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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on Me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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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레기 같은 놈이라고 켐프가 말하지 않던가요?”
그녀의 손이 순간적으로 멈칫했다. 그녀는 그에게 뻣뻣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판 헤이르던 씨,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는 관심 없습니다. 당신의 사생활도 관심 밖이고요. 나는 거래를 제안하는 겁니다. 당신에게 전문가급 보수로 임시직을 제안하는 것뿐입니다.” 지독히 깐깐했다. 베네커는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행동했다. 휴대전화와 학위가 자신을 지켜주는 유일한 무기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몇 살이오?” “서른.” 그녀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판 헤이르던은 그녀의 왼손 세 번째 손가락을 살펴보았다. 반지가 없었다. “일을 하시겠습니까, 판 헤이르던 씨?” “당신이 원하는 일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 p.15 경기가 끝난 후, 어머니는 직원들과 후보 선수들 틈에 끼여 밖에서 아버지를 기다렸다. 마침내 아버지가 재킷을 입고 넥타이까지 매고 걸어 나왔다. 샤워를 했는지 머리칼이 젖어 있었다. 아버지는 어둠 속에 서 있는 어머니를 보고 그 열정에 감동해 얼굴을 붉혔고 어머니가 자신을 그리고 싶어한다는 걸 알고 있다는 듯이 어머니에게 다가갔다. 어머니의 손에는 종이가 쥐여 있었다. 아버지가 멈추어 서자 어머니가 말했다. “전화 주세요.” 아버지가 동료들에게 에워싸여 있었던 까닭에 어머니는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 곱게 접은 종이를 아버지에게 건네주고는 돌아서서 하숙방이 있던 톰 스트리트의 집으로 돌아갔다. 아버지는 밤늦게 전화했다. “에밀이오.” “난 화가예요. 당신을 그리고 싶어요.” 어머니가 말했다. “아.” 실망이 섞인 목소리였다. “어떤 그림입니까?” “당신 초상화.” “왜요?” “잘생겼으니까요.” --- p.17~18 “이 사진들을 본 적이 있습니까? 고인이 된 요하네스 야코뷔스 스미트의 사진입니다. 부엌 의자에 묶여 있습니다. 이 사진을 보고도 이해심과 동정심과 연민으로 가슴이 미어집니까? 당신이 세상에 널리 퍼뜨리려는 차별 없는 고매한 마음으로 가슴이 미어집니까? 누군가 그에게 이런 잔혹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그를 철사로 묶고 토치램프로 지졌습니다. 그가 제발 자신을 총으로 쏘아 죽여주기를 바랄 때까지 말입니다. 누군가, 인간이 저지른 짓입니다. 당신이 무조건 보호하려는 천사, 빌나 판 아스가 이 소동의 한복판에 있습니다. 뚱뚱보 수사관, 살인강도부의 토니 오그라디는 판 아스가 범행에 가담했을 거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모든 게 앞뒤가 맞지 않으니까요. 살인에 관한 한 통계자료가 그의 의심을 뒷받침합니다. 살인자는 대체로 남편이거나 부인, 정부이거나 연인이니까요. 토니의 판단이 맞을 수 있지만 틀릴 수도 있겠죠. 하지만 토니의 추측이 맞는다면 당신의 이상주의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 p.54 온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는 호프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입술 옆에는 M16의 총구가 바싹 붙어 있었다. 눈물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의 눈길이 판 헤이르던을 향했다. 그는 로시 매그넘을 치켜들고, 떨리는 손으로 호프의 앞에 서 있는 남자를 겨누며 소리쳤다. “당장 그 총을 치워!” 스페클 펜터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내 계획은 달랐어, 박사. 당신이 혼자 올 거라고 생각했거든. 당신이 수사하던 방법이 그랬잖아. 항상 단독으로 움직였지. 당신이 혼자 왔으면 우리는 협상할 수 있었을 텐데. 호프 베네커와 유언장은 당신이 갖고, 베스터 브리츠와 베르고티니와 달러는 내가 갖는 식으로 말이야. 유언장은 저기에 있어, 보이나?” 돌돌 말린 유언장이 호프의 옷깃에 꽂혀 있었다. “달러는 트럭에 있지. 보석도 좀 있고. 내 개인용 무기도. 당신이 혼자 왔더라면, 우리는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멋지게 서쪽으로 달려갔을 것이고, 모두가 행복하게 끝났을 텐데…….” 펜터는 침을 뱉고 나서 계속 말했다. “하지만 이 깜둥이를 데려왔어. 그래서 상황이 바뀐 거야.” --- p.534~5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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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하게 살해당한 시신, 상상을 초월하는 처형 도구, 그리고 사라진 유언장……
오직 하나의 단서는 30년 전에 일어난 어느 사건! 『오리온』은 사소한 시비에도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주먹질을 해대는 전직 형사 자토펙 판 헤이르던의 엉망진창인 삶을 비추며 시작한다. 마구잡이로 살던 판 헤이르던은 친구 켐프의 소개로 매력적인 여성 변호사 호프 베네커에게 고용되는데, 사설탐정으로서 그가 처음 맡은 일은 앤티크 가구상 얀 스미트의 죽음을 조사하는 것이었다. 얀 스미트는 토치램프로 고문을 당한 뒤 처형되었으며, 살인에 사용된 총기는 미군이 사용하는 M16이었다. 스미트의 거대한 금고는 텅 비어 있었고, 동거녀인 빌나 판 아스에게 유산을 물려준다는 유언장 역시 감쪽같이 사라진 상태였다. 좀처럼 사건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판 헤이르던은 드디어 얀 스미트가 신분을 세탁한 전직 군인이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호프의 또 다른 고객이자 자산가인 카라 안 루소에게 의뢰해 얀 스미트에 관한 신문 광고를 낸다. 언론이 조금씩 사건에 주목하자, 30년 전 얀 스미트와 함께 무시무시한 사건에 휘말렸던 옛 친구에게 연락이 오고, 범인들 또한 판 헤이르던의 존재를 알아챈다. 『오리온』은 얀 스미트 사건을 조사하는 현재의 판 헤이르던과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엘리트 경찰이었던 과거의 판 헤이르던을 번갈아 보여준다. 첫눈에 반해 신분과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에 이른 광부 아버지와 화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판 헤이르던. 그는 어릴 적 선망하던 이웃집 여인이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당한 데 충격을 받아 경찰이 되고, 둘도 없는 파트너이자 스승인 나헬을 만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나헬의 부인 노니에게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긴다. 그와 노니는 나헬의 눈을 피해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이를 눈치챈 나헬은 연쇄살인범을 두고 마치 게임이라도 펼치듯 판 헤이르던과 경쟁 구도를 만들어나간다. 범인과의 총격전에 나선 판 헤이르던이 잠시 주저하는 사이에 나헬은 범인의 총에 맞아 끝끝내 숨을 거두고, 동료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죄책감에 판 헤이르던 역시 벼랑 끝 삶을 살아가게 된다. 경찰 엘리트에서 위기의 사설탐정으로 다시 태어난 판 헤이르던. 그는 얀 스미트 사건을 성공적으로 해결하고 빌나 판 아스에게 유언장을 되돌려줄 수 있을까. 얀 스미트와 그의 동료들이 30년 전에 맞닥뜨린 무시무시한 사건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판 헤이르던은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호프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까. 범죄 소설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디온 메이어가 창조한, 묵직하고 따뜻한 동시에 로맨틱한 탐정 소설! 스릴러 독자들은 언제나 새로운 목소리를 기대해왔다. 그동안 새로운 목소리를 표방하며 국내에 무수히 소개된 ‘북유럽 스릴러’에도 슬슬 지쳐갈 때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프리카 스릴러로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디온 메이어의 소설들은 지금까지 소개된 그 어떤 스릴러 소설보다도 월등히 스타일리시한 매력을 뽐낸다. 디온 메이어의 소설을 읽다 보면 바싹 마른 팔뚝의 난민과 질병, 가난으로 표상되는 얄팍한 아프리카가 아니라 우리와 똑같은 심장을 가진 사람들이 사랑하고 싸우고 용서하며 살아가는 아프리카가 생생히 떠오른다. 또 아프리카의 어지러운 정치 상황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타락과 폭력, 그리고 미국 정보기관의 개입으로 인한 어수선함 등은 한국의 복잡다단한 군사적·정치적 지형과 맞물려 국내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판 헤이르던이라는 캐릭터에 채색된 이지적이고 감성적인 성향은 이 소설의 장르를 연애소설과 성장소설로까지 확장시킨다. 시니컬하고 삐딱한 겉모습 아래 지고지순한 사랑을 갈망하는 순수한 남자의 연애담이자, 자기 반성적인 면모를 지닌 지성인의 성장담으로도 손색이 없는 것이다. 『오리온』이 매우 남성적인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이면서도 여타의 단선적인 스릴러 소설들과 차별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신선하고 압도적인 목소리를 갈구해온 국내 스릴러 독자들에게 디온 메이어의 작품은 결코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남아공의 범죄 소설 작가 디온 메이어는 훌륭하게 세공된 『오리온』을 통해 이 장르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라는 자신의 위치를 확인했다. 이것은 새로운 재능이 일구어낸 놀라운 성취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아슬아슬한 속도, 심리적 배경에 기댄 심장이 쿵쾅거리는 액션, 그리고 매혹적인 주인공이 이 책을 승자로 만들었다.” ― 라이브러리 저널 “스릴러 무대에서 새로운 목소리보다 더 흥미진진한 것은 없다. 특히 그 목소리가 알지 못하는 커다란 세계에 대해 우리에게 이야기할 때는.” ― 시카고 트리뷴 “디온 메이어는 다른 작가들이 결코 가지지 못한 힘과 속도로 아름다움, 야성, 현대 아프리카의 위험을 재현해냈다. 그의 작품은 명백히 축하해야 할 만한 일이다.” ― 선데이 텔레그래프 “우리는 새롭고 국제적이며 중요한 글쓰기 재능이 부상하는 것을 보고 있다. 아무리 추천해도 부족하다.” ― 빅이슈 “미국적인 사립탐정 장르를 이국적이고 역동적인 설정으로 바꾼 매우 재미있고 전위적인 페이지터너. 엄청나게 훌륭하고 새로운 작가!” ― 아이리시 인디펜던트 “디온 메이어는 우리의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주인공을 창조해냈으며, 신선한 목소리를 지닌 이야기꾼이다.” ― 멘체스터 이브닝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