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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나무옆의자 202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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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1. 윤해리
2. 김마틴
3. 카미유
4. 압구정
5. 김마틴
6. 루비통
7. 천설화
8. 윤해리
9. 김마틴

작가의 말

저자 소개

아무리 찾아도 남편 파는 곳이 나오지 않아 포기할 때쯤 반신반의하며 검정색 명함에 적힌 알파벳을 주소창에 넣어보았다. 그러자 화면이 바뀌더니 ‘남 주기 아깝지만’이란 타이틀 아래 멤버십 온리, 라는 영어 메시지와 함께 가입 버튼이 깜빡였다. 남편을 파는 비밀 클럽이 진짜 있었다. (7~8쪽)

―음…… 사진은 어디에 쓰려고?
―당신을 팔려고.
―당근마켓에다?
―아니.
―그럼 어디에 날 팔아? 허! 그래 팔아라. 이왕이면 아주 비싸게 팔아라. (11쪽)

부천에서 태어나 한 번도 부천을 벗어나본 적이 없는 남자. 부천 남자라는 말에 여자들이 웃었다. 대학 때 익산에서 살았다고 이력을 피력하자 해리가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따라간다며 핀잔을 줬다. 좋은 모습을 보여 팔려야 할지, 안 좋은 모습을 보여 안 팔려야 할지 난감해하는데 해리가 마틴은 감자전을 심하게 좋아한다고 했다.
―심하게란 말은 부정적 표현이잖아. 난 그게 아니고 긍정적으로 좋아한다고. (41~42쪽)

근육 칭찬에 마틴은 팔리러 나온 걸 잊고 자기 자랑을 늘어놓았다. 집안일은 반복적인 게 많았다. 팔을 써서 밥하고 설거지하고 청소하는 걸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다 보니 팔뚝이 굵어졌다. 굳이 돈 들여 운동하러 갈 필요가 없었다. 살림남이라고 떠벌리며 반찬도 잘 만든다고 자랑하자 압구정은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다. (48쪽)

휴대폰을 들이대고 유 회장은 촬영을 하기 시작했다. 당황한 루비통이 한 손에는 휴대폰을 든 채 다른 한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서로 총을 겨누듯 두 사람은 각자의 휴대폰을 상대를 향해 내뻗고 빙글빙글 돌면서 촬영했다. (59쪽)

마당에 차를 세우고 카미유는 파라솔 아래 앉았다. 후두두둑 비가 떨어졌다. 총알을 맞은 것처럼 원피스 자락에 콩알만 한 구멍이 여기저기 생겼다. 순식간에 원피스가 검붉게 변해가면서 몸에 들러붙었다. (90쪽)

돈이란 게 어디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오늘은 멋진 미술품을 산다는 생각으로 구매해도 좋을 것 같아요. 남편만 한 미술품도 없죠. 아니, 이 돈으로 남편을 산다면 최고의 미술품이 될지 몰라요. 나를 위한 미술품, 나만 볼 수 있는 남편,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죠. (101쪽)

―돈 없으면 현지 남편이든 5년 남편이든 못 구할 텐데.
조용히 있던 유 회장이 정곡을 찌르자 선글라스는 계면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말인데 남편 5년 임대 이런 거 없어요? 전세처럼 5년만 계약할 매물이 있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보증금 걸고 저렴하게 월세로라도. (104쪽)

어느 날 등굣길에 형이 성질을 확 냈다. 달팽이 같은 새끼, 진짜 답답해 죽겠네. 밟아버릴 수도 없고. 그 말을 하고 형은 혼자 학교에 가버렸다. 얼어붙은 듯 마틴은 골목에 서 있었다. 그날 처음으로 학교에 가지 않았다. (133쪽)

―난 마눌님이 벌어다 준 돈으로 사는 것에 길들여졌나 봐. 요리 강좌 때 알게 된 사람이 알바거리 줬는데 안 했어.
―다음에 알바거리 주면 그거라도 뛰어. 일 않고 돌아다니다 너도 총 맞는다.
―총?
―그래 조심해. 우리 동네에 총잡이가 있어. (135쪽)

할머니가 옹호해주는 바람에 마틴은 돈을 날려 먹었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대신 어떻게 두 분은 지금까지 함께 살았냐고 물었다.
―시소처럼 살았어요.
―시소처럼요?
―늘 상대가 위로 올라갈 수 있게 난 두 발을 모랫바닥에 딛고 있었어요. 시소를 타면서 깨달은 거예요. 시소를 탈 때면 늘 남편을 띄워주겠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139~140쪽)

―이혼해달라고 밤마다 남편에게 전화 거는 이야기를 블로그에 썼어. 남편을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유배 보내는 이야기도 쓰고. 북극으로 남극으로 남편을 유배 보냈지. 태평양 한가운데로도 보내고. 그런 글들을 읽고 여자들이 응원해준 덕에 비밀 클럽을 만들었어. ‘남 주기 아깝지만’이라고. 남 주기 아까운 게 남편이지만 남에게 줘야 맘 편히 살 수 있다는 의미로 말이야. 남편은 재활용도 안 된다잖아. 이렇게 처음엔 수다만 떨었지. (145~146쪽)

난 연하남이 좋아. 바라보고 있으면 젊어지거든. 어디 그것뿐이야. 연하남과 이야기만 하고 있어도 활력이 생겨. 그거 알아? 이 세상은 연하남들로 인해 돌아가고 있다고. (165쪽)

―결혼 생활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데……. 해리는 우리의 결혼 생활을 종이배에 비유했죠. 물에 젖은 종이배라고.
―가라앉을 거란 말인가요?
―결국엔 그렇게 되겠죠. 가라앉을 배는 포기하고 새로운 배를 타는 게 낫다고 판단했겠죠.
―어떻게 그럴 수 있죠?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탄 배가 가라앉으려 하면 새 종이로 덧대든 말리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다시 띄워야죠.
―이미 젖은 배는 물에 띄울 수 없어요. 물에 젖은 건 가라앉는 게 자연의 순리예요. (1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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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2월 11일
이용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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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23.50MB ?
ISBN13
9791124185025

출판사 리뷰

아무리 찾아도 남편 파는 곳이 나오지 않아 포기할 때쯤 반신반의하며 검정색 명함에 적힌 알파벳을 주소창에 넣어보았다. 그러자 화면이 바뀌더니 ‘남 주기 아깝지만’이란 타이틀 아래 멤버십 온리, 라는 영어 메시지와 함께 가입 버튼이 깜빡였다. 남편을 파는 비밀 클럽이 진짜 있었다. (7~8쪽)

―음…… 사진은 어디에 쓰려고?
―당신을 팔려고.
―당근마켓에다?
―아니.
―그럼 어디에 날 팔아? 허! 그래 팔아라. 이왕이면 아주 비싸게 팔아라. (11쪽)

부천에서 태어나 한 번도 부천을 벗어나본 적이 없는 남자. 부천 남자라는 말에 여자들이 웃었다. 대학 때 익산에서 살았다고 이력을 피력하자 해리가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따라간다며 핀잔을 줬다. 좋은 모습을 보여 팔려야 할지, 안 좋은 모습을 보여 안 팔려야 할지 난감해하는데 해리가 마틴은 감자전을 심하게 좋아한다고 했다.
―심하게란 말은 부정적 표현이잖아. 난 그게 아니고 긍정적으로 좋아한다고. (41~42쪽)

근육 칭찬에 마틴은 팔리러 나온 걸 잊고 자기 자랑을 늘어놓았다. 집안일은 반복적인 게 많았다. 팔을 써서 밥하고 설거지하고 청소하는 걸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다 보니 팔뚝이 굵어졌다. 굳이 돈 들여 운동하러 갈 필요가 없었다. 살림남이라고 떠벌리며 반찬도 잘 만든다고 자랑하자 압구정은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다. (48쪽)

휴대폰을 들이대고 유 회장은 촬영을 하기 시작했다. 당황한 루비통이 한 손에는 휴대폰을 든 채 다른 한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서로 총을 겨누듯 두 사람은 각자의 휴대폰을 상대를 향해 내뻗고 빙글빙글 돌면서 촬영했다. (59쪽)

마당에 차를 세우고 카미유는 파라솔 아래 앉았다. 후두두둑 비가 떨어졌다. 총알을 맞은 것처럼 원피스 자락에 콩알만 한 구멍이 여기저기 생겼다. 순식간에 원피스가 검붉게 변해가면서 몸에 들러붙었다. (90쪽)

돈이란 게 어디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오늘은 멋진 미술품을 산다는 생각으로 구매해도 좋을 것 같아요. 남편만 한 미술품도 없죠. 아니, 이 돈으로 남편을 산다면 최고의 미술품이 될지 몰라요. 나를 위한 미술품, 나만 볼 수 있는 남편,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죠. (101쪽)

―돈 없으면 현지 남편이든 5년 남편이든 못 구할 텐데.
조용히 있던 유 회장이 정곡을 찌르자 선글라스는 계면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말인데 남편 5년 임대 이런 거 없어요? 전세처럼 5년만 계약할 매물이 있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보증금 걸고 저렴하게 월세로라도. (104쪽)

어느 날 등굣길에 형이 성질을 확 냈다. 달팽이 같은 새끼, 진짜 답답해 죽겠네. 밟아버릴 수도 없고. 그 말을 하고 형은 혼자 학교에 가버렸다. 얼어붙은 듯 마틴은 골목에 서 있었다. 그날 처음으로 학교에 가지 않았다. (133쪽)

―난 마눌님이 벌어다 준 돈으로 사는 것에 길들여졌나 봐. 요리 강좌 때 알게 된 사람이 알바거리 줬는데 안 했어.
―다음에 알바거리 주면 그거라도 뛰어. 일 않고 돌아다니다 너도 총 맞는다.
―총?
―그래 조심해. 우리 동네에 총잡이가 있어. (135쪽)

할머니가 옹호해주는 바람에 마틴은 돈을 날려 먹었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대신 어떻게 두 분은 지금까지 함께 살았냐고 물었다.
―시소처럼 살았어요.
―시소처럼요?
―늘 상대가 위로 올라갈 수 있게 난 두 발을 모랫바닥에 딛고 있었어요. 시소를 타면서 깨달은 거예요. 시소를 탈 때면 늘 남편을 띄워주겠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139~140쪽)

―이혼해달라고 밤마다 남편에게 전화 거는 이야기를 블로그에 썼어. 남편을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유배 보내는 이야기도 쓰고. 북극으로 남극으로 남편을 유배 보냈지. 태평양 한가운데로도 보내고. 그런 글들을 읽고 여자들이 응원해준 덕에 비밀 클럽을 만들었어. ‘남 주기 아깝지만’이라고. 남 주기 아까운 게 남편이지만 남에게 줘야 맘 편히 살 수 있다는 의미로 말이야. 남편은 재활용도 안 된다잖아. 이렇게 처음엔 수다만 떨었지. (145~146쪽)

난 연하남이 좋아. 바라보고 있으면 젊어지거든. 어디 그것뿐이야. 연하남과 이야기만 하고 있어도 활력이 생겨. 그거 알아? 이 세상은 연하남들로 인해 돌아가고 있다고. (165쪽)

―결혼 생활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데……. 해리는 우리의 결혼 생활을 종이배에 비유했죠. 물에 젖은 종이배라고.
―가라앉을 거란 말인가요?
―결국엔 그렇게 되겠죠. 가라앉을 배는 포기하고 새로운 배를 타는 게 낫다고 판단했겠죠.
―어떻게 그럴 수 있죠?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탄 배가 가라앉으려 하면 새 종이로 덧대든 말리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다시 띄워야죠.
―이미 젖은 배는 물에 띄울 수 없어요. 물에 젖은 건 가라앉는 게 자연의 순리예요. (1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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