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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인족
2. 별전 - 마잉꽃의 소유자 3. 도전자 4. 막간극 2 5. 조인족 7. 별전 - 어느 멍청한 용병 이야기 |
필명 : 윤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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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피가 울컥 치솟아 나오는 순간 나는 숨을 삼켰다. 따스한 액체를 뒤집어 쓴 채로 고개를 숙이고 숨을 몰아쉰다. 전신에 들끓는 모든 것을 잠재우기 위해 입술을 깨물고 발끝을 세워 죄없는 땅속깊이 발톱을 박았다. 튀어나오지 못한 힘과 힘이 미친 듯이 고함을 질러대며 반항을 해대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낮게 으르렁거렸다. 멈춰! 멈춰! 누가 주인인지 잊지마! 내가 나의 주인이다! 내가 바로 나다!
--- p. 1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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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아이가 아니었다. 내 기억 속에 있는 아이가 아니었다. 그 자리에 선 것은 낯선 사내의 얼굴, 공포와 기쁨이 반반이 된 내가 모르는 낯선 사내의 얼굴이었다. 그 피에 젖은 금발과 금빛 수염이 적갈색으로 보이는 것은 기묘한 경험.
"쿠베린! 쿠베린이지?" 아이가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 음성이 아니었다. 굵고 나직한, 명령하기에 어울리는 음성. "쿠베린! 기다려!" 나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서고 다시 사방을 보았다. 시체는 산을 이루고 나는 그 시체를 밟고 섰다. 우울함, 참을 수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불쾌한 우울함. "쿠베린이지! 제발 기다려! 제발" 그가 울부짖듯이 외치고 있었다. 그는 기사들의 보호와 제지를 헤치고 나에게로 달려왔다. 그는 나에게로 달려오고 싶어서 견딜 수 없다는 듯이 막아서는 병사들과 기사들을 헤치며 버둥거리면서 나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쿠베린!" 사방은 조용하다. 적병들이 사라진 사방은 조용하다. 나는 몸을 돌려서 돌아갔다. 내 아이는 여기에 없다. "기다려줘! 제발 기다려줘!" 아이가 아닌, 그가 울부짖었다. --- p.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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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이 온통 빨갛게 물들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보고 싶지도 않다! 그 녀석은 축 늘어져서 바닥을 구르고 있는데 다른 자들은 듀나시의 비명을 듣고도 아무도 달려나오지 않는다. 아니, 달려나올 수 없다. 나는 왕이니까 아무도 나의 앞을 막아서진 못한다. 나는 왕이니까! 나는 왕이라서 아무도 나를 막아선 안 되는 것이니까.
나는 피투성이의 몸을 침상 위에 올려놓았다. 이 녀석은 다시 는 완벽한 몸이 될 수 없을 것이고 나를 영원히 증오하겠지만 나에게 대적할 수 없겠지. 이 녀석이 날 상대로 도전 따위 할 리가 없겠지. 그리고 난 녀석을 죽일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일렌처럼, 형처럼, 내 빌어먹을 아우처럼 그들의 심장을 꺼내 씹을 필요는 없어지는 것이다. 다시 웃음이 터져나왔다. 나는 너무 웃어서 숨을 헐떡였다. 끝없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웃음소리는 몰아치는 폭풍우와 한데 뒤섞여 내가 지금 웃고 있는지 울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게 만들었다. 죽었다. 그는 죽었다. 나의 형은 지금 막, 죽었다. 죽어서 그 심장을 꺼내 씹은 것은 바로 나다. 숨이 막힐 정도로 웃었다. 얼굴과 전신을 때려대는 빗속에서 웃음을 터뜨리고 가슴을 쪼개는 듯한 아픔으로 배를 움켜쥐었다. 저 미친 듯이 몰아치는 폭풍우, 숲 안은 온통 나무들의 비명 소리로 가득했다. 대지가 울부짖고 있다. 천공의 여신은 갈라지는 가슴을 부여안고 피울음을 토한다. 바람의 여신은 광란의 노래를 계속한다. 나는 내 손에 내 백부의 피를 묻혔고 내 친동생의 피를 묻혔다. 내 아내의 피로 내 몸을 적시고 내 형의 심장을 먹어치웠다. 그리고 지금 나의 동생, 천진한 어린 것의 다리를 부러뜨렸다. <당신에게 도전합니다!> --- p.154-1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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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병 이야기』(1998)로 판타지 스릴러라는 독특한 장르를 개척한 작가 이수영의 신작 소설이 출간되었다. 『귀환병 이야기』와 『암측 제국의 패리어드』(1999)를 출간하여 매니아들과 독자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은 이수영은 대중적 인기와 작품성이 동시에 입증되는 몇 안되는 판타지 작가이다. 이번 신작 『쿠베린』과 『콘르도니아의 반지』(장편, 현재 연재중)는 현재 4대 통신망과50여 개 이상의 인터넷 사이트에 연재되고 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신작 『쿠베린』에서 이수영은 작가 자신만의 독특한 상상력으로 인간보다 나은 종족을 창조해 냈다. 묘인족이라 하는 이 종족은 인간보다, 혹은 그 어떤 종족들보다 뛰어나다. 이 종족의 왕이 쿠베린이다. 『쿠베린』은 묘인족의 왕 쿠베린이 겪는, 옴니버스 형식의 다양하고 기발한 발상의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수영은 이들 단편들을 한데 묶어 인간 사회에 대한 맹렬한 조소와 비판이라는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 줄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