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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해설 - 윤일광/ 삶과 죽음의 사이에는 해학이 있다 1부 그러면 그렇지 수목장 예순다섯 살 천남성 미틈달 병어회 딸막이 방학 생활 계획표 길을 걷다 그날 도심(盜心) 봄봄 입하(立夏) 묵정논 태풍 2부 이월 장마 배회 노인 맹지 어화(漁火) 변명 시월 상달 유서도 시처럼 어느 시인의 프로필 노점 배웅 뻐꾸기 창 부표 詩, 전을 펴다 의문사(疑問死) 서릿발 3부 지주목 맏이 첫 경험 문어숙회 비파 소국(小菊) 퍼포먼스 말은 못 해도 이월 구월 열이튿날 귀향 환승역 유월 오후 오월의 카네이션 그 집 앞 지날 때 4부 춘투(春鬪) 인연 공원묘지 앞 카페 감자 냉이꽃 샛바람 해묵은 고자질 아흔 살 문턱에서 사랑을 놓치고 수줍은 효심 새벽달 어디로 가나 어디로 가나 나는 바보 시월 수선화 쑥버무리 찌는 법 5부 포강에 가을이 들다 덕분입니다 부추지짐 분꽃 어데 오늘만 날가 그 아이는 지금 뒷산 소나무 벌초 이사 감나무 늦더위 차라리 묻기나 했으면 갓길 포구 마을 담 너머 목련 디카시 삼대 원룸 광고 오뉴월 빈집 상처 초년 고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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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서 온 편지
날씨가 많이 차가워졌습니다 벗은 나무 사이로 눈발이 흩날리려는지 묵은 기왓장 같은 하늘빛이 무지근하게 앞산을 누르고 참새떼는 동백나무 무성한 가지 속으로 파고 들었습니다 망설임은 여전합니다. 3년 전 수필집을 낼 때도 그랬지요. 시심의 깊이도, 내 딴에 고르고 골랐다는 시어도 어설픈 풋맛이라는 걸 모를 리 없습니다. 지난봄 이미 여러 편의 시집을 내신 문학회 선배님을 뵌 자리에서 쭈뼛거리며 속내를 내보이자 용기를 주셨습니다. 책상 서랍 정리하고 새 학년 맞던 그 마음으로 시집이라 이름 붙여 묶어 봅니다. 그동안 시를 지도해 주신 스승님 그리고 어쭙잖은 습작시에도 격려를 아끼지 않은 선배, 문우들께 감사드립니다. 지금은 딴 세상에 가 계셔도 두루두루 살피고 돌봐 주시리라 믿는 친가 시가 네 분 부모님께 가슴에 품어 안은 첫 시집을 수줍게 내밉니다. --- 「책머리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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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운 박찬정 시인의 시는 삶과 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로 접근했지만 풀어냄에 있어서는 해학이라는 문학기법을 사용하여 작은 미소를 유발한다. 독자의 눈과 시선을 맞추기 위해 언어의 부림도 다양하고, 소재도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겪는 일들이라 친근하다. 수필을 쓰다 보니 다소 산문적 구성이 있긴 하지만 재미에 의미를 더하는 시들이 독자에게 풍부한 시적 상상력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시집이 박찬정 시인에게는 새로운 디딤돌이 되어 그의 시 세계가 크게 펼쳐지기를 기원한다. - 윤일광 (시인, 거제문화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