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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병정일기
2. 미국일기 3. 이제는 정말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다 4. 또 하나의 벽 5. 가족일기 6. 여자들에게 7. 아버지를 보내고 만난 아버지 |
金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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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에 큰 가슴으로 한몫 보던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언젠가부터 동물애호가가 돼서 우리의 애꿎은 보신탕을 가지고 국제적으로 난리를 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금도 잘 나가는 육체파 여배우 킴 베이신저는 최근 일본의 한 제약회사에서 실험용으로 개를 해부할 게획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이 '야만적 행위'를 규탄하는 데 앞장선 결과, 마침내 다섯 마리의 개를 살려내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몸으로 뜬' 두 여배우가 유별나게 동물 사랑을 강조하는 것도 우습고, 스스로 혼자만 고상한 '문화인'인 양 굴면서 동양의 '야만인'들을 질타하는 것도 어쭙잖아 보인다. 그녀들의 몸 역시 조상 대대로 숱한 동식물을 섭취해서 형성된 것이며, 동서양을 떠나 무릇 사람이란 우리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숱한 개미들을 밟아 죽여가며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서양의 지성인 샤르트르는 말한다. "개나 고양이를 지나치게 사랑하는 건 인간에 대한 모욕이다." 젊은 날의 샤르트르는, 한 귀부인이 키우던 애견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너무 성대한 것에 화가 나서 식장을 다 둘러엎어 버린 적도 있다. 동물은 학대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동물도 학대해서는 안 되지만 사람을 학대하는 건 그야말로 큰 죄악이라는 말씀이다. 오직 '자연보호'만을 외치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자연 보호란 기실 인간 보호를 위한 것이다.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 자연을 지켜야 한다는 소리다. '하나뿐인 지구'라고 말들 하지만, 우리 땅의 북쪽에서는 저마다가 '하나뿐인 사람'들 수백만이 짐승처럼 죽어가고 있다. 그 존엄하다는 인간들이 서로의 인육을 탐하고 있는 판국이라지 않는가. 한반도의 우리는 마땅히 '인간 지키기'부터 먼저 실천하고 '자연 지키기'를 말하는게 순서가 아닐까. 이건 정치나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pp.204~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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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정일기』, 『미국일기』, 『가족일기』로 이어지는 김한길의 일기들은 젊은날의 고뇌, 타국에서의 생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아내와 아들에 대한 정감 넘치는 에피소드 등을 다루고 있어, 저자의 젊은날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면면을 훑어볼 수 있다. 일기라는 그릇에 담은 김한길의 삶의 기록에는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는 날카로우나 모나지 않은 시선, 어떤 아포리즘보다도 통쾌한 전복적 인식, 일그러지고 뒤틀린 일상을 보듬어 안으려는 따스한 유머가 담겨 있다.
각종 신문과 매체를 통해 발표한 칼럼 묶음도 김한길의 또다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부분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균형 잡힌 안목, 특유의 명쾌한 표현이 인상적이다. 시대에 대한 진지하나 진부하지 않은 유쾌하나 가볍지 않은 김한길의 비평은 새삼 곱씹어보게 하는 맛이 있다. 김한길 글의 가장 돋보이는 매력인 문장의 아름다움 역시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무거운 것도 가볍게, 어려운 것도 쉽게, 고통스러운 것도 헐겁게 그려내는 김한길의 글솜씨는 세상과 인간의 문제에 대한 자신의 냉엄하고도 애정 어린 시선을 드러내는 데 있어서 더욱 화려하게 빛을 발한다. 이 책은 탁월한 에세이스트 김한길의 산문 중 최고의 것들만을 모아놓은 것으로 산문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 일기라는 장르만이 가능한 꾸밈없는 진솔성에서 터져나오는 힘도 아울러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김한길이라는 인물의 과거와 현재도 만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거울처럼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 보이는 '일기'와 초점이 타자를 향한 '칼럼'이라는 장르가 함께하는 『김한길의 희망일기』는 김한길이라는 인물의 깊이와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