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다드 파르도 데 타베라(1857?1925)는 의사이자 역사학자, 언어학자로 활동한 필리핀의 대표적 지성인이다. 스페인과 미국 식민지 지배를 모두 경험한 그는, 의학 연구와 더불어 필리핀의 언어·역사·문화에 대한 방대한 저술을 남기며 근대 필리핀 학문의 토대를 놓았다. 특히 그는 식민 권력이 ‘무지’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만들어내는지를 예리하게 분석하고, 세속 교육과 합리적 사고를 통해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지주의의 유산」은 그런 그의 문제의식이 가장 날카롭게 응축된 강연록으로, 오늘날에도 교육·종교·정치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고전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