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제1부 황금기 정원에서
마음의 먼지를 닦으며 15 갈릴리호수 성지순례 18 황금기 정원에서 23 몸으로 하는 독서 여행 26 삶의 가지치기 29 연둣빛 대청호, 그날의 나 34 가시와 향기 사이에서 37 뿌리공원의 단상 40 허전함 너머의 희망 43 12월의 단상 479 제2부 바다의 숨결, 밀물과 썰물 눈꽃 핀 신륵사 53 바다의 숨결, 밀물과 썰물 57 봄비 내리는 날의 회상 60 봄, 미나리 그리고 나 63 바람에 젖은 습지의 시간 66 자연이 속삭이는 청천호를 걷다 72 오월, 장미에 물들다 76 출렁다리 인생길 80 천태만상 지하철 상념 83 침묵 속의 전쟁, 철원 땅굴 87 오월에 머물고 싶다 90 천년고목 은행나무 아래에서 9410 제3부 호수에 물든 가을 이야기 늦가을 해변을 걷다 101 호수에 물든 가을 이야기 104 덕봉산 해양생태탐방로 산책 108 봄의 길목 반월호수에서 112 시간의 마디를 걷다 115 연꽃 속의 선화 공주 118 가을 잎새로 물드는 나의 하루 122 천년의 숨결 발왕산 주목 125 화진포 바람의 성에서 128 황포돛배 타고 백제 여행 13111 제4부 호숫가에서 배운 집념 호숫가에서 배운 집념 137 고향 가는 길 141 까치 느티나무 144 김장 담그던 어머니 손길 147 달걀 한 알의 기억 150 벚꽃 속에 다시 피어난 삶 153 붕어빵에 추억을 굽다 157 아버지의 붕어낚시 160 청어처럼 살리라 163 여름의 합창 166 성탄절 소고 169 해설 유성호_또 한 번 시간이 접히고 기억이 머무는 자리 174 |
|
여의천에 다시 서니 꽃들이 달리 보인다. 더 이상 ‘이름 모를 꽃’이 아 니다. 내가 이름을 찾아 불러주니, 꽃들은 온몸으로 미소 지으며 대답한 다. 이상하게도 그 순간 하늘이 맑아진 듯, 황사도 미세먼지도 사라진 듯 했다. 내 눈이 맑아지니 발걸음마저 가벼워졌다.
먼지 없는 세상은 아마도 그런 것이리라. 공기의 먼지가 사라지는 세상만이 아니라, 마음의 눈에도 먼지가 끼지 않는 세상. 그 맑음 속에서야 비로소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온전히 불러줄 수 있다. 그 이름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새롭게 발견한다. 누군가의 마 음을 맑게 비추는 거울이 되어, 내 안의 흐림까지도 함께 걷어내는 일. 먼지 없는 세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닦아낼 때 비로소 시작한다. --- 「마음의 먼지를 닦으며」 중에서 |
|
자연을 향한 발걸음은 오래된 내 안의 아이를 깨웁니다. 산을 오르며, 호수를 그리며, 바다를 기다리는 마음은 때로 잠을 빼앗아 가기도 합니다. 막상 그곳에 닿으면 낯익은 고향처럼 넉넉한 품이 나를 감쌉니다.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우산을 접은 채 빗속의 젖은 냄새와 소리를, 마치 처음 듣는 언어처럼 받아들입니다. 그 순간 물과 나무와 흙이 나를 감싸며 하나의 풍경으로 이어집니다.
나는 그 떨림들을 글로 묶습니다. 새의 울음이 내 문장에 길을 내고 파도의 숨결이 행간을 흔들며 바람의 속삭임은 때로 아무도 읽지 못할 비밀을 적어 놓습니다. 사랑과 기쁨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서늘한 떨림까지도 문장이 되어 심장 깊은 곳에서 다시 살아납니다. 시간이 무겁기도 했는데, 이제는 순간들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려 허공에 흩어지는 것이 아쉬워 허무조차 붙잡고 싶습니다. 흔적 없는 삶을 상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글은 결국 나의 발자취들이 모여 만든 작은 노래입니다. 독자의 마음에 이 문장들이 바람처럼 스치고 미처, 본 적 없는 호수의 물결처럼 잔잔히 머물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