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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Q시리즈 남주작편 7종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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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낭송 변강쇠가/적벽가 남주작 01
낭송 금강경 외 남주작 02
낭송 삼국지 남주작 03
낭송 장자 남주작 04
낭송 주자어류 남주작 05
낭송 홍루몽 남주작 06
낭송 동의보감 외형편 남주작 07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2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1568쪽 | 2004g | 115*187*80mm

출판사 리뷰

[낭송 주자어류] 풀어 읽은이 인터뷰


1. 낭송Q시리즈의 기획자이신 고미숙 선생님은 “모든 고전은 낭송을 염원한다”고 하셨는데요, 낭송이 되기를 염원하는 여러 고전 중 특별히 [주자어류]를 고르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조선유학에 관심이 있었다. 퇴계가 학문의 요체를 열 개의 도표로 설명한 「성학십도」(聖學十圖)가 감탄스러웠고, 율곡이 어머니가 죽고 방황하던 시절 불교에 귀의했다 다시 유학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사연에 감격했다. 남명 조식의 칼 같은 자기 수양 앞에선 간담이 서늘해지기도 했고, 근대문물이 물밀듯이 들어오던 시절, 유학과 과학을 접목하려고 시도한 최한기의 기학(氣學)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나에게 남은 건, ‘이들이 지향했던 학문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라는 의문이었다. 그들의 치열함에 자주 피가 끓었고, 소름이 돋았으며, 나도 따라 발분하는 마음이 일었다. 하여 그들이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해 대화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세미나에서 조선유학의 정수라고 일컬어지는 주자의 언행록, 『주자어류』와 만났다.
『주자어류』는 주자와 제자들 사이에 오고갔던 학문적 대화를 기록한 책이다. 제자들이 스승과 문답한 어록을 각자 기록해 두었다가 모아서 편찬한 것이다. 마흔한 살부터 돌아가시기 1년 전까지의 기록이니 익을 대로 익은 주자 사상의 진면목을 일대일 대화로 만날 수 있다.
거기에는 내가 궁금했던 것들이 제자들의 입을 통해 흘러나온다. 단순하고 초보적인 질문들에 대해 스승은 이들을 꾸짖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고, 격려하기도 하면서 자신이 통과한 길에 대해 세세하게 말씀하신다. 여기에는 공부법에서부터 학문적 태도까지, 책 읽는 법에서부터 그것을 실천하는 데까지, 나아가 우주 자연과 인간에 대한 탐구에 이르기까지 깊고 웅혼하되, 지극히 정밀한 말들이 흘러넘친다. 그러는 가운데 스승의 길을 보여준다.
주자의 길은 공부로 성인이 되는 프로젝트다. 이것이 주자의 비전이다. 이전까지 성인은 미리 선택된 인물, 나면서부터 성인으로 태어난 인간들이다. 그들은 문명을 만들고, 인간이 사회라는 울타리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문물제도를 만든 위대한 존재들이다. 그런데 주자는 이 위대한 성인을 ‘배워서 이른다’고 말한다. 그것은 누구나 성인이 될 본성[理]이 자신 안에 있으니 공부를 통해서 그것을 일깨우기만 하면[窮理] 된다는 것이다.
주자가 말하는 성인이란 ‘지금 이대로 내가 성인’이라는 것과는 다르다. 목표가 저 멀리 빛나는 별이 아니라, 바로 내 안에 있는 ‘본연의 성(性)’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거기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한 순간의 간단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천하의 도리이니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여기에는 우주의 이치와 존재의 내재적 법칙이 조응하고 있다.
주자는 말한다. “『논어』를 참으로 깊숙한 곳까지 간파하여 마치 공자의 뱃속을 꿰뚫어 보듯이 그 폐나 간까지 모두 안다면, 이는 바로 공자 그 사람이 아니겠는가? 『맹자』 일곱 편을 참으로 깊숙한 곳까지 다 궁구하여 마치 맹자의 뱃속을 꿰뚫어 보듯이 그 폐나 간까지 모두 안다면 이것은 이미 맹자 그 사람이 아니겠는가?”하고 말이다. 이를 확대하면 천지만물을 꿰뚫어 보듯이 안다면 천지만물을 관통하는 것이다. 이른바 활연관통!
주자의 공부는 그런 것이다. 공부 따로, 몸 따로, 우주 따로가 아니다. 공부하여 읽고 쓰고 암송하는 가운데 몸이 통하면서 우주의 이치가 활연관통되는 것, 곧 천지만물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주자의 이법(理法)이다.

2. 낭송Q시리즈의 [낭송 주자어류]는 주희의 『주자어류』와 어떻게 다른가요?
지금 『주자어류』의 저본으로 사용하는 것은 남송 때 여정덕이 편집·교정하여 펴낸 『주자어류대전』 140권이다. 이 어마무지한 책에는 어떤 것들이 실려 있을까? 간단히 요약하면, 1?13권은 주자 철학의 주요한 개념 해석과 학문 방법에 관한 내용이, 14-92권은 사서와 오경에 관한 내용이, 93-124권은 공자·맹자·주돈이·정이·정호·장재 및 주자 자신과 문인 등 도통(道統)을 전한 사람들에 관한 내용이, 125-126권은 불교와 도교에 대한 비판과 이단에 대한 배척, 도통의 규명에 관한 내용이, 127-137권은 송대와 역대 군신들에 대한 인물평 및 정치·경제·법제·과거 등 제도에 대한 평론이, 138-140권은 여러 방면의 글을 모은 것과 주희의 문학과 사학에 대한 생각이 실려 있다.
양으로도, 다종다양한 내용으로도 벌써 기가 죽는다. 이 방대한 『주자어류』를 전공자가 아닌 이상 어떻게 읽겠는가. 하여 『낭송 주자어류』는 이 방대한 편제를 압축해서 보여 줄 필요가 있었다. 주자의 핵심사상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쪽으로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시공간을 뛰어넘어 주자의 제자가 되어 직접 대화하고 씨름하였다. 그러는 가운데 주자는 내게 천리(天理)가 앎에서 몸(마음)으로, 몸에서 우주로 확장되고, 그것은 결국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배치된 것이 아래 다섯 개의 부로 구성한 『낭송 주자어류』다.
1부 ‘공부법’에는 공부해서 성인 되는 프로젝트의 요체가 들어 있다. 공부의 기본기에서부터 공부하는 순서는 어떠한지, 공부란 무엇인지, 공부가 진보하려면 어떠해야 하는지, 공부 때문에 고민하는 제자들에게 주는 주자의 공부비법이 가득하다. 최고의 호모 쿵푸스(공부하는 인간), 주자의 공부가 궁금하다면 1장을 소리 내어 읽고 실천해 보시라.
2부 ‘독서법’에는 책읽기의 수많은 도리들을 말하고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지 제시한다.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 하나하나 읽고 낭송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주자가 말한 대로 따라하게 될 것이다.
3부 ‘앎과 행함’에는 주자의 공부가 앎은 물론이고, ‘본연의 성’을 완전하게 발휘하기 위한 노력과 수양, 실천, 이 모두가 공부라는 것을 알게 된다. 주자는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거경’과 ‘궁리’를 제시한다. 알쏭달쏭 어렵기만 한 주자의 개념들이 제자와의 문답을 통해 실감하게 될 것이다.
4부 ‘마음의 응시’에는 주자 우주론의 기초개념인 리기(理氣)는 존재의 내면에도 흐르고 있음을 말한다. 하여 주자는 그것을 마음의 작용을 규정하는 개념으로 쓴다. 이미 앎과 행함이 모두 공부라는 것을 깨달았다면, 인간의 근원적인 공부는 마음에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마음이 조급해질 때나 마음이 어지러울 때 ‘마음의 응시’에서 아무것이나 큰소리로 읽어보라. 복잡한 마음이 가라앉고 기혈이 뚫리는 경험을 하게 될 테니.
5부 ‘우주의 이법’은 그야말로 주자의 우주론에 대한 내용이다. 태극과 음양오행, 리기, 천지만물의 감응에 대한 치밀하면서도 원대한 언설들이 쏟아진다. 자연철학자로서의 주자의 면모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주자와 거리가 있어 생경하지만, 리(理)와 기(氣)로 세계의 구조를 파악한 면에서는 독보적이다. 읽다 보면 너무 감응되어 온몸이 저릿저릿해진다.


3. 앞으로 [낭송 주자어류]를 낭송하게 될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주자어류』는 공부공동체의 비전이 담긴 대화록이다. 그 비전은 마땅히 공부해서 성인에 이르는 것이다. 이 눈부신 비전이 사람의 도리이며, 도(道)이며 길이다. 그 방법을 주자는 자상하게 일러준다.
“책은 소리 내어 읽는 것을 귀중히 여긴다네. 소리 내어 여러 번 읽으면 자연히 알게 되지. 종이에 써진 것을 생각해 보는 것도 끝내 내 것은 아니니, 오직 소리 내어 읽는 것을 귀중히 여길 뿐이야. 어떻게 그렇게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몸과 마음의 기가 자연히 합쳐져 팽창하고 발산해서 저절로 확실하게 알게 되는 것이지. 소리 내어 읽어 나가다 보면 얼마 안 가서 깨닫지 못했던 것도 자연히 깨닫게 되고, 이미 깨달은 것은 더욱 깊은 맛이 난다네.”
수차례 『주자어류』를 낭송하면서 이와 같은 경험을 한 바 있다. 주자의 말처럼 ‘소리 내어 읽는 것이 배우는 것’이니 낭송은 공부의 초식이면서 그 어떤 것에도 견줄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하여 이 책은 낭송에 맞게 『주자어류』를 새롭게 꾸몄다. 모든 말을 구어체로 바꾸어 스승과 제자 간에 오고가는 대화의 맛을 살렸고, 편집 배열과 구성은 주자를 잘 모르는 초학자들도 쉽게 입문할 수 있도록 쉬운 데서 시작하여 차츰 젖어들게 하였다. 이 또한 주자가 강조한 공부법이기도 하다. 그러니 독자 여러분들도 『낭송 주자어류』를 소리 내어 읽는 가운데 몸과 마음의 기가 합쳐져 저절로 알게 되고, 몸이 통하고, 우주의 이치가 활연관통되는 경지를 맛보시길!

[낭송 홍루몽] 풀어 읽은이 인터뷰


1. 낭송Q시리즈의 기획자이신 고미숙 선생님은 “모든 고전은 낭송을 염원한다”고 하셨는데요, 낭송이 되기를 염원하는 여러 고전 중 특별히 [홍루몽]을 고르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홍루몽』의 원제는 「석두기」(石頭記)예요. ‘돌의 이야기’란 뜻인데 정확히 말하면 ‘돌이 꾼 인간세상의 꿈 이야기’죠. 처음 『홍루몽』을 읽었을 때, 인간이 누리는 부귀영화의 화려함에 한 번, 그리고 가슴이 저릴 만큼 애틋하고 절절한 인간의 정(情)에 두 번 놀랐죠. 그런데 나를 울고 웃기고 감탄하게 만든 이 이야기가 모두 돌이 꾼 꿈이라는 거예요. 이 설정이 황당하기도 하고 재밌더라고요.^^ 물론 이 돌은 길가에 굴러다니는 예사 돌은 아닙니다. 여와씨가 하늘을 때우는 데 쓰고 남아 버린 돌이거든요. 그래서 생각하고 말도 하는 신통방통한 돌이죠. 바로 이 돌의 화신이 『홍루몽』의 주인공 가보옥입니다.
너무나 다정다감하고 정이 넘치는 소년 보옥은 가씨 집안의 아름다운 정원인 대관원에서 누이들과 시녀들에 둘러싸여 화려한 생활을 합니다. 『홍루몽』을 읽는 재미는 바로 이 어여쁘고 재주 많은 여인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데 있기도 해요. 저자인 조설근이 어찌나 섬세하게 그녀들을 묘사하는지 그 많은 여인들의 캐릭터가 조금도 겹치지 않는답니다.
그런데 저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이 모든 이야기가 조설근이 실재로 겪은 일이라는 것이었어요. 그의 할아버지는 청의 네 번째 황제 강희제가 가장 신뢰하는 신하이자 지기였다고 해요. 남경의 명문가 조씨 가문에서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던 그가 집안의 몰락을 경험한 것은 그의 나이 열세 살, 『홍루몽』의 주인공들과 같은 나이였을 때죠. 어찌어찌 하여 북경 교외 서산 기슭에 정착한 그는 마흔 여덟의 나이로 죽기 전까지 십여 년에 걸쳐 『홍루몽』을 씁니다. 저는 궁금했어요. 부귀영화가 한때의 꿈임을, 그 허망함을 일찍이 경험한 자가 글을 쓴다는 것은 무슨 의미였을까 하구요. 그는 글을 써서 남김으로써 모든 스러져가는 것에 저항했던 것은 아닐까요?
그러니 『홍루몽』은 『홍루몽』의 이야기 자체가 주는 재미와 더불어 그 이야기를 지은 저자의 사연이 더해져 겹겹의 생각거리와 즐거움을 주는 텍스트랍니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홍루몽』을 골랐죠.


2. 낭송Q시리즈의 [낭송 홍루몽]은 조설근의 『홍루몽』과 어떻게 다른가요?

책을 입으로 소리 내어 읽는다는 것은 참 생경한 경험이죠. 그런데 『홍루몽』은 이야기라서 그런 지 소리 내서 읽는 것이 어색하지 않고 아주 맛깔스러워요. 어느새 주인공들에게 감정 이입해 대사를 읊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 하지만 좀 더 입에 착 붙도록 문장을 다듬고 몽(夢), 연(緣), 정(情), 물(物), 시(時)라는 다섯 가지 주제로 이야기들을 모아 『낭송 홍루몽』을 엮어 보았어요. 『낭송 홍루몽』이 『홍루몽』을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요.
『홍루몽』엔 유독 꿈과 환상이 많이 나오는데 ‘몽夢’은 바로 꿈과 환상을 헤매는 인간의 이야기입니다. 새로운 인연에 설레고 기뻐하다가 끊어진 인연에 가슴 아파하고 그리워하는 인간의 인연들은 ‘연緣’에 모았어요. ‘정情’에는 손발이 오그라들 만큼 간질간질한 정, 너무 애틋해서 눈물이 날 것 같은 정, 그런 정을 나누는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물론 넘치는 정은 만물에게도 흘러들어 인간의 마음을 흔들어 놓죠. ‘물物’은 만물과 인간의 정이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시時’는 『홍루몽』의 시대를 알 수 있는 풍속들을 모았어요. 그들이 어떻게 먹고 마시고 살았는지를 생생하게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


3. 앞으로 [낭송 홍루몽]을 낭송하게 될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혹, 걱정하실지 몰라 말씀드립니다만, 『홍루몽』 전체 줄거리를 몰라도 『낭송 홍루몽』을 읽는 데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주제별 이야기를 따라 낭송하다보면 돌이 경험한 인간 세상의 이야기를 충분히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낭송해 보니 너무 재밌어서 『홍루몽』 전체를 읽고 싶은 마음이 들면 좋겠어요. 더 많은 보석들이 그 속에 반짝이고 있으니까요. 자, 이제 입맛에 맞는 주제를 펼쳐 돌이 꾼 꿈속에 빠져 보시길!

[낭송 동의보감 외형편] 풀어 읽은이 인터뷰


1. 낭송Q시리즈의 기획자이신 고미숙 선생님은 “모든 고전은 낭송을 염원한다”고 하셨는데요, 낭송이 되기를 염원하는 여러 고전 중 특별히 [동의보감 외형편』을 고르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몸은 자기에게 주어진 최고의 텍스트다. 그래서 외모에 대한 탐사는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출발점이다. 그런데 우리 시대의 외모 담론은 늘 미추의 경계를 넘지 못한다. 이렇게 되면, 누군가와 말하고 밥 먹고 일 하고 산책하는 몸은 담론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이 말은 일상적인 몸이 사유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렇게 되면 몸을 인식하는 방식은 단 한 가지 길밖에 남지 않는다. 잘 생겼거나 못 생겼거나. 못 생겼다고 판단되면 그 몸은 교정(?)의 프로세스에 진입하게 된다는 것도 우리가 잘 아는 바다.
『동의보감 외형편』은 우리의 몸을 미추의 기준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사실 미추의 기준은 외부에 있다. 천 개의 몸에 한 가지 기준을 들이댄다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지 않은가. 그런데 『동의보감』은 천 개의 몸을 천 개 그대로 만나게 해준다. 우리의 이목구비와 팔, 다리, 피부 등은 오장육부의 외부적 표현이라는 것. 즉 외부는 내부를 닮았고, 또 내부는 외부에 의해 영향 받는다. 안팎의 경계 없는 이 운동이 곧 생명활동 자체라는 것이 『동의보감』 저변에 깔려 있다. 『동의보감』을 통해 보는 몸은 그만큼 생생하다. 그래서 『동의보감』 읽기는 몸의 생생함을 흔들어 깨우기 위한 몸짓이다. 우리는 이 몸짓이 성형이 일상이 된 시대가 갖고 있는 몸에 대한 깊은 오해를 풀어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래서 『동의보감 외형편』을 골랐다. 「외형」은 몸을 탐사하는 데 있어서 아주 훌륭한 입구다.

2. 낭송Q시리즈의 [낭송 동의보감 외형편]은 허준의 『동의보감』과 어떻게 다른가요?
가장 큰 차이는 분량이다. 『동의보감』은 일단 분량으로 압도하는 책이다. 『동의보감』 전체를 번역한 책들만 봐도 기본적으로 2000페이지가 넘는다. 이 가운데 「외형편」의 분량도 만만치 않다. 반면 『낭송 동의보감 외형편』은 얇고 가볍다. 심지어 들고 다닐 수 있게 만들었다.^^(서점에서 한 번이라도 『동의보감』을 꺼내 들어보신 분들이라면 이 말을 이해하실 거다.) 그렇다고 해서 『동의보감』의 기획의도를 벗어난 건 아니다.
허준의 『동의보감』은 ‘누구나 쉽게 읽고 활용할 수 있는 책’이라는 기획의도에서 만들어졌다. 이 의도를 충족시키기 위해 허준은 기존의 의서들과는 다른 구성방식을 택했다. 일단 머리가 아픈 사람은 ‘머리’편을 들춰보게 되는데, 여기서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이 ‘머리란 무엇인가’라는 부분이다. 일종의 정의 혹은 발생학적 의미를 다루는 부분이다. 머리가 아파 죽겠는데 머리가 어떤 의미를 가진 곳인가부터 가르쳐준다. 이 점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왜냐하면 자기가 아픈 곳이 몸 전체와 어떤 맥락에서 연결되어 있는지를 먼저 이해하는 것, 그것을 치료의 시작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즉, 『동의보감』은 내가 고통 받는 원인을 몸과 우주적 차원에서 해석하기를 독자에게 요구한다. 질병의 치료는 앎의 생산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 구체적인 증상과 치료법, 그때 쓰이는 약들, 침구 등은 이 작업이 이루어진 다음에야 등장한다. 『동의보감』 전편이 이런 구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증상들, 가령 ‘편두통’을 다루는 부분에서도 이런 순서를 따른다.
『낭송 동의보감 외형편』은 이 구성의 의도를 그대로 살리고자 했다. 중점을 둔 것은 외형에 해당하는 부분들이 가지는 의미, 거기서 발생하는 질병들의 원인이다. 이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몸을 이해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3. 앞으로 [낭송 동의보감 외형편]을 낭송하게 될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동의보감』은 수다를 위한 책이다.^^ 누구나 몸을 가지고, 질병을 겪으면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의보감』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몸에 대해 할 얘기들이 많아진다. 예전에는 얼굴이 빨갛고 여드름투성이인 사람에게 건넬 수 있는 말이 좋은 피부과에 가보라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동의보감』을 읽고 나면 그 사람의 다른 면모가 보인다. 인스턴트를 즐기는 습관이나 밤늦게 잠드는 생활을 문제 삼게 된다. 『동의보감』은 그냥 몸이 아니라 살아 활동하는 몸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동의보감 외형편』은 특별하다. 『동의보감 외형편』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던 병증을 다루기 때문이다. 읽으면서 내가 겪었던 병들, 가족이나 친구가 앓았던 병들이 저절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갑자기 편두통이 나는 엄마, 피곤하면 금세 혓바늘이 돋는 친구 등등. 그러다 어느 순간 이런 마음이 든다. 왜 이런 병이 생기는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약만 처방받았던 그들에게 꼭 알려주리라! 그렇게 수다를 떨려면, 텍스트에 있는 말을 내 말로 만드는 수밖에 없다. 하여, 『낭송 동의보감 외형편』을 낭랑하게 소리 내어 읽기를 권한다.^^ 그리고 되도록 많이 수다 떨기를 바란다. 누구나 몸에 대해 저마다 한 마디씩 할 수 있는 자유. 그것이 허준의 의도이자, 『동의보감』을 제대로 읽는 방법이다.
▶풀어 읽은이의 말
“『변강쇠가』는 판소리 안에서도 순전히 하층 유랑민들의 삶에 포커스를 맞춘 특이한 작품이다. 떠돌이들의 삶을 그리다 보니 그 이야기는 비참하기 짝이 없다. 다른 판소리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데 반해 『변강쇠가』는 등장인물이 죽거나 사라지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사람들이 『변강쇠가』를 읽으면서 연신 유쾌해한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주인공들이 고통을 고통으로만 여기지 않으면서 자신의 운명을 씩씩하게 짊어지고 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적벽가』에는 소설에서는 눈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장면들이 삽입되어 있다. 그것이 이 판소리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바로 전쟁터에 억지로(?) 끌려와 참전하게 된 병사들의 사연이다. 원래 『삼국지』는 영웅들이 치르는 전쟁의 대서사시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며, 그 속에서 일반 군졸들은 ‘팔십만 대군’이나 ‘삼천 군사’, 혹은 몰살당하거나 토성을 쌓거나 땅굴을 파는 군사 같은 집합명사로 등장할 뿐이다. 하지만 『적벽가』는 이 일반 병사 한 명 한 명에게 생생한 목소리를 부여한다.”

[낭송 변강쇠가/적벽가] 풀어 읽은이 인터뷰


1. 낭송Q시리즈의 기획자이신 고미숙 선생님은 “모든 고전은 낭송을 염원한다”고 하셨는데요, 낭송이 되기를 염원하는 여러 고전 중 특별히 『변강쇠가』와 『적벽가』를 고르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낭송 변강쇠가
『변강쇠가』를 고른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텍스트가 짧아요.^^ 『변강쇠가』는 다른 판소리의 절반 정도 분량입니다. 그래서 처음 판소리를 낭송하시는 분들께는 딱 알맞은 텍스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둘째, 내용이 파격적입니다. 『변강쇠가』에는 성(性), 질병, 죽음, 시체, 무속행위 등 우리들이 터부시하는 것들이 마구 뒤섞이면서 흥미진진하게 전개되지요.
마지막 세번째는 우리들이 대개 『변강쇠가』에 대해 무지하다는 점입니다. 한국인치고 변강쇠와 옹녀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겁니다. 수많은 영화와 만화 그 밖의 패러디를 통해 변강쇠와 옹녀가 명실상부한 성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변강쇠와 옹녀가 판소리 『변강쇠가』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판소리의 주인공인 만큼, 변강쇠와 옹녀뿐 아니라 『변강쇠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에로스의 화신이라기보다 입담의 천재들입니다. 그들은 쫓겨나거나 병이 들거나 죽거나 하는 상황에서도 그것을 가슴속 응어리로 간직하는 대신 가볍고 경쾌하게, 아주 재미있게 전달합니다. 무엇보다 『변강쇠가』에서 이런 능력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치부건 상처건 입 밖으로 표현하고 해학과 유머로 치유하는 지혜가 담겨 있는 텍스트로서 『변강쇠가』를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 낭송 적벽가
개인적인 이유를 들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남산강학원에서 중국 고전소설을 공부하고 있 저는 2014년에 들어서면서 큰 계획을 하나 세웠는데, 그건 바로 중국의 이른바 ‘4대기서’를 한 해에 다 읽겠다는 것이었어요. 소설책을 다 사서 줄을 세워 보았더니, 총40권이 훌쩍 넘는 분량이었죠. 열심히 읽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로 『삼국지연의』를 읽었는데, 적벽대전을 그리고 있는 장면이 왠지 모르게 싱겁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에서 보듯 전쟁장면이 스펙터클한 것도 아니고, 글이 친절하게 전쟁장면을 묘사해 주거나 설명해 주고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맘속으로 왠지 모를 찝찝함을 갖고 있었을 때 우연히 판소리 『적벽가』의 한 대목을 들을 기회가 있었어요. 바로 적벽대전의 전투 장면이었는데, 눈으로 책을 읽었을 때와는 다른 울림이 있더라구요. 아, 이게 소리의 힘이구나! 싶었죠. 만약 소설 『삼국지』도 묵독이 아니라 낭송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와 더불어 판소리로 구연되는 『삼국지』도 궁금해져서, 판소리 『적벽가』를 찾게 되었어요. 판소리를 들은 것은 아니고, 판소리책으로 접했지만, 『삼국지』 속 내용과 다른 부분을 보면서 판소리만이 가진 민중성과 소리 내어 읽을수록 살아나는 리듬감과 감칠맛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2. 낭송Q시리즈의 『낭송 변강쇠가/적벽가』는 판소리 『변강쇠가』, 『적벽가』와 어떻게 다른가요?

▶ 낭송 변강쇠가
입으로 낭송하고, 귀로 듣고 이해하기 한결 수월해졌다는 게 다른 점인 것 같아요. 『변강쇠가』는 판소리 사설입니다. 소리꾼의 입에서 불리던 ‘소리’를 조선 후기 동리 신재효가 판소리 사설로 개작해서 ‘문자’로 남긴 것이 오늘날 우리가 보는 『변강쇠가』예요. 더 자세하게는 『신재효 본 변강쇠가』가 되겠죠. 애초에 소리를 사설(문자)로 옮긴 데다가 사설 또한 판소리에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 『변강쇠가』 자체로도 낭송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에는 사용하지 않는 고어(古語)나 사자성어, 생소한 한의학 용어, 역사적 배경지식이 필요한 이야기가 자주 나와서 귀로 듣고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죠. 때문에 일일이 각주를 찾아봐야 이해가 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낭송Q시리즈의 『낭송 변강쇠가』에서는 최대한 입으로 낭송하기 쉽고, 귀로 들었을 때 한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 낭송 적벽가
저본으로 삼은 신재효의 판소리 『적벽가』는 다수의 한자로 이뤄져 있습니다. 가령 시작은 이렇게 되어 있죠. “天下大勢 分久必合이요, 合久必分이 聖歎 선생의 만고 학론이라.” 한자를 모른다면 도대체 무슨 소린지 알 수 없고, 친절하게 “천하대세 분구필합이요, 합구필분이 성탄 선생의 만고 학론이라”라고 한자 음을 밝혀주더라도, 한문을 알지 못하는 일반 독자들이 보기에 어렵기는 매한가지입니다. 『낭송 적벽가』는 우선 한자들로 이뤄진 표현들을 오늘날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들로 최대한 풀어 쓰려 했습니다. 예를 들면 위의 구절은 “천하대세란 나뉘면 합쳐질 것이요, 합해지면 나뉘리라. 이는 김성탄 선생의 만고의 지론이라”와 같이 풀었습니다. 덧붙여 4.4조, 4.5조의 판소리의 리듬을 최대한 살려서 리드미컬하게 읽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3. 앞으로 [낭송 변강쇠가/적벽가]를 낭송하게 될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낭송 변강쇠가
낭송Q시리즈 남주작편을 훑어보시다 『변강쇠가』가 있는 것을 보고 많이 놀라셨죠? 거기다 『적벽가』와 한 세트라니! 『변강쇠가』가 아무런 관련도 없어 보이는 『적벽가』와 함께 남주작에 배치된 사연을 알려드릴게요. 동양에서 주작은 남방을 지키는 수호신입니다. 남쪽은 오행 중 불[火]에 속하는 방향이구요. 남주작편에는 불과 관련된 뜨거운 고전들이 속해 있답니다. 그래서 화끈한 사랑을 노래한 『변강쇠가』와 불꽃 튀기는 전쟁(화공:火攻)을 노래한 『적벽가』가 ‘사랑과 전쟁’이라는 ‘뜨끈뜨끈한’ 주제로 한데 묶여서 남주작에 배치된 것이죠.
그런데 사실 『변강쇠가』에는 화끈한 사랑 이야기만 나오는 게 아닙니다. 사랑 이야기는 『변강쇠가』를 구성하는 여러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작품의 초반부에서 사랑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지금까지 우리에게 숨겨져 있던 다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후반부의 내용이 『변강쇠가』의 정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사랑 이야기만 보고 책을 덮지 마시고 끝까지 완독하셔서 『변강쇠가』의 정수를 맛보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변강쇠가』의 정수를 음미하기 위한 팁을 알려 드리자면 꼭 입으로 낭송하시라는 겁니다. 낭송Q시리즈의 슬로건처럼 “모든 고전은 낭송을 염원합니다.” 그중에서도 판소리는 입으로 낭송할 때 읽는 재미가 배가 됩니다. 원래 판소리가 한 명의 소리꾼이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일인오페라기 때문이죠. 독자 여러분도 입으로 낭송하면서 소리꾼이 되어보세요. 입에 착착 감기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색다른 재미를 경험하실 겁니다. 특히 『변강쇠가』를 낭송하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집니다. 앞서 말했듯 『변강쇠가』는 판소리 사설입니다. 그 말은 소리(창)를 잃고 문자로만 전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하여 『변강쇠가』는 어쩌면 현존하는 판소리 여섯 마당 가운데 가장 ‘낭송을 염원하는’ 텍스트라고도 할 수 있지요. 독자 여러분들이 낭랑한 목소리로 낭송해 줄 때 『변강쇠가』는 잃어버린 소리를 대신해서 새로운 소리를 찾을 것입니다.

▶ 낭송 적벽가
하나마나한 말이기는 하지만 꼭 ‘소리 내어’ 낭송해 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덧붙여 마치 연극을 하듯 등장인물의 대사에 감정을 실어서 낭송해 주세요. 『적벽가』는 등장인물 간에 대화가 많이 나오는데요, 이들이 주고받는 대사들이 어찌나 맛깔 나는지! 두뇌게임을 하듯 치밀한 제갈량과 우락부락한 상남자 장비, 일견 뺀질이 같고 얍삽한 조조 등등. 그 성격에 맞게, 그들에게 최대한 감정이입해서 낭송해 주셨으면 합니다. 덧붙이자면 판소리 『적벽가』에는 저본이 되는 『삼국지연의』에 나오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위나라 군사들의 신세한탄 노래와 원혼이 되어 등장한 새들의 타령 및 장승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장면 등인데요, 민초들의 입말과 표현이 살아 있는 이 부분은 그야말로 『적벽가』의 백미입니다! 꼭 낭송해 보세요!!
[낭송 금강경 외] 풀어 읽은이 인터뷰


1. 낭송Q시리즈의 기획자이신 고미숙 선생님은 “모든 고전은 낭송을 염원한다”고 하셨는데요, 낭송이 되기를 염원하는 여러 고전 중 특별히 [금강경』을 비롯한 불경들을 고르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여기에 실린 『유마경』, 『육조단경』, 『금강경』은 모두 대승불교의 주요 경전들입니다. 특히 『금강경』은 대승불교의 정수라 할 수 있습니다. 대승불교의 사상을 한 글자로 표현하면 ‘공’(空)입니다. 공(空)이란 세상 만물 모두가 인연장 속에 존재하고 살아간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기에 나를 둘러싼 그 모든 인연들을 지우면, 나란 존재 역시 비어버립니다. 인연장을 떠나서 ‘나’라는 고유하고, 독립된 존재는 없기에 ‘공’(空)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힐링 열풍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요구합니다. 힐링 속에는 타자라는 그 인연장들의 자리는 없습니다. 보통의 힐링들은 말합니다. 고유한 나의 모습을 찾으라고. 그런 모습을 찾아 떠나보라고. 하지만 그런 나를 찾아 일상에 돌아와 보면, 그렇게 찾은 나가 너무나 무력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렇게 찾은 나, 모든 인연장을 떠나 독립된 존재로서의 나는 존재하기 않기 때문입니다. 공(空)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대승 경전들은 나를 찾고자 한다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그 인연장 속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로부터 대승 경전이 말하는 ‘일상’, 또는 ‘세속’이라는 수행처가 나옵니다. 지금 내가 존재하고 살아가는 그 세속의 일상 위에서 자기를 성찰하고 발견해야 한다는 것. 세속을 떠난 저 먼 자리가 아니라, 지금 내가 살아가는 그 자리가 바로 수행처라는 것입니다. 이 인연의 수행처에서 우리는 나의 치유가 곧 타자의 치유임을, 타자의 치유가 곧 나의 치유임을 알게 됩니다. 여기에 실린 대승 불교 경전은 이런 ‘공’(空) 사상을 통해 우리 시대의 힐링에 대한 성찰을 제공하며, 삶의 진정한 자리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리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유마경』, 『육조단경』, 『금강경』의 순서로 책을 엮었습니다. 『금강경』은 공(空) 사상이 핵심적으로 담긴 경전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금강경』에 이르기 전에 재미난 옛날이야기처럼 쓰인 『유마경』과 『육조단경』을 실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불경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쉽게 불교의 사상들을 접할 수 있을 것이며, 자연스레 『금강경』에 접근해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세 경전들 사이에 『백유경』과 『법구경』을 넣었습니다. 『백유경』은 우리 존재의 공(空)함을 알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일상의 재미난 우화들로 보여줍니다. 『법구경』은 일상에서 행해야 할 수행의 지침들을 마음에 새기도록 상징적인 시구들로 이루어진 경전입니다. 이 두 경전이 『유마경』, 『육조단경』, 『금강경』과 같은 큰 경전들을 연결해주면, 읽는 재미를 더해 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법성게」를 실어 이 모든 사상들을 하나로 함축적이게 느끼도록 했습니다.
여기에 실린 경전들이 지금의 혼탁하고 어려운 시대에 우리 마음자리를 되돌아보고, 존재와 삶의 새로운 치유의 길을 밝히는 하나의 인연이 되길 바랍니다.


2. 낭송Q시리즈의 [낭송 금강경 외]는 일반 불경들과 어떻게 다른가요?
『금강경』에는 ‘수지독송’(受持讀誦)이라는 유명한 구절이 나옵니다. 수지독송은 경전의 한 구절이라도 받들어 지녀 소리내어 읽고 외운다는 뜻입니다. 이 수지독송이 그 어떤 보시보다 큰 보시이며, 어떤 공덕보다 큰 공덕이라고 『금강경』은 말합니다.
수지독송은 우리 현대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독서입니다. 우리는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정보를 먹어치우려면 한 글자라도 빠르게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독서는 혼자만의 공간에서 소리 없이 눈으로 읽어내려 갑니다.
하지만 불경의 독서는 많은 글자가 아니라 한 구절만이라도 받아 지니라 말합니다. 이는 한 권의 독서라도 그곳에 마음을 다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말합니다. 또한 그것을 소리내어 읽으라 합니다. 소리내어 읽는다는 것은 이미 그 소리를 들어줄 타자를 전제합니다. 그렇기에 소리내어 읽는 것에는 언제나 타자와의 시공간이 포함됩니다.
무엇보다 독서의 행위 자체가 하나의 수행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소리내어 읽는 작업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수지독송에 담긴 의미이기도 합니다. 불교에서의 마음공부는 곧 몸 공부입니다. 마음자리를 찾는 수행은 몸의 수행이기도 한 것입니다. 마음자리를 바꾸고 싶다면, 몸이 바뀌어야 합니다. 몸은 물질적인 시공간입니다. 그리고 그 물질적인 시공간을 바꾸고자 한다면, 물질적인 마주침이 필요합니다. 소리내어 읽기란 바로 그 물질적인 마주침입니다.
독송, 즉 소리내어 읽기는 우리가 일상의 자리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몸의 수행인 것입니다. 이 책은 이를 염두에 두고 경전들을 풀어썼습니다. 우선 각각의 경전에서 핵심이 되는 사상들을 접할 수 있도록 엮었습니다. 구절이 긴 것들은 그 사상을 헤치지 않는 범위에서 생략했고, 때로는 이해를 돕기 위해 떨어진 구절들을 연결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낭송을 위한 책이기에, 구절들을 입에 붙여 읽기 편하도록 풀어 썼습니다. 문장의 리듬들을 느낄 수 있도록 문장들을 다듬었고, 댓구들을 살려 경전들을 경쾌하면서도 담박하게 읽으며 사상들을 몸에 새기도록 했습니다. 이 작업들이 『금강경』의 수지독송의 참뜻을 살리는 데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3. 앞으로 [낭송 금강경 외]를 낭송하게 될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많은 말을 하고 삽니다. 하지만 그 말들 중, 소리를 가다듬어 낸 말들은 거의 없습니다. 그저 되는대로, 내키는 대로 소리를 내어 말을 합니다. 그렇게 뱉어내듯 급하게 하는 말들은 우리를 지치게 합니다. 요컨대 기운들을 그냥 소모해 버립니다.
그러나 낭송의 읽기는 기운들을 모으는 작업입니다. 내 몸의 기운들을 정갈하게 가다듬고, 한 데 모아 소리내기. 이는 내 온몸이 하나의 소리통이 되도록 비우는 경험이자, 그 경험을 통해 몸의 기운들을 가다듬고 모으는 수행입니다.
낭송을 통해 낸 나의 목소리를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자신의 정미한 기운들, 이로부터 나오는 아름다운 소리들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소리는 바쁘게 뱉어내는, 우리를 지치게 하는 소음으로서의 말소리와 다릅니다. 내 신체가 만들어내는 그 아름다운 울림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내 신체가 가진 건강한 생명력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런 낭송의 묘미를 더욱 잘 느끼는 방법은 친구들과 함께 낭송하는 것입니다. 함께 소리를 모아 내다보면, 그 소리들이 공명합니다. 나의 소리는 다른 이들의 몸에 가닿고, 다른 이들의 소리가 내 몸에 와 닿는. 이는 소리와 소리의 공명이자, 몸과 몸의 공명입니다. 나의 목소리는 타자와의 목소리와의 만남을 통해 배가되며, 더욱 아름다워집니다.
이를 듣는 사람에게 그 낭송은 하나의 선물입니다. 매일의 소음들 속에서 가다듬은 정미한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치유입니다. 그렇기에 거기서는 낭송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듣는 사람들 역시 함께 공명하고 있습니다.
낭송한다는 것, 그것은 곧 자기 몸을 닦는 수행이며, 그 수행은 타자와의 공명을 만들어내고, 그 공명을 통해 나와 타자 모두 자기 몸을 닦는 수행처라 할 수 있습니다. 그 공명이 대승불교에서 말하는 보살행, 즉 자기 구원과 타자의 구원이 하나가 되는 장이 아닐까요?
[낭송 삼국지] 풀어 읽은이 인터뷰


1. 낭송Q시리즈의 기획자이신 고미숙 선생님은 “모든 고전은 낭송을 염원한다”고 하셨는데요, 낭송이 되기를 염원하는 여러 고전 중 특별히 [삼국지』를 고르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지금 시대를 가리켜 사람들은 난세(亂世)니 위기(危機)니 하는 말들을 한다. 취업준비생이나 백수들은 취직을 하지 못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정규직은 회사에 매인 채 노예처럼 산다. 어리면 어린 대로 노인은 노인대로 먹고 살기가 참 팍팍하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어느 때고 난세이지 않은 때가 있었을까. 문제는 시대가 아니라 자신이다. 혹시 이 시대에 맞서 자기 목소리를 내거나 자기 능력을 드러내거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르기에 비관에 젖어 있는 건 아닐까. 당당한 자기를 세우는 게 필요한 건 아닐까. 이것이 내가 삼국지 읽기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얻은 깨달음이다. 이것을 지금의 삶에 힘들어하는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다. 일각에서는 『삼국지』를 처세술의 교과서라고 부르지만, 나는 이 책을 타인이나 세상에 굴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운명에도 당당히 맞설 수 있는 힘을 주는 책으로 보고 있다. 그러니, 모두들 파이팅!

2. 낭송Q시리즈의 [낭송 삼국지]는 나관중?모종강의 『삼국지』와 어떻게 다른가요?
『낭송 삼국지』는 두 개의 목표를 갖고 있었다. 하나는 ‘낭송’에 맞도록 재번역을 잘할 것, 다른 하나는 『삼국지』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고를 것. 그러면서도 우리가 알고 있는 유비, 관우, 장비, 제갈공명, 조조, 손권, 주유 외에 ‘신스틸러’처럼 툭 튀어나왔다가 휙하고 사라지는 인물들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보여 주고 싶었다. 『낭송 삼국지』에는 총120회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소설 『삼국지』에서 가장 정채롭고 역사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장면들만을 모았다. 이 한 권으로도 『삼국지』를 아직 읽지 않은 독자들은 작품의 전체적인 면모를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작품에 대한 흥미까지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소설을 읽은 독자라면 ‘낭송’이 주는 새로운 독서 경험에 기뻐할 것이라고 믿는다.

3. 앞으로 [낭송 삼국지]를 낭송하게 될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낭송 삼국지』를 낭송한 독자들이 120회의 완역된 『삼국지』를 완독하는 대장정에 도전하기를 바란다. 나아가 낭송의 경험으로 조금이나마 자신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를!
[낭송 장자] 풀어 읽은이 인터뷰


1. 낭송Q시리즈의 기획자이신 고미숙 선생님은 “모든 고전은 낭송을 염원한다”고 하셨는데요, 낭송이 되기를 염원하는 여러 고전 중 특별히 [장자]를 고르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장자』는 동서고금을 통해 널리 사랑받은 텍스트입니다. 아마도 『장자』에 나오는 호방하고 호쾌한 이야기들에 사람들이 깊이 매료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북쪽 바다에 사는 물고기가 어느 날 새로 변신하여 하늘 높이 비상한 후, 유유히 남쪽 바다로 날아간다는 이야기는 ‘삼시세끼’ 먹는 일의 고단함에 묶여 사는 우리들을 늘 매혹시킵니다. 뿐만 아닙니다. 재상자리도 마다하며 차라리 시궁창에서 살더라도 자유롭게 살겠다고 하고, 왕에게 받은 수레를 뽐내는 사람에게 얼마나 아부를 했느냐고 일갈하는 장자의 거침없는 호쾌함은 냉혹한 현실 속에서 ‘미생’(未生)으로 살고 있는 우리들의 가슴을 뻥 뚫어줍니다.
사실 아주 오랫동안 『장자』는 ‘초월’ 혹은 ‘피세’(避世)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실제 『장자』를 읽어 보면 우리는 그 이미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장자』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세상이 아무리 한심하고 구질구질하고 역겹고 난감하더라도 그것을 피할 방법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장자가 자신의 사유를 출발시키는 곳은 바로 이 지점입니다. 그리고 장자는 그 세속 속에서 세속을 넘는 길을 만들어 나갑니다.
우리는 때론 ‘열심히 살아야지’라고 생각하지만, 또 자주 ‘때려치워야지’ 혹은 ‘떠나야지’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편 ‘어디에 간들 크게 다를까?’라고도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사는 그대로, 그냥 그렇게 사는 것만이 능사도 아니지요.
세속은 늘 우리를 배반하고 (이게 세속의 본질입니다.^^) 우리의 삶은 불가피하고 부득이한 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타지에 빠지지도 않고, 허무주의에 빠지지도 않고 살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자유로운 삶’이 아닐까요? 전 『장자』가 그 길을 우리에게 알려준다고 생각합니다.


2. 낭송Q시리즈의 [낭송 장자]는 장자의 『장자』와 어떻게 다른가요?
현재 전해지는 『장자』는 장자보다 약 600년 뒤의 인물인 진대(晋代)의 곽상(郭象)이 편집한 33편으로 구성된 텍스트입니다. 또한 이 33편은 내편, 외편, 잡편의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내편이 7편, 외편이 15편, 잡편이 11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현재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내편 7편은 장자 본인의 저작이고, 외편과 잡편은 장자 후학들의 저작이라는 설이 지배적입니다.
『낭송 장자』는 『장자』 33편 중 내편을 중심으로 엮되, 곽상의 편집순서를 따르지 않고, 전체적으로 스토리텔링이 될 수 있는 방식으로 순서를 바꾸고, 각 내편과 연관이 있는 외, 잡편의 일부 글도 그 내편에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재편집하였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낭송 장자』에서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한글만으로도 잘 읽히는 『장자』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처음 친구들과 『장자』를 읽을 때 아주 고생을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원문을 ‘한땀 한땀’ 정성들여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얼마 못가 암흑 속을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글자를 해독해도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고, 번역문을 읽어 봐도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속출했습니다. 한문 뿐 아니라 한글도 외래어처럼 느껴지더라구요. 『장자』에 다가서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낭송 장자』는 한글이 외래어처럼 느끼지 않고도, 수많은 집주와 해설로 빡빡한 『장자』가 아니어도 『장자』를 읽을 수 있게 하는 데 가장 큰 역점을 두었습니다. 저희 또래뿐 아니라 젊은이들도, 또 저희 어머니 세대도 모두 『장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말입니다.


3. 앞으로 [낭송 장자]를 낭송하게 될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장자』의 가장 큰 특징은 『장자』가 이야기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장자는 자신의 말이 다시 시비분별의 대상이 되는 것을 넘어서기 위해 ‘이야기’라는 언어전략을 택했습니다. 그런데 모두 잘 알고 계시다시피 이야기란 머리로 따지고 분석하는 게 아니라 입에서 입으로 전달하면서 변주되는 언어형식입니다. 이 점에서 이야기로 구성된 『장자』야말로 원초적으로 낭송에 아주 적합한 텍스트라 할 수 있습니다.
일단 『낭송 장자』를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 내서 읽어보기를 권해 드립니다. 그래야만 단순하고 평범함 이야기들의 반복 속에서 은밀히 드러나는 장자의 깊은 지혜와 위대한 통찰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 후에 자기에게 특히 꽂히는 이야기들을 몇 편 골라 암송해보면 어떨까요? 그렇게 외운 이야기들을 친구에게, 아이에게, 동료에게 옛날이야기 해주듯 전달해 보는 겁니다. 그러면서 내가 좋아하는 장자의 이야기들, 내가 암송할 수 있는 장자의 이야기들을 조금씩 늘려가 보는 겁니다. 좋아하는 노래가 하나 둘 늘어나듯, 좋아하는 노래를 결국은 몽땅 외울 수 있게 되듯이 말입니다.
『장자』를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장자』처럼 사는 게 중요하다면, 『장자』를 노래하듯 낭송하고 암송하는 것보다 더 적절한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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