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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이미지기술적 이미지사진 촬영 기구사진 촬영의 몸짓사진사진의 유포사진의 수용사진의 우주사진철학의 필연성개념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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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lem Flus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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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밍된 삶을 살아가는 인간사진의 철학으로 자유를 재발명하라기계가 생각마저 대신 해 주는 시대다. 그럼에도 우리는 첨단 기술이라는 블랙박스, 속이 보이지 않는 상자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 그저 그 ‘자동성’의 편리에 도취될 뿐이다. 혹자는 배후에서 기술을 조종하는 비밀스러운 힘을 찾으려 분투하지만, 그러한 노력은 소용없다. 오늘날 기술은 ‘자동적으로’, 스스로 유지되고 개선되겠다는 유일한 목표에 따라 기능하기 때문이다.자동화한 기술이 잠식한 세계에 인간의 자유는 없다. 어떻게 인간은 다시 자유의 공간을 열 수 있을까? 이 책 ≪사진의 철학을 위하여≫는 자동화한 기술의 출발점, 사진 촬영 기술에 주목한다. 기술 프로그램에 잠식당하는 삶의 원초적 풍경을 포착하고, 인간에게 남아 있는 자유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다가올 인간 현존재에 몰두하는 모든 철학의 시발점”, 사진의 철학이다.자동화한 기술의 시초 ‘사진’으로탈산업사회의 부조리를 파헤치다이 책의 저자 빌렘 플루서는 탈산업사회의 자동화한 기술을 ‘기구(Apparat)’라고 부른다. 인간은 기구 덕에 노동의 압박에서 벗어난다. 일견 인간은 이전보다 자유로워진 듯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자유가 ‘프로그래밍된 자유’라는 데 있다. 우리는 기구를 사용해 새로운 결과물을 창조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기구의 프로그램에 내포된 가능성 중 하나를 실현할 뿐이다. 인간은 기구의 기능으로 전락했다.카메라를 비롯한 사진 촬영 기구는 기구의 원형이다. 따라서 사진 촬영 기구 그리고 그것이 생성하는 ‘기술적 이미지’ 즉 사진에 대한 철학적 고찰은 기구가 자아내는 오늘날의 부조리함을 발견하고 비판하기 위한 가장 좋은 출발점이다. 가령 우리는 사진을 세계를 있는 그대로 모사하는 객관적 창으로 여기지만, 실상 사진은 개념들을 이미지로 표상하기 위해 발명되었다. 하지만 사진 촬영 기구에 사고를 양도한 인간은 사진에 담긴 개념을 해독하는 능력을 잃고 ‘프로그래밍된 마법’에 도취된다. 이 책은 이러한 문맹 상태를 직시하고 극복하기 위한 철학적 비평의 길을 연다.인간은 어떻게 인간으로 남을 수 있는가놀이하는 사진 촬영자에게서 발견한 인간의 미래플루서에 따르면 우리는 모든 것이 끊임없이 순환하고 영원히 반복되는 기술적 이미지의 우주에서 살아간다. 기구가 상수, 인간이 변수인 이 우주에서 자유는 요원해 보인다. 그런데 플루서는 일부 사진 촬영자들에게서 희망을 발견한다. 그들은 기구의 프로그램 속에서 아직 탐구되지 않은 가능성들을 탐구한다. 어디서 본 듯한 잉여적 이미지가 아니라 정보적이고 비개연적인 이미지를 생산하려 노력한다. 기구에 저항하면서 놀이하는 사진 촬영자들의 시도는 기구에 지배당한 세계 속 인간이 자신의 의도를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사진의 철학’이 현대의 모든 자동 기술에 대항하기 위한 사유의 맹아인 까닭이 여기 있다.이 책은 아홉 개 장으로 구성된다. 1장 “이미지”와 2장 “기술적 이미지”에서는 이미지에서 텍스트로, 텍스트에서 다시 기술적 이미지로 이행한 인간 문화의 흐름을 고찰한다. 3장 “사진 촬영 기구”와 4장 “사진 촬영의 몸짓”에서는 기구와 인간이 맞물려 상호작용하는 양상을 상세히 살핀다. 5장 “사진”과 6장 “사진의 유포”, 7장 “사진의 수용”에서는 사진을 매개로 기구가 바꿔 놓은 현대 사회의 풍경을 포착한다. 8장 “사진의 우주”와 9장 “사진철학의 필연성”에서는 앞선 논의를 정리하며 ‘사진의 철학’을 정립하고 그것이 이 시대에 필요한 이유를 밝힌다. 낙관과 비관 둘 중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기술 시대의 인간 자유를 재발명할 방법이 이 책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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