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에 앉아 빗을 든 내 손은 여전히 익숙했다. 쉰 가까운 세월 동안 나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가위와 빗으로 사람들의 머리를 다듬어왔다. 아침 일찍 불을 켜고, 늦은 밤 마지막 손님을 보내며 셔터를 내리던 날들. 사람들은 내게 말했다.“사장님, 참 부지런하시네요. 그 덕분에 이렇게 가게가 번창하는 거잖아요.” 나는 웃으며 대답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알았다.그 모든 대가가 내 몸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을.
머리카락 가루와 화학약품 냄새가 하루 종일 내 코와 폐를 스쳤다. 서서 일하느라 다리는 늘 퉁퉁 부었고, 허리는 쑤셨다. 그러나 멈출 수 없었다. 가족을 먹여 살려야 했고, 미용실은 내 삶의 전부였다. 그러나 4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내게 남은 건 돈도 명예도 아니었다. 남은 건 병든 몸이었다.
어느 날, 숨이 가빠오고 몸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병원을 찾았고, 차갑고 냉정한 의사의 목소리가 내 인생을 갈라놓았다.“간 수치가 680입니다. 조직검사를 해봐야겠지만, 자가면역질환일 가능성이 큽니다.” 나는 의자에 앉은 채 얼어붙었다. 눈앞이 흐려지고, 귀에서는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다. 마치 내 삶 전체가 무너져 내리는 듯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 창밖 풍경이 몽롱하게 흘러갔다. 눈물이 차올라 앞이 보이지 않았다.“내가 얻은 게 결국 병뿐이라니…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지?”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천장을 바라보았다. 죽음이 바로 곁에 서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한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 아주 작은 속삭임이 들려왔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 그 음성은 꺼져가던 내 영혼에 불씨처럼 번져왔다. 나는 알았다. 내 고통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