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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wis Carroll,Charles Lutwidge Dodgson
Helen Oxenb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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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몰랐던 또 하나의 ‘앨리스 이야기’를 만나다!
아는 사람은 이미 알고 있었겠지만, 많은 이들에게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낯설게 느껴진다. 전작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누구나 쉽게 떠올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작만큼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천진난만한 상상과 유쾌한 웃음이 살아 있는 루이스 캐럴 특유의 세계관이 잘 드러난 명작으로 꼽힌다. 1865년 첫 선을 보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대성공을 거두자 캐럴은 곧바로 리델 자매에게 들려줬던 또다른 이야기를 바탕으로 속편을 쓸 계획을 세웠다. 이에 1871년 <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고, 백 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함께 아동문학의 고전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작품의 매력 매력 1. 이야기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치밀하고 섬세한 구성 먼저 캐럴이 치밀한 계산을 바탕으로 완벽하게 빚어 낸 이야기 속 논리가 돋보인다. 물론 짓궂은 캐럴이 딱딱한 논리를 들이대 이야기를 끌어갈 리 없다. 여기서 ‘논리’란 ‘거울 나라’라고 하는 독특한 배경을 십분 살려 이야기를 끌어가는 일종의 규칙을 말한다. 앨리스가 얼결에 찾아 들어간 거울 나라에서는 모든 것이 반대고 거꾸로다. <재버워크의 노래>를 제대로 불러 보고 싶다면 책을 슬쩍 거울에 비춰 봐야 하는 것이다. “반대로, 그렇다면 그럴 수도 있지. 그렇다면 그렇겠지만, 그렇지 않으니까 그렇지 않아. 그게 논리야.”라고 외치는 트위들덤과 트위들디만 봐도, 케이크를 공평하게 나누기 위해서는 자르기 전에 먼저 똑같이 나누어 주어야 한다는 유니콘의 말만 들어도 이 이야기가 얼마나 ‘거울의 논리’, 다시 말해 시간의 역전과 좌우 반전 등이 더 우선시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동시에 그 논리 안에서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말장난을 끌어내는 캐럴의 재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매력 2. 그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다양하고 풍부한 캐릭터 루이스 캐럴은 이번 모험에서도 앨리스를 헷갈리게 하는 다양한 캐릭터와 장치를 곳곳에 배치했다. 앨리스가 거실 벽난로 위 거울 속으로 불쑥 들어가 만나게 된 거울 나라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체스판이다. 체스에서 다음 칸으로 옮겨가듯 앨리스는 다음 장으로 넘어갈 때는 개울을 한 번씩 뛰어 넘게 되는데, 그때마다 새로운 등장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타고난 변덕쟁이인 체스의 빨간 여왕과 하얀 여왕은 앨리스를 칭찬했다 꾸짖었다 하면서 도통 정신을 못 차리게 한다. 앨리스에게 희한한 덧셈 뺄셈을 묻다 잘 모른다고 무시하다가도 곧 너도 여왕이 될 거라며 앨리스를 다독이기도 한다. 가뜩이나 정신없는 앨리스 앞에 나타난 요상한 쌍둥이 트위들덤과 트위들디는 한 술 더 떠서 같이 손을 잡고 춤을 추자고 하더니 곧 둘이 티격태격하는 바람에 앨리스는 싸움을 말리랴 모험을 이어가랴 진땀을 흘려야 한다. 거기에 어디가 목이고 어디가 허리인지 알 수 없는 험프티 덤프티가 불쑥 나타나 앨리스에게 억지를 부리며 거울 나라 모험을 더욱 흥미롭게 한다. 이렇듯 루이스 캐럴은 전작에서 선보인 모자 장수나 삼월토끼를 능가하는 다양하고도 새로운 캐릭터들을 만들어 내 앨리스와 함께하는 독자들이 좀 더 즐겁게 거울 나라 모험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매력 3. 계절감을 살려 더욱 친근하고 따뜻해진 헬린 옥슨버리의 일러스트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역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지지 않을 만큼 뛰어난 헬린 옥슨버리의 그림이다. 캐럴은 초여름을 배경으로 한 전작과는 달리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는 ‘겨울’이라는 계절감을 부여해 이 작품만의 특징으로 삼았다. 이에 옥슨버리는 130여 년을 뛰어넘어 캐럴의 목소리에 응답이라도 하듯 캐럴의 이야기와 완벽하게 맞물리는 그림을 선보였다. 민소매 원피스 차림이 발랄했던 앨리스는 계절에 맞게 하얀 긴소매 셔츠에 까만 타이즈를 챙겨 신으며 한결 차분해졌다. 또 트위들덤?트위들디와 만나 벌어지는 익살스런 해프닝, 사자와 유니콘에게 받은 거울 나라 케이크를 자르느라 쩔쩔 맬 때의 당황스러움, 매너 좋은 하얀 기사와 헤어질 때의 안타까움과 두 여왕이 동시에 앨리스에게 기대어 잠들어 버렸을 때의 어이없음 등등 헬린 옥슨버리는 앨리스의 감정선까지 고스란히 그림에 담아 놓았다. 이는 독자들로 하여금 앞서 캐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동시에 자신만의 ‘색깔’로 앨리스를 탄생시켰던 그녀의 탁월한 재능에 다시금 감탄하게 만든다. 매력 4. 지금껏 찾아보기 힘들었던 진정한 완역본으로서의 가치 이 너무나 논리적이면서도 너무나 비논리적인 양면성을 지닌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우리나라에는 거의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다. 이를 더욱 염두에 두고, 우리나라 최고의 번역가 김석희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때와 마찬가지로 이 책이 진정한 완역본으로서 구실할 수 있도록 문장마다 논리와 비논리, 재치와 풍자 등 거울의 양면처럼 닮은 듯 다르게 담긴 극단의 즐거움을 고스란히 살리고자 노력했다. 바로 이 점이야말로 지금껏 국내에 널리 알려지지 못한 ‘또 하나’의 앨리스를 만나는 진정한 기쁨이라 할 것이다.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길 때마다 독자들은 놀랍도록 잘 짜인 캐럴의 이야기와 그 세계를 고스란히 만들어 낸 옥슨버리의 그림에 빠져들 것이다. 고전적이면도 동시에 현대적인 이 책의 매력은 대상을 똑같이, 그러나 한편으로 다르게 반영하는 거울 그 자체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