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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워 + 배터리 워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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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품의 구성 소개

책소개

목차

『칩 워』
추천의 말 | 이 책에 대한 찬사 | 한국어판 서문 | 등장인물 | 용어해설 | 들어가는 말

PART I 냉전의 칩

1 강철에서 실리콘까지 | 2 스위치 | 3 노이스, 킬비, 집적회로 | 4 이륙 | 5 박격포와 대량 생산 | 6 “나는…부자가…되고 싶다”

PART II 아메리칸 월드의 회로망

7 소비에트 실리콘밸리 | 8 “베끼시오” | 9 트랜지스터 세일즈맨 | 10 “트랜지스터 걸스” | 11 정밀 타격 | 12 공급망과 외교의 기술 | 13 인텔의 혁명가들 | 14 펜타곤의 상쇄 전략

PART III 리더십의 상실?

15 “이 치열한 경쟁” | 16 “일본과의 전쟁” | 17 “쓰레기를 판다” | 18 1980년대의 원유 | 19 죽음의 나선 | 20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

PART IV 되살아난 미국

21 감자 칩의 왕 | 22 혼란에 빠진 인텔 | 23 “적의 적은 친구다”: 떠오르는 한국 | 24 “이것이 미래입니다” |
25 KGB의 T 국장 | 26 “대량 살상 무기”: 오프셋 충격 | 27 전쟁 영웅 | 28 “냉전은 끝났고 당신들이 이겼소”

PART V 집적회로에 갖힌 세계?

29 “우리는 대만 반도체 산업을 원합니다” | 30 “모든 인민은 반도체를 만들어야 한다” | 31 “주님의 사랑을 중국인과 함께 나누며” | 32 리소그래피 전쟁 | 33 혁신가의 딜레마 | 34 더 빨리 달려라?

PART VI 해외 이전은 혁신인가?

35 “진짜 남자라면 팹이 있어야지” | 36 팹리스 혁명 | 37 모리스 창의 연합군 | 38 애플 실리콘 | 39 극자외선 장비 EUV | 40 “플랜 B는 없다” | 41 혁신을 망각한 인텔

PART VII 중국의 도전

42 메이드 인 차이나 | 43 “돌격을 외쳐야 한다” | 44 기술 이전 | 45 “일어날 합병은 일어난다” | 46 화웨이의 부상 | 47 5G는 미래 | 48 차세대 대체 전략

PART VIII 반도체로 숨통을 조이다

49 “우리가 경쟁하는 모든 것” | 50 푸젠진화반도체 | 51 화훼이 습격 | 52 중국의 스푸트니크 모멘트? | 53 공급망 부족 | 54 타이완 딜레마
감사의 말 | 옮긴이 말 | 미주 | 찾아보기

『배터리 워』
추천의 말
송호준(에코프로 대표이사) | 박태성(한국배터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 | 김광주(SNE리서치 대표) | 김제영(LG에너지솔루션 CTO) | 김윤창(삼성SDI 연구소장) | 박기수(SK온 미래기술원장) | 이상영(연세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 장정훈(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 한병화(유진투자증권 이사)

머리말

1부 전선 넓어지는 배터리 전쟁

1장 배터리는 안보다
중국 전기차의 홍수 | 기후 악당에서 친환경의 최대 수혜국으로 | 영토 넓어지는 배터리, 로봇부터 우주선까지
2장 겉으로는 “물가 잡자” 진짜 속내는 “중국 잡자”
어느 날 등장한 IRA | 역사적인 법안 | “중국 기업은 해외우려기관” | 핵심광물 중국 포위 작전

3장 배터리에 꼬리표까지 달겠다는 유럽
배터리에도 여권이 필요해 |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이 남긴 교훈 |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태양광, 그리고 이차전지

4장 트럼프 리스크
거꾸로 가는 시계 | IRA 가고 OBBBA 왔다 | 에너지 차르가 된 화석연료의 오랜 친구 | “퍼스트 버디” 일론 머스크의 추락

5장 기회와 위기
탈중국 공급망의 핵심, K-배터리 | 다시 보는 유럽 | 배터리, 이제는 서비스다: BaaS에서 EaaS까지 | 친환경차? 이제는 자율주행차!

2부 미국과 일본 딛고 일어선 K-배터리


6장 리튬 이차전지의 시작
오일 쇼크의 나비 효과 | 포드, 거인에게 영감을 주다 | 마지막 퍼즐 맞춘 젊은 과학자

7장 일본 이차전지 흥망사
세상에 먼저 나온 리륨메탈 이차전지 | 세계 최초 상용화 소니, 노벨상은 못 탔다 | 대세로 자리 잡다 | 거함 산요전기의 몰락 | 땡큐! 테슬라, 기사회생한 파나소닉 | 소니와 에코프로의 인연 | 중국으로 넘어간 일본 배터리 기술
8장 K-배터리의 태동
일본 제친 한국 기업 | 구본무 회장과 삼천교육대: LG화학 | 진공관에서 배터리까지, 변신의 귀재: 삼성SDI | “나도 같이 달리겠습니다”: SK | K-배터리 성장의 비밀: 환율, 스마트폰, 전기차

9장 “배터리 킹”이라 불리는 중국인들
중국 배터리 산업의 급부상 | 중국 “배터리 킹”의 등장: BYD | 중국의 신에너지차 정책과 화이트리스트 | “닝더의 왕”으로 통하는 사나이: CATL | 시진핑의 정치적 고향, 그리고 천인계획 | ‘갑툭튀’ CALB

10장 배터리 삼국지
896 근무제와 100일 분투 | 세계로 뻗어간 K-배터리 | 1등, 그리고 역전 | 이제 성능은 기본, 가격부터 본다 | 일본의 반격, 과거 영광 재현할까

11장 쫓아오는 미국과 유럽
흔들리는 유럽의 희망 노스볼트 | 배터리 강국 꿈꾸는 독일과 프랑스 | 폴란드-헝가리는 한중 각축전 | 미국, A123시스템스의 추억 | 기가팩토리부터 스타플러스까지 | 중국 기업 고션은 어떻게 미국에 진출했나

3부 최대 위협 중국

12장 전 세계 핵심광물이 모이는 곳
중국 없이는 못 만든다 | “하얀 석유”라던 리튬에 무슨 일이 | 리튬 공급망 장악한 중국 | 니켈, 클래스가 다르다 | 인도네시아에 아른거리는 중국 그림자 | “깨끗한 니켈”이냐 “더러운 니켈”이냐 | 니켈 광산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들 | 리튬보다 2배 필요한 흑연 | 천연흑연 vs 인조흑연 차이는? | 중국이 지배하는 흑연 산업 | 흑연 자립화의 조건들

13장 중국산 소재, 이제 못 쓴다?
양극재 앞에 전구체 있다 | 전구체, 어디서 만드나 | 소금과 물의 관계, 전해액 | 중국 전해액 따라잡을 수 있을까 | 배터리 안전 지킴이, 분리막 | 주목받는 분리막 기업들 | 전고체 시대, 분리막의 운명은?

14장 집전체의 세계
양극에는 알루미늄, 음극에는 구리 쓰는 이유 | 치열한 동박 한중전 | 담배 포장지의 대변신 | 알루미늄박은 과점 체제

15장 차세대 소재는 우리가 먼저
눈앞에 다가온 ‘5분 완충’의 꿈 | 실리콘 음극재 누가 앞서 있나 | 활물질 도우미, 도전재 | 탄소나노튜브, 두 겹보다 한 겹이 좋아 | 배터리에도 접착제가 필요해 | 건식 전극의 핵심 기술, 바인더 | 불소와 EU 환경 규제

16장 배터리, 재활용하면 되잖아!
재활용으로 탈중국 꿈꾸는 미국과 유럽 |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3가지 방법 | 춘추전국시대 맞은 리사이클링 | 배터리 재활용의 도전 과제들

4부 불붙은 기술 패권 전쟁

17장 삼원계냐 LFP냐
뼈아픈 오판 | NCM의 뿌리 | 하이니켈 강자 한국 | LFP 배터리가 더 안전한 이유 | 중국은 어떻게 LFP 강국이 되었나 | 한계 극복한 LFP | 한국의 LFP 추격전

18장 단결정·고전압·미드니켈, 구세주 되나
LFP에 대적할 3대 키워드 | 니켈을 줄여라 | 미드니켈, 퇴행 아닌 혁신 | 단결정이 중요한 이유 | 미드니켈, LFP에 맞설 수 있을까
19장 불 안 나는 전고체, 게임체인저 될까
꿈의 배터리 | 기술적 난제들 | 황화물계 vs 산화물계 | 상용화는 누가 먼저?

20장 바닷물로 배터리를 만든다고?
혹한에도 끄떡없는 나트륨이온 배터리 | 최대 약점은 무게 | 앞서는 중국, 뒤쫓는 서구 | 엇갈리는 전망

21장 배터리로 나는 비행기 나온다
음극재의 끝판왕, 리튬금속 | ‘높은 벽’ 덴드라이트와 ‘브리지’ 기술 | 반값 배터리, 리튬황 | 셔틀 효과가 뭐길래

22장 폼펙터 전쟁 끝나지 않았다
원통형 vs 각형 vs 파우치형 | 사라지는 칸막이 | 새로운 표준 46 시리즈의 등장 | 46 시리즈도 한중일 삼국지
23장 건식 전극으로 앞서라
자존심을 건 대결 | 팔방미인 기술 | 테슬라도 미완성 | 건식 전극, 어디가 가장 앞섰나

24장 충전 표준 테슬라가 통일하나
가장 큰 불만은 ‘충전’ | 전기차 충전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 차마다 나라마다 각기 다른 충전 규격 | “5분 충전에 300km 주행”

25장 전기차 성장 정체 ESS로 뚫는다
새로운 돌파구 ESS | 덕 커브 해결사 | ESS 의무화하는 나라들 | K-배터리 새 먹거리

5부 터널의 끝이 보인다

26장 갑자기 찾아온 캐즘
전기차에 무슨 일이? | K-배터리에 찾아온 고난 | 전기차 캐즘, 왜 나타났나 | 한국에서만 쓰는 말 | 엎친 데 덮쳤다
27장 그래도 봄은 온다
트럼프 관세 전쟁과 길어지는 바닥 | “small yard. high fence” 전략이 가져다준 기회 | 프라이스 패리티: 배터리 가격 100달러의 벽 | 더 이상 LFP 포비아는 없다

28장 배터리 기업 옥석 가리기
신기루만 띄운 기업들 | 파일럿, 샘플, 양산 이해하기 | 어느 전기차에 어떤 배터리가? | K-배터리가 태어나는 곳: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 배터리 공급망 톺아보기: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부록 1 배터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1단계 전극 공정
국산화율 90% K-배터리 장비 | 빵에 딸기잼 바르듯: 믹싱과 코팅 | 굽고 누르고 자르고: 롤프레싱, 슬리팅, 노칭 | 국내외 전극 장비 기업들

2단계 조립 공정
돌돌 말아 캔 안에 쏙: 와인딩 방식 | 대세로 굳어진 Z폴딩/Z스태킹 공법 | 캔이냐 주머니냐

3단계 화성 공정
배터리도 숙성이 필요해 | 불량 배터리 어떻게 걸러내나 | 전고체 배터리, 공정도 다르다

4단계 팩 공정
배터리에 가치를 더하다 | 셀투팩을 넘어 셀투섀시까지

부록 2 일차전지와 이차전지 이야기: 볼타 전지부터 에디슨 전지까지
셀과 배터리는 같은 말, 다른 말? | 전자 이동과 전류는 왜 반대일까 | 전압은 어떻게 생길까 | ‘마른 전지’의 등장 | “힘세고 오래가는 건전지” | 최초의 이차전지 | 이차전지, 에디슨도 만들었다

감사의 말


저자 소개 3

크리스 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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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 Miller

크리스 밀러는 터프츠대학교 국제관계학 대학인 플레처 스쿨에서 국제사를 가르치고 있다. 또 미국기업연구소에서 진 커크패트릭 방문 펠로, 포린폴리시연구소에서 유라시아 연구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왜 소련이 중국처럼 공산당이 통제하는 자본주의 체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몰락했는지를 다룬 《푸티노믹스: 되살아난 러시아의 권력과 돈Putinomics: Power and Money in Resurgent Russia》, 2000년대 초 러시아에서 나타난 국가 자본주의를 탐구한 《소비에트 경제를 구하기 위한 분투The Struggle to Save the Soviet Economy》,
크리스 밀러는 터프츠대학교 국제관계학 대학인 플레처 스쿨에서 국제사를 가르치고 있다. 또 미국기업연구소에서 진 커크패트릭 방문 펠로, 포린폴리시연구소에서 유라시아 연구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왜 소련이 중국처럼 공산당이 통제하는 자본주의 체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몰락했는지를 다룬 《푸티노믹스: 되살아난 러시아의 권력과 돈Putinomics: Power and Money in Resurgent Russia》, 2000년대 초 러시아에서 나타난 국가 자본주의를 탐구한 《소비에트 경제를 구하기 위한 분투The Struggle to Save the Soviet Economy》, 차르가 다스리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왜 러시아는 꾸준히 아시아를 지정학적으로 넘보고 있는지 그 의문을 풀기 위한 책 《우리가 주인이 될 것이다: 이반 대제부터 푸틴까지 러시아 동진의 역사We Shall Be Masters: Russian Pivots to East Asia from Peter the Great to Putin》 등이 있다. 예일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역사를 전공했다. 추가적인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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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1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1264쪽 | 882g | 150*225*67mm

출판사 리뷰

기술과 산업은 물론 정치, 군사까지 얽힌
21세기 논픽션 스릴러!


반도체 및 미중 반도체 전쟁 관련 책은 이미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몇 가지 점에서 다른 책과 궤를 달리한다. 첫째, 『칩 워』는 반도체 전문가가 아니라 국제정치 전공자가 썼다. 따라서 이 책은 반도체를 둘러싼 현재의 복잡한 세계 상황을 단순히 기술 및 산업 측면에서뿐 아니라 정치와 경제 그리고 군사적 측면까지 포괄해 종합적으로 다룬다. 그것도 철저히 미국의 관점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현재 반도체의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의 속내를 정직하게,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둘째, 『칩 워』는 저자가 미국과 유럽의 도서관은 물론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문서보관소의 다양한 문헌을 섭렵하고 국내외 반도체 업계, 학계, 정부 주요 인사 100여 명 이상을 인터뷰해서 쓴 책으로 반도체 관련 심층 리포트라 할 만하다. 하지만 독자들에게 『칩 워』는 스릴러물처럼 읽힐 정도로 흥미진진할 것이다. 『뉴욕타임스』 서평 담당자가 “이 책은 논픽션 스릴러다. 영화 [차이나 신드롬]이나 [미션 임파서블]처럼 긴박감 넘친다”고 한 말이 빈말이 아니다. 이 책 출간 후 32주 연속 국제경제 분야 베스트셀러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아마도 이런 요인 때문일 것이다.

군사적 필요성, 즉 전쟁 대비가
반도체 기술 탄생의 일등 공신이었다


그렇다면 이 모든 이야기의 출발점인 반도체라는 물건은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식으로 발전해 왔으며, 오늘날 왜 이렇게 모든 나라가 아우성을 칠 정도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을까. 반도체 그 자체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전기가 흐르는 물질을 도체, 전기가 흐르지 않는 물질을 부도체라고 부르는데, 실리콘과 게르마늄 등 몇몇 원소는 특정 조건에 따라 전기가 흐르기도 하고 흐르지도 않기도 하는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현상을 발견한 과학자들은 이 특성을 활용한 물건에 ‘반도체(semiconductor)’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반도체는 사실 초기에 군사 목적으로 개발되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미사일을 날리고, 폭탄을 떨어뜨리고, 비행기를 개발하는 등 현대의 모든 군사 작전과 업무에는 대단히 복잡한 계산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세계 각국은 이러한 계산의 수요를 기계식 계산기를 통해 충당해 왔다. 톱니바퀴와 도르래 등으로 이루어진 계산기에 숫자를 입력하고 손으로 돌리면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기계식 계산기는 느렸고 고장이 잦았으며 하나의 기계가 미리 설정된 한 종류의 계산밖에 처리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과학자와 기술자들은 전자식 계산기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전류가 흐르면 1 전류가 흐르지 않으면 0이라는 신호를 부여한다. 계산해야 할 모든 숫자를 0과 1로 이루어진 이진법으로 바꾼다. 그러면 0과 1의 신호만으로 모든 계산을 처리할 수 있다.’ 이것이 그 유명한 ‘튜링 머신’의 작동 원리다. 이 발상은 성공적이었다. 1943년, 미국은 초대형 전자계산기 에니악을 만들었다. 1만8천 개의 진공관으로 이루어진 에니악은 초당 수백 개의 곱셈을 해낼 수 있었다. 이는 그 어떤 인간 계산원보다 빠르고 정확했다.

문제는 에니악과 같은 전자식 계산기에 들어가는 ‘스위치’의 속성이었다. 어른 주먹 크기의 진공관은 너무 크고 수명도 짧았다. 들어가는 전력도 컸기 때문에, 커다란 회의실을 가득 채우는 에니악은 가동할 때마다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평균적으로 이틀에 한 번꼴로 고장 나는 진공관 역시 골칫거리였다. 미국은 새로운 종류의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반도체가 그 해답을 제시했다. 실리콘이나 게르마늄 같은 반도체성 물질을 이용해 스위치를 만들면 진공관처럼 고장 나지 않았다. 더 중요한 건 그 크기를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사람이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스포이드로 화학 물질을 떨어뜨려 만들었다. 그것만으로도 진공관에 비해 매우 작았지만, 미국의 천재들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트랜지스터를 비롯한 모든 반도체 소자를 단일한 기판 위에 구성하는 이른바 ‘집적회로’를 탄생시켰던 것이다.

미국의 항공 우주 분야는 반도체, 구체적으로 집적회로의 힘으로 우주를 날았다. 진공관 컴퓨터로 컨트롤하는 우주선에 사람을 싣고 달에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아폴로 계획은 창립 후 늘 경영 위기를 겪던 페어차일드반도체를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미국, 일본을 버리고 한국을
대항마로 키우기 시작하다


하지만 어떤 물건이 본래 목적에만 쓰이는 법은 없다. 아니, 경우에 따라서는 부차적으로 쓰이게 된 것이 오히려 더 크고 더 강력한 시장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반도체는 그 대표적 사례였다.

당초 미국은 반도체라는 첨단 기술을 통해 냉전 시대에 군사 우위를 유지하려 했다. 하지만 쇼클리가 진공관을 트랜지스터로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 이를 급성장 중인 전자 산업 분야에서 큰돈을 벌 수 있다며 출사표를 던지고, 쇼클리에게서 독립한 노이스가 페어차일드에서 집적회로 즉 반도체를 만들어 내어 미군 및 방위 산업체에 납품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자 산업으로 그 활용처를 넓히면서 세상은 완전히 바뀌기 시작했다. 컴퓨터가 탄생하고, 인터넷이 탄생하고, 무선 통신이 탄생하는 등 언제 어디서나 연결 가능한 세상이 열리면서 세상의 거의 모든 기계 장치 종류에는 반도체가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한마디로 반도체라는, 그 누구도 지배권을 주장하기 어려운 새로운 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열리자, 일본 기업들이 미친 듯이 뛰어들었다. 1970년대 당시 일본은 트랜지스터 기술 도입으로 전자 산업에서 전 세계를 무대로 맹위를 떨치고 있었다. 그런 일본에 반도체는 꼭 확보해야 할 기술이었다. 그런데 반도체 업계의 거물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당시 최초의 반도체 해외 생산 기지를 물색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반도체 공생 관계가 작동하게끔 하기 위해 일본의 경영자들은 헌신적으로 발벗고 나섰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최초의 반도체 해외 생산 기지를 물색하고 있었고 일본에 공장을 열기로 했지만, 넘어야 할 규제의 벽이 매우 높았다. 소니의 모리타는 이윤의 일부를 넘겨받는 대가로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 도움을 제공하기로 했다. 그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 경영진에게 일본에 몰래 방문할 것, 가짜 이름으로 호텔을 예약할 것, 호텔 방을 떠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모리타는 그 호텔에 은밀하게 찾아가 합작 투자를 제안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일본에서 칩을 생산하고, 소니는 관료들을 상대하는 것이었다. 모리타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 경영진에게 말했다. “우리가 뒤를 봐주겠소.” 텍사스 사람들은 소니가 “도둑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 말에는 어느 정도의 경탄이 담겨 있었다.(122-123쪽)

그 이후 일본 기업이 시장을 틀어쥐자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의회와 펜타곤을 오가며 로비에 나섰다. 그들은 자유 시장에 대한 신념은 잠시 접어둔 채 경쟁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컴퓨터 칩이나 포테이토 칩이나 뭐가 다르냐는 주장에 실리콘밸리는 격렬하게 반응했다. 반도체는 전략적 가치가 있는 반면에 감자는 그렇지 않으니 자신들이 만드는 칩은 정부의 도움을 받을 만하다는 것이 실리콘밸리의 주장이었다.(225쪽)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그럴 만도 했다. 천하의 인텔도 일본의 반도체 공세에 못 견디고 D램 분야를 포기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그런 상황에서 소니의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는 극우 정치인 이시하라 신타로와 함께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을 써서 워싱턴 정가를 충격에 빠뜨렸다. 더는 일본에 반도체 주도권을 내줘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본격화된 순간이었다. 삼성이 반도체 산업을 본격화한 것은 바로 이 시기였다. 미국은 일본의 대항마로 떠오를 가능성 있는 한국 반도체 기업의 출현을 반기고, 지원했다. 이것이 한국 반도체 신화의 시작이었다.

소련과 중국은 어떻게 밀려났고
대만은 어떻게 성공했는가


이렇듯 오늘날의 반도체 산업은 미국의 세계 전략과 반도체 기술을 군사가 아닌 민간 시장에서 소비함으로써 더 많은 돈을 벌고자 했던 미국 기업들의 자본주의적 열망이 결합된 결과다. 하지만 세상에는 미국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과연 소련이나 중국이 이걸 지켜보고만 있었을까?

소련은 일찌감치 반도체의 중요성을 깨닫고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소련은 결국 실패했다. 물리학자들이 부족해서도 뒤떨어져서도 아니었다. 초기에는 소련이 우주 개발에서 미국을 앞서 나갈 정도로 우수한 물리학자들이 많았다. 심지어 소련에는 2000년 결국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잭 킬비(당시 집적회로의 공동 발명자인 밥 노이스는 이미 고인이 되었다)와 공동 수상한 조레스 알페로프(Zhores Alferov)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소련이 왜 반도체 개발에는 실패했을까? 그것도 최고위층에서 실리콘밸리에서 나온 반도체를 “베끼라”고까지 하며 독려했음에도 말이다. 그 이유는 소련이 물량은 뽑아낼 수 있을지언정 품질이나 순도에서는 미국과 현격한 격차를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비조차 제대로 구비할 수 없었다. 대공산권수출통제위원회(COCOM)가 반도체를 비롯한 고급 기술이 소련으로 수출되는 것을 막았기 때문이다.(8장)

결국 소련의 반도체 설비는 상대적으로 덜 섬세한 장비와 덜 순수한 재료로 작업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는 정상 작동하는 칩의 생산량이 적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렇다면 스파이는?

스파이 행위로 쇼킨과 엔지니어들이 얻을 수 있는 성과에는 한계가 있었다. 칩을 훔쳐 왔다 해도 그것을 어떻게 만드는지 알아내는 것은 별개의 일이었다. 케이크를 훔쳐 온다 한들 그것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반도체라는 케이크를 굽는 레시피는 이미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복잡해져 있었다. 스탠포드대학교에서 쇼클리의 수업을 들은 교환학생이라면 똑똑한 물리학자가 될 수는 있었겠지만, 어떤 화학 물질을 어떤 온도로 맞춰야 하는지, 포토레지스트를 얼마나 오래 빛에 노출시켜야 하는지 등과 같은 지식은 앤디 그로브나 메리 앤 포터 같은 엔지니어들의 것이었다. 칩 제작은 모든 단계마다 특별한 지식이 필요했고, 그 지식은 같은 회사 안에서도 다른 공정에 관여하는 사람이면 잘 모를 정도였다. 이런 유형의 노하우는 많은 경우 문서로도 정리되지 않는다. 소련 스파이들이 이미 반도체 업계 내에서도 가장 앞서가는 회사에 침투해 있었지만 반도체 생산에는 더 많은 디테일과 지식이 필요했고, 그런 건 가장 탁월한 스파이조차 훔쳐 올 수 없는 것이었다.(111-112쪽)

그렇다면 중국은 어땠을까? 사실 중국도 소련과 비슷한 종류의 실수를 저질렀다. 그것도 훨씬 더 극단적인 형태였다. 중국의 경우 1950년대 초 베이징에 반도체 소자를 과학 연구 우선순위로 확정 짓고, 세계 각국에서 관련 전문가를 불러모았다. 그리고 1960년에 최초의 반도체 연구 기관을 설립하기도 했다. 1965년에는 실제로 중국산 반도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는 밥 노이스와 잭 킬비가 반도체를 개발한 지 5년 만의 일이었다.

하지만 1966년에 일어난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이 모든 것을 망쳐 버렸다. 그리고 이후 중국은 반도체와 관련 ‘잃어버린 20년’을 보내야 했다. 반면 그 사이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 기술 위에서 첨단 제조업을 수행하는 나라가 되기 위한 수순을 밟아 나갔다.(301-303쪽) 중국의 마오쩌둥이 한국에 엄청난 기회를 마련해 준 셈이다.

반면에 또 하나의 중국 대만은 전혀 다른 스탠스를 취했다. 그들은 다음에서 인용에서 재연되듯이 거의 모든 것을 내던지다시피 하면서 반도체에 매달렸다.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미국, 한국, 대만을 반도체 산업의 3축 중 하나로 확고하게 자리 잡게 되었으니 말이다.

1985년 리궈딩은 대만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자리에 모리스 창을 앉혔다. 리궈딩이 말했다. “우리는 대만 반도체 산업을 원합니다. 말해 보시오.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 (중략) 대만 정부가 반도체 산업의 전권을 맡기고 백지수표를 써주겠다는 제안을 했을 때, 모리스 창의 마음이 끌렸다. 54세의 그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사람들 대부분은 창이 대만으로 “돌아갔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는 그전까지 비즈니스 목적으로 대만을 단 한 번 방문했을 뿐이다.(289-292쪽)

미국은 무엇을 원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우리가 흔히 품는 상상이 있다. 미국 정부, 특히 국방부는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모든 기술 발전을 쥐락펴락한다는 생각이다. 그것은 1970년대 정도까지만 참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이익 확대를 위해 반도체를 저렴한 가격에 생산하여 전자 기술 혁명을 민간 시장에 뿌리면서 미국 정부의 통제력을 약화시켜 나갔다.

실제로 반도체를 둘러싼 지정학이 지금의 형태를 띠게 된 것은 결코 미국 정부의 ‘의도’가 아니었다. 실리콘밸리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한 끝에 만들어진 결과물일 뿐이다. 더 싼 가격으로 반도체를 생산할 것, 더 많은 이들에게 판매할 것, 더 큰 수요를 이끌어 낼 것. 이를 위해 달려가는 자본주의의 힘은 거침없이 세계화를 향했다. 처음에는 일본이 ‘저렴한 노동력’의 공급원이었고, 일본이 너무 커 가는 것을 경계한 미국의 정책 덕분에 한국과 대만이 일본의 자리를 대신 차지했다. 그리고 거기에 중국이 끼어드는 것을, 보다 정확하게는 과거의 일본처럼 아니 일본보다 더 위협적으로 변하는 것을 미국이 결사적으로 막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 『칩 워』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을 주지는 않는다. 대신에 독자 스스로 그러한 답을 얻어내도록 충분한 정보와 맥락을 제공한다. 『칩 워』는 미국 학계의 기린아가 미국 정계와 산업계의 ‘인사이더’들을 취재하고 연구하여 내놓은 일종의 천기누설인 셈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한 가지를 유념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반도체는 미국의 핵 기지에서 날아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두뇌가 되었다. 반도체의 힘으로 유도되는 미사일은 베트남전에서 첫선을 보이고, 걸프전에서 그 압도적 위용을 과시했다. 중동에서 군사력으로 가장 강력한 나라로 꼽히던 이라크의 정예 군대가, 마치 눈이 달린 것처럼 날아와 꽂히는 미국의 미사일 앞에 힘없이 무너지고 만 것이다.

걸프전의 승리와 소련의 해체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았다. 미국의 ‘불꽃놀이’를 바라보며 소련의 엘리트들은 맞서 싸울 수 있다는 의지를 상실했다. 1991년 초, 걸프전은 미국의 승리로 끝났다. 1991년 말, 냉전 역시 미국의 승리로 끝났다. 소련의 물량 공세 앞에서 미국이 택한 ‘상쇄 전략’은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물론 반도체가 영원히 미국‘만’의 힘으로 남아있지는 않았다. 고도화된 첨단 반도체에 힘입어 국방 전략을 짠다는 것은, 그 고도화된 반도체에 의존한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문제는 반도체 기술이 발전하고 점점 복잡해지면서 미국이 반도체에 대한 전적인 통제력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는 데 있다. 아마 미국이 일본을 본격적으로 견제한 것도 바로 그런 맥락 때문이었을 것이다.

기술, 군사, 경제. 반도체라는 하나의 상품 안에는 이렇듯 많은 맥락이 포함되어 있다. 『칩 워』의 저자 크리스 밀러는 촉망받는 신예 역사학자이자 국제정치학자로서 반도체 산업의 각 분야를 치열하게 취재하고 학습하여 이 세 요소를 한 권의 책에 담아내는 위업을 달성했다. 말하자면 3차원 회로로 구성되어 있는 최첨단 3나노 반도체와도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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