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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얼음의 울음을 듣는다
얼음의 울음을 듣는다 갇히다 오근자근 백일홍 조우 밥보재기 향기 미타사 광자 한 꼬뱅이 오도깝 철이 소원 정순 어르신 싸리꽃 봄날 섭들 아지마 복상꽃 한 타래 층꽃 이불 천칭만칭 구만 칭 복순 어르신 제2부 서쪽에서 온 마녀 오지의 마법사 꽃 도장 비 오는 바닷가 해당화 꽃잎처럼 물댄 논 팔월 모시루댁 문주방 갈아 엎다 빨간 우체통 동백산 금적사 풍경 폐교에서 안마도 족제비 미장원 제3부 정월 보름에 달불 놓고 굴참나무 밥 먹고 가 달불 야시시 막은골 뚱딴지 꽃 송구떡 쫌생이별 새깽이 감자 비질 배꼽마을 희분이 나비댁 패싸움 옥씨기 묵 제4부 하루를 밀고 가는 사람 발자욱 남기지 않는 오리처럼 꿀벌 아저씨 방울나무 낭구 보살 올미묵 별수국 땅꽃 요강꽃 체키화 용건 씨 시비 걸지 마 달롱대가리 아버지 꽃들은 위대한 장사 홍로자두 구름 인연 산당화 목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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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스치듯 지나간 말들,
젖 먹고 자란 숨결처럼 얼음의 울음을 듣고 달큰한 목화 향기가 되었다. - ‘시인의 말’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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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한겨울 저수지 얼음에 금이 가면서 내는 소리를 들으며 겨울에 얼음을 깨서 먹어야 끓어오르는 내면이 식던 어머니 울음소리를 듣는다. “얼마나 울고 나면 저토록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가” 키르케고르는 “깊은 고뇌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탄식과 비명이 입술을 빠져나올 때는 아름다운 음악으로 들리는 불행한 사람”이 시인이라고 했다. 아니 불행한 운명을 음악 소리로 바꿀 줄 아는 이가 진짜 시인이다.
“부모 탓하거나 팔자 탓하지 않”고, “가난 뒤엎는 일에 청춘을 다 보”낸 ‘미타사 광자’ 같은 친구가 얼마나 빛나는 삶을 산건 지 아는 이가 진짜 시인이다. “자질보레한 잎사귀에 잘조롬한” 싸리꽃 같은 꽃처럼 “조금 깨추하고 촌시러워도” “추하지 않게 살겠다고” 웃음 짓는 이가 진짜 시인이다. 이런 소박하고 정갈하고 담백한 시가 좋은 시다. 달큰한 목화 향기 나는 시가 좋은 시다. 질박한 지역어로 툭툭 던지는 농축된 말에 삶의 깊은 지혜와 가르침을 담아내는 시가 좋은 시다. 성춘희의 시가 그렇다. - 도종환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