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작가의 말
제1부 제주 올레길 제2부 해파랑길 제3부 남파랑길 제4부 서해랑길 |
魚隱堂
이관형의 다른 상품
|
게으른 장닭이
해가 똥구멍을 비추는 늦은 시간에 홰치는 소리, 컹컹 개 짖는 소리, 경운기 한 대가 가쁜 숨으로 털털거리는 소리, 닭똥 냄새, 벼 벤 논바닥에서 볏짚 마르는 냄새, 대문 앞에서 햇볕바라기 하는 할머니, 마당에서 톡 토독 톡 토독 들깨 터는 소리, 찬 이슬 맞아 더 짙게 풍기는 들깨밭 깻잎 냄새, 간간이 서울로 여수로 바람을 가르며 쏜살같이 내달리는 기차 소리 사이로 엄마 냄새를 맡았다. 【엄마 냄새】 이천이십삼 년 시월 십일 일 수요일이었어요 이른 아침 남파랑길 여수 율촌 마을 어디쯤 걷고 있을 때 어디선가 엄마 냄새가 훅 하고 끼쳐 오는 거예요 가만히 살펴봤더니 이슬 맞은 들깨밭에서 엄마 냄새가 나는 거예요 들깻잎 한 장 따 코에 비비고 손으로 이겨도 보고 배가 부르도록 엄마 냄새를 맡고 주머니에도 한 장 넣고 온종일 걸어도 힘들지 않았던 엄마 냄새가 나는 그런 하루였지요 그런데 그날 밤 엄마는 끝내 오시지 않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