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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나의 사랑, 《어린 왕자》 선물용 세트
소설 《어린 왕자》+《어린 왕자 나의 사랑》 전2권/이미지 카드 8장 수록,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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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레옹 베르트에게

본문 1~27

옮긴이의 말 | 겨울에서 봄에게로

부록│《어린 왕자》 속 소중한 말들 필사
레옹 베르트에게

본문 1~27

옮긴이의 말 | 겨울에서 봄에게로

부록│《어린 왕자》 속 소중한 말들 필사

저자 소개 2

저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관심작가 알림신청
 

Antoine Marie Roger De Saint Exupery

1900년 6월29일 프랑스 리옹의 몰락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19세 때 해군사관학교에 입학 시험에 실패한 뒤 생크루아 미술학교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다. 21세 때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소위에 입관 되었으나 비행사고를 내고 예편되었다. 1920년 공군으로 징병되었다. 1921년 4월에 공군에 입대하여 비행사가 되었는데, 이는 그의 삶과 문학 활동에 큰 시발점이 되었다. 제대 후에도 15년 동안이나 비행사로서의 길을 걸었다. 1926년에는 민간 항공회사 라테코에르사에 입사하여 우편비행 사업도 하였다. 1923년 파리의 회사에 회계사로 입사하면서 시와 소설을 습작하다가 트럭 회사의
1900년 6월29일 프랑스 리옹의 몰락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19세 때 해군사관학교에 입학 시험에 실패한 뒤 생크루아 미술학교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다. 21세 때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소위에 입관 되었으나 비행사고를 내고 예편되었다. 1920년 공군으로 징병되었다. 1921년 4월에 공군에 입대하여 비행사가 되었는데, 이는 그의 삶과 문학 활동에 큰 시발점이 되었다. 제대 후에도 15년 동안이나 비행사로서의 길을 걸었다. 1926년에는 민간 항공회사 라테코에르사에 입사하여 우편비행 사업도 하였다. 1923년 파리의 회사에 회계사로 입사하면서 시와 소설을 습작하다가 트럭 회사의 외판원으로 다시 입사한 후 틈틈이 비행 연습을 한다.

1929년 장편소설 『남방우편기(Ourrier sub)』로 작가로 데뷔하였다. 두 번째 소설 『야간 비행』으로 페미나상을 수상, 이후 『인간의 대지』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수상하였다. 『인간의 대지』는 같은 해 미국에서 『바람, 모래와 별들』이라는 제목으로 영문판이 번역·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1940년에 나치 독일에 의해 프랑스 북부가 점령되자 미국으로 망명했다. “동화가 삶의 유일한 진실임을 사람들은 다들 알고 있다”고 말했던 생텍쥐페리는 이 시기에 『어린 왕자』를 집필했고, 1943년 미국 Reynal & Hitchcock 출판사에서 불문판과 영문판(캐서린 우즈 역)이 함께 출간되었다. 『어린 왕자』는 1946년 프랑스 Gallimard 출판사에서 다시 출간되었다. 『어린 왕자』는 1935년 비행 도중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했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나는 과정을 바탕으로 쓰였다. 생텍쥐페리의 대표작인 『어린 왕자』는 26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고 전 세계 1억 부 이상 판매되며 현재까지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 작품이다.

생텍쥐페리는 1943년에 프랑스로 돌아가 공군 조종사로 활동했으며, 1944년에는 제2차 세계대전 군용기 조종사로 지냈다. 1944년 33비행정찰대가 이동하고 이미 5회의출격을 초과하여 8회 출격 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출격하기로 한 7월 31일 오전 8시 반, 정찰 비행에 출격한다. 대전 말기에 정찰비행중 행방불명 되었다. 1944년 7월 31일 세상을 떠난 것으로 짐작한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회항하여 오는 길에 코르시카 수도에서 1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독일 전투기에 의해 격추당해 전사하였다고 한다. 유작 "성채I(tadelle)”는 이후에 친구들이 생텍쥐페리의 녹음본과 초벌 원고를 정리하여 1948년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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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제8대학에서 조형 예술 석사 학위를 받았다.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시작으로 덴마크의 국민 작가 요른 릴의 『북극허풍담』 등 다수의 서적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라무에게 물어봐』 시리즈와 니체, 아들러,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담은 『작고 아름다운 철학수업』 시리즈, 『자루 속 세상』 『걱정 많은 새』 『파란심장』을 쓰고 그렸다. 현재 북한산자락에서 새들과 함께 살며 화가, 동화 작가, 번역가, 삽화가로 일하고 있다. 2004년 정헌 메세나 청년 작가상을, 2020년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는 코끼리 이야기』로 눈높이 아동문학대전 그림책 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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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29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568쪽 | 128*188*35mm
ISBN13
9791171740871

책 속으로

1.
“모자가 왜 무섭니?”

어른들은 늘 설명이 필요합니다.

2.
정비사도, 승객도 곁에 없었기에 나는 비행기 수리라는 어려운 일을 혼자서 해야만 했습니다.

크나큰 신비에 맞닥뜨리면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법입니다.

“보아뱀은 너무 위험하고, 코끼리는 너무 거추장스러워.”

“이건 상자야. 네가 원하는 양은 이 안에 있어.”

3.
“그러니까 아저씨도 하늘에서 왔구나! 어느 행성에서 왔어?”
“아저씨가 상자까지 줘서 다행이야. 밤에는 양에게 집이 될 수 있겠어.”

4.
“어린 왕자가 실재했다는 증거는, 그가 사랑스러웠고, 웃었으며, 양 한 마리를 원했다는 거예요. 양을 원한다는 건 존재한다는 증거거든요.”

그렇다고 어른들을 비난해서는 안 됩니다. 어린이는 어른들에게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친구를 잊는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모든 사람이 친구를 갖지도 않습니다.

그러다 결국은 훨씬 중요한 부분에서 잘못을 저지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도 너그럽게 이해해주기를 바랍니다.

5.
“바오바브나무도 커다랗게 자라기 전에는 작은 나무였어.”

무나 장미의 싹이라면 마음대로 자라게 두어도 됩니다. 하지만 나쁜 식물의 씨앗이라면 발견하는 즉시 뽑아내야 합니다.

“아침에 세수하고 나면, 행성도 정성껏 보살펴 주어야 해. 바오바브나무도 아주 어렸을 때는 장미와 비슷하지만, 조금 자라서 장미와 분간할 수 있게 되면 정기적으로 뽑아줘야 해. 그건 귀찮은 일이지만, 어렵지 않아.”

때로는 할 일을 뒤로 미뤄도 되지만, 바오바브나무의 경우에는 항상 재앙이야.

6.
“하루는 해지는 걸 마흔세 번이나 보았어!”

7.
“아저씨가 상자까지 줘서 다행이야. 밤에는 양한테 집이 될 수 있을 테니까.”

“꽃들은 연약해. 순진해. 그래도 자기를 지키려고 최선을 다해. 가시가 있어서 무서워 보인다고 생각해….”

“꽃들은 수백만 년 전부터 가시를 만들어 왔어. 양들이 꽃을 먹는 것도 수백만 년째야. 그런데 왜 꽃들이 아무 쓸모도 없는 가시를 만드느라 그렇게 고생하는지 알아보려는 게 중요한 일이 아니야?”

“만약 누군가가 수많은 별 가운데 하나의 별에 핀 꽃을 사랑한다면, 그는 별만 바라봐도 행복해질 거야. ‘내 꽃이 저기 어딘가에 있겠구나….’ 생각하면서.

8.
그렇게 해서 어린 왕자는 꽃을 사랑하려 애썼지만, 믿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중요하지 않은 말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매우 불행해졌습니다.

“그때 나는 아무것도 몰랐어! 말이 아닌 행동으로 꽃을 판단했어야 했어. 꽃은 나를 향기롭게 해 주고 환하게 해주었어. 나는 도망쳐 나오지 말았어야 했어! 어설픈 거짓말 뒤에 다정한 마음이 있다는 걸 눈치챘어야 했어. 꽃들은 겉과 속이 너무 달라! 하지만 나는 너무 어려서 꽃을 사랑할 줄 몰랐어.”

9.
청소만 잘해주면 화산은 폭발하지 않고 조용히, 규칙적으로 타오릅니다.

“나비를 알려면 애벌레 두세 마리쯤은 견뎌야 해.”

10.
“내가 만약 한 장군에게 바닷새로 변하라 명했는데 그가 따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장군의 잘못이 아니다. 나의 잘못이다.”

“권위는 다른 무엇보다도 도리에 맞아야 한다. 만약 그대가 그대의 백성들에게 바다에 뛰어들라고 명한다면, 그들은 혁명을 일으킬 것이다. 짐이 복종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짐의 명령이 도리에 어긋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그대 자신을 심판하도록 하라. 그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다. 남을 심판하기보다 자신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일이 훨씬 어려운 법이다. 그대가 진정 지혜로운 자라면, 그대는 그대 자신을 훌륭히 심판할 수 있을 것이다.”

“저는 어디서든 저를 심판할 수 있어요. 굳이 여기 있을 필요가 없어요.”

11.
허영을 부리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사람 모두가 찬미자인 까닭입니다.

허영을 부리는 사람들은 오직 칭찬에만 귀를 기울입니다.

13.
“내게 목도리가 있으면, 나는 그걸 목에 두르고 다닐 수 있어요. 꽃 한 송이가 있으면, 그걸 따갈 수 있고요. 하지만 아저씨는 별을 딸 수 없어요!”

“나는 꽃을 하나 가졌는데 날마다 물을 줘요. 화산도 세 개 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청소하고요. 불 꺼진 화산도 똑같이 청소해요. 나중 일은 모르니까요. 내가 그것들을 가진 건, 화산과 꽃에 도움이 돼요. 하지만 아저씨가 별을 가진 건, 별들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아요….”

14.
어쩌면 이 아저씨도 터무니없는 사람일 거야. 그래도 왕이나 허영심 많은 사람, 사업가, 술꾼보다는 덜 이상해. 적어도 그가 하는 일에는 의미가 있어. 그가 가로등을 켜면 별 하나가, 꽃 하나가 더 태어나. 가로등을 끄면, 꽃과 별이 잠들지. 그건 참 아름다운 일이야. 아름답기에 진짜 쓸모가 있어.’

사람은 충실하면서도 동시에 게으를 수 있는 법입니다.

“그렇지만 내가 보기에 우스꽝스럽지 않은 사람은 이 아저씨뿐이야. 그건 아마도 그가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것들을 돌보기 때문이겠지.’

15.
“덧없다는 건, ‘머지않아 사라질 위험이 있다’라는 뜻이란다.”

16.
지구는 평범한 행성이 아니었습니다!

17.
재주를 부리려다 보면, 약간의 거짓말을 하는 수가 있습니다.

지구에서 사람이 차지하는 공간은 매우 작습니다. 20억의 주민이 집회에서처럼 거리를 좁혀 선다면, 길이 20마일에 너비 20마일의 광장 안에 충분히 들어설 수 있습니다. 태평양의 가장 작은 섬에 인류 전체를 쌓아놓을 수도 있습니다.

“언젠가는 모두가 각자 자기 별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별들이 반짝이는 게 아닌가 해.”

“사람들이 사는 곳도 쓸쓸하긴 마찬가지야.”
뱀이 말했습니다.

18.
“사람들? 예닐곱 명쯤 있긴 해. 몇 년 전에 봤어. 하지만 어디로 가야 만날 수 있는지는 몰라. 바람이 그들을 데려가거든. 그들은 뿌리가 없어. 그래서 많은 불편을 겪지.”

19.
‘내 행성에는 꽃 한 송이가 있었지. 그 꽃은 언제나 먼저 내게 말을 걸어 주었어….’

20.
길은 모두 사람들이 사는 곳을 향해 있었습니다.

21.
“내 비밀은 이거야. 아주 간단해,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여.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네가 너의 장미를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너의 시간을 썼기 때문이야.”

“하지만 너는 그걸 잊으면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을 져야 해. 너에게는 네 장미에 대한 책임이 있어….”

22.
“사람은 자기가 있는 곳에 절대로 만족하지 못해.”

“아이들은 누더기 인형 하나에도 시간을 쏟아요. 인형이 몹시 소중해지는 건 그래서예요. 인형을 빼앗으면 우는 것도 그래서예요….”

23.
그는 갈증을 달래줄 묘약을 팔고 있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알만 먹으면 목마름이 사라지는 영약이었습니다.

‘내게 만약 써야 할 53분이 있다면, ‘샘물을 향해 천천히 걸어갈 텐데….’

24.
“죽더라도, 친구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야. 나는 여우를 친구로 둔 게 참 기뻐….”

“별들이 아름다운 건 눈에 보이지는 않는 꽃 때문이야….”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내 집도 그 안 깊숙이 비밀을 감추고 있었던 것입니다.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건 껍데기에 불과해.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등불은 잘 지켜야 합니다. 한 줌의 바람에도 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25.
그는 눈을 감고 물을 마셨습니다. 물은 축제처럼 달콤했습니다. 여느 음식과 전혀 달랐습니다. 별빛 아래를 걸음과 도르래의 노래, 내 두 팔의 수고에서 탄생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마음에도 선물처럼 좋았습니다. 내가 어린 소년이었을 때에도 크리스마스트리의 불빛과 자정 미사 음악, 사람들의 다정한 미소가 내가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더욱 빛나게 했었습니다.

동틀 무렵의 모래는 벌꿀색입니다. 나는 꿀 빛 모래에도 행복을 느꼈습니다. 그런데도 왜 마음이 아파야만 했을까요….

그는 질문에 대답하는 법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얼굴을 붉힌다는 것은 ‘그렇다’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누군가에게 길들여진다는 것은 울게 될 위험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26.
“꽃도 그래. 아저씨가 별에 핀 꽃을 사랑하게 되면, 밤에 하늘을 바라만 봐도 마음이 따뜻해질 거야. 모든 별에 꽃이 있을 테니까.”

“사람에게는 저마다 다른 별이 있어. 여행자에게 별은 안내자야. 하지만 그 밖의 사람들에게는 그저 작은 불빛일 뿐이야.”

“슬픔이 가라앉으면(슬픔은 언제고 가라앉아) 아저씨는 나를 알게 된 게 기뻐질 거야.”

“내 몸은 버려진 낡은 허물 같을 거야. 낡은 허물을 벗는 건 슬픈 일이 아니야….”
“자… 이게 다야….”

27.
그것은 참으로 크나큰 수수께끼입니다. 어린 왕자를 사랑하는 여러분에게도, 나에게도, 알 수 없는 우주 어딘가에서 우리가 모르는 양이 장미를 먹었는지 아닌지에 따라, 온 우주가 다르게 보인다는 것은요.

“그러나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계속되지 않는다. 어떤 일이든 끝과 시작이 있다.
삶에는 단 한 번의 마침표만 있을 뿐, 모든 일은 쉼표로 연속된다.”
--- p.9

“그들은 모두 자신들이 경험한 부분만을 진리라 믿고 전체로 착각하는 인식의 오류를 범한다. 세계는 단순히 ‘보는 행위’로 포착되지 않는다.”
--- p.21

선가(仙家)에서 말하길, 보는 자는 보지 못하고, 보지 않는 자가 보며, 말하면 이미 아니고, 생각하면 이미 멀며, 한 생각을 놓는 순간 온 세계가 드러난다.
단순해 보이지만 실천은 어려운 가르침이다. 하지만 실망하기는 이르다. 당신이 누구인가. 당신은 사막을 건넜다. 그래서 안다. 새로운 바다를 발견하려면 오래 붙잡고 있던 해안을 떠나야 함을 경험해 안다.
--- p.32

기억 속 나는 지친 얼굴로 게스트하우스 입구에 서 있다. 계산대 너머로 벽을 장식한 파란색 당나귀 조각이 보인다. 벽에는 호수별로 정리된 열쇠가 칸칸이 놓여 있고, 나는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온종일 사람이 손잡이 위까지 앉은 버스에서 시달린 터라 편안히 쉬고 싶지만, 남은 일정이 많아 돈을 절약해야 하기에 욕실 딸린 방과 그렇지 않은 방을 두고 고민 중이다.
숙소 직원은 그런 내가 딱하다. 그래서 지혜로운 말로 나의 고민을 일순간에 사라지게 한다.
그가 말한다.
“친구, 인생은 찰나이고, 우리 모두에게는 ‘온 곳’이 있다네. ‘돌아갈 곳’이 있다네. 그러니 고민하지 말고 비싼 방에 묵게나. 자비를 베풀게나.”
문득 돌아보니 그렇다.
나에게도 돌아갈 행성이 있었다.
--- p.40

삶은 숫자로 기록될 수 없다. 죽음도 그렇다. 과연 어떤 숫자가 우리가 걸어온 길을 설명하거나, 묘사하거나, 껴안을 수 있겠는가?
나의 어린 시절도 마찬가지다. 그 시절에는 어떤 것도 숫자로 환원되지 않았다. 숫자와 관계없이 보이는 모든 것이 신비로 가득했다. 마당에서 기르던 닭을 먹이려고 할머니와 시장으로 버려진 배추 겉잎을 얻으러 다닐 때는 골목골목이 보물을 찾는 흥미진진한 모험이었고, 가게 밖 배추 무더기를 발견하고 ‘할머니, 여기 많아요!’라고 소리칠 때는 축제처럼 사방에서 불꽃이 터졌다.
봄마다 뒷산을 희게 물들이던 아카시아꽃과 할머니의 치맛자락을 잡고 산으로 들로 캐러 다니던 쑥이며 질경이는 또 어땠는가. 그 자체로 영혼을 살찌우는 양식이 아니었던가.
--- p.47

어제는 온종일 비가 내렸다.
오늘은 맑고, 어제 내린 비는 숲속 나의 나무를 천 개의 거울로 반짝이게 한다.
나는 그 거울에 지난날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춰본다.
어디선가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인생은 하나의 꿈, 그 속에 네가 있네….”
여행지에서 돌아오던 날, 페인트칠로 알록달록 새 옷을 입은 신전에 엎드려 기도할 적에, 나의 기도보다 더 깊은 울림으로 노래하던 게스트하우스 직원의 목소리이다.
꿈속의 꿈.
그 겹겹의 시간 속에서, 나는 내 안에 가부좌하고 앉은 또 다른 내가 하는 말을 듣는다.
그가 말한다.
“친구여, 인생은 하나의 꿈이라네. 그렇다 해도 부디 바오바브나무를 조심하게나!”
더없이 다정한 말이다.
--- p.60

소설『어린 왕자』에서도 드러나지만, 생텍쥐페리의 사막에 대한 애정은 매우 각별했다. 『인간의 대지』에서는 사막을 사랑했다고까지 썼다. 그러면서 메마른 땅에 대한 이 자기 고백이 언제 어디서 시작되어 어떻게 변화했는지 자세히 서술했다.
그에게 처음 사막은 모래처럼 덧없는 목숨과 그 목숨을 건지기 위해 기억해야 할 발자국이었다. 그러다가 노을 속에 사라지는 신기루가 되었고, 태양 아래 벌거벗겨진 미천한 몸뚱이가 되었다가, 한 발자국 앞에 있는 죽음이 되었다. 그런가 하면 땀 흘릴 권리도, 기대할 권리도 허락하지 않는 고립무원의 땅에서 ‘걷기 때문에 걷는’ 날이 되었다가, 의식의 문을 두드려 세상의 모든 비애가 지워진 날이 되었다. 이어 죽음을 앞둔 평온으로, 별 속에 숨겨진 진실로, 상체를 움직여 단 한 번의 시선을 주는 것만으로도 생명을 창조해내는 인간(생명 자체인 물을 지닌 베두인)이 되었다.
사막은, 침묵이다.
사유와 성찰이다.
인간은 황금빛으로 출렁이는 모래 바다 한가운데서 침묵하는 사막을 닮아간다. 고개 숙인 채 묵상하는 사막의 사유를 배우고, 성찰을 통해 공(空)을 깨닫는다. 그 깨달음 속에서 참된 나, 진아(眞我)와 마주한다.
--- pp.69-70

오스트리아의 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나와 너』에서 모든 실제적인 삶은 만남 속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너로 인해 나가 된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에게 인간은 독립된 실체가 아닌, 관계함으로 존재하는 것이었다. 성장은 관계 안에서 비로소 모습을 갖추는 것이었고, 네가 곧 나이자 내가 곧 너인 관계 속에서 상대가 전체로 확장되는 것이었다.
이 상호성의 관계는 타자와의 만남을 통해 발견되는 ‘나’의 출발이자 ‘사이’의 완성이었다. 조건 없이, 판단 없이, 목적 없이,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인간과 신 모두를 존재 대 존재로 마주하게 하는 것이었다.
--- pp.75-76

인생을 살며 우리는 많은 여행을 한다. 굳이 다른 나라, 다른 도시, 다른 마을이 아니더라도, 많은 시간을 떠나는 데에 쏟고 그만큼의 시간을 돌아오는 데에 쏟는다.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시간, 다른 장소로 가기 위해 노력하다가 애써 떠나기 전의 자리로 돌아온다.
--- pp.91-92

화학에서 결합은 서로 다른 원자나 분자가 만나 서로의 불안정함을 보완하며 새로운 상태로 변환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는 방출되기도 흡수되기도 한다. 결합은 타협이 아닌 재구성이며, 두 입자가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재배열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물질은 생겨나지 않는다.
두 인격의 만남도 그렇다. 서로 다른 화학 물질이 접촉해 새로운 상태를 만들어내듯, 어린 왕자의 ‘떠남’이 외부로 향해 있던 꽃의 시선을 내부로 돌려놓았듯, 다른 두 인격의 만남은 양쪽 모두를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 p.102

어린 왕자는 꽃을 떠나 왕의 행성에 도착한다. 하지만 곧 지루함을 느끼고 일몰을 보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이에 왕이 답한다:

“그대는 해지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내가 명령해주겠다. 하지만 나의 통치 철학에 따라, 조건이 갖춰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왕은(앞서 설명한 그리스의 시간 개념에 맞추어 보면) 크로노스의 시간에 종속되어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래서 자연의 시간에 맞춰 명령을 내릴 뿐 시간의 흐름을 바꾸지 못한다. 시간을 다스리는 자가 아니라 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자로 명령으로 모든 것을 통제한다고 믿으나 실제로는 알맹이가 없고, 그렇기에 어떤 것도 변화시키지 못한다.
--- pp.107-108

어린 왕자가 왕이 사는 행성을 지나 또 다른 행성에서 만난 허영심 많은 사람도 그렇다. 그의 행성은 바로 이 공허의 극단을 보여준다. 비교 대상이 될 사람도, 인정해줄 사람도 없는 곳에서 그는 자신이 가장 잘생기고, 가장 옷을 잘 입으며, 가장 부자이고, 가장 똑똑하다고 믿는다. 그리고 끝없이 자기를 우러러봐달라고 요구한다.
어린 왕자는 그의 요구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말하며 허영심 많은 남자의 행성을 떠난다:

“아저씨를 찬미해요. 그런데 그게 아저씨에게 왜 그렇게 중요해요?”
--- pp.118-119

누군가가 말했듯, 상처는 빛이 들어오는 자리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어둠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부끄러움으로부터, 불안과 공포, 외로움과 두려움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발버둥 칠 필요가 없다. 진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빛이 들어올 자리를 마주할 용기일 테니까. 자기 그림자를 피해 달아나지 말고 그늘 속으로 들어가라는 이야기의 교훈처럼 가면 속 진짜 얼굴과 마주할 용기일 테니까.
깨진 항아리는 물을 담지 못한다. 그러나 갈라진 틈으로 흘러나온 물은 마른 땅을 적셔서 사막을 초원으로 바꾼다.
--- p.130

소유가 목적이 아닌, 관계가 목적인 어린 왕자의 행성에서는 장미가 몇 송이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정원을 가득 메운 많은 양의 장미보다는 자신을 필요로 하고 그 요구에 응답할 수 있는 한 송이가 더 소중하다. 소로가 말한 ‘삶을 단순하게 만들기보다는 복잡하게 만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과 달리 단순함 속에 깃든 가치를 알고 그것을 귀히 여길 줄 안다.
--- p.137

카뮈는 산문집 『시지포스 신화』에서 현대 노동자의 삶을 시지포스의 운명과 다르지 않은 부조리로 보았다. 그에게 부조리는 인간과 세계 사이의, 혹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절연, 단절로서 어느 한쪽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양자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었다. 부조리의 인식은 어느 날 문득 시작되는 상황에 대한 ‘왜?’라는 의문에서 솟아나는 것이었고, 이러한 의문은 인생 무대를 일순간 무너뜨리며 놀라움과 함께 삶의 모든 것을 권태의 느슨한 느낌 속으로 몰아넣는 것이었다. 이때 판에 박힌 행위의 연쇄가 끊어지며 인간은 그 끈을 이을 고리를 다시 찾으려 한다. 하지만 되돌아오는 것은 이러한 시도가 헛되다는 새로운 인식이다. 그러면 해결책은 없는가?
--- pp.144-145

“꽃은 기록하지 않아.”

어린 왕자에게는 매우 놀라운 대답이다. 하지만 꽃의 아름다움과 잠든 화산의 가능성을 기록하지 않는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에 지리학자는 ‘덧없음’을 이야기한다.
어린 왕자에게는 생소한 단어다. 그래서 또다시 그 말의 의미를 묻고, 지리학자가 답한다:

“덧없다는 건 ‘머지않아 사라질 위험이 있다’라는 뜻이란다.”

지리학자의 설명에 어린 왕자는 처음으로 후회한다. 곧 사라질 운명의 꽃을 혼자 두고 떠난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자책한다. 그러나 어린 왕자의 여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돌아감이 아닌 나아감을 선택한다. 자력에 의한 것이든, 무의식에 지배당한 것이든, 혹은 가혹한 운명의 장난이든, ‘머무르지 않음’을 선택해 또 다른 배움을 향해 나아간다.
--- pp.152-153

2026년 4월 1일, 아르테미스 2호가 발사되었다. 지구 궤도를 벗어나 달로 향하기 시작한 지 이틀째 되던 날, 탑승자들과의 기자 회견이 생중계되었다. 그중 한 비행사는 지구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지구인들은 멋져 보이고 아름답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여러분은 하나의 존재로 보인다. 당신이 어디에서 왔건, 어떻게 생겼건 모두 호모사피엔스이고, 하나의 인류이다.”

상공에서 바라본 지구이든, 발 딛고 보는 지구이든, 바라보는 자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결국 그 안에 담긴 이야기이다. 언덕 꼭대기 은행나무 아래서 사랑하는 나의 개를 안고 ‘저길 봐, 아름답지?’ 하며 바라본 세상이 그토록 따뜻했던 것도 그 안에 ‘불을 켜는 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 pp.165-166

인간은 살면서 맺은 관계만큼의 이별을 경험한다. 그 속에서 언제고 맞이할 나와 세상과의 이별을 직감한다. 이 자기 인식은 귀하다. 죽음에의 인식이 인간을 부, 권력, 명예에의 욕망에서 벗어나도록 돕기 때문이다. 생의 유한성이야말로 욕망이 낳는 고통으로부터 존재를 지키는 까닭이다. 하지만 젊을 때는 죽음과의 거리가 대부분 멀어서 삶의 끝을 자각하기 어렵다.
나 역시 그랬다. 내가 아직 푸릇한 청년일 때는 죽음이 아득히 멀게만 느껴졌다. 그러나 더해가는 시간과 함께 죽음과 나 사이의 거리가 좁혀졌다. 죽기 살기로 물었던 질문들이 무엇을 향한 것이었는지 알게 된 것은 그러므로 젊은 날이 아니었다.
삶의 파도에 휩쓸려 떠돌다가, 문득 살아갈 날보다 죽을 날이 더 가까움을 느낀 것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지천명에 이른 무렵이었다. (17. --- p.171

“내가 그토록 오래 찾아온 코끼리는 숲이 아닌 내 집에 있었고, 멀리 있다고 여긴 숲 또한 다른 먼 곳이 아닌 걸어온 모든 길에 있었다.”
--- p.259

출판사 리뷰

이 책만의 차별점

▶ 번역과 삽화, 모두 한 사람의 손에서
시중의 소설《어린 왕자》 번역서 대부분은 원화를 그대로 싣거나, 완전한 창작 형식으로 새로 그리거나, 삽화 없이 텍스트만 옮긴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 지연리 작가는 생텍쥐페리가 그린 인물과 삽화의 특징을 그대로 가져오되, 자신만의 색을 입히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원작에 대한 존중과 화가로서의 고유한 시선을 동시에 담아냈다.

▶ 원문의 리듬을 살린 번역
옮긴이 지연리는 생텍쥐페리의 문장을 최대한 원문에 가깝게 옮기되, 가독성을 위해 행갈이를 하고 최대한 경어체를 택했다. 처음 이 책을 만나는 독자 -어른이든 어린이든-가 더 다정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 선택이다. (같은 번역을 원문의 호흡 그대로, 행갈이 없이 평서체로 옮긴 버전은 에세이 《어린 왕자 나의 사랑》 부록에 실린다. 한 번역이 두 가지 다른 리듬으로 독자를 찾아가는 셈이다.)

▶ 필사 부록 수록
본문 뒤에는 소설《어린 왕자》 속 문장을 손으로 옮겨 적을 수 있는 필사 노트를 더했다. 읽고 지나치는 책이 아니라, 문장 하나하나를 손끝으로 다시 새기며 오래 곁에 두는 책이 되기를 바란 구성이다.

▶ 왜 다시, 이 번역인가?
옮긴이 지연리는 이 작업을 자신의 개 ‘아자’와의 이별 이후, 다시 사랑을 말하기까지 걸린 시간과 함께 술회한다. 옮긴이의 말 〈겨울에서 봄에게로〉에서 그는 이렇게 적었다.

“두 해 전, 소설《어린 왕자》를 번역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거절했습니다. 다시 사랑을 말하기가 어려웠고, 어릴 적 읽고 좋아하게 된 이 명작을 혹시 잘못 옮길까 두렵기도 했습니다.”

상실을 통과한 사람만이 옮길 수 있는 문장들이 있다. 이 번역은 ‘길들인다는 것’과 ‘떠나보낸다는 것’을 삶으로 통과해 온 이가, 그 경험을 원작의 문장 하나하나에 되비추며 완성한 결과물이다.

▶ 이런 독자에게 권합니다
ㆍ 소설《어린 왕자》를 유년의 기억으로만 간직하고 있는 어른 독자.
ㆍ 원작과 나란히, 옮긴이·삽화가의 시선까지 함께 읽고 싶은 독자.
ㆍ 소장 가치가 있는 판본, 손으로 필사하며 천천히 읽을 책을 찾는 독자.
ㆍ 에세이 《어린 왕자 나의 사랑》과 함께 원작·해석을 오가며 읽고 싶은 독자.
ㆍ 기억에 남을 특별한 책 선물을 하고자 하는 독자.

▶ 함께 출간되는 책
지연리 작가의 신작《어린 왕자 나의 사랑》은 소설 《어린 왕자》 27개 장에 맞춘 철학 에세이다.
지연리 작가가 27개 장 각각을 하나의 철학적 질문으로 다시 읽어낸 크로스오버 에세이. 카를 구스타프 융, 플라톤, 프리드리히 니체, 해나 아렌트, 시몬 베유, 라이너 마리아 릴케, 레프 톨스토이, 파리두딘 아타르, 선(禪)의 화두에 이르는 사유를 세계 곳곳을 떠돈 실제 여행의 기억과 엮었다.
부록으로 소설《어린 왕자》 완역(평서체 버전)을 함께 실어, 이번 소설 단행본과 짝을 이룬다. 소설 《어린 왕자》와 함께 읽으면 그 재미와 유익함이 2배가 될 것이다. 또 27개 장마다 새롭고 아름다운 지연리 작가만의 그림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안겨준다.

▶ 왜 다시, 《어린 왕자》인가?
소설《어린 왕자》는 600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되어 2억 부 이상 팔린,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읽힌 이야기 중 하나다. 화가이자 번역가, 삽화가로 활동해온 저자 지연리가 에세이 《어린 왕자 나의 사랑》을 펴내며, 소설 《어린 왕자》를 직접 완역하고 그림까지 새로 그린 책이다.
생텍쥐페리의 소설 《 어린 왕자》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는 〈옮긴의 말〉에 잘 나타나 있다.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는 ‘어른을 위한 동화’로 출간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랑받는 작품 중의 하나일 것이다!

생텍쥐페리가 쓴 소설《어린 왕자》의 문장을 거의 그대로 옮기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행갈이한 것입니다. 어투도 경어체를 택해서 훨씬 다정하게 읽힐 것입니다. 그렇기에 소설《어린 왕자》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적합합니다. 그것이 어른이든, 어린이든요.

생텍쥐페리는 1900년 프랑스 리옹에서 태어났습니다. 귀족 가문 출신으로 어린 시절을 앵 지방의 생 모리스 드 레망 성과 바르 지방의 라 몰 성에서 보냈습니다. 그가 네 살 되던 해, 아버지를 뇌졸중으로 여의었지만, 그는 그 두 성을 번갈아 오가며 어머니의 보살핌 속에서 따뜻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대표작 《야간 비행》, 《인간의 대지》에는 다른 어떤 작품보다 자전적인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린 왕자》에 서도 엿볼 수 있듯, 비행기 조종사로서의 삶이 그것입니다.
그가 처음 하늘을 날게 된 것은 열두 살 즈음으로, 집에서 가까운 비행장에 매일 자전거를 타고 가 비행기 작동에 관해 이것저것 묻던 때였습니다. 여름방학 중이었고, 그는 그날도 비행장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한 조종사의 배려로 70마력 단발기를 타고 ‘창공의 세례’를 받았습니다.
이후 그는 친족들의 바람에 따라 해군사관학교에 들어가려고 시험을 쳤지만 낙방하고, 파리 미술대학 건축과에 청강생으로 등록했습니다. 하지만 책에도 나오듯이, 그는 예술가가 되겠다는 꿈을 접고 1921년 군대에 징집되어 스트라스부르의 비행 연대에 배속되었습니다. 다만 이때는 비행이 아닌 지상 근무였습니다. 이후 스스로 비행 훈련을 거듭해 민간 조종사 면허를 얻고, 마침내 부르제의 비행 연대로 옮겨갔습니다.
그러나 1923년 비행기 사고로 중상을 입고 제대해, 타일 제조 회사를 거쳐 자동차 회사에서 영업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그가 일 년 반동안 판 트럭의 수가 단 한 대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영업 사원으로는 큰 재능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 누군가 어떤 일에 큰 재능을 보이지 않는다면 안심해도 좋습니다. 아직 찾지 못했을 뿐,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날이 언젠가는 올 테니까요.
스물여섯 살, 그는 방황기를 지나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회사원의 삶을 접고, 마침내 본격적으로 하늘을 날기 시작한 것입니다. 회사원을 포기하고 드디어 본격적으로 하늘을 날게 된 것입니다.
생텍쥐페리는 자기 일을 사랑했습니다. 유람 비행이든, 우편 비행이든, 정찰 비행이든 하늘은 그에게 많은 것을 내주었습니다. 물론 그중에는 목숨을 잃을 뻔한 위험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삶이란 그런 것입니다. 늘 좋지만은 않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삶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 안에 반짝 이는 보석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린 왕자는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그렇기에 우리는 또 안심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이 뜨거운 태양과 발밑에서 부서지는 모래언덕뿐이라도, 천 개의 방울 소리로 웃는 우물물로 언젠가는 목을 축이게 될 테니까요.
고독도 그렇습니다.
사실 생텍쥐페리는 매우 고독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삼면이 사막에 둘러싸인 쥐비 곶에서 비행장 책임자로 일할 때가 그랬습니다. 이때 그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귀가 긴 페넥 여우를 길렀습니다. 소설 속 어린 왕자처럼 그 자신도 여우를 길들이고, 여우에게 길들여진 날들이었지요.
그러나 그 고독 또한 지나갔습니다. 1930년, 한 사교 모임에서 엘살바도르 출신의 콘수엘로 순신을 만나 첫눈에 반했던 것입니다. 작가이자 화가인 콘수엘로는 훗날 어린 왕자가 자신의 행성에 두고 온 ‘꽃’이 됩니다.
두 사람은 집안의 반대를 물리치고 결혼했습니다(콘수엘로는 한 번의 사별과 한 번의 이혼을 경험했는데, 생텍쥐페리의 어머니를 제외하고는 집안 모두가 결혼에 반대했습니다) . 그러나 성격 차이로 쉽지만은 않은 부부생활을 이어갔습니다. 물론 처음부터는 아닙니 다. 결혼 후 삼 년 정도가 지난 다음이니까요. 이쯤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시선을 우리 자신에게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지금 좋아하는 사람과 불화를 겪고 있다면, 그것이 혼자만의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지금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은 이전에는 매우 좋은 관계였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삼십 대의 생텍쥐페리는 결혼 생활뿐만 아니라 조종사로 서도 위기에 빠졌습니다. 몸담고 있던 항공사의 재정 문제와 내분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항공기의 성능을 시험하는 테스트 파일럿으로 일했고, 프리랜서로 시찰 비행도 했습니다. 특파원으로 기사를 쓰기도 하고, 강연 여행도 다녔습니다. 그러다 1935년에는 장거리 비행 기록에 도전했다가 리비아 사막에 불시착해 목숨을 잃을 뻔했지만, 기적적으로 구조되었습니다. 《인간의 대지》는 이때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소설 《어린 왕자》는 ‘크리스마스를 위한 동화’를 써보라는 제안을 받아 집필한 작품

1939년은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해입니다. 생텍쥐페리는 예비역 대위로 소집되어 정찰 비행대에 편입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듬해 6월, 독일군의 침공을 받고 프랑스가 항복하자 소집이 해제되어 그는 다시 마르세유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던 중 이미 출간되어 있던 《인간의 대지》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출판사의 초청으로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이후 《인간의 대지》는 전미도서상을 받아 작가로서의 그의 입지가 한층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생활이 영광만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미국 내의 프랑스인들 사이에서 정치적인 문제로 다툼이 일어난 까닭입니다. 그 일로 그는 잠시 고립을 겪었습니다.
소설《어린 왕자》는 그가 한동안 미국을 떠나 캐나다에 갔다가 질병에 걸려 고생하고 돌아온 다음, 그의 책을 출판한 출판 업자의 아내로부터 ‘크리스마스를 위한 동화’를 써보라는 제안을 받아 집필한 작품입니다.
글과 삽화가 모두 마무리된 것은 1942년 말이었고, 이듬해 4월에 뉴욕에서 영어와 프랑스어로 동시에 출간되었습니다. 그의 조국 프랑스에서는 출판 금지로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가 훗날 프랑스가 해방되며 1946년 4월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생텍쥐페리는 1944년 7월 정찰 비행 중 실종되어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말재주를 부리려다 보면 실수하는 때가 있습니다. 나는 《어린 왕자》 속 ‘나’처럼 훈계조의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되도록 사실 전달만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어른이란 늘 이렇습니다. 나도 늙었나 봅니다.
그래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기를 바랍니다. 내가 생텍쥐페리라는 한 인물의 생을 옮기면서 중간중간 사족 같은 의견을 낸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통해 배울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책도 그렇습니다.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그 사람이 쓴 글을 읽는다는 것은, 지금의 나에게서 한 걸음 떨어져 삶이라는 드넓은 세계를 한눈에 조망하는 매우 드문 기회를 얻는 일입니다.
《어린 왕자》는 출간 이후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번역된 언어만 해도 600개가 넘습니다. 어마어마한 숫자입니다.
물론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 주지는 않습니다. 인생을 이해하는 여러분에게는 큰 감흥을 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소설《어린 왕자》는 어른을 위한 동화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른은 숫자를 좋아합니다. 어쩌면 불필요했을 나의 이 긴 ‘말’도 그렇습니다. 어른들은 늘 설명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또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세상의 모든 어른도 처음에는 어린이였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지만요. 믿기지 않는다면 바오바브나무를 떠올려보길 바랍니다. 바오바브나무도 커다랗게 자라기 전에는 작은 나무였습니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내 비밀은 이거야. 아주 간단해.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여.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왜 다시, 『어린 왕자』인가?

『어린 왕자』는 600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되어 2억 부 이상 팔린,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읽힌 이야기 중 하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을 정말로 ‘다시’ 읽은 어른은 드물다. 대부분은 유년의 기억 속 한 장면 -보아뱀과 코끼리, 장미와 여우-으로 이 소설을 소유하고 있을 뿐, 자신의 삶의 무게를 실어 다시 펼쳐본 적은 없다. 『어린 왕자 나의 사랑』은 바로 그 ‘다시’를 시도한다.

기존의 해설서들이 원작 바깥에서 상징을 풀이하고 교훈을 정리했다면, 이 책은 저자 자신의 여행과 상실, 사유의 궤적을 원작 안으로 밀어 넣어 27개 장 각각을 함께 살아낸다. 그래서 또 한 권의 해설서에 머물지 않는다. 화가이자 작가, 번역가, 삽화가로 활동해온 저자 지연리가 생의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 세계 곳곳을 떠돈 실제 여행의 기억과 융, 플라톤, 니체, 아렌트, 시몬 베유, 릴케, 톨스토이, 아타르, 선(禪)의 화두에 이르는 폭넓은 사유를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 소설의 각 장을 하나의 철학적 질문으로 다시 읽어낸 크로스오버 논픽션이다.

이 책만의 차별점

장별 대응 구조

『어린 왕자』 27개 장 전체를 1 : 1로 따라가며 에세이를 전개해, 원작을 처음 읽는 독자도 완독하듯 함께 읽을 수 있다.

동서양을 넘나드는 철학적 깊이

카를 구스타프 융의 개성화, 플라톤의 이데아론, 푸코의 생체 권력, 게슈탈트 심리학, 선종의 화두, 수피 문학 등 이질적인 사유들을 한 문장 안에서 만나게 한다. 단순한 감성적 위로에 머무르지 않고, 사유의 밀도로 승부하는 에세이다.

원작 새 번역 동시 수록

부록으로 저자가 직접 옮긴 『어린 왕자』 완역본을 함께 실어, 에세이와 원작을 한 권 안에서 오가며 읽을 수 있다. 해설서가 아니라 원작+비평이 공존하는 완결된 텍스트다.

화가로서의 시선 또한 이 책의 독특한 결을 만든다. 저자는 『사다리_크리스마스의 기적』, 『라무에게 물어봐』, 『걱정 많은 새』 등 다수의 그림책과『작고 아름다운 니체의 철학수업』을 비롯한 어린이를 위한 철학서 시리즈 및, 『꾸뻬씨의 행복 여행』, 『북극 허풍담』과 같은 번역서를 통해 이미지와 언어를 함께 다뤄온 창작자다. 그림을 그리듯 문장을 쌓아온 저자 특유의 리듬감 있는 산문이 철학적 사유를 쉬운 언어로 그러나 깊게 데려간다.

이런 독자에게 권합니다

- 고전을 통해 지금의 ‘나’를 돌아보고, 거기서 인생에 필요한 해답을 찾고 싶은 독자.
-『어린 왕자』를 읽었지만, 유치한 동화로만 기억하는 어른 독자.
- 철학 · 심리학의 여러 관점으로 한 편의 문학을 깊이 있게 다시 읽고 싶은 독자.
- 여행기, 문학 에세이, 철학서를 두루 좋아하는 독자.
- 기념일에 특별한 책 선물을 하고자 하는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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