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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함과 디테일로 빚어낸 일상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록
짐자무쉬의 『패터슨』- 13p 유 오케이, 아임 오케이 : 벌거벗은 생명에 대한 헌사 방은진의『집으로 가는 길』- 23p 실존은 어두운 싸움의 기록이다 박정범의『무산일기』- 33p 일상, 은폐된 영화 형식의 발견 홍상수의『지금은맞고 그때는틀리다』- 45p 카타르시스를 넘어 신명으로 박찬경의『만신』- 53p 혼을 삼켜버린 감각의 제국 제임스 캐머런의『아바타』- 63p 사이보그에게 길을 묻다 오시이 마모루의『공각기동대』와워쇼스키 자매의『매트릭스』- 75p 아랫도리의 뜨거움과 배설의 시원함 유하의『쌍화점』- 91p ‘자연스럽다’, ‘자유롭다’ 강도하의『발광하는 현대사』- 105p 새롭게 혹은 숭고하게 : 원작의 해체와 재구성 홍상수의『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117p |
李在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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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자무쉬의 〈패터슨〉은 이러한 일상의 변주와 차이에 주목해 그 이면에 은폐되어 있는 세계의 의미를 발견해내고 있는 아름다운 영화이다.
--- p.10 비록 이 영화는 탈북자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기는 했지만 그것이 꼭 탈북자라는 어떤 특수하게 국한된 존재들의 이야기라고 느껴지지 않고 ‘지금’, ‘여기’를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또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우리 사회의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는 어떤 보편성을 지니고 있는 이야기로 느껴진다. --- p. 36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의 형식은 반복과 차이이다. 이 반복과 차이가 영화의 한 원리로 작용하면서 일상은 발견의 의미를 드러낸다. --- p.42 이 신명은 카타르시스와는 다른 것이다. 카타르시스는 비극을 통해 이루어지며, 이 경우 대립과 갈등이 이분법적인 양상으로 전개되다가 파국을 맞이하지만 굿, 판소리, 민요 등에 드러나는 신명은 어느 한쪽이 배제되거나 소외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어우러지면서 맺혔던 감정들이 흥의 차원으로 질적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 p.54 〈아바타〉의 미학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현란한 영상의 위력 앞에 매혹당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것은 곧 ‘보는 것이 믿는 것 (Seeing Is Believing)’이라는 영상미학의 본질을 아주 구체적으로 구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달은 보는 것을 온전하게 믿게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는 것의 강화는 디지털 시대가 근대적인 시선과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p. 62 무엇보다도 이 네트의 세계는 인간의 몸을 통해 입사가 가능하지만 일단 그 속으로 들어가면 몸은 사라지고 정신 혹은 혼(Ghost)만이 전면으로 부상한다. 이 고스트는 어떤 결절점도 없이 네트의 세계 속을 떠돌아다닌다. 이때의 고스트는 충동일 수도 있고 또 욕망일 수도 있다. --- p.75 이렇게 전자 유목민으로서의 이상적인 삶의 태도를 견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과 그것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매트릭스의 향유자이면서 비판자이다. 어떤 실존이나 존재에 대한 성찰에서 이미 고전이 되어버린 이러한 역설의 논리가 전자 유목의 시대에도 요구되는 것은 매트릭스로 표상되는 가상현실 역시 실재현실과 다를 바 없는 실존 혹은 존재 양태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 p.82 「돼지가」의 이러한 복합적인 삼각 구도는 일정한 대립과 갈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텍스트 자체를 끝까지 긴장 속으로 몰고 간다. --- p.127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는 소설 원작의 각색과 변용이라는 차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각색의 진정한 의미가 원작을 충실하게 옮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창조적으로 변용시키는 것이라는 사실은 지금까지의 각색의 관행을 넘어서는 일이다. 『낯선 여름』을 완전히 다시 해체하여 재구성한 일련의 시도는 텍스트의 파괴가 아니라 창조라고 할 수 있다. 『낯선 여름』의 해체는 서사성의 부재에서 기인하며, [돼지가]의 각색 주체들은 이 틈새를 놓치지 않고 파고들어 새로운 상상력으로 그것을 채워넣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각색 주체들은 시선의 교차와 재교차의 기법을 활용한다. 이 기법은 욕망에 사로잡힌 현대인의 모습을 복합적으로 또는 중층적으로 드러내는데 충분히 생산적이다. 그러나 그의 시도가 의미 있는 것은 그가 생산한 서사가 리얼리즘 문법을 넘어 모던한 세계를 드러낸다는 사실이다. --- p.1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