장 가까운 심장에게조차 하나의 비밀스러운 존재라는 사실이다! 두려움, 심지어 죽음 그 자체도 얼마간은 이런 불가해성과 관련이 있다.
---p.28

햇살에 잠시 쫓겨났던 구름이 이제 생탕투안의 성스러운 거리 전체를 뒤덮었다. 어둠이 무겁게 깔린 구름이었다. 추위, 더러움, 질병, 무지, 궁핍이 이 성스러운 지역을 섬기는 훌륭한 대신들이었다. 하나같이 막강한 권력을 지닌 귀족들이었는데, 그중에서도 마지막의 궁핍이 특히 그러했다. 맷돌-늙은이를 갈아 젊게 만들어준다는 전설 속의 맷돌은 분명 아니었다-에 갈리고 또 갈리는 끔찍한 고난을 겪은 사람들의 표본이 거리 구석마다 떨고, 문간마다 드나들고, 창가마다 내다보았고, 옷의 흔적만 남은 누더기가 바람에 나부끼며 파닥거렸다. 그들을 갈아 으깨는 맷돌은 젊은이를 늙은이로 만드는 맷돌이었다. 아이들의 얼굴은 늙었고 목소리는 엄숙했다. 아이들과 어른들의 얼굴에 세월의 고랑으로 깊이 새겨져 있고 또 날마다 새로 그어지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굶주림’이라는 표지였다. 그것은 도처에 가득 퍼져 있었다.
---p.59

기나긴 세월 감옥에 생매장되었던 노인이 로리 씨와 드파르주를 번갈아 쳐다보며 앉아 있는 동안, 오랜 시간 지워져 있던 강렬하고 왕성한 지성의 희미한 흔적이 그를 뒤덮은 캄캄한 안개를 뚫고 그의 이마 한가운데에 점점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들은 다시 안개에 덮이더니 차츰 옅어지다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그것들은 분명 거기에 나타났었다. 그리고 그 표정은 이제 그가 보이는 지점까지 벽을 따라 조용히 다가와 그를 바라보며 서 있는 마네트 양의 젊고 아름다운 얼굴에 정확히 그대로 반복되어 나타났다.
---p.80

“얘야, 억압이야말로 유일하게 영속하는 철학이란다.” 후작이 말했다. “두려움과 굴종에서 나오는 음울한 경외심이야말로 천한 것들로 하여금 계속 채찍에 순종하게 만드는 것이지. 이 집의 지붕이 하늘을 가리며 우뚝 서 있는 한 영원히 말이야.”
---p.215

“그럼 제 마지막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 저는 당신을 위해서라면, 그리고 누구든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 제 삶의 여정이 무언가를 위해 희생할 기회나 가능성이 있을 만큼 바람직한 구석을 조금이라도 지니고 있다면 저는 당신을 위해, 그리고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어떤 희생이라도 기쁘게 할 것입니다. (……)”
---p.266~267

생탕투안의 피가 높이 끓어올랐고, 철권통치와 폭정의 피는 바닥으로 쏟아졌다. 그것은 감옥 소장의 시체가 뒹구는 시청 앞 계단 위에 쏟아졌고, 사지를 절단할 때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도록 시체를 단단히 밟아 누르고 있는 드파르주 부인의 신발창 아래로 쏟아졌다. (……)
무섭게 위협하는 시커먼 바다, 아직 그 깊이를 알 수 없고 힘을 알 수 없는 파괴적인 파도가 겹겹이 솟구치며 밀어닥치는 바다. 격렬하게 요동치는 형상들과 복수심에 가득찬 목소리들, 그리고 고통과 시련의 용광로에서 굳어질 대로 굳어져 연민의 기미나 흔적이 조금도 남지 않게 된 냉혹한 얼굴들의 무자비한 바다.
---p.380~381

날마다 사형수를 가득 실은 호송 마차가 거리의 돌바닥 위를 무겁게 덜컹대며 지나갔다. 어여쁜 소녀들, 갈색 머리나 검은색 머리 또는 희끗희끗한 반백의 화사한 여자들, 젊은이들, 건장한 남자들과 늙은이들, 상류 가문 출신들과 천한 소작농 출신들, 이 모든 사람이 매일 기요틴에 바칠 붉은 포도주가 되기 위해 끔찍한 감옥의 어두운 감방에서 햇빛 속으로 끌려나와 길거리를 지나서 기요틴 앞으로 실려간 뒤 그녀의 탐욕스러운 갈증을 달래주는 제물이 되었다. ‘자유, 평등, 우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이중 마지막 것, 죽음이 가장 내주기 쉬운 것이 되었구나, 오, 기요틴이여!
---p.476

어떤 무서운 싸움도 이 춤의 반만큼도 소름 끼치지 않았으리라. 정말이지 그건 한없이 타락해버린 놀이였다. 한때는 순수한 행위였지만 극악무도한 악마의 짓으로 전락한 어떤 것, 처음엔 건전한 오락이었지만 피를 분노에 휩싸이게 하고 감각을 혼란에 빠뜨리고 심장을 냉혹하게 얼리는 끔찍한 수단으로 변해버린 어떤 것이었다. 그 안에 얼핏 엿보이는 우아한 몸짓은 그것을 오히려 더욱 추악하게 만들었고, 본래 선했던 그 모든 것이 얼마나 뒤틀리고 타락했는지를 보여주었다. 처녀의 가슴을 이렇듯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아직 아이나 다름없는 예쁘장한 머리를 이처럼 광기로 가득차게 하고, 섬세하고 고상한 발걸음을 피와 오물 범벅의 진창 속으로 내닫게 하는 이 모든 행태, 그것은 바로 혼돈의 시대를 보여주는 전형이었다.
그것은 카르마뇰이었다.
---p.483

부당한 박해에 대한 뿌리깊은 인식과 한 계급에 대한 뼈저린 증오감이 어릴 때부터 골수에 사무쳐 있던 상황에서, 그녀는 때가 되자 무자비한 암호랑이 한 마리로 변하고 말았다. 그녀에게는 정말 동정심이라곤 털끝만큼도 없었다. 혹여 예전에 동정심을 가진 적이 있었다 해도, 지금은 완전히 사라져서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p.624

“(……) 나는 보노라, 아름다운 도시와 훌륭한 사람들이 이 끔찍한 심연으로부터 새로 솟아나는 것을. 그리고 보노라, 앞으로 긴 세월에 걸쳐 진정한 자유를 위한 그들의 투쟁이 승리와 패배를 거듭하는 가운데 이 시대의 죄악이, 그리고 그 죄악을 필연적으로 초래한 그 앞 시대의 죄악이 자기 잘못을 모두 속죄하고 점차 사라져가는 것을. (……) 내가 지금 행하는 일은 일찍이 내가 한 그 어떤 행위보다 훨씬 고귀하고 값진 행위일지니, 내가 지금 가는 안식처는 일찍이 내가 알던 그 어떤 곳보다 훨씬 평화롭고 복된 안식처이리라.”

---p.647~649

출판사 리뷰

찰스 디킨스의 작가적 발전을 확실히 증명한 후기 걸작
인물들을 절구처럼 으깨고 빻아서 그들로부터
흥미를 자아내는 사건 중심의 이야기”

대영제국의 최전성기였으나 산업 발전에 따른 부작용과 빈부 격차가 극심했던 빅토리아시대(1837~1901)를 살아간 작가 찰스 디킨스. 집안 형편이 악화되자 어려서부터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던 그는 부조리한 현실에 일찌감치 눈을 떴고 자신의 경험을 소설에 투영함으로써 불의를 고발했다. 고아 소년의 인생 역정을 그린 『올리버 트위스트』, 역경을 딛고 작가로 성공하는 주인공을 등장시킨 자전적 소설 『데이비드 코퍼필드』(1850)는 물론, 영국 사법 제도의 모순을 꼬집는 『블리크 하우스』(1853), 산업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담아낸 『어려운 시절』(1854) 같은 사회소설에도 디킨스의 문제의식과 비판 정신이 잘 담겨 있다.

이 작품들에서 보듯 디킨스의 소설은 주로 당대의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데, 『두 도시 이야기』는 프랑스혁명 전후의 파리를 주무대로 한다는 점이 예외적이다. 그 단초는 이 소설을 집필하기 몇 년 전인 1855년에 쓴 한 편지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는 민중의 불만이 고조된 상황을 두고 “이런 상태는 바로 혁명 발발 직전 프랑스의 전반적 분위기와 너무나도 똑같은바, 천 가지의 우연한 사건 중 어느 하나에 의해 이전에는 전혀 목격하지 못한 엄청난 대화재의 끔찍한 재난으로 터져나올 위험성을 안고 있다”라며 경고했다. 불평등과 압제가 지속된다면 영국도 파국적 사태를 맞이하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프랑스혁명 시기를 중점적으로 다루게 된 셈이다.

인물보다는 사건 중심의 치밀한 구성과 진지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특징인 『두 도시 이야기』는 출간 당시 대중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으나 디킨스만의 특기가 발휘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기존 작품의 희극적 요소와 풍성한 인물 묘사가 부족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는데, 디킨스는 집필 당시 친구 존 포스터에게 보낸 편지에서 “인물들을 절구처럼 으깨고 빻아서 그들로부터 흥미를 자아내는 사건 중심의 이야기”라고 했듯이, 긴박한 사건 전개를 통해 독자의 몰입을 유도하고자 이전 기법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새로운 시도를 했음을 밝혔다. 디킨스의 또다른 역사소설로는 1780년에 일어난 ‘고든 폭동’ 사건(개신교도의 반카톨릭적 소요 사태)을 다룬 『바너비 러지』(1841)가 있는데, 주제와 등장인물 구도가 유사하긴 하나 『두 도시 이야기』가 훨씬 치밀하고 구조가 통일성 있어서 후기에 이르러 디킨스의 창작 기법이 더한층 정련되고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프랑스혁명이라는 격랑에 휩쓸린 사람들의 교차하는 운명
증오와 사랑, 복수와 희생을 아우른 압도적 서사

1775년, 런던의 텔슨은행에서 근무하는 자비스 로리가 우편마차를 타고 파리로 떠나려 이동한다. 18년 전에 죽은 줄 알았던, 자신의 고객이자 친구 알렉상드르 마네트 박사를 데려오기 위해서다. 도중에 도버에 들른 그는 마네트 박사의 딸 루시를 만나고, 고아로 자란 루시에게 아버지 생존 소식을 전한다. 둘은 파리에 도착해 마네트 박사를 모셨던 하인인 에르네스트 드파르주의 포도주 주점으로 찾아가, 18년간 바스티유 감옥에 갇혀 있다가 풀려나 피폐해진 상태로 주점 옆 건물의 다락방에서 구두 만드는 일에 몰두하던 마네트 박사와 극적으로 재회한다. 이들은 런던으로 돌아오고, 박사는 딸 루시의 헌신 덕에 차츰 안정을 되찾아 본업인 의사로 활동하게 된다. 영국으로 향하던 여객선에서 알게 된 청년 찰스 다네이(샤를 에브레몽드)가 그로부터 5년 후 영국 왕실에 대한 반역 혐의로 재판에 회부되자 마네트 박사와 루시가 출석해 증언을 한다. 우여곡절 끝에 찰스는 무죄로 방면되며, 이를 계기로 찰스와 루시는 서로 사랑하게 되어 결혼한다. 한편, 재판 과정에서 찰스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준, 찰스와 외모가 흡사한 냉소적인 변호사 시드니 카턴도 루시를 사랑한다. 하지만 방탕한 삶을 사는 자신이 그녀와 맺어질 수 없다며 체념한 그는 루시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이라도 감수하겠다고 맹세한다. 루시와 한동안 평화롭게 살아가던 찰스는 충직한 옛 하인 가벨이 처형당할 위험에 처했다며 보내온 편지를 읽은 후 그를 구하기 위해 혁명으로 혼란스러운 프랑스로 건너간다. 찰스는 망명 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혁명정부에 의해 체포되어 투옥되고 마는데……

이분법적 구조와 상징을 통해 포착한 격동하는 시대의 초상

디킨스가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착상하게 된 이 소설에는 당시 그의 관심사가 두루 반영되어 있다. 저자 서문에서 밝혔듯이, 윌키 콜린스의 연극 〈얼어붙은 바다〉의 주인공 리처드 워두어(소설 속 시드니 카턴과 비슷한 인물) 역을 연기하던 중 이 소설의 주제를 처음 떠올린 것이다. 워두어의 심리 상태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연기해낸 그는 북극을 배경으로 한 이 연극에서, 한 여자를 두 남자가 동시에 사랑하는 삼각관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다는 설정을 소설로 가져온다. 아울러 영국의 역사가 토머스 칼라일의 『프랑스혁명사』(1837)를 탐독하고 깊이 감명받아, 이 역사서를 참고해 프랑스혁명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면서 이야기를 발전시켜나간다. 그리고 자신이 창간한 주간 문예지 〈일 년 내내All the Year Round〉에 1859년 4월부터 『두 도시 이야기』를 매화 결정적인 순간에 이야기를 맺고 끊어 다음 화를 손꼽아 기다리게 하는 묘수를 발휘하며 연재해 인기를 모았고, 그해 12월 단행본으로 출간한다.

『두 도시 이야기』에서 특히 인상적인 것은, 제목에서부터 보듯 두 요소를 병렬하고 대비함으로써 극적 효과를 거둔다는 점이다. 우선, 민중의 억눌린 분노가 혁명으로 폭발하는 파리와 비교적 평온한 런던이 대비된다. 범죄가 만연하고 사형 집행이 잦아 불안한 분위기가 감돌긴 하지만, 혁명이 발발해 유혈 사태가 거듭되는 파리에 비하자면 런던은 주인공들에게 안전히 지낼 대피처 역할을 해준다. 나아가 착취당하며 헐벗고 굶주리는 평민과 특권을 누리며 사치와 향락에 빠진 귀족의 처지도 대비된다. 드파르주의 주점 앞에서 통이 깨져 포도주가 바닥에 쏟아지자 앞다투어 달려들어 포도주를 핥아먹을 정도로 배를 곯는 평민들과 초콜릿 마시는 일 하나에도 네 명의 시종을 거느리며 호사를 부리는 귀족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존재한다. 또한 바닥에 쏟아진 포도주는 훗날 학살이 빈발해 거리가 피로 물들 것임을, 가스파르의 아이가 에브레몽드 후작(찰스 다네이의 백부)의 마차에 치여 죽자 후작이 자기 말의 안위만을 신경쓰며 동전을 던져주는 장면을 통해서는 민중에게 쌓인 원한으로 인해 혁명이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오랜 투옥생활로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아버지 마네트 박사의 회복을 돕고, 프랑스 귀족 집안 출신이지만 환멸을 느껴 영국으로 망명해온 찰스 다네이를 남편으로 받아들여 가정을 이루는 루시는, 따뜻하고 선한 마음으로 주위 사람을 묶어주는 ‘황금빛 실’ 같은 존재다. 이에 반해 남편 에르네스트와 함께 포도주 주점을 운영하는 테레즈 드파르주는, 끝부분에야 밝혀지는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가족을 잃고 복수심에 사로잡힌 냉혹한 인물이다. 그녀는 시종일관 뜨개질을 하면서 복수를 가할 자들의 명부를 치밀히 기록하고, 혁명 일선에서 활약하며 찰스 다네이 집안의 사람들을 가차없이 몰살하려 기도한다. 외모는 꼭 닮았으나 태도가 반듯하고 진취적인 찰스와는 다르게, 시드니 카턴은 능력 출중한 변호사이지만 술에 중독되어 희망 없이 되는대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이렇게 자포자기한 채로 살아가던 시드니이기에, 그가 루시를 사랑하게 되면서 회심하여 위기에 처한 찰스를 구하고자 숭고한 희생을 감행하는 장면은 더욱 극적이고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언제나 증오보다 훨씬 강하기 마련인 사랑의 힘으로”
폭력의 악순환을 경고하고 재생과 부활의 가능성을 제시한 고전

바스티유 감옥 습격으로 촉발된 프랑스혁명이 공포정치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폭력이 불붙어가는 장면도 몹시 강렬하게 묘사된다. 회전 숫돌로 칼을 갈아가며 무자비한 살육을 벌이고, 집단적으로 광기에 휩싸여 혁명 당시 유행한 ‘카르마뇰’ 춤을 추는 장면 묘사에서는 공포와 혐오감마저 느껴진다. 디킨스는 구제도의 압제가 워낙 격심했기에 반작용으로 폭력적인 양상을 띠는 혁명의 양면성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선을 보낸다. 폭정이 혁명을 낳고, 그 혁명이 다시 또다른 폭정을 낳는 비극적인 악순환이 일어날 위험이 있음을 일깨운 것이다. 지배받던 민중이 권력을 잡고 마구잡이로 사형을 선고하는 재판이 과연 정의로운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한다. 이렇듯 억압받는 민중에 대한 공감과 혁명의 폭력성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담아낸 디킨스는, 당시 영국 사회의 구조적 폐단과 부조리가 혁명 같은 심각한 사태를 초래할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경고하는 한편, 마네트 일가를 돕는 은행원 자비스 로리와 충직한 하녀 프로스의 헌신, 특히 시드니의 희생을 통해 인간 본연의 사랑과 연대로 위기를 타개해나갈 역사적 가능성도 함께 살핀다.

치밀한 복선, 정교하고 극적인 서사, 지배층에 대한 신랄한 풍자, 눈물샘을 자극하는 멜로드라마 요소 등으로 대중에게 어필한 『두 도시 이야기』는 그치지 않는 재해석과 2차 창작의 대상으로서 해마다 새로운 독자를 불러모으고 있다. 20세기 초부터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 연극과 뮤지컬로 수차례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에 직접적인 영감을 주었고, 2026년에는 BBC에서 4부작 미니시리즈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격변기를 살아간 사람들의 운명을 생동감 넘치게 그려낸 이 소설은 진정한 정의란 무엇이고 인간으로서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오늘날 독자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건네며 변함없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추천평

내가 쓴 최고의 이야기. - 찰스 디킨스 (소설가)
혁명을 장엄하게 묘사한 소설이자 디킨스 최고의 걸작. - 옵서버
구성이 탁월하다. 폭력과 피로 뒤덮인 구절들이 너무 많아서 책장에 붉은 얼룩이 묻어 있는지 눈여겨보게 될 정도다. - 데일리 텔레그래프
재생과 공포, 정의와 희생이라는 거대한 도덕적 주제를 다루면서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짚어낸 소설. 독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여정을 선사할 책. - 사이먼 샤마 (역사학자)
디킨스는 모든 정치가, 사회평론가, 도덕주의자들이 말한 바를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정치적 사회적 진실을 세상에 알렸다. - 마르크스 (철학자, 사회학자)
‘위대함’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무엇이건, 디킨스는 그 의미를 완벽히 구현한 작가였다. - G. K. 체스터턴
우리가 이전에 본 적 없는 디킨스의 면모를 보여주는, 디킨스가 그토록 동경했던 영웅적 행동을 마침내 소설에 담아낸 작품. - 마틴 피도 (전기 작가)
당대 어떤 작가도 디킨스만큼 사랑받지 못했다. - 뉴욕 타임스
프랑스혁명에 대한 디킨스의 주목과 집중은 궁극적으로 빅토리아시대의 영국 사회가 지닌 근원적 병폐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비판적 작가의식의 절박한 발로이며,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적극적인 동시대적 의미와 함께 디킨스 후기 작품의 특징적 면모를 강하게 띠고 있다고 하겠다. - 이인규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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