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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Forward
제1부 신앙의 신비 새 예루살렘 순례길 New Jerusalem · 14 중국 회교 사원 Muslem Chinese Temple · 16 태양의 기적 Milagre do Sol · 18 내리어 지는 예수 Via Crucis, 13th Station · 20 세 십자가 Three Crosses · 22 사제 The ordained · 24 숭고한 삶 Holy Life · 26 속죄Ⅰ PenanceⅠ · 28 여성 수도자 Female Monks · 30 장난꾸러기 프란시스코 Francisco, the Prankster · 32 최초 한국 성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First Korean Saint, Andrea Kim Dae Gon · 34 디아스포라 사제 Diaspora Priest · 36 속세에 등 돌리고 Turning From Mundane World · 38 순례길 Pilgrimage · 40 고행의 나막신 Wooden Clogs · 42 속죄Ⅱ PenanceⅡ · 44 불국사 소원 Invocation at the Bul-Kuk-Sa Temple · 46 제2부 국가라는 보호막 데자뷰 Deja Vu · 50 원죄(原罪) Original Sin · 52 하느님의 가호를 바라요! God Be with You! · 54 국가라는 보호막 Shield of a Nation · 56 명묵(明默)의 겹처마 Light of Darkness · 58 독립의 돌섬 독도 Liancourt Rocks · 60 뒷 길이 만난 평등 Backroad to Equity · 62 영겁의 젊음이여 Floating Immortality · 64 제3부 들려줄 이야기 모두들 돌아간다 Everyone Hurries Home · 68 그래도 행복해요 Oh, You Make Me Happy! · 70 메두사 뗏목 Medusa Raft · 72 불청객 Uninvited · 74 길에 남겨진 사람 Man Left Behind Homeless · 76 공갈빵 제빵사 Eish Baker · 78 땔감 사세요! Firewood on Sale! · 80 모닝 커피 Morning Coffee · 82 히잡을 쓰셨을까? Did Mary, Mother of Jesus Wear Hijab? · 84 정보 FYI · 86 이생과 저생 From Here to Eternity · 88 여자의 마음 La donna e mobile · 90 산사자 P-22 Puma Number 22 · 92 시인에게 To a Poet · 94 이도령과 성춘향 Young Master&Daughter of Tavern Madame · 96 낙서(落書) 예술 Graffiti Art · 98 여왕 The Queen · 100 별이 빛나는 밤에 E lucevan le stelle · 102 두 번은 없다 Nothing Twice · 104 연륜 Grace of Years · 106 오드리 Audrey · 108 새 챕터 쓰기 Writing a New Chapter · 110 지금도 사랑해요! We can’t stop loving you! · 112 제4부 DNA 서생원(鼠生員)의 집 House of Mouse · 116 비 속을 걷다! Just Walking in the Rain! · 118 나는 어디에서 I am From · 120 반짝이는 별이 탄생했습니다! A Star Is Born! · 122 낡은 일기 종이 조각 Wrinkled Old Diary · 124 물구나무서기 Handstand Game · 126 다섯 살 아이가 꿈꾸는 우주선 A Five-Year-Old’s Spaceship · 128 세배하세요! New Year’s Day Celebration · 130 그려보고 싶었던 얼굴 Portrait · 132 아버지 My Father · 134 날개 꺾인 알바트로스 Albatross with Broken Wings · 136 네 동공에 보이는 나, 나를 보는 반백의 너 Mother, It Is Me Your Son! · 138 꿈의 끄트마리 Tail End of Dream · 140 해설 / 견자(見者)의 시학, 풍경의 배면(背面) 읽기_김종회 · 1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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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와 종교를 넘나든 순례길
흔히 한민족을 두고 ‘종교성이 있는 민족’이란 말을 쓴다. 장구한 역사 과정에서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살아오면서,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었던 요인은 여러가지다. 그 가운데서도 정신적으로 의지할 대상을 찾고 그로부터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력을 섭생해 온 종교성을 간과할 수 없다. 온전한 종교는 교리의 실천에 있어 상식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으며 대개 사해평등의 사상을 가졌다. 류 모니카가 시에서 한국은 물론이고 에티오피아, 스페인, 포루투갈, 인도네시아, 미국 등의 여러 나라를 순례하면서 사진을 찍고 시를 덧붙인 배경을 그와 연계하여 짐작하는 것은 결코 무리한 처사가 아니다. 「새 예루살렘 순례길」에서 어둠으로부터 빛을 찾는 길, 「불국사 소원」에서 숱한 이들이 올리는 소원의 행방 등이 모두 시의 외양을 한 종교성의 모습이다. 세 십자가 예수만이 십자가에 달려 죽은 줄 알았었다 성부, 성령도 함께 달리셨나 보다 디스마스, 게스타스가 달렸다던 십자가를 우리가 기념할 리는 없을 것 같다 - 「세 십자가」 전문 스페인 아스투리아스(Asturias) 지역의 동굴에 서 있는 세 십자가의 모습이다. 아스투리아스는 과거 스페인에 존재했던 왕국의 이름으로, 현재는 한 지방의 자치 지역이자 이 지방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통칭하는 말이다. 시인이 만난 십자가의 모습은 예수 처형 당시의 형상을 재현한 것일 시 분명하지만, 이에 대한 시인의 해석은 매우 남달라서 어쩌면 신학적 논의의 단계를 매설해야 할지도 모른다. 예수가 세상 죄의 사슬을 끊은, 최후의 십자가 옆 두 강도가 디스마스와 게스타스다. 시인은 사진에서 보는 세 개의 십자가에서 두 강도가 아니라 성(聖) 삼위일체를 기념하는, 전혀 새로운 해석의 방식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전쟁과 희생, 우국과 회한의 사연 가운데 젊은 넋이 스러져 간 현장을 찾아간 시인에게 가슴을 울리는 시가 남는 것은 당연하다. 「독립의 돌섬 독도」에서 나라를 걱정하고, 「영겁의 젊음이여」에서 비극적 역사를 반추하는 일은 미상불 시인의 사명일지도 모른다. 뉴욕 시, 쌍둥이 빌딩 폭격은 미국 국민을 단결하게 했고 국가 의식을 되살리게 했다네 디아스포라가 만든 나라, 그들의 울타리 이를 상징하는 말리부 해변의 성조기 - 「국가라는 보호막」 전문 해변의 잔디밭에 성조기가 줄지어 임립해 있다. 어느 나라 어느 국민이 자기 국기를 사랑하지 않으랴마는, 미국의 경우 여기에 유별난 데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상황에 있든 나라 사랑의 표상이고 보면, 우등생의 모범 답안을 보는 것 같다 할지라도 유다르게 간주할 일이 아니다. 9·11사건 18주년을 잊지 말자고 캘리포니아 말리부 해변에 성조기의 행렬을 내세웠으니, 이를 바라보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데 별반 어려움이 없다. 시인은 이러한 의식이 국민을 결합하게 하고 국가관을 되살리게 한다고 믿는다. 동시에 디아스포라, 곧 이민자들이 만든 나라에 굳건한 울타리가 된다고 확신하는 터이다. 기실 이러한 기림의 정신이 살아있는 나라는, 그 내부에서부터 건강한 공동체임을 증명한다. 오랜 얼굴과 풍경에 담긴 사연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진이 아니라, 온 세계를 발품 팔아 다닌 그 나그네길에서 의미 깊은 사진을 수확한 공로가 먼저이거니와, 연후에 그 사진에서 현상이 아닌 본질을 읽어내는 혜안을 갖추었으니 여기에서의 시들이 산출될 수 있었다. 「정보」에서 한반도의 DMZ 부근 도라산역의 철조망 소원지들, 충남 예산의 예당호 출렁다리에 부하된 이생과 저생을 가르는 상징성의 통로 등이 시인에게는 모두 웅숭깊은 비의를 간직하고 있었다. 머리나 얼굴을 가리는 문화 중동의 여인들, 안 가린 눈이 아름답다 그림에서 보아 온 성모님은 히잡을 쓰신 것일까? - 「히잡을 쓰셨을까?」 전문 이집트의 어느 색상 화려한 옷가게 앞에서 하나같이 히잡을 쓴 무슬림 여인들이 도열해 있는 사진이다. 이 여행길에서 시인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자신과는 생각과 행위의 영역이 다른 이 여인들이 어떤 삶의 주인일지 궁금하지 않았을까. 이들이 히잡을 쓰는 이유는 종교적 의무이면서 이슬람의 옷차림 규정을 따르는 것이다. 그 의미는 신의 명령에 따라 겸손하며 자극적으로 보이지 않기 위함이다. 그런데 시인은, 그러기에 ‘안 가린 눈’이 더 아름답다고 썼다. 그리고 반문한다. ‘그림에서 본 성모님은 히잡을 쓰신 것일까?’ 성모의 생존 시기와 히잡의 수용 시기는 상호 간의 연대가 달라서 그 표상의 상징과 기능이 구별될 것이지만, 평범한 눈으로 제기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닌 듯하다. 누군가의 얼굴을 인상 깊게 또 뜻깊게 기억한다는 것은, 대체로 그 대상과의 친연성이나 경외감으로부터 말미암는다. 그러기에 우리는 각자의 가슴 속에 묻어둔 여러 얼굴을 가지고 있다. 소설론의 기초에는 이러한 언술이 있다. “소설을 쓴다는 행위는 문학사가 포용하고 있는 초상화 전시장에 몇 개의 새로운 초상을 부가하는 것이다.” 여기 이 시집에서 류모니카 시인이 선보이고 있는 이름 있는 얼굴들은, 시인뿐만 아니라 우리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인물들이다. 「오드리」에서 세기의 연인이자 존경의 대상인 오드리 헵번, 「날개 꺾인 알바트로스」에서 사진 속에 숨어 있는 둘째 오빠 전유경은, 시인이 종내 잊을 수 없어 시집 가운데로 불러들인 캐릭터들이다. 류모니카 시인이 시의 대상으로 선택한 인물들을 일별해 보면 아쉬움과 안도감이 교차한다. 아쉬움은 우리의 아픈 역사에 대한 탄식이며, 안도감은 시인의 선별 안목에 대한 신뢰다. 백색의 획일성과 포르말린 냄새가 충일한 병원 안에서, 그 삶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산문으로 풀어 쓴 경력이 있기에 우리는 수필가로서 그를 기억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순간 포착의 사진과 촌철살인의 시를 결합한 디카시를 손에 들고, 그는 병원 밖으로 걸어 나왔다. 여행 또는 간접경험을 통해 여러 세상을 두루 체험한 그의 촉수에, 디카시는 새롭고 경이로운 신천지를 열어 주었는지도 모른다. 그러지 않고서는 그의 오감五感과 언어 감각이 이토록 기껍고 흔연한 세계를 축조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가 열어둔 관점과 인식의 성과로 인하여 우리가 행복한 독자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더불어 그의 디카시가 한국은 물론이거니와 미주 일원의 디카시인들에게도 빛나는 모범이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