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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권의 프리즘으로 들여다본 학교
그러나 변한 것은 없다 입시문화와 권위주의의 이중주 모든 길은 입시로 통한다 순종 천국, 반항 지옥 통제기관으로서의 학교, 질서에 대한 편집증 개기는 아이들 - 순응과 위반의 줄타기 2. 학교규율, 인권침해의 일상적 장치 정복당하는 신세, 재생산되는 폭력 일상화된 검열, 세련된 통제 말의 폭력, 그 효과 3. 인권침해의 재생산 메커니즘 학교 맘대로, 교장 맘대로 어딜 껴 - 배제된 참여, 억눌린 자치능력 4. 교문을 넘어서 꿈틀거리는 아이들 교문을 넘어선 인권 5. 아이들의 인권, 잊혀진 권리를 찾아서 인류 보편의 언어, '인권' 아이들의 역사적 등장 보호의 대상에서 권리의 주체로 주어진 권리와 획득한 권리 아이들은 어떤 권리를 갖는가 학생이 아니라 인간이다 아이들을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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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학교를 깨끗하게 때려 치우는 꿈, 몽둥이를 든 교사 앞에서 폼나게 한번 개겨 보는 꿈, 등교 길 교문 앞에서 선생들과 선도부 눈치 보지 않고 즐겁게 등교하는 꿈, 춤추는 언어의 폭력 앞에서 '닥쳐'라고 소리질러 보는 꿈,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학생회 대표들이 교장 앞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이번에도 묵살하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는 꿈 아이들은 그렇게 매일 꿈을 꾸며 살아간다.
--- p.1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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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품 검사를 할 때 드는 느낌은 아이들마다 다르다. "꿀릴 게 없으니까 하든 말든 상관없다"는 아이, "귀찮으니까 그냥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아이도 있다. 소지품 검사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학교문화, 거리에서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는 불법적인 불심검문을 방관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낮은 인권의식에 아이들도 길들어 있는 탓이다. 하지만 "그것 자체가 기분이 나쁘다"는 아이들도 있다. 여학생들의 경우는 소지품 검사에 대해 좀더 민감한 거부감을 나타낸다. 일반적인 소지품 검사에 대해서는 별다른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 아이들도 자신들 몰래 이루어지는 소지품 검사에 대해서는 극도의 반감을 나타낸다. 이러한 행위는 아이들이 자신을 의심의 시선으로만 바라보고 통제하는 교사와 학교에 대해 기본적인 신뢰조차도 가질 수 없도록 한다.
지선 우리 알몸을 드러내는 기분이에요. 몰래 뒤지는 건 더 나빠요. 남의 가방을 왜 뒤져요? 딴 사람 가방 보려면 물어 봐야 되잖아요. 그런 건 완전히 사생활침해, 인권침해 아니에요?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하찮은 거리도 자기에게는 정말 소중한 것일 수 있는데, 그거 이상한 거라고 빼앗아 가면 뭐가 돼요? (인문고 1, 여) 선철 애들한테 뭐 설명해 준다고 운동장으로 다 나오래요. 그 사이에 선생님들이 교실에 들어가서 소지품 검사를 해 버렸어요. 끝나고 들어오니까 다 펼쳐져 있고. 애들이 다 열받았어요. 선생님이 몰래 뒤졌다고 생각하니까 더 기분나쁜 거죠. (공고 1, 남) 이처럼 소지품 검사가 아이들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존엄성을 무시함으로써 학교나 교사에 대한 적대감을 낳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학교가 소지품 검사를 "당연한 의식"으로 간주하고 있다. 교장의 승인 아래 학생부가 주도적으로 소지품 검사를 실시하고 있긴 하지만, 대다수의 다른 교사들도 소지품 검사를 묵인하고 있다. 교사들의 '무관심'과 '묵인'하에, 학생부의 '강력한 통제 의도'에 따라 아이들의 인권이 침해당하고 있는 것이다. --- pp.89-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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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리포트를 펴내며
언제부터인지 '요즘 아이들'은 어른들이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이 되었다. 용돈을 위해 원조교제를 하고, 학교에 가는 대신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귀를 뚫고 머리를 물들이는 데 목숨 걸고, 일진회다 왕다다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의 모습은 어른들이 기대하는 어리고 순진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부모나 교사들은 자신들이 아이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에 곤혹스러워했고, 아이들과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매스컴은 요즘 아이들의 이런 기행(奇行)을 호들갑을 떨며 선정적으로 보여 줌으로써 어른들의 놀라움과 당혹스러움을 증폭시켰다. 한편에서는 탈근대, 소비, 욕망, 몸, 이미지 같은 낯선 말을 가지고 요즘 아이들을 현학적으로 설명하는 사람들이 신세대 담론을 쏟아 냈다. 이렇게 한동안 우리 사회에는 요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차고 넘쳤다. 그러나 이 때 생산된 대부분의 이야기와 담론들은 현실을 제대로 잡아 내지 못한 것 같다. 부모나 교사들은 대개 기성 세대의 통념과 도덕을 잣대로 함으로써 요즘 아이들이 자신들과 얼마나 다른가를 확인하는 데서 벗어나지 못했다. 매스컴은 지나치게 '리얼하게' 아이들의 기행을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현실을 과장하는 효과를 가져 왔다. 연구자들의 설명은 대개 외국의 문화이론을 우리 현실에 꿰어 맞춤으로써 현실을 너무 앞질러 가거나 비틀어 버렸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여전히 '미지의' 존재로 남아 있다. 요즘 아이드렝 대한 이야기는 너무 평면적이고 규정적이었다. 그래서 복잡하고 다양한 아이들 삶의 총체성에 이르기 어렵고, 현실을 드러내기보다는 현실을 만들어 내려고 했다. 우리가 새삼스럽게 요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전의 이야기와 논의들이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요즘 아이들의 삶을 읽어 내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었다. 우리는 요즘 아이들의 삶을 '문제'가 아니라 '문화'로 볼 것을 제안한다. 아이들의 달라진 삶을 문화로 본다는 것은 아이들의 삶에 질적인 변화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러한 변화는일부 문제아들의 것만이 아니라 대다수 아이들의 것임을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입장을 취할 때 우리는 요즘 아이들에 대하여 절망하거나 분노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진다. 또 이런 입장을 취할 때 우리는 소수의 문제아를 찾아내 그들을 정죄하려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또 우리는 어른들이 아이들의 삶을 규정하거나 해석하기 전에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실에 대한 풍부하고 생생한 기술 없이는 정치한 이론도 빛을 발할 수 없다. 지금까지 아이들에 대한 담론은 대개 구체적인 현실 위에서 전개된 것이 아니라 외국의 이론을 번안한 것들이었다. 이것들은 역동적이고 다양한 우리 아이들의 삶을 포착하기 어려웠다.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와 담론은 무성했지만 실제로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 것은 매우 드물다는 사실은 요즘 아이들에 대한 담론이 '졸속으로' 생산된 것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 시리즈는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한 필자들이 요즘 아이들의 일상을 구성하는 10개의 테마(포르노, 공부, 인권, 매체, 팬클럽 등)를 선정하여 그것을 통해 아이들의 삶을 드러낸 기록들이다. 젊은 연구자들이 아이들을 심층 면접하여 그들의 소리를 가능한 한 생생하게 드러내고 그것을 가감 없이 기록하려고 했다. 우리는 이것이 요즘 아이들을 읽는 유일한 독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담나 아이들의 다양하고 역동적인 삶을 생생하게 보여 줌으로써 아이들에 대해 판단하고 규정하기 전에 그들의 이야기에 한번쯤 귀를 기울여 보는 기회를 주고 싶은 것이다. 우리는 이것이야말로 나와 '다른' 사람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라고 생각한다. 이 시리즈가 대화 단절 시대에 '요즘 아이들'과 일상적 만남을 지속해야 하는 부모와 교사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