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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도 허식도 없이 사상과 감정을 조리 있게 그러나 바닷물결같이 자유롭게 형상화하는 이덕무,
고래가 바다에서 뛰노는 것 같은 감명을 주는 유득공, 느낀 것을 아름답고 미끈하게 형상화함으로써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는 구슬과 같은 박제가, 소박하고 군색하지 않으며 사상과 감정이 언어 밖에 넘쳐흐르는 이서구. 사가시(四家詩)는 18세기에서 19세기 전반기에 걸쳐 활동한 실학자이자 재능 있는 시인들인 이덕무, 유득공, 박제가, 이서구 등 네 사람의 종합 시집을 말한다. 이 시집은 조선의 시단만이 아니라 중국의 시단에서까지 시인들 입에 회자(膾炙)되었던 유산이다. 1777년 유득공이 사절단 수행원으로 중국에 가서, 당시의 유명한 학자이자 시인이며 평론가인 우촌(雨村) 이조원(李調元)과 반정균(潘庭筠)을 만나게 되었다. 그 때 유득공이 자기 문집『가상루집(歌商樓集)』, 이덕무의『청장관집(靑莊館集)』, 박제가의『명농초고(明農初稿)』, 이서구의 『강산집(薑山集)』에서 뽑은 종합 시 작품집을 그들 앞에 내놓았다. 이를 보고 이조원은 쇠퇴해 가는 시가 조선에서는 살고 있다고 말했으며, 반정균은 동방군자의 나라―조선의 성명(聲名)과 문물이 중국과 다름없다고 말하고 각 작가, 각 시편에 대하여 정당한 평가를 했다. 그리고 각 작가의 개성 있는 문체의 독자성을 밝혔던 것이다. 네 시인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시피 연암 박지원의 사랑하는 제자들이며 친근한 벗들이다. 시 분야에 있어서도 연암은 고상한 사실주의적 미학 사상으로 뒷받침되어 있는 비평에서 위대성을 발휘했으며 앞으로 시가 난만하게 꽃필 수 있는 토양을 준비해 놓았다. 이 토양 위에 이덕무, 유득공, 박제가, 이서구 등 재능 있는 시인이 자라나게 되었으며 백화난만한 꽃동산을 상징하는 조선 한시단의 개화 발전을 야기하였다. 이러한 사가시에서 선별한 작품들을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려 번역하였고, 한문 원문도 같이 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