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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푸른숲 199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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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y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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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바람의 딸, 땅끝에 서다
2. 외롭지만 그래도 가야 할 길이기에
3. 한 걸음의 힘을 나는 믿는다

저자 소개 1

저한비야

 

韓飛野

‘바람의 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작가이자 여행가. 지금껏 105개국을 누볐으며, 11권의 책을 썼다. 25년 차 국제구호 활동가이자 국제학 박사로 대학교수로 활동하며 현장과 강단을 연결 중이다. 30대에 6년에 걸쳐 세계 일주를 했고, 40대에는 한국 월드비전 긴급구호 팀장으로 일했다. 50대부터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가르치며 60대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18년 전 ‘우리는 지구촌이 아니라 지구집에 사는 세계시민’이라는 믿음으로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를 만들었다. 잠은 못 자도 산에는 가야 하는 산쟁이이자, 글을 쓸 때 가장 행복한 글쟁이. 무엇이든 배우는 것을 좋아
‘바람의 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작가이자 여행가. 지금껏 105개국을 누볐으며, 11권의 책을 썼다. 25년 차 국제구호 활동가이자 국제학 박사로 대학교수로 활동하며 현장과 강단을 연결 중이다.

30대에 6년에 걸쳐 세계 일주를 했고, 40대에는 한국 월드비전 긴급구호 팀장으로 일했다. 50대부터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가르치며 60대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18년 전 ‘우리는 지구촌이 아니라 지구집에 사는 세계시민’이라는 믿음으로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를 만들었다.

잠은 못 자도 산에는 가야 하는 산쟁이이자, 글을 쓸 때 가장 행복한 글쟁이. 무엇이든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영원한 학생이다. 비빔국수 한 그릇, 짭짤한 과자 한 봉지에도 기분이 몹시 좋아지는 자가발전형 인간 에너자이저이기도 하다. 변함없는 인생 모토는 ‘즐겁고 자유롭게, 기왕이면 남 도와주면서!’ 8년 전 국제구호 전문가이자 ‘왕보스’였던 안톤 반 주트판과 결혼해 한국과 네덜란드를 오가며 살고 있다.

저서로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1, 2, 3, 4》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그건, 사랑이었네》 《1그램의 용기》가 있으며, 남편 안톤과 함께 쓴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가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1999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05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1842539

책 속으로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나긋나긋한 무릎이 아니라 씩씩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정열을 가리킨다. 인생이라는 깊은 샘의 신선함을 이르는 말이다.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선호하는 마음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때로는 20세 청년보다는 60세 인간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이상을 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살을 늘려가지만 열정을 잃으면 영혼이 주름진다. 고뇌, 공포, 실망에 의해서 기력은 땅을 기고 정신은 먼지가 돼버린다. 60세든 16세든 인간의 가슴 속에는 경이에 이끌리는 마음, 어린애와 같은 미지에 대한 탐구심, 인생에 대한 흥미와 환희가 있다. 우리 모두의 가슴에 있는 '무선 우체국'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하느님으로부터 아름다움, 희망, 격려, 용기, 힘의 영감을 받는 한 그대는 젊다.

영감이 끊기고, 영혼이 비난의 눈으로 덮이며 비탄의 얼음에 갇힐 때 20대라도 인간은 늙지만,
머리를 놓이 치켜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80세라도 인간은 청춘으로 남는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 p.176-178--사무엘 울만/청춘

지난 달에는 박상남이라는 사진작가가 내 발을 모델로 사진 전시회를 열었다. 얼굴이 아닌 발이 아주 커다랗게 찍혀 최고급 액자에 넣어져 인사동 화랑에 전시됐으니 발치고는 대단한 출세다. 발 팔자로만 본다면 고관대작, 재벌 총수, 어느 유명한 인기인들보다 훨씬 낫지 않은가. 그 전시회는 내 발만이 아니라 마라토너 이봉주, 산 사나이 엄홍길, 족필화가, 현대 고전 무용수, 피겨스케이팅 선수 등 발로 무언가를 이루고 있는 사람 10인의 발이 모델이 됐는데, 작가의 말이 걸작이다.

'발로 뭔가를 하는 사람들은 하고 있는 일을 온몸으로, 혼신을 다해 우직하게 하는 사람들이에요.'
몇 년 간 발만 찍으러 다녔더니 신발과 발만 봐도 그 사람의 직업과 신분과 성격과 활동 범위, 건강, 심지어는 사람 됨됨이까지 알 수 있다고 한다. 화장을 하거나 반기 같은 보석을 끼워서 화려하게 장식한다고 다르게 보일 수 없는 것이 발이므로 그 사람의 참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사람을 가장 사람답게 하는 것 역시 발이라고 발 사진작가다운 소리를 한다.

맞는 말이다. 발로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은 약지도 못하고 융통성도 없다. 날아갈 수도 건너뛸 수도 없다. 지름길도 없고 남의 힘을 빌릴 수도 없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저 제 힘으로 한발 한발 묵묵히 자기 길을 갈 뿐이다. 그러나 그들은 알고 있다. 그 한 걸음 한 걸음, 그 작아보이는 힘이 사실은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가를, 그리고 제 발로, 제 힘으로 땀 흘려 무엇인가를 일궈냈을 때 저 밑바닥에서 솟아오르는 그 충만한 행복감을.

--- p.

우리나라 민물고기 보존과 연구에 열정을 쏟는 최기철 선생님은 쉬리를 나타내는 방언이 193가지에 달한다고 한다. 여울각시, 연애각시.....(중략), 가시내피리, 기생피리 등. 주위에 얼마나 흔하고, 얼마나 사랑을 받으면 이토록 부르는 이름이 가지가지 일까....이런 민물고기를 나는 영화<쉬리>가 나와서 알게 됐다. 게다가 쉬리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토종 민물고기란다. 한강, 금강, 낙동강, 섬진강 등 4대 강은 물론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어 만약 나라 물고기를 정한다면 후보 1순위라고 한다.

'그런데 이대로 가다가는 쉬리고 피라미고 다 없어질 거예요. 도시사람들이 오면 어찌나 어질러 놓고 가는지....'

'서울사람들, 다들 많이 배우고 잘 살아서 깨끗할 줄 알았는데 얼마나 지저분하게 해놓고 가는지 정말 너무해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을 것 아니래요?'

--- pp.192-193

여행이 끝난 지금 정들고 익숙했던 나라를 떠나 낯선 곳으로 들어가는 국경 앞에 서 있는 느낌이다. 이것으로 육로 세계일주라는 장은 마감이라는 생각 때문일꺼다. 얼떨결에 책을 쓴 덕에 '오지여행가'로 지냈던 지난 7년이었다. 그동안 넘치는 사랑을 받으며 즐겁고 행복했다. 이제 나는 전혀 다른 삶을 시작하려고 한다. 오랫동안 소홀했던 내 전공 분야인 국제홍보일로 돌아갈예정이다.....

---p.317---맺음말 중에서

엄마가 살아계실 때 여러 번 할까 망설였지만 얼굴을 보면 쑥스러워 결국 하지 못했던 말, 마지막 지면을 빌어 털어놓는다. 엄마, 절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

--- p.282,---pp.1-3,닫는 글 중에서

어떤 이는 토박이말과 한자어와 유럽계 어휘가 마구 섞인 혼탁한 한국어 속에서 자유를 숨쉰다고 한다. 깊은 통찰과 학문적 경험 끝에 하는 말이니 하나의 의견으로 존중하는 바이다. 하지만 내 경우는(그리고 아마도 많은 경우) 이분처럼 나름대로의 고민이나 논리적인 생각을 가지고 외국어를 섞어 쓴 것이 아니라 그저 ‘겉멋’이 들어 썼던 것이다. 그런데 나는 여행을 하면서 차츰 우리말이 얼마나 귀한 것인가를 깨닫게 되었다.

자기 나라 말과 글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흔하지 않은 일이며 자랑스러운 일인가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세계 60억 인구가 쓰고 있는 말의 가짓수는 3,000~4,000개, 그 말 중에 문자까지 있는 것은 겨우 300개 남짓이란다. 현지인들에게나 같은 여행자들에게 우리나라의 독창적인 말과 글이 있다고 말할 때마다, 그 말을 듣고 놀라는 사람의 얼굴을 볼 때마다 얼마나 우쭐했는지 모른다. 특히 우리 글은 단지 24개의 모음,자음으로 무려 11,172자를 만들 수 있는 우리나라 국보 제1호이자 최고의 발명품이다.

오지 여행을 다니면서 현지인들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한글로 써준 이름이었다. 가로 세로의 직선과 네모,동그라미가 어떻게 자기 이름이 되느냐 고 몹시 신기해했다.어느 때는 아예 모음표, 자음표를 만들어 본격적인 한글교육을 시킨 적도 있었는데,대부분 이삼 일이면 가족 이름을 손수 쓸 수 있을 정도로 쉽게 배운다. 우리나라 문자 해독률이 98%(1995년 유엔에서 발표한 인간개발지수)에 이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말과 글에는 그 나라의 혼이 담긴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우리말과 글에는 당연히 한민족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함께 가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해야 할 말과 글을 어떻게 대접하고 있는가. 아끼고 사랑하기는커녕 홀대를 하고 있지 않은가? 다른 사람 하나 어떻게 살필 것도 없다.나는 과연 잘 하고 있는가? 긴 여행 중에 이런 생각을 자주 하면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됐다.

--- p.238-239

아, 걷는 즐거움이여! 차를 타고 이름난 곳 위주로 돌아다니면 도저히 느낄 수 없는 기쁨이다. 차로 하는 여행이 머리와 눈만의 즐거움이라면 걷는 여행은 눈으로 보고, 코로 향기 맡고, 귀로 듣고, 발로 느끼는 '오감 만족 여행'이다. 이번 여행을 떠나며 기대는 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

--- p.181

세계를 한 바퀴 돌아보고 싶다! 누구라도 한 번쯤 이런 꿈을 가져보았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늘 주위에 있던 세계 지도와 지구본 때문이었을까. 나는 어릴 때부터 세계가 아주 친숙한 곳,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한 바퀴 휙 돌아볼 수 있는 넓지 않은 곳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어느날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버지, 나 크면 세계일주 꼭 해볼 거예요."
그 당시의 우리나라 사정으로는 외국 비자 받기도, 여권을 내기도 쉽지 않았을 뿐더러 비행기값은 천문학적인 숫자였다. 허황될 수도 있는 초등학생의 꿈을 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하여 북돋워주셨다.
"그래, 꼭 해보렴. 아버지하고 약속한 거다."

그러나 세계일주는 마음 먹는 것으로 되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여행이라는 것은 돈과 시간과 호기심의 3박자가 맞아야하는 것인데 학생 때는 돈이 없고, 직장을 다니면 시간이 없고, 두 가지 다 갖춰질 때까지 기다리다가는 다리 힘이 빠져 다닐 수 없는 나이가 도리 것이니까. 그래서 나는 유학을 끝내고 한국으로돌아와 회사에 들어갈 때부터 이런 마음을 먹었다. 만 3년만 열심히 다니면서 내 분야의 경험을 쌓고 그사이 번 돈을 가지고 세계일주를 떠나기로.

전공인 홍보학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국제 홍보회사의 일은 아주 매력적이었다. 마침 회사를 그만드려던 시점에는 부장 승진도 거의 확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의 계획은 흔들리지 않았다. 세계일주는 즉흥적인 결정이 아니라 열 살 때부터 꾸준히, 그리고 차근차근 준비해온 것이었기 때문이다.

계획대로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한 달 후, 3년간 알뜰히 모은 돈 2천 5백만 원을 종자돈 삼아 드디어 세계를 향하여 길을 떠났다.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과 어렸을 적 아버지와의 약속과 꿈을 배낭 가득 싣고서.

--- 프롤로그 중에서

몸과 마음이 자유로워지면 뭐가 좋으냐? 자유라는 것이 바로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아닌가.

--- p.175

많은 우리나라 여자들은 '이 나이에'와 '여자니까'라는 토를 달며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것 같다.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거나, 나는 '이것 밖에 못하는 사람'이라고 자기 능력의 한계를 그어버린다. 그런데 무슨 일을 시작하지 못하거나 잘할 수 없는 것이 정말 단순히 나이과 성별 때문일까? 혹시 이면에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말과는 달리 실제로 노력을 기울일 준비가 되지 않아서 엄살을 부리거나 핑계를 대는 것을 아닐까?

--- p. 174 중간에서 내게 와 닿은 한비야의 울림. .

'도전은 나를 끊임없이 앞으로 몰아대는 채찍질과 같다. 위험은 인생에 있어 양념과 같다. 여행이란 자신의 육체적,정신적 한계로 떠나는 소풍이며 어려움들이 나를 자극한다. 나는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물을 극복했을 때 느끼는 그 따끔따끔한 만족이 필요하다고 솔직하게 인정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 그대로다. 마치 내 일기장을 베껴놓은 것 같다. 나는 여기에 감히 한마디 덧붙인다.
'위험할 수도 있는 도전을 행동으로 옮길 때, 만의 하나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그렇지 않을 9,999번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 p.249

긴여행을 하면서 '이 나이에'라는 강박 관념에서 상당히 자유로워졌다. 세상에는 각자 자기만의 속도와 진도로 짜여진 주관적인 시간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 p.40

결혼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여행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행에서 만나는 동반자에 따라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경우를 많이 겪었다. 여행지의 모든 조건이 완벽하더라도 함께 다녔던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기 별로였어.' 하게 된다. 반대로 매일 비도 오고 도둑도 맞고 물어물어 찾아갔느데 볼 것이 하나도 없는 유령 마을이었대도 같이 간 사람과 마음이 맞으면 그곳에 대해, '정말 좋았어. 너도 한번 가봐.'라고 말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을 좋은 동반자와 함께 한다면 혼자보다 한결 즐거울 거라고 생각했다. 동반자와 함께 커나갈 수 있다면 인생이 얼마나 풍요로워질 것인가도 생각했다.

--- p.165

4월 중하순, 저 배밭 가득 하얀 배꽃이 피면 얼마나 예쁠까? 생각만 해도 눈이 부시다. 신기하다. 국도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이런 길이 있다니. 도시 사람들이 시골길 하면 떠올리는 모든 것이 거기에 있었다. 꼬불꼬불한 흙길, 나지막한 집들, 산처럼 쌓인 볏짚, 그 사이사이 누런 황소와 동네 강아지들이 보인다. 배밭에서 나는 구수한 소똥 냄새가 구색을 맞춘다.

한 15분쯤 걸었을까. 벽돌로 말끔하게 지은 수녀원이 보인다. 밭에서 일하시던 수녀님 한 분에게 사정 얘기를 드리고, 하루 저녁 묵어갈 수 있겠냐고 물었다. 수녀님은 지금 난방이 되는 손님방이 없고, 바로 앞에 사시는 아주머니도 아들네를 다니러 가서 오늘은 안계시다며 미안해 하신다. ...

'그럼 어떡해요. 수녀님이 이 동네 신자 집이라도 소개해 줘야죠. 저 지금 발 아파서 한 걸음도 더 못 걸어요.'...

--- pp.59-60

출판사 리뷰

국제화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민족적 정체성
언어도, 핏줄도 다른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형제, 자매의 정을 나누며 '코스모폴리탄'으로 지내온 저자에게 이번 국토종단은 민족적 정체성과 그 힘을 확인하는 새로운 계기가 된다. 우리 국토의 크기, 약 22만 평방 킬로미터... 세계 육지 면적 1억 5천만 평방킬로미터에 비하면 7백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좁은 땅덩어리지만, 중동, 티베트, 팔레스타인, 인도네시아 등을 돌아보며 제 땅을 되찾기 위한 피나는 몸부림들을 직접 목도한 그는 이 땅을 걷고서야 제 나라, 제 땅, 제 언어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절감한다. 전세계가 하나의 커뮤니티로 연결되는 국제화 시대를 살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 입국하기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것이 여권이었던 것처럼 세계 무대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한국인임을 확실히 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결국 나의 중심은 자신을 태어나게 한 이 땅에 있으며, 더 큰 원을 그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축을 단단히 세우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이번 여행에서 새삼 깨닫게 된다.
세계일주를 마무리하며 깨달은 여행철학 담아
'바람의 딸'로 살아온 저자에게 이번 여행은 이 땅의 실체를 찾는 것뿐만 아니라 세계여행의 완결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수많은 여행 동반자들과 만남을 거듭했던 세계여행과는 달리 혼자 지내는 절대적인 시간이 많았던 이번 여행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사색의 기회를 갖게 했다. 이 땅을 걷는 한 걸음 한 걸음에는 6여 년 간의 세계일주를 국토종단으로 마무리하며 길 위에서 체득한 여행 철학과 삶의 깨달음들이 배어 있다. 비행기를 타지 않고 오로지 육로만을 이용, 누구도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세계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저자의 속깊은 이야기들은 늘 남과 비교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자기만의 속도로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노력과 인내심, 어떠한 좌절에도 굴하지 않는 내면적 힘의 중요성을 느끼게 한다.
땅을 사랑하려면 제 발로 걸어보아야 한다
"애국은 그 땅과 그 땅의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이라. 땅을 모르면 그 땅을 사랑할 수 없다." 고산자 김정호 선생이 남긴 이 말씀은 여행 내내 저자의 뇌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제 발로 걷고,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낀 국토는 더 이상 지도 위의 한 조각 땅덩어리가 아니며, 그 땅 위에서 뿌리내리고 사는 사람들 역시 남이 아니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 땅을 한 치도 빼앗길 수 없다는 다짐도 하게 된다. 땅을 사랑하려면 제 발로 국토를 한 번 걸어보아야 한다는 절실한 깨달음 끝에 저자는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도보 여행을 적극 권유한다. 단 한 가지, 저자가 독자에게 당부하는 점은 도보여행이란 즐기기 위한 것이지 의지력 테스트나 극기 훈련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땅을 걷는 즐거움, 땀의 정직함, 시골 사람들의 따뜻한 인정, 우리 강산에 대한 사랑을 느끼며 이 땅의 정기를 듬뿍 받으라는 이야기.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바라는 의미에서 책의 부록에 도보여행의 기본 장비에서 준비 사항, 잘 걷는 법, 필요한 경비내역, 한비야가 추천하는 도보여행 코스까지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정보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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