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사랑은 언제나 젖은 빨래처럼 그대의 손이 내 겨울을 덮었다 그늘에서도 꽃은 핀다 너를 닮은 저녁빛 그대가 놓고 간 봄날 우리가 함께 타던 하루 말없이 데운 마음 하나 불 꺼진 창가의 약속 입김 속에 묻은 이름 그대가 지나간 자리에 바람이 머문다 밤새 마르지 않은 별빛 손끝이 닿은 순간의 시간 너를 잊지 않는 방법은 없다 당신이 머물던 찻잔의 온도 비가 그친 자리의 향기처럼 남은 밥처럼 따뜻한 기억 작은 숨 하나로 견디는 날들 비바람에 젖은 시간도 빛난다 바람은 지쳐도 강물은 흐른다 길 위의 그림자가 나를 닮았다 조용히 타는 저녁의 불빛처럼 한 줌의 흙에도 햇살이 스민다 삶은 자꾸 나를 부드럽게 만든다 무너진 담벼락에도 꽃이 핀다 낮은 자리의 별 하나 아침마다 새로 피는 사람들 삶은 늘 서쪽으로 기운다 젖은 돌 위에 앉은 시간 끝내 지지 않는 나뭇잎 하나 조용한 마음이 가장 멀리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