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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밖으로 나온 간송미술관
일년에 단 2회, 정해진 기간에만 전시를 하는 간송미술관. 쉽게 볼 수 없는 간송의 옛 그림 36점을 책 한 권으로 감상할 수 있다! 현 미술관 연구실장인 저자의 깊이 있는 해설과 함께 '조선시대의 문화와 예술, 사람들의 삶과 정신'을 가장 잘 담은 그림들을 감상해보자.
2014.12.30.
예술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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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와의 대담
간송미술의 가치와 의미를 밝히다 01 신사임당 | 포도 우리가 아는 사임당의 이름에 가장 가까운 그림 02 이정 | 고죽 시련을 의지로 극복하고 탄생시킨 일세의 보물 03 이정 | 풍죽 세찬 바람에도 굴하지 않는 선비의 절개 04 이정 | 문월도 은은한 달밤을 더욱 밝히는 맑은 정신 05 이징 | 고사한거, 강산청원 왕실과 사대부가 사랑한 궁중회화의 품격 06 조속 | 고매서작 세속의 명리를 버린 자유인의 자화상 07 김명국 | 수로예구 최소한의 획으로 끌어낸 마음속 선심 08 이명욱 | 어초문답 세상 이치를 논하는 현자들의 꾸밈없는 대화 09 윤두서 | 심산지록 현세구복적 상징 속에 숨겨진 애달픈 현실 인식 10 정선 | 청풍계 진경문화를 주도한 선비들의 자취가 스민 맑은 계곡 11 정선 | 목멱조돈 시와 그림으로 화답한 평생지기의 우정 12 정선 | 단발령망금강 30년간 그리고 또 그린 금강산의 아름다움 13 정선 | 풍악내산총람 실재보다 더 실재 같은 겸재 진경산수의 본질 14 정선 | 서과투서 노대가의 눈에 비친 따스한 일상 15 변상벽 | 자웅장추 동물 그림에서 이루어 낸 또 하나의 진경 16 유덕장 | 설죽 천재의 그늘에서 마침내 벗어난 노력가의 성취 17 조영석 | 현이도 조선 후기 풍속화의 본격적인 시작 18 심사정 | 와룡암소집도 세상이 버린 불우한 화가의 화흥 19 심사정 | 삼일포 관념산수에 진경화풍을 더하다, 조선남종화의 탄생 20 심사정 | 촉잔도권 화가의 인생을 닮은 험하고 아름다운 길 21 이광사, 이영익 | 잉어 입신양명으로 시작하여 효성으로 마무리된 그림 22 윤용 | 협롱채춘 고된 인생 속에 문득 스쳐 오는 봄바람 23 강세황 | 죽석 담백한 문인의 심의를 담은 묵죽화의 새로운 경지 24 강세황 | 향원익청 멀어도 좋지만 가까이 봐도 맑은 연꽃 향기 25 김후신 | 대쾌도 풍속화의 본질을 꿰뚫은 즐거운 그림 26 김홍도 | 마상청앵 ‘단원다움’의 진면목 27 김홍도 | 황묘농접 교감의 순간을 포착하는 섬세하고 따스한 필치 28 김홍도 | 염불서승 삶과 예술, 예술과 종교의 혼연일체 29 김득신 | 야묘도추 나른한 일상의 정적을 깨뜨리는 한바탕 소동 30 신윤복 | 미인도 화가의 가슴속 가득한 봄기운을 풀어내다 31 신윤복 | 이부탐춘 혜원이기에 가능했던 파격 32 김정희 | 고사소요 단순함과 평범함 속에 감춰 둔 비범함 33 김정희 | 적설만산 추사의 글씨를 닮은 강인한 묵란 34 조희룡 | 매화서옥 매화 사랑으로 표현한 격정적이고 자유로운 정신 35 장승업 | 삼인문년 천재가 살던 시대를 아쉬워하다 36 민영익 | 석죽 조선 최후의 문인화가가 남긴 비바람 속 대나무 인덱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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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와 역사의 우수성과 독창성,
나아가 보편성까지 보여 줄 수 있는 아름다운 그림들을 만나다 평온한 봄날 촌가의 마당에서 벌어진 한바탕 소동을 그린 야묘도추라는 그림이 있다. 고양이 한 마리가 병아리를 낚아 채 달아나자 암탉은 비명을 지르고, 이 소리에 놀란 주인장은 몸을 날려 장죽대로 고양이를 후려치다가 고꾸라지기 일보 직전이다. 방에서 맨발로 뛰어나온 아내는 어찌할 바를 몰라 황망해 할 뿐이다. 마치 영상으로 찍은 한 편의 이야기 같은 이 그림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심오한 사상이나 어려운 해석을 찾지 않아도 그림 속 인물들의 감정이 내 이웃의 일처럼 가깝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우리 옛 그림의 가장 큰 매력은 이처럼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데 있다. 우리 주변의 강과 산, 동식물, 그리고 선조들의 삶과 이상, 그들이 느꼈던 다양한 감정이 우리의 감각으로 그림 속에 실감나게 표현되어 있다. 수천 년 동안 내려온 우리의 문화적 유전자와 가장 잘 맞는 그림들이다. 서양 그림과 같은 강렬한 자극은 아니지만, 맑고 깊은 맛이 있다. 또한 한 시대의 예술 작품은 그 사회의 역량과 수준을 보여 주는 가장 정확한 지표가 된다. 우리는 옛 그림들을 통해 민족의 삶과 정신, 역사와 문화 수준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에 모은 작품들을 수집한 간송 전형필을 비롯하여 많은 선각자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가며 문화재를 지켰던 까닭은, 예술 작품 자체의 아름다움은 물론 거기에 담겨 있는 문화와 역사를 지켜 내겠다는 간절한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 전해지고 보존된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등의 작품은 그래서 더욱 소중하고 아름답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서구의 것이 우수하고 세련된 것이고, 우리 것은 고루하고 진부한 것이라는 선입관을 가지게 되었지만, 우리 그림은 서양과 다른 것이지 결코 틀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 책에 담긴 그림들이 증명해 줄 것이다. 저자는 이런 아름답고 의미 있는 그림들을 우리가 단지 머리로만 알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만나기를 바라며 이 책을 내놓았다. 그래서 그림을 보며 무언가를 알아야 한다는 강박을 떨쳐 버리고, 설사 조금 유치하고 사실과 다르더라도 자신만의 경험과 감각으로 소통해 볼 것을 권한다. 그렇게 온전히 나만의 감각과 느낌으로 소통해 본다면 옛 그림도 내게 다정하게 말을 걸어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