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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잠비룡포 13
한백림
청어람 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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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천잠비룡포 13권

목차

제43장 각개전투(各個戰鬪)
제44장 대전(大戰)
제45장 현신(現身)
한백무림서 여담(餘談) 편
천잠비룡포 14권 예고(豫告) 편

저자 소개 1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2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128*182*30mm
ISBN13
9791104925450

책 속으로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로 쏠렸다. 사금목은 멈추지 않았다. 항마진 쪽으로 땅을 박차며 현을 타는 손에 힘을 더했다. 불경을 외우던 의현이 예쁜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녀의 불경 소리와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음률이었기 때문이었다.
“…약유불자수종종행(若有佛子修種種行), 구무상혜(救無上慧), 위설정도(爲說淨道)…….”
음률의 지원을 받은 의현의 불경 소리가 더 고와지고 맑아졌다. 항마력이 다시 발동되는 듯 흑포괴인들의 움직임이 다소나마 느려졌다. 시체처럼 딱딱하게 일그러진 얼굴에도 다시금 고통의 표정이 깃들었다.
둥! 두둥! 두우우웅!
결정타는 도요화의 북소리였다.
그녀의 눈에서는 언제부턴가 엷은 보랏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의현의 항마법력이, 금마륜의 금마신력이, 천지간의 기운을 뒤흔들면서 그녀 안에 깊이 갈무리되어 있던 음마요신의 힘까지 자극해 놓은 것이었다.
두두둥! 타탕! 두두두둥!
폭주하지 않은 채로 음마요신의 힘을 꺼낸 그녀의 북소리는 말 그대로 신적인 이능의 영역에 접어들고 있었다.
그녀의 북소리가 사금목의 탄쟁음을 감싸 안고, 의현의 불경 소리를 드높였다.
한순간, 사방의 경물들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연화경 불경 속의 세상이 현세에 나타난다. 흰 코끼리가 숲을 거닐고 오색나비와 열 색깔 꽃들이 일렁이며 바람을 탔다.
극락정토의 바닥 아래 고통에 겨워 몸부림치는 것은 나찰악귀들일진저, 흑포괴인들은 음공과 독경이 합치된 항마력을 견디지 못했다.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이다. 흑포괴인들이 칙칙한 눈들을 까뒤집은 채 땅 위로 무너져 내렸다.
“이건 예상 밖인데.”
금마륜이 고저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광륜이 떨고 있었다.
둥그런 륜면을 따라 떠올랐던 붉은 문양들이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롭게 흔들렸다.
천상신병 금마광륜의 힘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
금마륜이 두 눈을 감았다 떴다.
북소리가 부드럽게 울리고 있었다. 열세 줄 현란하게 흩어지는 소리가 까마득한 기억을 불러왔다.
흑백이 바뀌어 있던 금마륜의 눈동자가 기이한 빛으로 일렁였다.
귀신처럼 창백하던 얼굴에 화색이 돈다. 아니, 화색이 도는 것처럼 보였다.
그가 문득 고개를 들고 하늘 저편을 바라보았다.
갑작스런 변화다.
그가 되묻듯 혼잣말처럼 입을 열었다.
“귀환?”
보이지 않는 자와 말을 주고받는 듯한 모습이었다.
금마륜의 얼굴에 의아함이란 감정이 스쳤다. 무언가 하늘 저편으로부터 지령이라도 받는 듯했다.
그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았다. 철수한다.”
이곳에 없는 누군가와 의사소통을 한 게 분명해졌다.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는 알 수가 없다. 육합전성이니 천리전음이니 하는 비술들이 있다지만 그런 술수가 진짜 존재할 것이라 믿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금마광륜은 그야말로 고금제일을 논하는 신병 중의 신병이었다. 어떤 불가능한 일이 가능하다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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