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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를 묻는다
객토문학 동인 제21집
수우당 2025.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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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우당 동인지선

책소개

목차

21집을 내며

제1부
안부를 묻는다


김성대 빈집
아이들이 사라졌다
노민영 금기어
전망
박덕선 평아네 집
들빼기 지나 우리동네
배재운
이규석 죄인 1
죄인 2
이상호 집 한 채

정은호 고향이, 하현달
대감마님 속이 탄다
최상해 안부를 묻는다
만복상회
표성배 집들이 누워있다
여전히 사람들로 붐비는 고향
허영옥 누가 달을 베어 갔을까?
빈집

제2부
그래 피어라 너도 꽃인데


김성대 쪽동백
적석산
하늘을 향해 피는 꽃
사자왕 형제의 모험
모감주나무
노민영 나의 빼앗긴 성
유언
시집과 새집
비밀의 문
갈대의 은어
박덕선 그래 피어라 너도 꽃인데
극우전선의 목사들
타버린 재위에 꽃씨를 심으며
지는 꽃은 열매에 미련 두지 않는다
미운사람
배재운
이규석 아픈 이별
나는 어떤 사람일까
습관
도미노 2
작업장에서
이상호 성심원 언덕에서
바다로 가고 싶다
낮잠
아무 일 없는 하루
허깨비 인생
정은호 야근
당신 누구요?
능력주의는 폭군이다
자본이 갑이다
떡값 십만 원
최상해 풍경
강 앞에서
규칙과 질서
그러려니
봄 감기
표성배 바람에 물어보는
그곳에도 눈 내립니까
눈 내린 아침
늦은 봄날 오후
저녁 해가 따뜻한 시간입니다
허영옥 거미 집
빨간 초보 운전
달팽이
사진
소금 바람

제3부
문영규 시 다시읽기


김성대 겨울
노민영 향기
박덕선 아카시아 필 무렵
배재운
이규석 마침표
이상호 하얀 꿈
정은호 순진한으로
최상해 살아있지?
표성배 바위는 저항하고 갈대는 적응한다
허영옥

· 동인소개
· 〈객토문학〉 동인지 및 기획시집

저자 소개 1

객토문학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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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토 문학] 동인은 1990년 경남 마산 창원에서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시를 쓰는 모임으로 출발을 하였지만, 아이엠에프 이후 다양한 직업을 가진 모임으로 거듭났습니다. 2000년 첫 동인지를 출간하기까지 소책자 [북]을 발행하였으며, 그 후 해마다 동인지를 묶어냈습니다. 또한 시대의 첨예한 현실을 주제로 한 두 권의 기획시집을 묶어냈으며, 지역과 지역을 넘어 삶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공통의 주제를 선정하여 동인 개개인의 개성을 살린 작품을 생산해 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유효한 것은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땀 흘리는 사람이 쓴 글이 많아져야 세상이 좀 더 나아지리
[객토 문학] 동인은 1990년 경남 마산 창원에서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시를 쓰는 모임으로 출발을 하였지만, 아이엠에프 이후 다양한 직업을 가진 모임으로 거듭났습니다. 2000년 첫 동인지를 출간하기까지 소책자 [북]을 발행하였으며, 그 후 해마다 동인지를 묶어냈습니다. 또한 시대의 첨예한 현실을 주제로 한 두 권의 기획시집을 묶어냈으며, 지역과 지역을 넘어 삶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공통의 주제를 선정하여 동인 개개인의 개성을 살린 작품을 생산해 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유효한 것은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땀 흘리는 사람이 쓴 글이 많아져야 세상이 좀 더 나아지리라 확신하며 더욱 열심히 일하고 글을 쓰려고 합니다. 현재 참여하는 동인은 김성대, 노민영, 박덕선, 배재운, 이규석, 이상호, 정은호, 최상해, 표성배, 허영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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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2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쪽수확인중 | 크기확인중
ISBN13
9791191906479

책 속으로

20대와 70대 인구가 나란하다는 뉴스를 듣다가 남편 떠난 뒤 내내 누워만 있다던 경자가 벌떡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는다 손자 보기를 소원했다던 남편과 아들 하나 딸 하나, 칠 형제 자매를 둔 엄마에 비하면 얼마나 단란한 가족인가 남편의 부재가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는 경자는 칠형제 자매가 모두 모일 때마다 찰떡같이 매 치면 더 차지고, 쑥떡같이 버무리면 부풀어 올랐다는 우리 어릴 적 시간이었는데, 아들도 딸도 결혼하지 않고 살겠단다 심지어 결혼을 해도 아이는 낳지 않겠다 손가락 걸고 맹세하고 양가부모 허락까지 받는 신혼부부도 있다고 한다 아버지 어머니 돌아가시면 훨훨 뿌리고 말겠다는 이야기는 그냥 이야기가 아니다 자식들 낳아봐야 뭔 소용이냐고 한참을 전화기만 붙들고 있었다는 경자 소식을 듣는다 아픈 허리 부여잡고 어기적어기적 화장실 가는 남편 뒤를 따라 새삼스럽게 내 안부를 묻는다
--- 「최상해, 안부를 묻는다」 중에서


농촌이나 어촌의 시골집만
빈 집이 아니었다

경남의 유치원생이 지난 5년 동안
1만 2,100여 명이 줄었다
문 닫은 유치원은 자꾸 늘어났다

경남에서 지난 50여 년간 문 닫은
초·중·고교는 587개나 되었다

‘어떻게 지켜온 이 땅이요 이 바다인데’
폐교에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만
덩그러니 남아서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느티나무 아래에서
봄여름 가을 겨울을 노래한
그때의 기억들을 어디에서 찾을까

댐 건설로 물에 잠긴 마을처럼
가슴속의 따뜻했던 추억들이
천천히 비워지고 있었다
--- 「김성대, 빈집」 중에서


서로 좋아하는 것 같으니 가을걷이 끝내고
만덕이와 꽃분이를 짝 맞추어 혼례를 올려주었다는데
수삼 년이 지났는데도 아이를 낳지 않는다

곰곰 생각해보니, 아 - 알걸 알아버렸다

제 아이들 자기들처럼 살게 할 바엔 차라리
아이를 안 낳겠다는 것

예전에도 이런 생각을 했던 노비들도 있었을 테지

속이 타던 대감마님 큰맘 먹고 면천 약속이라도 했을까

이게 어디 그 옛날이야기인가 싶다

지금은 무엇으로 가난한 청춘남녀들의 구미를 당길까

부와 권력을 대물림 받은 이들만 대감마님인 세상

하루해가 무겁기만 한 사람들은 산부인과 폐업을
걱정하지 않는다

나라님 걱정이 태산이다
--- 「정은호, 대감마님 속이 탄다」 중에서


태어나 자라던 집은
생업을 위해 전쟁터를 나간 식구들이
어쩌다 잠시 쉬어가는 숙소에 불과한데도
문득 보고 싶다고
식구 모두 집에서 밥 한 끼 하자는 말도 이제
눈치 없는 금기어가 되었다.

나이가 들도록 혼사를 못 하는 자식
흉이라도 되는 양 숨기던 엊그제 같은 날
그로부터 한 대가 채 지나지도 않아
혼사 이야기는 이제
내 자식이고 남의 자식들에게도 금기어가 되었다.

부모는 자식이 떠난 집에서
때 묻은 자식의 흔적을 쓰다듬으며
자식의 앞날을 위해 간절히 기도를 하지만
먼 훗날 자식은 부모가 떠난 집을 두고
얼마나 자기 살림에 보탬이 될지 셈을 한다.

못난 집들이 고아처럼 눈총을 받으며
팔려 가지 못하고 버려져 쌓여가는 시대
그래도 한 식구였던 인연들을 보듬어 내었던 그 집
떠난 주인의 향수로 버티며 늙어가고 있다.
--- 「노민영, 금기어」 중에서


아홉 살에 엄마 잃고 오래도록 바람벽에 마음을 걸어 둔 평아
그 집이 혼자 집을 보며 마당가 매실나무 위로 봄이 오고
복수초 노랗게 웃으며 봄이 익어갈 때 바람도 없는 날
스르르 뒷간이 무너졌고 같이 밤 새던 작은방 소죽솥가
황토벽이 댓살 그물 드러내며 바람집이 되었다.
여름가고 쑥대 마당에 개망초꽃 새하얗게 피던 날
마루청과 안방이 앙버티다가 기왓장 틈새로 숨어든
빼뿌쟁이 몇 포기 콩장판 틈새 싹을 내고 방주인 바뀌었다.

평아는 마당에 앉아 별보고 옥수수 쪄먹던 여름밤 얘기를
만날 때마다 했지만 그 집 주인은 행정법상 큰오빠이고
생태법상 개망초 쑥대가 주인자리를 내어주지를 않노라고
나는 빈 마당에 가득찬 잡풀만 찍어서 서울로 보내곤 했다.

올해 큰오빠는 살지도 팔지도 않겠다는 빈 집에
달빛을 들여놓고 바람도 쉬게 해주던 모든 식구들 몰아내고
파랑색 천막을 가져다가 숨 쉬는 구멍 다 막아버리고
잡풀 풍성했던 마당을 깎고 하늘색 번들번들 덮어놓았다.

비로소 그 집은 아무도 살지 않는다. 풀 한포기도 바람 한 자락도
쫒겨난 그 집 마당에 쏟아진 빗물이 고요히 하늘을 받아내고 있다

이젠 어떤 생명도 평아네 집에 들어가려면 절벽을 타야한다.
푸른 비닐천막 미끄러운 절벽에 오늘은 어른어른 달이 걸렸고
추석인사 희뿌옇게 얼룩진 평아의 눈물이 번져나가고 있었다.
--- 「박덕선, 평아네 집」 중에서


한쪽이 무너져 내린 서까래
꾸부정하게 굽은 기둥
여남은 식구가 두레상에 둘러앉아 오순도순 복닥복닥
정겨웠을 대청마루에는 흙먼지 수북이 쌓여있고

한 자락 반가운 소식 물어 와도
전해줄 곳 없는 까치는
늙은 감나무 가지 끝에서 한가롭게 바람을 타고
온 뜰 안에 잡초 무성해도
옛 주인 닮아
빈 장독대에 봉숭아꽃 한 포기 정갈하게 물들어 있네.

자식 잘되길 바라는 희망과
손자 손녀 품에 안고 살갑게 살고 싶은 바람
차곡차곡 쌓아놓고
외롭게 떠난 늙은 부부의 마음
안쓰러워
스러져가는 빈집이 보듬어 안고 가네
--- 「배재운, 소멸로 가는 길」 중에서


부모 손잡고 걸어가는 아이를 보면
가던 걸음 멈추고 한참을 보다
나도 저런 손주가 있었으면?

사십이 가까워진 아들
결혼 생각이 있나 없나?
독촉하듯 물어도 대답은 묵비권
이젠 오락대신 결혼 포기한?
여자 친구와 산행에 빠져있고

대나무 행운목이 꽃을 피울 때도
적게 열리던 대추나무에 염소를 매어두면?
대추가 주렁주렁 많이 매달리는 것도?
위기를 느껴 종족번식을 위한 것인데
그 이유를 모르는 사람 있을까

아내 말처럼
돈 없으면 결혼하기도 어렵다지만
결혼해도 출산을 포기한다는데
자식 교육을 잘못 시킨 것 같아
아들과 눈을 마주쳐도
부담과 압박 느낄까 싶어
내가 먼저 시선을 돌린다
--- 「이규석, 죄인 2」 중에서


상용호 어촌 마을 포구 옆 집 한 채
오가는 이들의 길목을 지키는 벽의 색이 바래졌다

녹슨 대문 안 넓은 마당은
발자국을 덮은 풀들이 우후죽순 자리 잡았고
빛을 반사하는 창문은 흐릿하기만 하다

집이 집이기를 멈춘 순간
따뜻함이 주소를 잃었고
남겨진 벽과 기둥 곳곳
거미가 떠난 거미줄만
문이 열리길 기다리며 늘어져 흔들거린다

집이
허물어질 날이 다가오는지
집 안을 휘돌아 나오는 바람 소리가
날카롭다
--- 「이상호, 집 한 채」 중에서


사람이 떠난 마을에 집들이 누워있다
그 집에 눌러 붙은 추억만 남아 있는 집
1년 내내 아무도 찾지 않는 집
아버지처럼 한 쪽 어깨가 축 처진 집
어릴 적 빈집을 두고 귀신 나오는 집이라며
수군대던 그런 집에 거미들만 제철이다
이런 빈집이 동네에 수두룩하다
시골에 살러 들어가는 이들이 종종 집을 찾지만
선뜻 집을 팔려는 이들이 없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집이지만
무슨 부모와의 추억 때문만은 아니다
돈이 될까 싶어 꽉 쥐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어떤 시골은 토박이 보다
살러 들어 온 이들이 더 많다
그들도 대부분은 머리가 히끗히끗하다
동네 한가운데 보다는
동네에서도 좀 떨어진 곳에 농막을 놨고
사는 이가 대부분이다
도시에서 찌들은 영혼을 달래기 위해 왔을 것이라는
추측만 해 본다
개 짖는 소리만 빼고 나면 동네는 괴괴하다
아이들 울음소리나 웃음소리가 사라진지 오래다
도시에서도 아이들을 낳지 않겠다는 젊은이들이 대부분인데
시골에는 아예 젊은이가 없다
사람이 사라진 마을에
어깨가 쳐지고 허리가 꺾인 집들만 남아
마을을 지키고 있다
--- 「표성배, 집들이 누워있다」 중에서


백여 호 넘던 동네
껍데기만 남은 사십여 호
도시로 알맹이가 빠져나간
빈집 같은 낡은 사람들만
볕살 바른 곳에 옹기종기
빈지 20년을 넘긴 옆집
위채와 아래채 사이
만월같이 둥근 마당 가
옹기종기 모였던 장독대도 깨어지고
대나무만 무성해
달빛조차 들지 않는
낡은 집을 지키고 있다
불빛보다 환하게
온 뜰 왁자하게 꽉 채웠던
그 달빛은
누가
베어 갔을까?

--- 「허영옥, 누가 달을 베어 갔을까?」 중에서

출판사 리뷰

경남의 유치원생이 지난 5년 동안 1만 2,100여 명이 줄었다고 한다. 초·중·고교는 587개나 문을 닫았다고 한다. 사람이 떠난 마을에는 집들만 누워있다. 고요 속에 묻힌 집, 아이들 뛰놀던 왁자지껄하던 시간은 어디로 갔나? 옹기종기 모였던 장독대도 깨어지고, 빈 마당에 가득 찬 잡풀들, 무엇보다 자기들처럼 살게 할 바엔 결혼을 해도 아이는 낳지 않겠다 손가락 걸고 맹세하는, 이 어처구니 같은 세상을 누가 만들었나. 빈집에 대나무와 달빛이 집주인 행세를 하는 시대에 우리는 내일을 기약할 수 있을까?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저기 부모 손잡고 걸어가는 이 황홀한 풍경을 꿈만 꾸어야 하는가.
―(기획시 본문 중에서)


출간의 의미

우리 시대의 고민은 노령화와 저출산 또 지역소멸일 것이다. 이것이 언제부턴가 어제오늘의 고민이 아닌 게 되었다. 하여 이번에 동인지 기획시 주제를 저출산과 지역소멸을 문학적으로 승화시켜보자는 것이었다 하여 저출산과 지역소멸을 알려내고자 한 것이 출간의 의미라 생각을 하며
점점 심각해져 가는 지역소멸과 저출산의 문제를 부각시켜보고자 했습니다.

객토 문학동인 소개

〈객토 문학〉 동인은 1990년 경남 마산 창원에서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시를 쓰는 모임으로 출발을 하였지만, 아이엠에프 이후 다양한 직업을 가진 모임으로 거듭났습니다. 2000년 첫 동인지를 출간하기까지 소책자 〈북〉을 발행하였으며, 그 후 해마다 동인지를 묶어냈습니다. 또한 시대의 첨예한 현실을 주제로 한 두 권의 기획시집을 묶어냈으며, 지역과 지역을 넘어 삶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공통의 주제를 선정하여 동인 개개인의 개성을 살린 작품을 생산해 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유효한 것은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땀 흘리는 사람이 쓴 글이 많아져야 세상이 좀 더 나아지리라 확신하며 더욱 열심히 일하고 글을 쓰려고 합니다. 현재 참여하는 동인은 김성대, 노민영, 박덕선, 배재운, 이규석, 이상호, 정은호, 최상해, 표성배, 허영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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