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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_떠나기로 결심했다
Part 1. 때려치우다 남편이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선택의 기로 모두 반대, 시골살이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 할머니의 눈물방울 세 밤만 자면 올게 어쩌다 집 두 채 농사가 싫다면 벌금을 이게 얼마짜린 줄 알아? 나 아픈 것 같아 Part 2. 인생은 늘 예측불허 삼촌이 왜 거기서 나와 무너져도 쓰러져도, 다시 시작 버스표 오픈런 전원생활 로망? 폭망! 할머니, 우리 망한 거 아니야 다시 심장이 뛴다 서프라이즈! 밭두렁에 박힌 차 누구나 사정이 있다 거기는 인터넷 쓰는 사람 없는데요 Part 3. 그럼에도 달디단 칠절리 막내의 활약 반장님 우리 반장님 미안해, 라는 세 글자 디올 가방 vs. 몸빼 속세의 맛 무일푼 제철 식재료 광란의 밤 당장 짐 빼! Part 4. 인생 ing 남편의 하루 목욕탕 회동 2세에 대한 고민 진짜 어른이 됐다 맨발로 흙을 밟고 거닐면 칠절리 썰매장 고양이도 그리움을 안다 부부라는 끈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 포기하는 법 땅도 쉬어가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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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게 너희들이 행복할 것 같으면, 한번 해 봐!”
침묵을 깬 아빠의 말. 한번 해 보라는 그 말이, 행복을 응원한다는 그 말이, 마음에 와서 쿵- 하고 박혔다. --- p.37 아빠가 나를 앉히고는 아빠가 돈을 버느라 나랑 동생을 챙겨 줄 수 없으니 할머니, 할아버지와 조금만 더 지내라고 말씀하시는 게 아닌가. 조금 전까지 달콤했던 과자가 모래알이 된 듯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목 놓아 울고 싶었으나 아빠의 눈이 너무 슬퍼 보여서 눈물을 머금고 과자를 꿀꺽하고 넘겼다. 괜찮은 척 아빠가 차를 타고 마당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봤다. 애써 손을 흔들어 줬다. 아빠가 가는 길에 울지 않길 바라면서. --- pp.52-53 처음 청보리를 심을 땐 그저 처음이라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청보리가 쓰러지고, 흙투성이가 된 청보리를 손으로 만질 때의 촉감과 흙냄새까지 좋았다. 흙을 이토록 오래 만져 봤던 게 언제였을까. 아마 어렸을 때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 때를 제외하곤 없었으리라. --- pp.66-67 당진에 오고 난 뒤, 우리 일상에는 작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같이 마주 앉아 야식을 뭘 먹을까에 대한 열띤 논의를 한다거나 출근하는 아내를 위해 홍삼을 챙겨 준다거나 별거 아닌 남편의 문자 하나에 미소 짓는 것처럼 이전에는 미처 몰랐던 소소한 일상, 선물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제야 비로소 우리의 삶이 안녕해진 것 같다. --- p.104 먹고 싶은 음식을 접시에 가득 담았다. 테이블에 앉아 흰 쌀밥을 한 숟가락 떴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운동회 때 할머니가 싸 주신 도시락이 생각나서였다. 어렸을 적 그토록 먹기 싫어했던 흰쌀밥 위로 김밥을 싸 달라며 투정하던 내 모습이 교차됐다. 눈물이 툭 하고 테이블 위로 떨어졌다. --- p.125 사실 명품 가방이 됐든 몸빼 바지가 됐든 욕망에 의한 소비는 마음을 채우기 위한 수단, 그 순간 어지러운 마음을 다독이기 위한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서울에서 명품의 값비싼 이미지가 나를 만족스럽게 했다면, 당진에서 몸빼는 그 자체로서 나를 만족시켰다. --- p.140 시골 생활 3년 차, 어느덧 남편은 달라진 환경에 완벽하게 적응해 가고 있었다. 서울에서보다 더 활기찬 남편의 모습에 덩달아 활기차지는 나를 발견할 때가 있다. 그런 우리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다시금 ‘시골 생활 정말 잘 시작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때로는 좀 어설프지만 이 정도면 우리만의 귀촌 라이프를 곧잘 완성해 가고 있는 게 아닐까? --- p.168 우리 자매는 한시도 떨어져 있어 본 적이 없다. 쇼핑할 때도 친구들이랑 가는 것보다 동생이랑 가는 게 좋았고, 여행을 가도 동생과 함께하는 게 좋았다. 또 맛집이나 가고 싶은 카페가 생기면 가장 먼저 동생이 생각났다. 그렇게 우리는 많은 것을 공유하고 함께했다. 하지만 각자 가정을 꾸리고 지금은 서로의 위치에 서 살아가는 게 먼저가 될 수밖에 없는 당연한 상황이 가끔은 낯설기도, 또 기특하기도 하다. --- pp.172-173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생각하게 되면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당연하지 않음을 배우는 것. 이렇게 내 생각의 줄기를 바꿔가고 있다. 식물도 줄기의 방향이 바뀌면 열매가 맺히는 방향이 바뀌듯이, 이런 변화가 곧 내 인생의 방향에도 변화를 만들어 낼 거라고 믿는다. --- p.183 시골에서는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 지금 하고 싶은 것,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행복을 위해 해도 되는 것을 찾아가는 데 몰입했다.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은 마음도 불안한 마음도 더 이상 들지 않았다. 그 이틀이라는 시간이 살아갈 힘을 만들었고 평일의 닷새도 잘 살아낼 수 있게 했다. --- p.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